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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최근연재일 :
2021.10.31 20:40
연재수 :
1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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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7
글자수 :
936,046

작성
21.05.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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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발굴! 내 아이돌 뉴스 (2)

DUMMY

‘오지랖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네···.’


28살 먹은 영혼이 18살짜리 몸에 들어와 있는 나였다.


21살밖에 안 되는 유현이 리더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짊어질 것이 많아서 그랬던 걸까.


“하하···.”


그 오지랖 때문에 그렇게 28년을 살아온 거면서 어린 유현이 안쓰러웠다.


그런 걸 보면 정신을 못 차린 거겠지.


누가 더 위험한 상황인데···.


“기대도 돼. 물론 유현이는 아직은 버거울 수 있으니 나한테 기대도 되고.”

“···네, 형.”


편안하게 자신을 보는 정한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짓눌렀던 불안감이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어차피 소설이니까 어떻게든 넘어가겠지.


막연한 생각도 들었다.


영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위험 감지 시스템이라는 걸 발동해서 상태창이 막아줄 거라고.


“네가 데뷔를 했고 그걸로 인해 말조심하는 건 나도 찬성해. 그래도 그렇게 떨면서 누굴 위로하다가 자신의 상태를 모르다간 큰일 나니까···.”

“알아요, 무슨 말인지. 저 걱정하셔서 하는 말이잖아요.”

“고맙다, 나쁘게 들을 수 있는 말인데도 이해해줘서.”


어색하게 웃는 하얀을 보며 흐린 미소를 짓는 정한이었다.


이온 음료들을 품에 안고 대기실로 향해 들어간다.


대기실에 도착하자마자 활기차게 뛰고 있는 하나와 진이 보였다.


유현은 이마를 짚고 있는 모습에 원래 있어야 하는 곳처럼 편안해지는 것이 신기했다.


“이온 음료 뽑아왔어요. 근데 우리 무대하기 전인데 그렇게 뛰어도 돼요?”

“오늘 둘이 밤에 조용하게 잘 자겠는데 뭐.”

“같은 방을 쓰는 게 저잖아요···.”


언제 들어온 건지 매니저 한수가 자리에 앉아서 말한다.


하얀의 얼굴이 거무죽죽해지면서 고개를 저었다.


저 사람들 잠버릇 고약한 거 매니저도 알고 유현 형, 정한 형도 안다.


이건 아무리 봐도 나만 고통받는 포지션이 아닐까?


“음··· 조만간 룸메 바꾸는 거 해 봐야겠네.”

“거부합니다.”

“완전 싫음. 난 지금이 최고인 듯.”


진과 하나의 완벽한 거부에 유현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애써 다른 곳을 보며 눈동자를 굴린다.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두 형은 죽어도 싫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입을 꾹 닫는다.


“유현이랑 같은 방 쓰는 거 싫어서 그렇겠지.”

“왜요? 같은 방 쓰는 건 그리 나쁘진 않을 텐데.”

“완전 밀착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잔소리한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제야 왜 유현과 정한이 같은 방을 쓰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였다.


정한은 말 없는 사람이 혼내니 무섭고 유현은 너무 잔소리가 많다.


가장 만만한 자신을 붙인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유현, 정한, 하얀이 같이 쓰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하얀이 네가 원래 유현이를 피하는 편이었으니 그냥 그게 확정이 된 거라 마음 바뀌었으면 같이 써도 나쁘진 않겠다.”

“아, 하하···. 네··· 조금만 생각해볼게요.”


기억이 없으니 같이 붙어 있으면 분명 그 이야기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기억을 떠올리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같은 방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탈주를 마음 한구석에 밀어두곤 무대와 예능만 생각하기로 했다.


“기대되네요···.”


정말 여러모로 기대되는 일들이었다.


안 들킬 수 있겠지? 그래야만 한다.



* * *



오늘 2주차 무대 엔딩은 하나가 된 만큼 귀공자 같은 외모가 열일하고 있었다.


