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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489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0.18 20:18
조회
2,099
추천
10
글자
9쪽

무쌍(無雙) - 01

DUMMY

언노운(UK).

모래와 피라미드, 그리고 식물이 자라고 거주가 가능한 오아시스가 존재하는 사막 지역. 오아시스 근처에 위치해 있는 마을들 중 조용하면서도 가장 요란한 곳은 바로 언노운의 옛 수도이다.

그래서인지 뜨거운 햇빛을 신경 쓰지 않는 디지몬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그들 중 몇몇은 술집을 겸하고 있는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여관에 들어가기도 한다. 내부는 깨끗하면서 화려하고 탁자엔 각각 다른 술들이 놓여 있었다.

그 중 한 자리에 앉아서 목이 긴 백자의 술병을 들어 술을 마시는 누군가가 있었다. 검은색 갑옷의 용인(龍人)형 디지몬으로 허리 오른쪽에 쌍검을 메고 있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안이 어두워지더니 무언가 크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불이 켜지자 영업을 준비하고 있던 주인은 그의 주위에 쓰러져있는 수십 명의 디지몬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들은 모두 후드가 달린 붉은색 망토를 두르고 있으며 목에는 안구 형태의 수정을, 손에는 작은 철추가 달려있는 낫이 쥐어져있었다.

그는 양손에 들고 있는 쌍검을 칼집에 집어넣고 부상당한 디지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판토몬(팬텀몬)인가. 누가 보내서 왔지?”


“···그 분이 보내서 왔다.”


“그 분? 아아, 데몬 말이로군.”


“감히 그 분의 이름을 함부로 말하다니!”


“아니, 뭐 어때서? 그건 그렇고 여길 떠나줬으면 하는데.”


“누구 마음대로!”


“내 마음대로지. 자비를 베풀어줄 때, 얼른 떠나라.”


“네, 네놈-!!!”


“당장 꺼지지 못해!”


살기와 기백이 담긴 그의 한 마디 말에 판토몬과 부하들은 간신히 일어나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그들이 사라지자 여러 명의 손님들이 여관 안으로 몰려오기 시작했고, 그는 주인에게 값을 치렀다. 이제 휴식을 취하려고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그 때 그의 앞에 한 명의 디지몬이 나타났다.

검은 가죽옷에 빨간 손수건을 팔에 두르고, 허리 양쪽에 총을 메고 있는 그는 한 쌍의 붉은 눈동자로 앞에 있는 용인형 디지몬을 보고 있었다. 차가우면서도 어두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주인에게 주문을 하더니 그가 앉아있던 자리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도 상대를 마주 보며 자리에 다시 앉았고, 둘 사이에 침묵과 어색함이 감돌았는데, 갑자기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오늘도 맥주를 시킨 거냐? 가끔은 지겹다는 생각 안 들어, 베르제브몬.”


“그러는 너도 화주(花酒)를 즐겨 마시잖아. 부탁이니 다른 술도 좀 마셔달라고, 가이오몬.”


가이오몬이라 불리는 검은 무사와 베르제브몬이라 불리는 마왕은 사소한 대화를 마치고는 크게 웃었다. 물론 안에 있는 손님들을 생각해서 적당한 높이의 음성을 냈고, 덕분에 밖으로 내쫓기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여관을 떠난 가이오몬과 베르제브몬은 사막을 걸어서 다음 마을로 향하다가 오아시스를 발견해 그곳에서 쉬었다. 여담으로 그들은 새벽까지 술을 마셨지만 딱히 불편한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거북하거나 힘들어 보이는 표정을 짓지도 않았고, 숙취에 좋은 음식도 먹지 않았다.

어쨌거나 바닥에 앉아 편히 쉬던 그들은 사방에서 살기가 쏟아져 나오자 옆으로 피했다. 몸을 이동한 순간 대낫이 모래바닥에 박혀있었고, 그것을 본 둘은 각자의 무기를 꺼냈다. 가이오몬과 베르제브몬이 쌍검과 샷건(산탄총) 2정을 양손에 쥐었을 때, 수십 명의 판토몬들이 홀연히 나타났다.

어제 가이오몬에게 혼쭐이 났던 자들로 대장으로 보이는 판토몬이 사슬을 잡아당겨 대낫을 회수하자 부하들도 똑같이 행동을 취했다.


“네 놈 때문에 난 그 분에게 엄청나게 혼이 났다! 다행히 처벌은 면했지만··· 어쨌든 그 분의 명령을 받들어 너희들을 죽여주마!”


“하하, 네가?”


“정말 웃기는군. 우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모, 못할 것도 없지!”


“어떻게 할래? 굳이 네가 나설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그럼 부탁하지.”


판토몬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대화를 나눈 후에 가이오몬은 한 발짝 앞으로 나섰고, 베르제브몬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다시 한 번 가이오몬과 싸우게 된 그들은 둥글게 포위를 하며 선제공격을 하려고 했다.


「패탄(覇彈)」


하지만 가이오몬이 먼저 행동을 취했다. 애검 「국린」에 머금어 있던 빛이 수십 개의 탄알이 되어 판토몬들을 덮쳤다. 절반 정도가 광탄(光彈)에 맞아 소멸하거나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큰 부상을 입었고, 나머지 절반은 몸을 움직여서 간신히 피했다.

