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가 피었습니다
오월 어느 한낮에 불쑥 울타리에서
당신이란 호칭으로 나를 부르는
불러도 대답 없던 그대 고향은
파도가 눈보라를 수놓는 그곳
가는 길 가로막고 가지 말라 붙드는
인사를 하여도 하늘만 쳐다보던 그대 이름은
하늘나루 불지르고 불길로 달려들던 저녁놀
내 손을 끌어가 입을 맞추는
털보사내 같은 가시손 움츠리던 그대 가슴은
죽어도 죽지 않는 시를 쓰는 나무
팔이든 손이든 아낌없이 내어준 그대 사랑은
고향, 이름, 가슴조차 상처받고도
미련이 남은 영혼
미련을 못 버린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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