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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최근연재일 :
2021.10.31 20:40
연재수 :
1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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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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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7
글자수 :
936,046

작성
21.05.2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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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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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12쪽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아이돌

DUMMY

“진짜 저때 신들린 애처럼 걸그룹 춤추는데 얼굴 표정까지. 큽.”


째려보자 김진은 웃음을 참는다.


요란한 자막과 흔들리는 앵글, 완벽한 걸그룹 춤을 구사하고 있는 과거의 날 보며 눈을 감았다.


‘미안해··· 네 얼굴을 막 썼다. 봐줄 수 있겠니?’


나 같음 안 봐주겠지만 그건 네 인생이니까··· 내가 싸지른 똥을 네가 치워주렴.


“하하하핰학하핳!”

“꿀렁꿀렁! 으캭캬캬컄!! 큽!”


난리 났다. 숨이 넘어간다.


아니, 그렇게 웃기지도 않는 걸 자꾸 보면서 웃는 형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꿈일 거야···.”


머리를 쥐어뜯으며 보이는 저 수치를 모르고 춤을 추고 있는 제게 말해주고 싶었다.


뜨면 저거 백퍼 흑역사로 돌아다닐 거라고.


그건 곧 현실이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티이스북에서 보고 또 보는데 웃김 쟤 이름이 뭐임?

⤷에르피아에 잘또 말랑이 막내 ‘새하얀’입니다.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우리 에르피아 막내···


-이거 해외로 유출 안 되게 막을 순 없나요? 울 오빠들이 물론 잘생기긴 했지만··· 어디 내놓기엔 너무 부끄러ㅇ··· 미안해 오빠들··· 나 좀 부끄러운 것 같아

⤷22222

⤷33333 좀 많이 부끄러움


-와중에 개 잘 춤 진짜 앵간한 여돌 씹어 먹게 춰버림 잘생긴 얼굴로 천사 같은 그 얼굴로 사람 꼬심 어케 안 넘어가?

⤷라고 할 뻔했는데 18살이죠? 철컹철컹 각이고요ㅋㅋㅋㅋㅋ

⤷아··· 18살. 괜찮아, 누난 기다릴 수 있어.

⤷경찰 아저씨!! 여기 사람 좀 잡아가세요!!!!


-V.I.V도 흑역사 한가득이지 않음? 얘네 소속사는 개그맨을 만들고 싶어 하는 듯 ㅋㅋㅋㅋㅋ

⤷ㄹㅇ 걔네도 데뷔하자마자 비글돌이나 개그돌이라고 영상 터졌음ㅋㅋㅋㅋㅋㅋㅋ

⤷아직은 V.I.V 판정승임 걔네 흑역사짤 치아만 반짝짤도 있음 그건 못 이김ㅇㅇ



작업실에서 본 영상 아래 댓글만 봐도 내 인생이 망했음을 알았다.


이게 개그물이 될 줄은 나도 몰랐지···.


그게 엔스타까지 진출하고 나서야 기사까지 뜨는데 마음이 너무 착잡했다.


“님 핫하시네여”

“···.”


말도 못 하고 조용히 앞만 보는데 주변 멤버들이 서성거리며 주위를 맴돌았다.


안 그래도 심란한데 자꾸 너네도 그럴래?


“막내는 걸그룹 담당도 해야겠음. 인정?”

“인정합니다.”

“전 인정 못 하겠어요. 제발 떨어져요···.”


더 심란하게 만들지 말라고··· 내 주인공의 시니컬하고 척척박사 이미지 망했으니까.


“떨어지라는데?”

“우리가 언제 말 들었음?”

“고건 맞지.”


둘의 깐족거림에 결국 폭발해서 대차게 소리치다가 유현에게 검거당했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야만 하는데 억울했다.


저 형들이 먼저 날 건들였는데 어떻게 참아?


[걸그룹 댄스에 대해서 검색합니다. 이때까지 쓰신 소설 중 ‘매니저였던 내가 걸그룹 센터?!’를 발견했습니다. 열람 하시겠···.]


