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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최근연재일 :
2021.10.31 20:40
연재수 :
147 회
조회수 :
85,577
추천수 :
2,917
글자수 :
936,046

작성
21.05.31 00:02
조회
953
추천
37
글자
10쪽

재입대?

DUMMY

부담스러운 시선이 자신에게 향한다.


고급스러운 중식당에 와서 커다란 방을 빌려서 남자 둘이서 먹는 부담스러운 식사 시간.


앞에서 실실 웃으면서 얼른 먹으라는데 그게 그렇게 고문일 수가 없다.


‘너 때문에 못 먹는 거라고.’


차마 선배인 사람에게 할 수 없는 말을 삼키며 하나씩 집어서 입안에 넣었다.


“옳지, 잘 먹네.”


내가 이 사람에겐 애로 보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18살을 아기 취급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진짜 있다는 걸 지금에야 깨달았다.


“맛있지? 여기 진짜 비싼 집이다?”


끝까지 웃으면서 먹는 걸 구경하는 저 꿀 떨어지는 눈을 치워줬으면 좋겠다.


차라리 때리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네··· 맛있, 쿨럭!”


계속해서 쳐다보는데 안 먹을 순 없고 입에 집어넣고 있었다.


희한하게 이게 진짜 맛있긴 더럽게 맛있었다.


내가 알던 중식이 맞는데 이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 걸까.


왜 내가 아는 것들이 부정당하는 기분인 건지 모르겠다.


“물 마셔. 물.”

“형, 컥··· 형도 좀 드세요.”

“나도 먹고 있어.”


먹고 있다는데 채소만 씹는 것에 흐린 눈을 떴다.


지금 저 사람은 다이어트 중이라서 저렇게 먹고 나는 이제 데뷔한 갓 신인인데 이렇게 퍼먹어도 되는 걸까.


“너한테 전화 왔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자신에게 없는 전화가 어떻게 울리냐고 표정을 구겼다.


그러자 이현이 건네주는 개인 핸드폰을 받았다.


설마 이렇게 연락했단 건가?


난 헛웃음을 지으며 받았다.


“여보세···.”

-이게 무슨 소리야? 네가 왜 그 선배랑 같이 있어? 대체 무슨 말이야?!

-야! 너만 맛있는 거 먹냐?!

-아! 좀 비켜보셈! 나도 좀 말하게 비키라고 김진! 야!


유현 뒤에 들려오는 익숙한 김진과 온하나의 목소리에 불편해서 체할 것 같았던 게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이게 내가 쓴 소설 속의 멤버들이었지.


“형들 저 비싼 거 먹고 있는데. 채소 씹고 계시죠?”

-하얀아?

“저 밥 많이 먹고 갈 테니까 닭가슴살 맛있게 드세요.”

-뭐? 하얀아!! 잠시만! 말 좀···!


뚝 끊고서 건네자 이현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하얀을 쳐다본다.


샐러드를 콕콕 찍으며 접시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오던 그때 조용히 숨을 내뱉는다.


“역시 내가 더 어렸어야 했어. 같은 멤버들이 부럽다.”

“··· 전부터 소름 돋는 말 좀 그만 하세요. 잘 나가시면서 왜 그런 말을 해요?”

“소름이라니··· 너무하네.”


무슨 나한테 애정이 있는 것도 적당히 있어야지.


이건 과했다.


누가 보면 내 부모님인 줄 알겠단 기괴한 생각에 팔에 오소소 닭살을 돋게 만들었다.


그런 건 절대 사절이다.


내가 쓴 소설은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다고.


거기다 내겐 엄마가 멀쩡히 살아계신다.


죽지 않고.


“그냥 같이 있으니까 옛날 생각나서. 그때 진짜 재밌었는데.”


그 표정이 위험해 보여서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그의 눈을 마주 봤다.


웃고 있는데 뭔가 입꼬리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무슨 일은 그냥 부러워서? 아, 나 벌써 4년차인 거 아냐?”

“시간 되게 빠르네요···.”


예전에 듣기론 7년 계약 이랬던가···?


