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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최근연재일 :
2021.10.31 20:40
연재수 :
147 회
조회수 :
85,595
추천수 :
2,917
글자수 :
936,046

작성
21.05.30 00:02
조회
987
추천
32
글자
17쪽

존경합니다! 선배님!

DUMMY

* * *



견승주가 음료를 건넨다.


거리를 두고 준 음료는 손에만 쥐고 절대 마시지 않았다.


가는 길에 버려야지.


꿈에서 봤던 그 얼굴로 뻔뻔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때리고 싶었다.


“잘 지냈냐고 물은 말인데··· 날카롭네.”

“우리가 안부 물을 사이는 아니니까.”

“다른 건 아니고 나도 이번에 데뷔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어쩌라는 거지?’


내 안의 이성이 본능적으로 육두문자가 나가기 전에 막았다.


내가 모르는 기억들을 상대는 다 알고 있다.


‘말 잘못하는 순간 약점이 잡힌다.’


입을 꾹 다물고 그의 말을 기다려야만 하는 처지라니.


“축하해.”


이를 꽉 깨물고 말한 내 축하에 놀란 표정을 짓다가 입꼬리를 올린다.


뭔가 잘못했던가 싶은 마음에 미간을 찌푸리다가 눈에 힘을 풀고 그를 향해 말했다.


“할 말이 이제 없어서. 먼저 간다.”


대기실 문을 열고 다시 들어가려는데 그 문을 막아선다.


이상한 눈으로 보는 놈의 더럽게 큰 키 때문에 그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이 소설 속의 캐릭터들은 다 키가 큰가? 진짜 혈압 오르네.’


재수 없는 얼굴이 그놈은 묘하게 집요한 눈으로 내 얼굴을 훑었다.


“뭐해? 안 비켜?”

“··· 아니다. 그래, 들어가.”


그를 밀치고 대기실로 들어서자마자 후들거리는 다리에 어이가 없었다.


문도 닫혔고 저 재수 없게 생긴 놈이랑 대화만 했는데 떨려오는 다리라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이건 분명 내 감정이 아니다.


재수 없는 놈에게 내가 쫄 리가 없지.


“왜, 왜 그래?”

“어, 걷다가 갑자기 다리 힘이 풀렸어요.”

“하얀아··· 우리 같이 하체 운동을 좀 해볼까?”


눈알을 굴리며 말하는 정한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긴장도 풀리고 괜찮아진 걸 보면 괜찮겠지.


시스템을 속으로 불렀지만 나타나지 않았기에 그냥 말았다.


‘더 생각하면 머리만 아프니까.’


그러면서 소파에 앉아 있다가 맨 마지막 1위 후보 발표한다고 뒤로 가서 선다.



에플리앙의 유경이 보더니,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바람에 엉거주춤 인사를 받았다.


‘왜 자꾸 아는 척을 하는 거지.’


당황한 눈으로 멤버를 보자 진과 유현, 정한이 앞을 가로막아서 당황한 얼굴을 가렸다.


내가 그렇다고 작은 키라는 건 아니고.


멤버 키가 184, 182나 되는 건 너무 한 거 아닌가?


“하나 형, 우리 같이 다녀요.”

“뭐, 뭐임?”

“저 형들 키가 커서 178인 제가 약간 소외감 느껴져서요.”


경악하는 표정을 짓는 하나는 손을 쏙 빼더니 진의 옆으로 간다.


‘그래봤자 온하나는 나보다 키가 작을 텐데···.’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보다가 자연스럽게 따라가 옆자리를 차지했다.


유현과 정한은 자연스럽게 붙어서 날 중간에 가두는 것에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이건 아무리 봐도 과보호고 저 되게 작아 보이는 것 같은데요.”

“괜찮아, 하얀이 넌 키 180을 찍을 거야.”

“··· 형들 저녁밥 전부 닭가슴 샐러드.”


움찔거리는 모습에 허탈하게 웃었다.