‘너도 조용히 해. 이 자식아···.’


[열람을 취소합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젠 어딜 가도 저건··· 따라다니겠지.



* * *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핫한 분위기가 식었다.


W튜브 영상 찍을 카메라와 공용 핸드폰 하나로 각자 셀카를 찍어야만 했다.


물론 안 꾸민 척하면서 신경 써서 입은 깔끔한 복장에 나름 자신 있는 포즈로 사진으로 찍어야만 하는데···.


“으음, 셀카 되게 어렵네···.”


팬들을 위해 찍는 거라는데 셀카를 찍어봤어야 알지.


찍어본 셀카는 어머니가 찍자고 해서 찍은 사진, 고딩 때 친구가 대학 가서는 술 먹자고 갑자기 나갔다가 찍힌 사진뿐이다.


그마저도 자기 여친한테 다른 여자가 없다고 인증해준다고 찍었던 셀카였다.


모솔은 입 다물고 찍어야지···.


“··· 넌 남이 찍어줘야겠다.”

“부탁드립니다···.”


한참을 보던 매니저 한수형의 표정이 싸하게 굳었다.


내가 봐도 정말 별로인 결과물이었기에 할 말이 없었다.


셀카 잘 찍는 형들에게 물어보고는 싶은데···.


“아, X발. 너 걸려서 망했네.”

“응, 같이 찍으면 내가 너무 잘생겨서 그런 거 다 암.”

“뭐래, 저리 가서 방울토마토나 먹어.”

“으, 안 먹음. 진짜 물려 죽을 것 같은데 고기만 먹으면···.”


매니저의 표정에 질리도록 먹은 샐러드와 닭가슴살, 방울토마토를 입에 집어넣었다.


진짜··· 좀 체험 오래 해 봤다고 저 맛을 아는데.


살기 위해서 먹는데 방울토마토가 그렇게 역할 수가 있는 건지 바로 알 수가 있다.


“으···”

“고구마 하나만··· 줘봐.”

“맛없음. 고구마는 호박 고구마인뎅.”

“뭐래, 밤 고구마지.”


갑자기 눈에서 스파크가 튀더니 먹던 걸 내려놓고 이를 아득아득 갈며 싸운다.


다들 그들을 포기하고 메이크업을 받고 안무 한 번만 더 체크하느라 바빴다.


“둘이 저렇게 안 맞는데 잘 붙어 다니는 거 보면 참 신기하지?”

“네··· 좀 신기하긴 해요.”

“나도 신기하다. 같이 봤지만, 휴전을 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로 휴전을 했는 건지 은연중에 던지지 않을까 싶어서 귀를 기울였지만 답해주지 않았다.


유현은 그저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만 한다.


“그래도 같이 데뷔해서 좋긴 해. 그치?”

“네···.”


결국 무슨 이야기인지 알지도 못하고 아는 척만 하다 끝난 영양가 없는 대화가 끝났다.


무대에 올라가는데 시스템 없이도 이젠 척척 해낸다.


그 와중에 또 진과 하나가 실수를 하는 장면이 나와서 식은땀을 흘려야만 했다.



* * *



2주에서 3주로 넘어갈 무렵이었다.


대기실도 익숙하고 지나가면서 인사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아이돌로서 당연한 것들이었다.


“틀렸더라?”

“님도.”

“그러니까 좀 잘하라니까.”


투닥이면서 대기실로 향하는데 지나가는 오늘의 1위 후보인 에플리앙이 지나간다.


4년차라는 유현의 속삭이는 말에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지나가다 말고 멈춰 서는 바람에 당황한 눈으로 올려보자 임유경이 보였다.


“그땐 고마웠어요.”

“네? 아··· 네에.”


언제였지?


기억이 나지 않는 얼굴에 아는 척하고 웃었다.


고양이처럼 올린 눈매가 부드럽게 웃으며 쪽지 한 장을 건네준다.


