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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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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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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3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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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쪽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9-

DUMMY

준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꿈에서처럼 고모(아스카)가 쓰러뜨려야 할 적(아포칼립스)과 대치했으며, 그가 만들어낸 암흑의 창에 심장이 꿰뚫려 죽음을 맞이하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꾼 꿈이 예지몽이라는 사실에 1차적인 충격을 받았고, 아스카의 사망에 2차적인 충격을 받았다. 그 때문에 비통해하다가 노조무가 암흑의 창을 뽑아내려고 하자 제일 먼저 협력했다. 손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참으며 가족들과 두 명의 친구, 샤우트몬EX6의 도움으로 암흑의 창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스카의 시체에서 화염과도 같은 빛이 뿜어져 나왔고, 상처가 완전히 아물면서 벌떡 일어섰다. 죽음에서 부활한 아스카는 아포칼립스에 의해 변형된 틈새의 공간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등 뒤에 불사조의 형상을 한 에너지를 드러내며 다시 한 번 대치 상태를 이뤘다.


“···도대체 네 정체가 뭐냐?”


“나는 타치바나 아스카. 이차원을 떠돌아다니는 여행자(Traveler)이며 불(Fire)이요, 생명(Life)이라. 지금 그리고 영원히(Now and Forever). 나는 피닉스다(I AM PHOENIX)!”


스스로를 정의하는 것처럼 자기소개를 한 아스카는 전이 마법··· 이 아니라 공간을 통째로 끌어와 동료들을 자신의 곁으로 불러들였다. 아포칼립스가 장악하고 있는 틈새에서 『신』에 가까운 힘을 발휘하자 피아를 가리지 않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라클. 당신을 포함한 『반신』들의 힘을 억제하고 있는 맹세를 무효화해도 되겠습니까?”


“···알고 있었나?”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깨닫게 된 건 부활하고 나서였고요.”


“으흠, 고맙지만 사양하겠어.”


“지금의 너라면 일시적이기는 해도 맹세를 무효화할 수 있겠지만, 힘이 엄청나게 소모되어 아포칼립스와 싸울 때 불리하게 적용될 거다.”


여기서 언급된 맹세란 디지털 월드에 위기가 닥치지 않는 이상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포칼립스 역시 대상에 포함되어 있는데, 『신』의 뜻에 따라 디지털 월드의 균형을 이룬다는 아포칼립스의 목적이 디지털 월드의 위기로 직결되지 않다고 여겨진 모양이다.

그러니까 맹세의 효력이 유지되어 『반신』들은 아포칼립스를 상대로 전력을 낼 수가 없었고, 주술진이 발동되고 나서는 싸움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자아냈다.


“알겠습니다. 대신 후방에서 지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것까진 거절하지 않겠네.”


“맡겨달라고!”


“실망시키지 않겠다.”


“안심하고 싸움에 전념하세요.”


“그대들은 아스카를 도와 아포칼립스를 쓰러뜨려라.”


오라클, 노완동, 페라리우스, 디지털 월드의 안정을 바라는 자<호메오스타시스>, 위그드라실과 호메로스가 차례대로 말을 했고, 뒤로 물러나면서 부상을 입은 디지몬들을 치료하는 노조무와 시스터몬 자매를 도왔다. 이런 이유로 안심할 수 있게 되자 아스카는 피닉스 포스의 힘을 틈새에 퍼뜨렸다.


“···일종의 필드를 형성했군.”


“게임 용어로 설명하자면 우리들은 버프(Buff)를, 너는 디버프(Debuff)를 받게 된다.”


“내가 그걸 허용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힘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음을 느끼며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아포칼립스는 다시 한 번 암흑의 창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수십 수백 개로 늘려서 퍼붓듯이 내리는 비처럼 일제히 날렸는데, 아스카는 「공간전이」를 사용하여 암흑의 창을 주인에게 되돌려 보냈다.


「프로텍트(Protect)」


“역시 막아냈군.”


“제 꾀에 제가 넘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게 말이야.”


타로 카드에서 뿜어져 나온 마력이 반투명한 방어막이 되어서 암흑의 창을 막아내자 디지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싸워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뒤에서 털썩하는 소리가 들리자 자연스럽게 시선이 모였다.

거기에는 준이 크로스로더를 쥔 채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상태가 안 좋다는 걸 증명하듯이 창백한 안색을 하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스카는 조카를 진찰하기 전에 아포칼립스가 빈틈을 노리지 않도록 촉수의 형태를 한 에너지를 만들어내어 온 몸을 휘감아버렸다.


“고모···.”


“미안하지만 본론부터 말할게. 생명력이 상당히 줄어들었고, 현 상태에서 디지크로스를 하게 되면 십중팔구 죽게 돼.”


“그럴 수가!”


“원래라면 내 힘으로 생명력을 보충해줘야 하는데··· 아포칼립스가 방해를 하면 더 위험해질 수도 있어.”


아스카의 말이 끝나가기 무섭게 아포칼립스가 에너지 촉수를 끊어서 소멸시키고는 「아골장」을 치켜들었다. 허공에 마법진이 생겨나면서 검은색의 구체가 튀어나왔고, 『반신』들이 방어막을 형성해서 아포칼립스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런데 검은색의 구체에 저주가 담겨져 있었는지 접촉하는 순간 방어막이 썩어서 문드러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방어막은 곧바로 녹아버리듯 사라졌고, 아스카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백마법의 정화 주문을 발동했다.