그래, 이게 사람이지.


배가 고픈데 뭐라도 먹어야 할 거 아닌가?


그런 의미로 나는 맛있는 국수를 먹을 거다.


다이어트식으로.


“하··· 내 뇌가 다이어트식으로 생각할 줄이야.”

“왜? 무슨 일이야?”

“우리 언제 활동 기간 끝나요? 저 기름진 거 아무래도 먹어야 하나 봐요.”


이건 다 뇌에 기름칠이 안 해서 머리가 이렇게 굴러가는 거다.


책상 앞에 앉아서 배달음식으로 만든 내 두둑했던 뱃살은 어디 가고 이런 미소년 몸에서 개고생인지.


“우리 활동 기간 얼마 안 남았으니까 힘내자.”

“··· 네.”

“그래서 진짜 우리 닭가슴살 샐러드 먹음?”

“아뇨, 아주 맛있는 다이어트식. 국수 먹을 겁니다.”


멤버들의 표정이 다이어트라는 말에 썩어간다.


그래, 나도 알아.


내가 드디어 미쳐가는걸.



* * *



속소에 도착하자마자 맛있게 국수를 해 먹었지만, 무언가 허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다.


기름이 그리웠다.


사람의 몸에도 기름기가 흐른다는데.


쥐어짜도 안 나오게 생겼다.


“진짜 짜증 나게 맛있더라.”


누가 만든 음식인데 맛이 없을 리가 없었다.


다이어트 국수를 얼마나 찾아보고 먹어봤는데.


내 나름 노력의 산물이었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나도 도움!”


김진의 짜증 난다는 표정과 함께 유현과 하나는 먹은 것에 설거지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이상적인 분업화인가.


“아니, 근데 다 좋은데 몸은 괜찮은 거 맞아?”

“네, 정말 괜찮고 국수 다 먹고 물어보는 건 대체 무슨 심보냐고요.”

“음, 먹고 나니까 돌아오는 정신이지.”

“그걸 물어본 거 아님. 바보임?”


째려보는 둘을 사이에 유현은 혼자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중간에 끼어든 정한의 표정을 보더니 입을 꾹 닫고 자기 할 일을 마친다.


“조용하고 좋네요.”


내가 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정한이 묘하게 듬직해서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도 조용한 걸 좋아하고 글 쓸 때나 집중할 땐 꼭 조용해야 한다.


집중 안 되면 글이 안 써지니까.


“아, 저 작곡 배워요.”


세상의 모든 소리가 멈추는 느낌에 눈을 감고서 차를 마시다가 놀라 그들을 바라봤다.


그들의 눈이 모든 말을 대신해 주고 있었다.


“··· 제가 작곡하는 게 그렇게 신기해요?”

“아니, 그래서 맨날 늦게 왔어? 아니, 아니··· 대체 왜 갑자기 작곡을 해?”


유현 형의 입에 모터라도 단 것처럼 김진을 밀치고 그 자리에 앉았다.


‘진은 무슨 죄야···.’


바닥에 널브러져서 넋을 놓고 얼굴을 보는데 같이 안쓰럽게 바라봤다.


유현은 바로 앞에서 얼굴을 뚫어져라 말하는데 그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하얀이 최대한 고개를 뒤로 빼며 어색한 웃음 흘리며 말한다.


“배운 지는 얼마 안 되었고 욕심이 나서 하다 보니까··· 몸 관리 못 했어요.”


당연히 그래서 곡은 완성이 되었냐는 말을 꺼낼 거란 걸 알기에 답을 준비했다.


적당히 만들긴 했는데 별로인 것 같다는 실망스러운 답을.


‘근데 왜 말이 없지?’


예상과 달리 그들은 날 보며 뭐부터 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왜지?


“··· 그래서 괜찮아?”

“뭐가요?”


뭐가 괜찮냐는 걸까. 이해가 안 됐다.


작곡하는데 왜 멤버들이 이렇게까지 눈치를 보는 걸까.