받고서 멀뚱멀뚱 쳐다보는데 보라는 듯이 눈썹을 들썩인다.


열어서 보자 번호가 적혀있다.


“선배님···?”

“고마워서 그러니까 평소에 연락을 말고 진짜 필요할 때 연락해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짜 아무 뜻도 없다고 재차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왜 연락처를 이 복도에서 주는 건지 이해가 안 되는 건데요. 선배님.


“딱 한 번은 내가 어떻게든 도와줄게요. 보아하니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것 같은데··· 어떤 상황이든 연락 한 번 하세요.”


차라리 밥···은 아이돌이라서 안 되는구나.


매니저 한수 형에게 쪽지를 건네줬다.


딱 번호 등록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도와준다는데 받아야지. 이걸 왜 버려?’


번호를 주자 눈이 동그래진 한수 형에게 그런 거 아니라고 손을 휘저었다.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해서 저장만 하고 형이 가지고만 있어 달라고만 했다.


“어차피 그 폰 제가 쓰는 것도 아닌데. 제가 어떻게 연락해요?”

“일단 등록은 할 건데··· 다른 누구도 아니고 에플리앙 유경씨는 좀 달라서.”

“뭐가 달라요?”

“아냐, 일단 스케줄부터 가자. 석금 씨!”


말없이 다가온 매니저 석금에 의해 이야기가 끊어졌다.


이동하는 시간 내내 이어폰을 꽂고서 만든 노래를 들었다.


편곡도 배우기 시작했고 도움도 받아서인지 몰라도 나아지는 것 같았다.


특히 특유의 사이버X크 느낌도 줄었다.


진짜 아이돌 곡이라고 해도 나쁘지 않을 만큼?


“맨날 뭔 노래를 혼자 그렇게 들어?”

“음, 근데 막내 혼자 요즘 바쁘지 않음? 여친 생긴 거?”

“아, 진짜 본인 같은 생각만 해요. 핸드폰이 어디서 나서 연락해? 병··· 아, 미안.”


자신도 모르게 욕한 진의 입을 꾹 다물었다.


욕이 자꾸만 나와서 머리를 긁적였다.


용케 방송에 나와서 욕을 안 쓰는구나.


“욕 줄인다고 줄인 건데. 자꾸 욕이···.”

“쯔쯧, 나처럼 차라리 말을 줄이셈. 그게 나을 듯.”

“온하나··· 제발, 너도 그만.”


유현은 정신 나갈 것 같은 얼굴로 둘 사이에 껴있었다.


자기 머리를 쥐어뜯지도 못하고 한숨을 푹 내쉬며 눈을 감는다.


차 안은 여전히 좁았고 우리 인원보다 많은 아이돌이 음방 나갈 때마다 많이 보이던데.


걔네는 어떻게 이동하는지 모르겠다.


숨은 쉬어지나?


“그 정도면 압축되려나.”


두 조로 나뉘어서 탈 순 있겠지만 신인에게 그렇게까지 호화롭게 해줄 리가 없었다.


아이돌에게는 마땅한 동기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좁은 숙소를 준다고 들 하니까.


그것도 글 쓴다고 알게 된 아이돌 팬으로 인해서 알게 된 말이었다.


그게 진짜인지는 소속사 대표가 알겠지.


나는 그저 소설을 쓴 사람인걸.


“아, 나머지는 숙소로 돌아갈래? 하얀이는 회사로 가자.”


듣던 멤버들은 당연히 집으로 가는 줄 알고 반쯤 누워 있다가 놀라 일어난다.


“왜요? 하얀이 뭐 잘못했대요? 아닌데··· 오늘 되게 얌전하게 있었는데.”


유현은 오늘 하루 얌전했던 하얀을 떠올리며 굴렸지만 뭔가 나오지 않았다.


평소처럼 잘 웃었고 노래도 기가 막히게 잘했고 춤도 평소보다 더 신이 나서 췄다는 것밖에 없었다.