말만 안 하면 정말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인데.


실체를 아직 팬들이 몰라서 다행이었다.


알았으면···.


“아, 나 오늘 원샷 봤음? 하, 미모가 죽질 않는뎅! 어째 크으~”


정말··· 깬다.


팬이 오다가도 도망갈 것 같아서 눈을 흐리게 떴다.


다음 예능을 위해 이동해야만 하는데 그때도 계속 떠들어댔다.


그래서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며 마음의 평화를 찾기로 했다.


음 이탈 날 것처럼 목이 아파서 이거 없으면 분명 내일은 큰 문제가 터질지도 모른다.


‘음 이탈에 당황해서 무대 망치는 그런 흑역사가 아니길 바라야지···.’


처음엔 자동모드 설정해줄 땐 언제고 상태창은 반 수동모드로 돌아갔다.


그렇다고 가사는 틀리지 않았지만, 자동모드일 때보단 노래가 조금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생강차? 목 따가워?”

“아··· 아침에 일어나니까 묘하게 목이 마르는 느낌이라서 생강차 좀 마시려고요.”

“막내가 준비 철저하네. 형은 하얀이만 믿는다. 진짜로.”


유현의 장난스러운 엄지 척을 보며 옅게 미소를 지으면서 생강차를 호로록 마신다.


생강차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 때문에 문제 생기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마시는 것뿐이다.


“이번에 이거 어머니가 멤버들한테도 나눠주고 같이 먹으라고 준 건데···.”

“배즙? 웬 배즙을···.”

“제대로 못 먹고 못 자니까 감기 걸릴 수 있으니 배즙이라도 챙겨 먹으라고 하면서 홍삼도 몇 박스 보내주셔서···.”

“아, 감사하다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다음에 전화할 때 같이 하자고 웃는 유현을 보며 배즙과 홍삼을 받아 소중하게 챙겼다.


지금은 18살이지만 28살의 때 아팠던 걸 생각하면 먹어야만 한다.


쓴 홍삼을 아무렇지 않게 쭈욱 짜서 입안에 털어 넣었다.


정말 맛없지만 이게 내 피가 되고 살이 되리라.


“잘 먹네··· 나도 잘 못 먹는 건데.”

“지금 챙겨야지 나중에 아프면 후회한다··· 라, 라고! 말을 누가 한 적이 있어서요.”

“음, 그렇게 말하는 분들 많더라.”


고개를 끄덕이는 유현을 보며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잘못하다간 나이가 들키기 딱 좋은 말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애늙은이 소리를 들으며 놀림거리가 되기 딱 좋았다.


“도착했으니 내리자.”

“네!”



* * *



분주하게 오가는 예능에서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없었다.


신곡 노래에 안무를 맞추고 같은 소속사란 이유만으로 V.I.V 그룹의 랜덤 플레이 댄스까지 이어나갔다.


생각보다 몸에 기억이 된 건지 아니면 자동모드가 계속 켜져 있어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재밌는데···?’


묘한 즐거움에 정신이 나가 본격적인 승냥이의 눈빛을 알아채지 못한 것뿐.


다른 건 없었다.


“우리 븨아븨의 리더 이현 씨랑 친한 분이 새하얀 씨라고 들었는데 맞으신가요?”


그룹 해체와 동시에 날개를 단 것처럼 예능에서 활약하는 MC 형석이었다.


그의 얼굴에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가 지어지고 PD님을 보고 잘했냐고 눈썹을 들썩인다.


“아, 우리 막내 하얀이가 데뷔하기 전부터 알게 되어서···.”


모든 말의 끝은 븨아븨 이현 선배님과 븨아븨 선배님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말로 끝내야만 했다.


잔뜩 긴장한 모습이인 멤버들의 얼굴과 떨리고 있을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웃었다.


