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숨을 거둔 게 아니다
사람들은 길 따라 집으로 가고
나의 길은 나를 불러내어
등 떠밀어낸다
파래에 물들어 부르르 떨어대던 해풍
저마다 막다른 길로 가버리고
꼬불꼬불 뒤안길
햇무리 너머 허공으로 사라지고
절절했던 그 마음 전하지도 못한 나는
저승 가야 널 본다는 현실에
오도 가도 못하고
절벽은 발 아래 있고
해는 먼저 물밑에 자맥질 했다
그러나 저 해는 숨을 거둔 게 아니다
달아오른 가슴을 잠시 식힐 뿐
사람들은 길 따라 집으로 가고
나의 길은 나를 불러내어
등 떠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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