자기 오빠들이 7년 계약을 끝으로 나간 멤버들도 있어서 불발되었다고 했다.


그래도 이어 나가줘서 고맙다고 울었던 것 같은데.


V.I.V도 그렇게 될까?


“빠르지. 나도 돌아보니까 4년이더라고.”


씁쓸해 보이는 얼굴을 보니 7년 뒤에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과몰입이 너무 심한 건가?


그게 아니라면 멤버가 생각나서 그런 걸까?


“그래도 대세라고 불리는데 기분 좋지 않아요?”


난 그랬었다.


항상 인기가 많아지고 싶었고 인기를 받으면 당연히 너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글이라는 것도 읽고 좋아해 주고 추천을 누르고 재밌다고 해줘야 나도 흥이 나고 다음 작품 쓸 때도 도움이 됐으니까.


‘너도 그렇지 않아?’


씁쓸한 그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주 작은 좋은 점을 찾아내려고.


“물론, 좋지. 대세라는 걸 이해도 못 하는데 다들 그렇다고 하니까.”

“그럼 웃어요. 그러지 말고··· 그런 표정으로 좋다고 말하면 누가 믿어요?”

“묘하게 눈치가 생겼다? 옛날엔 내가 울어도 말을 걸더니.”


어, 그건 모르는데.


눈을 데굴 굴리며 애꿎은 음식을 짓뭉개며 어색하게 상황을 돌렸다.


그러자 내가 답을 피한다고 생각한 건지 씨익 웃는다.


백금발의 부스스한 내 머리를 장난스럽게 쓰다듬었다.


머리 다 엉키겠네.


“하여간에 자기 불리한 이야기에만 말 안 하는 버릇은 그대로네. 아주.”


샐러드를 씹어 먹는 그의 표정이 여전히 씁쓸해 보였다.


내가 봤던 어린 시절에 이현은 저렇지 않았는데.


무엇이 그를 저렇게 만들었는지를 알 수 없어서 고개를 갸웃 저었다.


“나 7년 계약 끝나면 일반인으로 돌아갈까?”

“켁! 뭐요? 일반인이요? 갑자기··· 왠?”


먹다가 목에 걸려서 콜록대면서 물을 찾았다.


휴지로 입가를 가리며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진지했다.


진심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난 매니저가 더 맞는 것 같지 않아?”


드디어 미쳐버린 건가 보다.


매니저를 해야겠다며 눈을 반짝이는 연핑크 머리가 조명에 의해 더 밝은 연핑크가 반짝였다.


매니저인데 저 비주얼과 키로 푸석한 연핑크 머리도 잘 어울리는 남자가 한단다.


누구 외모로 뭉갤 일이 있나?


“장난해요? 누구 외모로 기죽이려고?”

“아냐, 나 메이크업 지우면 생각보다 평범해.”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메이크업 지운 모습을 설명하는데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처연한 눈빛을 가진 미청년이라고 불리는 당신이 그런 말을 하는 것부터가 모순이었다.


“제가 형 얼굴을 연습생 때부터 봤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세요? 아이돌이나 계속하세요.”


아무리 봐도 자기는 매니저가 맞다며 계속해서 중얼거린다.


그의 입에 고기를 안 먹어서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동파육을 입에 넣어주자 웅얼거리면서 씹는다.


“와··· 이건 언제 먹어도 진짜 맛있다니까?”

“다이어트하는 건 좋은데 고기도 좀 섭취해요. 사람은 육식동물입니다. 아시겠어요?”

“하지만 워낙 난 잘 부어서 언제 어디서 사진이 찍힐지도 모르니까 그러지.”


연예인의 삶은 고되다.


어디서 찍힐지도 모르는 사진에 긴장해야만 한다.


하지만 자신이 보기엔 지금도 정말 많이 말랐음에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직업병이라고 해도 그렇지···.’


무슨 저기 유X세X에서 후원받아야 할 정도로 마른 거 아닌가.


그건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저기서 더 빼면 진짜 갈비뼈가 다 보일 거다.


