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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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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최근연재일 :
2021.10.31 20:40
연재수 :
147 회
조회수 :
85,565
추천수 :
2,917
글자수 :
936,046

작성
21.06.03 00:05
조회
808
추천
28
글자
16쪽

에르피아를 위해서

DUMMY

* * *



“응? 컴백 무대에 응원하러 간다고?”

“네, 대기실에 가서 응원하고 구경하는 거 W튜브도 찍으면 좋지 않을까요?”

“뭐··· 정상적일 것 같고 좋네.”


유현은 말도 안 하고 서 있었다.


설명까지 다 마치고 허락까지 받아버린 하얀을 멍하니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하얀이 되게 아이돌에 진심이구나.”

“··· 네?”

“그러게, 하얀이가 요즘 의외긴 해. 애가 좀 의욕이 없고 하기 싫은가 싶었는데 되게 열심히 하네.


진짜 대단하다고 엄지를 들어 올리는 유현의 모습에 어색하게 웃었다.


오히려 지금이 마음에 든다고 한 실장은 대표가 또 불렀다며 손을 대충 휘저으며 걸어간다.


난 그저 돌아가고 싶어서 이러는 것뿐인데.


“아, 참 매니저 석금 씨로 데려가. 한수 씨랑 너무 붙어 다니지 않아? 생각보다 석금 씨 되게 여린 사람이야.”

“여··· 려요?”


당황스러운 그 외견과 다른 여리다는 말에 둘은 눈을 마주쳤다.


한 실장만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석금 씨도 사람이야. 사람.”


웃는 한 실장의 말을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말이었다.


그걸 보며 표정 둘 다 웃긴다며 웃는다.


‘그분이 사람··· 인 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한 실장의 말을 이해를 못 해서 유현과 같이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됐고! 봉사도 의견 잘 들었어. 주말에 직원도 몇 명 데리고 가서 봉사하자고 말은 올려볼게.”

“네··· 감사합니다.”

“행사 일정도 잡혔으니까 스케줄 확인 좀 하고. 나중에 연차 쌓여서 돈은 벌었는데 혼자서 아무것도 못 하는 어린아이로 남으면 안 되잖아?”


고개를 끄덕이며 쿨하게 뒤돌아서 가는 한 실장님을 보고 그 말에 공감하며 끄덕였다.


원래 세계에서도 들었던 사건이었다.


혼자서 통장도 집도 구해본 적이 없어서 결혼하고 얼마 안 지나서 모든 돈을 뺏기고 이혼당했다는 사건.


‘종종 티비를 틀면 보였던 여배우여서 알지.’


대세라고 불리길래 그런가 보다 했었고 돈도 많이 벌었다기에 부럽다. 싶었다.


‘보면서 결혼한다는 기사를 봤을 땐 잘난 사람끼리 만나는구나.’


싶은 마음도 컸었다.


기사에 이렇게 날 정도면 거의 축복이나 다름없는 삶이니까.


하지만 이혼당하고 돈도 없이 울면서 방송에 나와서 기억한다.


‘재산 관리는 엄마가 했고 결혼하면서 남편에게 맡겼다고. 집 명의도 남편 명의였다는 건 말이 되나. 그 정도면 그냥 바보 아닌가?’


그땐 보면서 비웃었는데 유현은 무슨 말이냐며 고개를 갸웃대고 있었다.


여기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지를 모르겠는데.


대충 어중간하게 말하기로 했다.


“어떤 연예인이 결혼하면서 배우자한테 돈을 맡겼는데 다 뺏긴 경우가 있어서 그래요.”

“아, 나도 알아. 그 가수분 말하는 거지? 남자 가수분.”


여긴 남자 가수였구나.


나중에 잘못 말할 수 있으니까 검색을 좀 해봐야겠다.


한국 사람인데 한국에 대한 이야기 하나도 모르면 분명 문제가 생기겠지.


어느 순간부터 안 보이는 상태창이 보이지도 않으니 조심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고.


‘상태창?’


감감무소식인 상태창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항상 위급할 때 나타났으니 안 나타나도 괜찮겠지. 라는 무의식으로 생각을 밀어낸다.


“근데 나도 내 손으로 통장을 만들어본 적이 없는데.”


일단 다른 면에서는 똑똑한 리더 유현이 아직 어린아이라는 걸 안 것이 더 중요하니까.


“그게 뭐가 힘들다고 나중에 저희 돈 나오면 통장 만들게 같이 가요.”

“어? 할 줄 알아?”

“네, 그거 안 어려워요.”


신기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저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처음 엄마랑 손잡고 통장 만들러 갔을 때 나도 저랬었는데.