아픈 건 나고 몸 관리 못 한 것도 나였다.


근데 여기서 괜찮다는 말은 왜 나오는 거지?


“너 트라우마 심하잖아.”


멤버들의 기억은 초반부의 데뷔하기 전에 대해서 알지 못했기에 어색하게 웃었다.


‘어떻게 말해야 저들이 내 말에 의심하지 않을까.’


내가 쓴 소설이지만, 너무 다른 내가 개입되었다.


그들의 성격은 알지만 하얀과 함께 하던 멤버들을 다 알지 못한다.


그럼 난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까?


“지금 당장 괜찮고 재밌다면 안 말려. 난 네가 걱정돼서 하는 말이야.”


걱정하는 두 눈동자에 진심이 묻어난다.


다물고 있으려고 꾹 눌렀던 입술 사이가 벌어졌다.


“재미없으면 안 할 거고 지금은 하고 싶어서요···.”

“그래.”


쉽게 허락과 수긍 그사이의 대답이 떨어진다.


모든 시선이 나에게 오는 것에 기분이 이상했다.


“나중에 완성되면 나부터 들려 주셈.”

“초딩한테 보여줄 거면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내 눈 앞에 펼쳐지는 게 이상했다.


‘진짜 여기가 소설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 같네.’


내가 모르는 소설 속이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거라면, 내가 죽였던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우욱···.”


순간 진짜 죽는 모습을 떠올리자 헛구역질이 나서 차를 삼켰다.


따뜻한 차가 몸을 따뜻하게 덥혔지만, 그럴 때마다 이게 진짜 현실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이건 단지 체험일 뿐이고 아이돌을 삶을 체험하는 거야.’


나는 돌아갈 곳이 있고 소설 속에서 죽인 것이 나여도 그건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


‘소설이야, 이건 소설이다. 소설···.’


내게 돌아갈 집이 있으니까.


새하얀 가족을 떠올리지 않아도 되고 소설 속에 죽은 캐릭터들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저··· 먼저 씻고 잘게요.”


그러니 이 순간을 즐기다가 돌아가자고 여기 있는 모든 건 내 것이 아니라며 웃어 보였다.



* * *



한수 형의 기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떤 커뮤니티에 대한 말을 했는데 새하얀 얼굴이 걸렸단다.


다들 얼굴 칭찬을 하면서 청초한 남돌로 퍼지고 있다는데, 그건 내 눈으로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저도 보여줘요. 안 보여주고 말하면 어떻게 믿어요?”

“악플러나 분탕 치는 사람들 많아서 너희 멘탈 깨질 수 있다고 보여주지 말라고 혼났어.”


이미 전에 다 봐서 더 깨질 멘탈도 없는데.


어차피 내가 가진 몸뚱이는 내 것도 아니었다.


“새하얀이지···.”


밝게 웃으며 몸을 기지개 켜고 오늘의 목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노래를 불렀다.


데뷔곡 ‘썸머 퍼레이드’는 너무 고음이 많아서 제대로 체크를 해야 한다.


목을 안 풀면 그대로 음 이탈이 나기도 좋은 편이니까.


“점점 노래가 느는 것 같다?”

“같은 노래를 계속 부르는데 안 늘면 그것도 재능일걸요?”


진을 저격한 말이 아니었는데 진의 표정이 굳는다.


어라, 그건 보컬 라인에 해당하는 말이었는데 내가 잘못 찌른 걸까.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이는데 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디··· 음 이탈 나라.”

“삐졌어요···?”

“··· 아니.”


요즘 신경을 쓰는 건지 김진은 툭하면 나오는 욕도 줄어들었다.


삐졌음에도 욕 안 하는 걸 보면 그렇지 않을까 예상했다.


정한이 앉아있다는 것만 빼면 일상과 똑같은데.


“야야야야, 컴백 무대 한다.”

“타이틀은 사전 녹화라던데.”


