밤손님
주둥이 달아나버린 애벌구이 항아리
그 위에 시를 그린다
서슬 퍼런 살얼음 비집어
옥매화 점점이 피우고
뜬구름 사로잡아
헛배 부른 항아리
도독한 이마에 드리우고
송도유수나비 벽계수나비 소세양나비
서화담나비 지족선사나비
냉가슴만 앓다 간 몽달귀나비조차 잡아들이고
구름과 구름의 눈시울을 비집어
절간 풍경처럼 대롱대롱 걸어두고
새벽 꿈 집적이는 냇물에 몸을 던지는
긴 밤 꼬박 마실 다녀 지친 달
진이의 혼을 훔쳐
훌러덩 마셔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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