맨날 저금통에다 모아서 집 근처에 있는 은행 가서 저금통 들고 넣어 달라고 말했었다.


“왜 웃어?”

“그냥··· 옛날 생각나서요?”

“실없네. 가자, 숙소에 멤버들 기다린다.”


기다린다는 말이 되게 뜬금없이 기분이 좋아져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뜨거운 여름에 눈을 찌푸리며 놀러는 못 가지만, 발걸음을 가볍게 집으로 향했다.


“감사합니다!”


사생들 때문인 건지 둘만 숙소로 돌아가는 일은 불가능했지만, 매니저 석금이 집으로 데려다주는 덕분에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여전히 말 없고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피자라니까?”

“님 혹시 국민픽이라고 모름? 당당히 1위 하는 치킨을 왜 안 먹겠단 거임?”

“그 통계는 대체 어디서 나왔길래 나한테 보여주면서 설득하려고 아까부터 X랄이야!”

“응, 앱만 켜도 피자집보다 치킨집이 가맹점 더 많음. 이게 다 사람들 픽인 거임.”


들어오자마자 정겨운 싸움 소리가 익숙했다.


쟤넨 저렇게 싸우면서 왜 이렇게까지 붙어 다니는 거야?


들어와서 눈을 마주치자마자 유현에게 뛰어와서 쿵쿵거리는 걸 보니 분명 층간소음으로 언젠가 연락 올 거다.


“형은 어떤데? 피자야? 치킨이야?”

“다 좋지···?”


유현은 그저 눈을 굴리면서 그걸 받아주고 있었다.


손을 씻으러 들어간 화장실에도 계속해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여기 집 방음이 안 되는 편이었구나?


“아니, 어떻게 치킨픽이 나와? 치킨보단 피자 아니냐고.”

“유현 형이 착해서 다 좋다고 한 거임. 원랜 치킨파임. 수고요.”

“초딩 말투나 고쳐. X신아.”

“응, 님 욕이나 고치셈. 욕쟁이 할아버지세요?”


저거 지금 밑집, 옆집, 아랫집이 다 듣고 있다는 건데.


괜찮을까.


고민을 하고 있는 도중 유현은 그 상황에서 둘 사이에 껴서 이게 무슨 일인지에 대해서 묻자 순진한 표정을 짓는다.


“시켜 먹어도 된다고 했어.”

“매니저 형이 먹으랬음.”


한숨을 푹 내쉬면서 어쩐지 얘네가 갑자기 치킨이니 피자니 싸울 문제가 아닌데.


싸우는 것에 고개를 저으며 유현이 머리를 잡았고 공용 핸드폰을 받아다가 검색한다.


“뭐하게?”

“거기 치킨 왕국 피자 나라죠?”


두 눈이 확 커지는 두 사람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하나의 픽인 후라이드 치킨과 진의 포테이토 피자에 치즈크러스트 넣어달라는 요청까지 마쳤다.


전화가 끝나자 평화가 찾아온다.


“됐죠?”

“너···? 솔로몬이구나.”

“막내···.”


감동한 표정을 지으며 진과 하나의 뒤에는 하얀이 엉망이 되어있는 것들을 본다.


더러움에 눈썹이 들썩인다.


내가 원래 세계에서 글 쓰면서 쌓은 것보다 더 심하게 쌓여있는 게 놀라웠다.


“치워요, 먹은 거.”

“아··· 맞다.”


주섬주섬 치우는 걸 보면서 혀를 찼다.


저만큼 먹으면 살이 분명히 찔 거고 신인이라서 컴백도 빠를 텐데.


나중에 어쩌려고 저러는 걸까.


“어, 세이버다.”

“야, 나만 느끼는 건지 모르겠는뎅. 우리랑 노래 멜로디 비슷한 것 같음.”


이상하게 닮은 멜로디에 표정을 살짝 찌푸리고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영상을 본다.


어울리지 않는 상큼한 척과 귀여운 척, 멋진 척을 하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터졌다.


“쟤네 라이브 안 함?”

“어엉, 안 하는 듯? 춤은 맞고 표정 연기도 곧잘 하긴 하는데.”

“춤 안 맞아. 한 명이 붕 뜨잖아.”


정한이 언제 왔는지 소파에 앉았고 무대를 유심히 보던 정한은 혀를 찬다.


“쟤 담당이 뭐야?”

“유현이 형!!”


손을 씻으면서 등장하는 유현이 눈을 크게 뜨며 왜 부르냐고 말하면서 다가온다.


손을 닦으면서 자리에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을 꺼낸다.


“아, 핸드폰 달라고?”

“오, 센스~ 쟤 이름이 뭐지 너무 많은데 멤버가.”