일부 빗나간 광탄이 대지에 맞아 폭발을 일으켰고, 일종의 모래연막을 일으켜 시야를 가리자 그들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대신 대낫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지만 이미 빈틈은 드러났고, 그걸 노린 가이오몬이 조용히 움직여 「국린」으로 판토몬들을 베고, 급소를 찔렀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판토몬들은 전멸하고 대장 하나만 남게 되었다. 그는 부하들이 가이오몬의 손에 의해 소멸하자 공포와 흥분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어버렸다.


“캬아아아악! 죽어라아아아아아-!!!!!”


「소울 쵸퍼」


빠른 속도로 가이오몬의 등 뒤에 도달한 판토몬들의 대장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대낫을 휘둘렀다. 본인 입장에서는 혼신의 일격을 가하는 거지만, 정작 가이오몬은 조금 위험한 공격이라 여기며 이를 막기 위해 쌍검을 들었다.


[탕-!]


허나 어디선가 들려오는 총소리와 함께 대장 판토몬의 머리가 날아가 버렸다. 머리를 잃은 몸통을 축 늘어지며 데이터 가루와 함께 소멸했고, 가이오몬은 「국린」을 거두며 총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도와준 건 고마운데,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어.”


“알아. 하지만 친구가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그래, 맞는 말이야. 다시 한 번 고마워.”


자신을 도와준 베르제브몬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 가이오몬은 부상을 입은 소수의 판토몬과 알(디지타마)들을 그늘진 곳에 옮겨 두었다. 그 후에 베르제브몬이 자가용 운행수단인 「베히모스」를 소환해 자리에 앉았고, 가이오몬도 뒤에 올라타자 시동을 걸어 다음 마을을 향해 출발했다.


*


다크 에리어(DA).

이 지역의 맨 끝 북쪽에 있는 검은 성 안의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3명의 마왕이 있었다. 상석에 앉아있는 마왕은 등에 커다란 한 쌍의 날개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온 몸에 로브를 두르고 있는데 유일하게 드러난 눈빛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용암처럼 뜨거운 느낌을 들게 했다.


“···실패했나?”


“그런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후후후! 아무리 완전체라 해도 그들의 상대가 되지도 않는 언데드를 보내니 질 수 밖에 없지. 안 그래? 베리알반데몬.”


“크윽······. 리리스몬! 네 부하들이라고 해서 그들을 쓰러트릴 수나 있을까? 연약한 여시들뿐이니!”


“···방금 뭐라고 했어?!”


“그쯤 해둬라!”


상석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앉아있던 나풀거리는 보라색 옷 안에 딱 달라붙은 검은색 옷을 입은 요염하고도 아름다운 용모, 말 그대로 경국지색(傾國之色)인 여마왕 리리스몬과 왼쪽에 앉아있던 거대한 몸집에 강철의 갑옷을 두른 언데드의 마왕 베리알반데몬이 말다툼을 벌이자 상석의 마왕이 분노가 담긴 어조로 크게 외쳤다.

그로 인해 두 마왕은 말다툼을 멈추고 서로를 노려보는데 그가 입을 열어 나지막이 말하자 눈싸움을 멈추고는 그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베리알반데몬. 너는 베르제브몬과 함께 다니는 디지몬에 대해 조사해보고, 조사가 끝나면 나한테 보고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리리스몬. 그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실력이 뛰어난 부하들을 암살자로서 보낼 테니 준비를 마치도록 해라.”


“알았어요.”


“이만 나가라.”


그의 말에 베리알반데몬과 리리스몬은 고개를 숙여 작별인사를 건네고는 각자 자신의 본거지로 돌아갔다. 두 마왕형 디지몬이 이곳을 떠나고 어느새 회의실 안이 고요해지자 그는 턱에 주먹을 괴고는 앞날에 대해 생각했다.


‘베르제브몬과 함께 다닌다던 그 디지몬··· 이제부터 그들은 나의 야망을 방해할 지도 모른다. 화근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빨리 죽여야 하지만, 그 녀석의 정보가 확실하지 않으니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지.’


그는 오랫동안 생각을 했지만 이미 고려해둔 방침이 있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바로 당분간은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머리가 복잡해지자 품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담배연기를 천천히 빨아 당겼다가 빠르게 내뱉은 그는 7대 마왕의 『임시』 수장인 데몬, 아까 전에 베리알반데몬의 부하인 판토몬들을 보내 가이오몬을 죽이려고 했던 장본인이었다.

담배를 다 피우고 남은 부분을 쓰레기통에 버린 그는 날개를 펼쳐 어딘가로 날아갔다. 아무 없는 성 안에는 특유의 어두움만이 남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작가의말

다른 사이트에서 연재 완료된 작품이므로, 하루에 1편씩 올리겠습니다.


P.S.다시 보니 빼먹은 부분이 있는데 수정이 불가능하여 고치지 못해 삭제하고 다시 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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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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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7 하무린
    작성일
    19.02.05 16:54
    No. 1

    즐거운 설 되시고요. 잘보고 강추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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