‘소설 속이니까 괜찮아. 본래의 하얀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소설 속의 하얀은 회귀를 했고 그 회귀를 통해서 망한 그룹을 살리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소설이 시작하기 전의 과거는 자신은 알지 못한다.


‘2회차의 하얀의 성격만 적어놨던 부분이 끝이지.’


대신 쓰다만 부분까지는 알고 있으니 그래도 그걸로 버티는 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카메라를 향해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현 씨와 하얀 씨가 다정한 통화 모습을 보기 어려울까요?”

“이현 씨 연결 준비됐습니다!”


눈치를 보는 형석의 말과 함께 준비되었다는 매니저의 OK 사인에 숨을 깊게 마신다.


자신은 지금부터 들키지 않고서 친근한 통화를 끝내야만 한다.


의심하는 부분을 피해서 아는 부분을 위주로 대화를 이끌어 가자고 쿵쿵 뛰어대는 심장 박동에 숨을 내쉬었다.


손에 땀이 차는 바람에 바지로 닦아내고 힘을 줘서 구기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형?”

- 여보세요, 하얀이야?

“네, 형. 지금 ‘발굴! 내 아이돌 뉴스’를 촬영 중인데 형 이야기가 나와서요.”


침착하게 자연스럽게 이현의 말을 예측하며 그를 이끌어보자.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끔···.


- 아, 그렇구나. 근데 하얀아. 안 친할 때는 형이라고만 부르다가 친해지고 나선 현이 형이라고 불렀었는데. 다시 형이라고 부르니까 어색하다야.


아··· 벌써부터 망했다.


왜 꿈을 다 보여주지 않아선 자꾸 이렇게 날 힘들게 하는 걸까.


난 이 소설을 쓴 죄밖에 없다고···.


“하하, 그게 방송에서 그렇게 친근하게 불러도 될까요···?”

- 그럴 수도 있겠다. 우리 언제 한 번 만나서 밥 한 끼 해야 하는데. 하얀이가 너무 바쁘네.

“밥 언제 같이 먹어요. 형.”

- 너 어릴 땐 같이 다니면서 식당을 다니고··· 간식도 내가 되게 많이 사다 줬잖아.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자 어색한 미소를 흘리며 MC를 향해 보며 작게 속삭이며 물었다.


그것도 이 형이 대체 무슨 말을 하면 큰일이 나는 사람처럼 다급하게 눈치를 보면서.


“이렇게 계속 방송 나가도 되는··· 건가요?”


최대한 울먹이는 눈으로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을 짓자 음흉한 표정을 짓는다.


먹잇감을 찾은 듯이 전화기를 낚아챈 형석을 보며 더욱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네, 이현 씨! ‘발굴! 내 아이돌 뉴스’ 의 MC 형석입니다! 언제 한 번 나오셔야죠?”

- 안녕하세요, 형석 님. 쉬는 날마다 본방은 못 봐도 재방은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습니다!

“히야, 역시 대세셔서 그런가 바쁘신가 봐요! 그런 의미로 친동생보다 친하다고 그렇게 말하던 후배인데 조그맣게 과거 이야기 풀어주실 수 있을까요?”


이현의 고민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핸드폰 노이즈와 함께 목소리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다.


그가 떠드는데 눈을 반짝이는 형석을 하얀은 차마 못 보겠다는 듯 몸을 틀고 고개를 숙인다.


“그러니까 애기가 말만 똑! 부러지는데 행동은 그게 아니라서 그게 너무 귀여웠고 안 그런 척하면서 자꾸 졸졸 따라다녔다? 와, 정말 이현 씨를 좋아했나 봐요,”

- 그쵸, 완전 애기였어요. 애기였던 애가 벌써부터 데뷔한 걸 보면 깜짝깜짝 놀라고···

“그럼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도 있으실까요?”

- 으음··· 아무래도 울었던 부분이 가장 기억이 남아요. 애가 생각보다 울보라서 툭하면 울었는데 요새는 커서 안 운다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울보죠. 울보.