“엑스.”


자연스럽게 견승주의 예명을 말하자 엑스를 눌러서 본다.


회사에서 예쁘게 만들어서 배포한 포지션과 키, 취미가 적힌 사진을 확인한다.


“어, 나왔다. 메인보컬이요.”

“메인보컬이면 뭐··· 춤 어설프게 추는 거 이해하지.”

“근데 저기 그룹 메인보컬 2명이에요.”


메인보컬이 두 명이라는 말에 의문을 가졌지만, 그룹에 사람이 많으면 종종 있다고 들었다.


유닛을 나누거나 목 상태가 안 좋거나 군대 갈 때도 파트 분배를 할 수 있어서 좋단다.


‘그렇구나. 그러려면 필요하긴 하겠네.’


유현이 옆에서 설명해준다.


이현이 이미 가이드를 했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익숙했다.


“누구?”


누구냐고 묻는 정한의 눈앞에 어지간한 댄서 수준으로 춤을 추는 남자가 카메라에 잡힌다.


파트가 얼마 없는 데도 웃으면서 제스처를 자연스러운 모습이 인상에 확 남는 사람이다.


“어, 방금 저 사람이라는데요?”


진이 손을 뻗어 방금 그 남자를 지목한다.


무대를 보는 내도록 메인보컬인 혜찬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까 눈에 너무 잘 보였다.


순위가 나오면서부터 묘하게 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 5위?”


그러고 보니 세이버라는 그룹을 쓴 적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비중이 있진 않았지만, 대형 소속사에서 오랜만에 신인이라며 데뷔하자마자 5위를 찍는다.


다음 앨범에선 1위 후보까지 올라서 1위도 한다.


‘이젠 하다못해 그걸 까먹어?’


그 세이버라는 이름도 하던 모바일 게임 제목이어서 쓴 거였는데.


이제 보니까 이름이랑 너무 안 맞는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탄이나 크리티컬 이런 거로 지었지.


“하아···.”


내가 소설 쓴 작가지만, 이 소설 망해버렸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면 이렇게 원래 가진 재능은 넘치고 세상 자체가 시련이 아닌 사이다만 주야장천 나오는 소설을 쓸 거다.


[양판소군요.]


이럴 때만 나오는 비겁한 상태창 같으니라고.



* * *



매니저 한수 형은 집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선언했다.


한 실장의 표정은 절대 쉬게 놔둘 것 같진 않았지만.


“일이 아니라 구경이라는 목적만 바뀌었는데 뭔데··· 설레지?”

“인정. 나 지금 심장 터지기 직전임.”


둘이 뭉쳐서 떨린다느니 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며 매니저 석금은 표정 변화도 없이 V.I.V 대기실로 향했다.


그들을 위한 꽃다발을 들 사람을 정하는데.


잘 어울리는 사람이 들라는 여론에 얼떨결에 꽃을 들고서 눈을 깜빡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드는 건 아닌 것 같은···.”

“안녕하세요!!”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며 소리부터 지르고 들어가는 하나와 진이었다.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한결과 도진의 모습을 보며 꽃을 들고 꽃다발을 누구한테 줘야 하나 둘러본다.


멀리 떨어져 앉아있는 레브를 향해 걸어가 건넸다.


“이걸 왜 나한테···.”

“저기 형이 주무시고 계신데 제가 저기서 꽃다발을 건네면 깨실 것 같아서···.”


이현은 정말 많이 피곤했던 건지 눈을 감고 잠에 들어 있었다.


저기서 방방 뛰는데도 깨지 않았다.


카메라가 가까이 오자 움찔거리면서 고맙다는 말만 남기고 낯가리고 있는 진우의 옆으로 가서 앉는다.


“아, 남의 대기실인데 방방 뛰지 좀 마세요!”

“막내 말투 좀 보세요. 그렇게 조용하던 막내가···.”


카메라가 돈다고 말투 교정하고 앉아서 눈물을 흘릴 것처럼 행동하는 하나가 보였다.


자신이 패션 안경을 쓰고 있다는 걸 까먹고 그대로 손을 대자 쑥 들어간다.


당황해서 안경을 벗고 다시 슥 닦는 행동을 취했다.


“할아버지인 줄.”

“할아버지 복장은 네가 입었잖아.”

“유행이란 걸 모르는 네가 어떻게 알아?”


보라며 빙그르르 돌았다.


솔직히 말하면 좀··· 얼굴로 넘어가는 면이 있어서 그렇지.


잘 입는 편은 아니었다.


“막내도 웃을 처지 아닌데.”

“전 평범해요. 보세요. 흰 반팔티에 청바지.”