현재 여돌 중에 가장 유명하다고 소문난 러브데이즈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


무대 뒤편에 옹기종기 사람이 모여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대가 끝나자마자 사녹 영상이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대한 예쁜 모습을 지키기 위해 코디가 달려들어서 정리하고 매니저들까지도 손을 거들었다.


“아, 컴백하자마자 1위 후보던데. 1위 하면 라이브로 불러야 하잖아.”

“으, 싫은데···.”

“우리 같이 부르자. 욕은 덜 먹잖아.”


투덜대면서 신인들이 다 서 있는 무대에 여유롭게 마지막에 등장해 자리를 잡았다.


카메라 돌기 전에 입가에 예쁘게 미소를 장착하고 긴장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투표 종료! 이번 주 1위는요?!”


MC의 말이 들리고 카메라에 비칠 때마다 활짝 웃는다.


그러고는 괜히 마이크를 만지작거리고 불안한 척하며 옆의 멤버를 잡고 발을 살짝 동동 굴렀다.


“축하합니다. 러브데이즈!”


폭죽이 펑 터지고 트로피가 주어지자 당황한 표정으로 받는다.


트로피를 품에 안고서 마이크를 쥔다.


속사포로 외운 대본을 읊고 마이크를 들고서 연달아 감사합니다. 를 외치며, 메인 보컬 파트를 빼고는 다들 합창을 했다.


‘연예인도 악플은 익숙해지지 않나 보네.’


아주 당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돈을 많이 버니까 괜찮을 줄 알았다.


근데 괜찮은 사람은 없었겠지.


무대에 올라서 욕만 먹는다면 두려울 거다.


“하! 느을···.”


자신감에 가득 찬 한 멤버가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홀로 불렀다가 음 이탈이 난다.


그 뒤로는 가성으로 부르는 것에 다들 동공이 떨려오고 있었다.


‘와, 큰일 나겠는데···.’


그에 같이 듣던 나도 눈동자가 떨려왔다.


그래, 긴장하면 더 안 되는 걸 나도 알지.


“헉···.”


자기도 놀라고 내려가는 아이돌의 표정이 놀랐지만, 아닌 척 담담하게 앞만 보고 내려간다.


속으로는 알았다.


오늘 영상으로 악플 달리고 두고두고 욕먹겠다는 걸.


“형, 우리 다음 스케줄 예능이라고 하셨지 않아요?”

“어, 어··· 가자.”


우리는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분명 본인도 부끄러워할 테니까 다 같이 눈을 감아주기로 했다.


‘[케이스타] 러브데이즈는 라이브를 못 해··· 뭇매를 맞아?!’


음 이탈 한 번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기사는 미친 듯이 치고 올라왔고 우린 고개를 저었다.


잘 모르는 선배님이었지만 힘내길 바랄 뿐이었다.


“기사 댓글 우린 절대 보지 말아요. 딱 멘탈 부서지기 좋은 것 같으니까···.”

“그러자. 이건··· 음, 그래! 아니다.”


인신공격을 보고 멤버들이 자살하는 거 보면 소설이어도 그대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하필이면 주인공이 회귀하니 내가 회귀를 하면 어떡하지.


‘적어도 회귀를 하더라도 우리 좀 더 있다가 하자.’


회귀 없이 빨리 인기 얻어서 뜨면 더 좋다.


멤버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테니까.



* * *



레슨실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노래의 항연에 지나가는 연습생마저도 고개를 저었다.


데뷔해서도 저렇게까지 노력하는 것에 질려 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거다.


뭐든 더 노력하라는 한국인 마인드 모르는 건가?


“아, 다음은 뭐 부르지.”


예전에 자기가 덕질 하는 아이돌이라며 노래 부르는 X라이브 하는 걸 본 것 같은데.


그걸 보며 아이돌도 참 힘들구나.


생각이 들었다.


노래하는 것마저도 팬들이 실망할까 봐 못 부른다며 둘러댔지만 부르니까 뒤지게 잘 부르더라.