나도 모르는 새하얀의 과거를 듣는 기분은 언제나 묘했다.


울보였던가?


내가 쓴 새하얀은 언제나 덤덤했고 금방 해결을 해내는 해결사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게 독자들에겐 더 재미를 반감시킨 걸지도 모르고.


“와, 울보 새하얀 씨! 고개를 들고서 해명하시죠!”

“··· 기, 기억이 안 나서요! 하나도 안 나요!”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는 듯 두 손으로 가리고서 고개를 젓자 그게 뭐가 웃기는지 웃는 형석과 이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실제론 부끄럽지도 않았기에 아무렇지 않았다.


일단 넘어간 건가 싶었다.


슬그머니 손을 내려 앞을 바라보며 활짝 핀 방송국 놈들의 모습을 보며 이제 끝났구나 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 아쉽지만 여기까지만 통화를 하고 다음엔 꼭 우리 ‘발굴! 내 아이돌 뉴스’ 에 나와 주시길 숨 참고 기다려봅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 네, 감사합니다! 우리 후배 에르피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끊기는 통화와 함께 더운 것처럼 손부채질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넘어간 거지? 그치?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랜덤 플레이 게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뭐가 다른 거지 싶은 마음에 눈을 끔뻑이며 동시에 바라봤다.


머쓱하게 웃으면서 분위기를 어떻게든 살리겠다는 마인드로 말한다.


“정말 아예 랜덤이라서 모든 아이돌의 곡들을 꺼내올 겁니다. 댄스부터 발라드까지 다 나올 텐데요. 춤이 없는 발라드는 제가 통과만 하면 되고 댄스는 무조건 기존 그룹의 댄스를 추셔야 합니다!”


그때 왜 한 차례의 더 큰 고비가 보이는 건지··· 이거 잘 안 하고 인기 많은 그룹의 춤을 우스꽝스럽게 추면 욕을 먹기 딱 좋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편집일 거다. 내 직감이 말한다.


이 코너는 분명 망한다고.


우리 잘못하다간 같이 욕먹을 것 같은데?


“자, 그럼 누가 먼저 해볼까요?”


정한이 먼저 나가는 모습을 보며 평소에 하지 않는 근엄한 표정을 억지로 지어 보이면서까지 말했다.


“형! 여기서 저보다 점수 낮으면 메인 댄서 자리는 제가 가져갈 거니까 그런 줄 아세요!”

“이거 메인 댄서 바뀌나요?!”

“막내야, 메댄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정한의 반응에 빠르게 자신의 옆에 있는 진의 허벅지에 손을 탁하고 올리며 씨익 웃었다.


그러자 눈치를 챈 듯 하나와 눈을 맞추고는 자리에서 번쩍 일어나 말한다.


“메댄 형이 못하면 저희가 뛰어나갑니다!”

“우리도 한 춤을 하잖아요. 으쌰으쌰.”


하나가 말도 안 되는 절도 있는 춤사위를 뽐내며 눈매가 휘어지게 웃는다.


멤버들도 눈치를 챈 건지 웃음을 터트렸다.


당연히 랜덤 플레이 댄스가 이어질 때까지 방황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으쌰으쌰 춤을 췄지만, 막상 난입하지 않았다.


“아, 진짜 단합력 좋네요. 메인 댄서가 헤매면 뒤에서 온몸을 튕기며 막춤을 추는데 뒤에서 시선 강탈해버리고.”


가식적인 웃음이어도 지으면서 빨리 이 코너가 끝나길 바랐다.


하나둘 춤을 추는 멤버들을 보며 제 차례가 다가옴을 느끼고 있었다.


난 진짜 아이돌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문외한인데 딱 걸리기 좋겠지.


온하나 에게는 남돌의 노래를.


김진에게는 여돌의 노래와 남돌 노래가 같이 유현이 남돌 노래만 할 때부터 점점 두려움이 몰려왔다.