그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뒷목을 잡고 하나와 진이 다가와 말한다.


“얘 이 옷만 수십 벌 있고 남방이랑 모자만 바뀌는 거 아세요?”

“나름대로 변화를 주잖아요. 어젠 남색 오늘은 하늘색.”


억울했다.


역시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서 그런 건지 기본만 입어도 잘생긴 것이 티가 자꾸 나는데 다른 옷을 입을 생각도 버렸다.


잘생겼잖아?


그리고 여름인데 뭐 다른 거라면 후드티라도 입어?


“우리 눈엔 그 색이 그 색이야.”

“그렇게 따지면 여름에 입을 옷이 어딨어요?”

“왜 없어? 있어!”


하나는 나름 멋을 낸다며 심플한 연하늘색의 반소매 셔츠에 단추를 조금 풀고 핏이 맞는 검은색의 찢어진 청바지, 로퍼를 신었다.


팔찌가 포인트라면서 손을 흔들었고 동그란 안경을 끼고서 자랑했지만 사실 그냥 평범해 보였다.


얼굴 때문에 괜찮아 보이는 거다.


“솔직히 옷 잘 입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흰 티에 청바지만 입는 너보단 낫다고 생각해.”

“검은 티도 입잖아요.”

“겨울엔 아주 그냥 블랙으로 물들일 생각이고?”


겨울엔 당연히 롱패딩에 흰 운동화 빼면 다 똑같지 않나?


뭐가 문제냐는 얼굴로 보자 하나는 얘랑은 말이 안 통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너 나중에 옷 확인하고 나가.”

“네.”


그래도 나름 신경 써서 롱패딩이라고 한 거였는데.


너무 평범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아이돌은 화려한 것이 보여지는 것이 다라고 잔소리를 했지만, 방송이라고 끝까지 정상적인 말투로 말하는 하나였다.


“저희가 너무 시끄럽게 한 건 아닐까요?”

“후배가 찾아온 것도 처음이고 응원하러 와준 후배가 처음이라서 다들 신나서 그럴 거야.”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현과 진우는 서로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하고 있었고 이현은 계속 잠들어 있었다.


결국 아무도 깨우지 않아서 무대에 오르기 5분 전에나 눈을 뜨고 일어났다.


“뭐야··· 나 왜 안 깨웠어.”


그것마저도 정신이 없이 말하면서 걸어가는데.


하얀을 보고 신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지만, 시니컬한 표정으로 레브가 다가와 목을 팔로 채가자 켁켁 거리면서 팔을 휘젓는다.


“무대 잘 보고 있겠습니다.”


우리는 무대 밑에서 그들을 바라보다가 알아본 V.I.V의 팬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무대를 조용히 지켜봤다.


그리고 팬들의 환호와 응원법을 들으며 웃고 즐기는 그 모습에서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왜 그래?”


낮은 정한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정한을 올려다봤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정말 말이 없는 스타일인데.


말을 걸었단 건 내가 많이 표정이 오묘하긴 했나 보다.


“그냥··· 저희 무대 보면서 사람들은 이런 기분을 느꼈을까 해서요?”

“아마도.”


말을 아끼는 정한을 보다가 컴백하자마자 1위 후보에 드는 V.I.V를 보며 아까 무대에서 정말 무대를 즐기는 것 같았다.


팬들의 환호와 하나가 되는 응원법을 통해서 그들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아이돌이란 직업은 이렇게 무대 위에서 빛나고 사랑받아서 다들 포기 못 하는 걸까.


“··· 부럽네요.”


순간 너무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사랑받고 싶고 빛이 나는 존재가 되고 싶어서.


그 빛을 빼앗아서라도 내 것이었으면 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알았다.


“너도 아이돌이잖아. 우리도 할 수 있어.”


그건 내 것이 아니라서 내게 오면 그 빛이 사라지고야 만다는 걸.


“그렇죠, 전 아이돌이니까.”


정한은 평생 모르겠지.


이 부러운 것들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에 오는 허탈감을.


“··· 할 수 있을 거예요.”


내가 아닌 에르피아가 할 수 있을 거란 것도. 지금은 묻어두기로 했다.


‘과정을 함께할 사람이 나라는 건 바뀌지 않으니까.’


그건 조금 기쁜 것 같았다.


적어도 저들 사이에서 내가 함께했고 정들었다는 건 바뀌지 않으니까.


내 삶은 아니지만, 이들과 함께 기쁜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다.


“우리도 힘내야죠.”


유현은 내 말에 웃는다.


그에 따라 나는 조금 슬픈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상을 향해서.


‘내가 없는 에르피아의 운명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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