‘확실히 가수는 가수였지.’


“그게 직업이니까 맞는 거긴 한데···.”


먹은 것도 없는데 춤추고 노래 부른 것에 모자라 연습까지 하려니 몸에 힘이 빠졌다.


“아이돌 체험이라고 했지. 음 이탈 나는 모습까지 살린 삶의 체험 현장을 하려던 건 아닌데.”


그러면서도 몸은 정직하게 다른 노래가 뭐 있나 찾아보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원래 세계에 있던 노래가 여기에도 있을까.


매니저 형에게 빌린 사과 패드로 초록 창에 검색하자 노래는 다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와··· 그럼 별반 차이가 없는 세계관 구성인가. 내가 그렇게 귀찮았나?”


실실 웃으면서 써 내려갔던 그때를 생각하는데.


그래··· 그랬던 것 같기도 했다.


게으른 내가 설정을 탄탄하게 잘 썼겠나 싶어서 고개를 저었다.


그래, 이곳만 봐도 답이 나오는데.


“오랜만에 우리 갓형님들의 노래를 불러야지.”


노래를 틀고 작업실에서 글 막힐 때마다 틀었던 기억이 생각났다.


사탕을 물고 혼자 새벽 감성에 취한 중2병처럼 걸걸하게 불렀던 반주가 들려온다.


얼마나 심취했을까 부르는데.


내가 여기까지 올라가? 더 올라가네? 이게 되네? 를 반복하다 보니 완창을 해버렸다.



“어우, 목 아파.”


물을 마시는데 오아시스의 물인 줄 알았다.


사막화된 입안에 물이 가득히 적셨다.


물을 마시며 만든 곡을 흥얼거리는데 누군가 밖에서 문을 두들긴다.


“저기··· 선배님?”

“누구, 아··· 그때 그 연습생분 맞죠?”


익숙한 얼굴이기에 문을 열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얼굴로 시현은 눈알을 굴렸다.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아서 들어오라고 했다.


“이거···.”


들어오면서 들고 있던 음료를 쥐여주는 것에 미소가 흘러나왔다.


이런 건 소설 속에서 선배들이 사주던데.


후배가 사주는 건 대체 뭔 상황인 건가 생각하면서.


“목 아프실까 봐···. 그리고 그 흥얼거리는 노래가 좋은데. 누구 노래인지 알 수 있을까요?”


조심스러운 목소리와 떨리는 손을 보면 내가 이 친구랑 알던 사이일까.


무슨 소문을 들었기에 이렇게 부르르 떠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음료수를 까서 마셨다.


비타민 음료라는 사실에 눈을 크게 떴다.


“내가 만들었는데··· 그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아, 문이 살짝 열려있어서 지나가다가 들렸어요.”


와, 나 방금까지 열창했는데.


어쩐지 질린다는 얼굴이 문 열어놓고 열창한다고 선배라서 말을 못 하던 거였나?


급 화끈거리는 얼굴을 아닌 척 비타민 음료를 입안에 털어 넣었다.


“다른 게 아니라 이번 블라인드 테스트에 넣으실 거면 저를 쓰셔도 되지 않을까요?”

“네?”

“저 맨날 노래 실력은 진짜 뛰어나다는 소리 많이 듣거든요! 그러니까 블라인드 테스트에 선배님 목소리가 들어가면 안 되니까 제가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갑자기 속사포처럼 말하는 배시현 연습생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갑자기 나타나서 누가 누구 곡을 부른다는 건지.


무엇보다도 왜 이 얼굴이 익숙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 진짜 선배님 그때부터 계속 존경했거든요.”

“존··· 경이요?”

“네! 존경이요. 제가 처음으로 소속사에 합격해서 들어온 날부터 매일 같이 연습하신 분이 선배님이셨으니까요.”


내가 모르는 새하얀을 알고 있는 사람이 또 나타났다.


그것도 존경이라는 말을 곁들인 눈을 반짝이는 연습생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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