“마지막 차례 우리 하얀 씨?”

“네!”

“갑니다!!”


쿵쿵 뛰는 심장에 따라 상태창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알림을 띄운다.


구원자! 잘 왔어!


[자동모드를 사용 중입니다! 더 많은 춤을 자신의 것인 것처럼 출 수 있습니다.]


이제 뭐든 올 테면 와보라고 눈을 반짝이며 노래를 기다렸다.


자연스럽게 노래가 상큼한 노랫소리가 스튜디오를 울려 퍼진다.


이거··· 뭐지?


“이거 걸그룹 레모네이드 노래 아니야?”


정말 상큼한 하이라이트 부분의 상큼하게 웃으면서 골반을 살랑거리며 춰야 하는 춤인 것 같았다.


일단 내 몸이 움직이는 걸 보면···.


“아하핰핰, 하얀 씨! 걸그룹보다 잘 추시는데! 핰핰핳하핳.”


웃어라···.


그다음 곡도 섹시한 걸그룹의 스파킹즈의 퍼퓸이고 웨이브만 주야장천 했다.


결국 어울리지 않는 입술도 비죽 내밀고 제발··· 상태창 멈춰!


“다음, 다음 곡!”


눈물을 닦으며 흘러나오는 마지막 곡은 V.I.V 곡이었고 PARTY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재생된다.


클럽처럼 미친 듯이 올라가는 비트와 미칠 것처럼 올라가는 고음의 곡인 데다가 메보가 고음을 올릴 때 다음 보컬이 애드리브를 쏟아낸다.


거기에 끝나지 않고 랩이 이어지며 놀자고 날뛰는 노래였다.


‘지옥이네··· 이것보다 더한 지옥이 있을까.’


스윽 뒤로 걸어와 뒤에서 자리 잡고서 하이라이트 부분을 같이 추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감독님도 이걸 바란 것처럼 눈을 반짝이는 걸 보면 같이 추는 걸 바란 것이 맞나보다.


“라이브? 라이브 콜?”


즉석 해서 라이브 하자는 진의 말에 한껏 신난 건지 무모한 건지 냅다 랩하고 애드리브하고 있다.


하는 수 없이 고음을 같이 지르니 목이 아프진 않았지만 힘겹더라···.


메보 아무나 되는 거 아닌 것 같다.


“으아··· 허억···.”

“이야, 이걸 고음을 하고 멋있다. 피디님! 에르피아 대세돌 인정해야 한다니까요?”


북 치고 장구 치며 활짝 웃는데 서늘한 미소를 짓는다.


형석은 가늘게 눈을 뜨고 에르피아를 훑어보며 하얀에게 말한다.


“아직 한 곡이 남았습니다··· 그 춤까지 춘다면 하얀 씨가 메인 댄서가 되는 거니까 꼭 춰야만 합니다. 아시죠? 요즘은 막내가 최고라던데!”

“네···!”

“그럼 마지막 곡갑니다!”


그때 그 친구가 그랬다.


원래 마지막 곡은 대부분 그룹의 신곡을 틀어준다고.


당연하게 들려오는 에르피아의 곡에 가볍게 춤을 췄고 멤버들과 함께 웃으면서 마무리했던 것 같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연신 숙여대며 빠져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생강차를 홀짝였다.


갑자기 라이브에 고음까지 질러대서 비명을 질렀을 하얀의 성대에게 용서를 바라며 한 모금 마신다.


“되게 그렇게 슬픈 눈으로 앉아서 그런가? 뭔가··· 연배가 좀 있을 것 같은데?”

“형, 저 18살···.”

“알지, 아는데 뭔가 요즘 묘하게 우리 막내가 바뀐 것 같아서···.”

“··· 아하하.”


앞으론 최대한 멋모르는 18살처럼 행동하면서 28살 먹은 거 티 내지 말자.


“철 들은 거라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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