“무슨 카메라에 내 뼈 예쁘다고 자랑할 생각도 아니면서 적당히 다이어트 해요.”

“··· 그렇게 말하는 너도 말랐단 생각은 안 드나 보다?”

“저도··· 고기만 먹고 살고 싶어요.”


이렇게 기름칠 하고 살았던 적이 언제였더라?


아이돌 생활이 익숙해지니까 원래 있던 내 몸이 자꾸만 가물가물했다.


살집이 좀 있었고 맨날 머리는 떡져서 15년 동안 글만 썼었는데··· 그게 원래라면 불가능한 일인데.


난 어떻게 해냈더라?


“고기 진짜 맛있는데 그래도 샐러드 먹어야겠다.”


흐름을 깬 이현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누구는 이거 당장 안 먹으면 돌아가서 먹을 샐러드가 두려워 죽겠는데.


그 샐러드를 스스로 먹는다.


“컴백일이 며칠 남았는데요?”

“2주 남았을걸?”

“그건 좀 관리하긴 해야겠는데요?”

“그런데 네가 내 입에 고기를 집어넣었지?”


할 말이 없었다.


그러게, 당신이 왜 헛소리를 하셨어요?


“헛소리한다는 표정 지워라.”

“네.”


그렇게 투닥거리면서 먹다 보니 아까보다 불편함은 덜했다.


밥도 잘 넘어갔고 나름 맛있었으니까.


일단 원래 몸 주인 새하얀에게 미안하고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었다.


네 덕분에 먹은 비싼 밥 생각보다 맛있었다.


“너네도 이 숙소 써?”

“어? 이 숙소 알아요?”

“당연하지? 우리 숙소였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자 피식 미소를 흘리면서 추억에 젖은 눈으로 건물을 바라본다.


“되게 좁지? 핸드폰도 못 사용하고 옹기종기 붙어서 있으려니 고문이고?”

“살아보셔서 아시네요. 숙소에 땀 냄새도 나고 그러면서 남자들끼리 붙어있으려니 군대가 아닌 건 아는데 뭔가 군대 같아서요.”


무슨 소리냐며 표정을 살짝 찌푸리는 이현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


자신이 여기 나이가 18살이라는 걸 자꾸 까먹는다.


“아니! 군대는 안 가봤지만! 그, 그럴 것 같다고요!”

“난 또 군대 가본 사람처럼 말하길래. 군대는 엄청 다르다던데 내가 걱정이지.”


군대에 가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


어떻게든 공익으로 빠질 수 있다면 빠지라고 하는 게 군대였다.


군대 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 이현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아··· 군대 갈 나이가 벌써 됐어요?”

“뭐래, 우리 막내 아직 어려. 그렇지만 군대 갈 나이가 오고 있긴 하고.”


난 또 군대 당장 가는 줄 알았지.


근데··· 난 또 군대에 가야 하는 건가?


나 원래 세상에선 군대를 다녀왔는데···.


또 가? 진짜?


“갑자기 애가 왜 이래? 어? 왜, 왜 그래?”


순간 다리가 휘청이면서 벽을 짚었다.


내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살다 살다 소설 속에 들어와서 재입대를 해야 한다고?


“아··· 제발, 꿈이어라.”

“하얀아, 갑자기 왜 그래?”


형은 몰라서 그래요.


장난으로 재입대 이야기했는데 재입대하는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진짜로 재입대하는 사람의 심정을···.


“하아아아··· 여기가 지옥이지. 그래, 여기가 지옥이야···.”


내 안락한 보금자리로 돌려 보내줘.


이 나쁜 X끼들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0 k2******..
    작성일
    21.06.17 00:32
    No. 1

    고아라서 군대 안가도 되지 않나요..?
    아닌가...?
    내가 잘못알고있는건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이나름
    작성일
    21.06.17 09:04
    No. 2

    아, 그 부분은 따로 이야기를 다룰 생각입니다.
    원래 알고 계시는 대로 고아는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맞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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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번 작업실 +3 21.05.24 1,723 4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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