“아, 제가 배우고 싶은 게 생겨서 말했더니 자리 마련해주셔서.”

“오오, 뭐 배우는데?”


혼나서 말투에 신경 쓰는 하나는 들고 다니는 사탕을 혀로 굴리자 싸한 향이 차 안에 퍼진다.


“아, 온하나 또 혼자 냄새 뺀다고 먹지 말고 나도 줘.”

“너도 사 먹으셈. 막내, 먹으실?”


고개를 끄덕이자 사탕 하나를 손에 올려주곤 투닥이며 진에게도 하나 올려준다.


“어차피 줄 거면서 맨날 안 준대.”

“이거 내 건데 나눠주는 거잖음!!”


진이 말하자 발끈 화를 냈다.


매니저와 유현의 합동으로 잠재워지고 조용히 숙소로 가지만 자신만 회사로 가야 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잘 배우고 금방··· 와야 해.”


이산가족이 상봉했다가 헤어지는 것처럼 무게를 잡는 유현 때문에 됐다며, 손을 휘휘 저었다.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아, 그 매니저 형. 나중에 저 돌아오면서 장 좀 봐야 할 것 같던데.”

“뭐 사게?”

“네, 저희 다이어트식인 거 알겠는데 너무 맛없는 다이어트식만 있다고 생각은 안 드세요?”


이거에 대한 할 말이 정말 많았다.


아니, 이렇게 청소년기에 한참 커야 하는데 똑같은 닭가슴살과 계란, 고구마가 실화인가?


“다이어트식이라도 맛있게 먹고 싶어요.”

“옳은 말이야. 인정한다. 진짜.”

“와··· 역시 김진보다 나음. 진짜.”

“뭐? 임마?”

“왜? 뭐!”


투닥이며 싸우는 모습에 유현이 정한을 바라보자 그사이를 끼어들었다.


그들의 뒷목을 잡자 억소리를 내더니 뻣뻣하게 굳는다.


“우리도 연습실 가서 춤이나 더 출까?”

“진, 우리 들어가서 밥이나 먹을까? 샐러드랬나? 맛있겠다! 하하!”

“그래, 들어가서 밥 먹자. 그게 좋겠다. 샐러드라니 거기에 토마토는 빼자!”


교과서 책을 읽는 것처럼 말하며 급하게 호다닥 뛰어가는 모습에 정한이 그 뒤를 따라갔다.


유현도 얼른 가보라며 손을 흔들어주자 문이 닫히고 출발한다.


“하얀이가 밝아서 좋다.”


밝은 모습을 떠올리며 흥얼거렸다.


숙소로 가면 또 진이랑 하나가 싸우고 있을 거다.


언제나 이렇게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도 충분히 즐거우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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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소고기 데이 21.06.02 817 28 14쪽
22 뼛속부터 아이돌 +2 21.06.02 868 31 12쪽
21 미니 앨범 2집 (2) 21.06.01 837 26 16쪽
20 미니 앨범 2집 (1) 21.06.01 883 3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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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재입대? +2 21.05.31 954 3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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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아이돌 21.05.28 1,099 30 12쪽
12 흑역사 21.05.28 1,166 33 12쪽
11 제정신이세요? 21.05.27 1,267 31 15쪽
10 발굴! 내 아이돌 뉴스 (2) +1 21.05.26 1,384 37 17쪽
9 발굴! 내 아이돌 뉴스 (1) +1 21.05.26 1,463 34 14쪽
8 지옥에서 온 요리 +1 21.05.25 1,552 41 15쪽
7 업데이트 21.05.25 1,603 39 15쪽
6 5번 작업실 +3 21.05.24 1,724 43 16쪽
5 세이브 포인트 (2) +3 21.05.24 1,972 43 15쪽
4 세이브 포인트 (1) 21.05.23 2,247 47 16쪽
3 조명 사고 21.05.23 2,690 66 13쪽
2 정상인 +2 21.05.22 3,989 8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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