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을 버리다
-백로
어린 벼 포기 틈새에 숨죽였던 몸이라도
비틀비틀 일으켜 한 개 다릴지언정
중심을 잡으렴
둘 다 합해보았자 앙상한 뼈대
쓸데없는 핸디캡은 지워버리렴
몇 날 며칠 주린 가슴이야
잭슨 폴락의 추상화로 색칠하고
논에 처박힐 것만 같은 무거운 날개지만
하나만 올려 봐
벌려, 오므려, 열어, 닫아......
별의별 채비 다했으면 한쪽 날개
마저 펼쳐 화들짝 펼쳐보렴
눈 시린 등덜미 끝에 물빛햇살 퉁겨내고
떠들썩하게 낱낱이 부수어서 무수한 수다로
앙금 하나 남기지 말고 뿌려
뿌려버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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