「홀리 브레스(Holy Bless)<정화결계(淨化結界)>」


“···알겠어요. 아포칼립스와 싸우는 데 집중해주세요.”


“준!”


“미안.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까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결국 준은 대(아포칼립스 토벌)를 위해 소(생명력 회복)를 포기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스카는 최대한 빠르게 아포칼립스를 쓰러뜨리기로 마음먹었다. 여담으로 노조무에게 준의 생명력을 채우는 일을 맡길까 생각도 해봤지만 잘못하면 아들과 조카 양측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어서 금방 철회했다.

어쨌든 아스카의 강철 같은 의지에 피닉스 포스의 힘으로 만들어낸 필드가 영향을 받으면서 몇몇 디지몬들에게 빛을 비췄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카이젤그레이몬, 매그너가루루몬(매그너가루몬), 바그라몬, 다크나이트몬, 아폴로몬, 디아나몬이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 힘은?”


“새로운 강함이라는 건가?”


“동생아, 우리가 힘을 합쳐야할 것 같구나.”


“알겠습니다, 형님. 유코, 디지크로스를 부탁한다.”


“우리도 해볼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에인션트 스피릿 에볼루션!]


[디지크로스!]


[조그레스 진화!]


카이젤그레이몬과 매그너가루루몬, 바그라몬과 다크나이트몬, 아폴로몬과 디아나몬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첫 번째는 일본 신화의 창세신 중 하나의 이름을 유래로 한 신인형 디지몬이고, 두 번째는 바그라몬을 기반으로 하되 왼쪽 신체는 다크나이트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머리카락이 검은 화염처럼 타올랐고, 세 번째는 엑자몬을 초라하게 만드는 크기에 빅뱅급 에너지를 신체 내부에 구축하고 있는 은하형 디지몬이었다.


“스사노오몬!”


“다크네스바그라몬!”


“그레이스노바몬!”


“···할 말을 잃게 만드는군.”


「팔뢰신(야쿠사노이카즈치)」


「갓 오브 데스 스내쳐」


「칼리돈 아르쿠스」


스사노오몬이 카이젤그레이몬과 매그너가루루몬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제로 암즈 : 오로치」에서 나온 빛의 검을 파괴의 번개로 바꾸어 지상으로 내리쬐게 만들었고, 다크네스바그라몬이 여전히 새하얀 의수로 아포칼립스의 영혼을 뽑아냈고, 그레이스노바몬이 등에 두른 8개의 칼날 「멜리아그로스」를 사출해 노출된 영혼을 공격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해 고통을 느낀 아포칼립스는 빠져나온 영혼을 육체로 되돌려 보내고는 「아골장」을 휘둘렀다. 무형의 파장이 세 디지몬을 덮쳤고,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들은 방어를 하여 상처를 최소화했다. 어쨌거나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자 다른 디지몬들도 아포칼립스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목숨을 불태워 만들어낸 새로운 오의, 받아 보거라-!!!”


「흑룡인화궁(黑龍燐火弓)」


「빙수신조(氷獸神爪)」


「오메가 블레이드」


「하이퍼 데스 레이저(Hyper Death Laser)」


「사염 연옥」


「킹 몽킥」


「바나나 슬립」


「다크 스피릿」


「공간 파편(空間破片)」


가이오몬은 두 자루의 「국린」을 하나로 합쳐 활을 만들어내고, 에너지로 이루어진 활시위를 당겨 흑룡의 형상을 한 빛의 화살을 발사했다. 판쟈몬(화이트레오몬)은 「빙수신장」의 손아귀로 냉기를 모아 찍거나 할퀴어 외상(外傷)과 동상(凍傷)을 동시에 입혀 이중으로 피해를 줬다. 라스트··· 녹색의 피부를 지닌 돌연변이라서 일족에게 내쫒긴 임페리얼드라몬(황제드라몬)은 오메가몬의 유품인 「오메가 블레이드」로 육체를 베어버려 구성 데이터를 초기화하기 시작했다.

물론 자격을 잃어버렸다고는 해도 『반신』이라는 점 때문에 초기화 속도가 엄청 느렸고, 조금이라도 효과를 강화시키기 위해 데스몬은 왼쪽의 강철 의수에서 한 줄기의 강력한 파괴 광선을 발사했다. 고쿠몬(고크몬)은 팔의 화염 방사기에서 천국과 지옥 사이에 있다고 전해지는 연옥(煉獄)의 맹렬한 불을 내뿜었다.

아포칼립스가 어떻게든 대항하며 우세를 놓치지 않으려는 가운데, 킹에테몬은 자칭 임금님으로서 강력한 발차기를 날렸다. 그리고 메탈에테몬은 형을 돕고자 바나나 껍질을 던져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 에테몬은 평범한 적은 소멸시키는 데 어렵지 않은 암흑의 구체를 던져 견제를 했다.

마지막으로 블랙 맘바라는 별명을 가진 사쿠야몬(샤크라몬)은 고대의 술법을 사용했다. 공간을 쪼개어 무기의 형태로 만들었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공간으로 다시 분해되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서 어떻게는 상처를 입히려고 했다.


“이제 우리 차례로군.”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결코 우습게 여기지 말라고!”


「헤븐즈 게이트」


「다크니스 웨이브」


「합인류 다중 분신 참살(合忍流 多衆分身 慘殺)」


「화이트 스펠」


완전체 둘, 성숙기 하나, 아머체 둘로 이루어진 다섯 디지몬이 차례대로 공격을 개시했다. 홀레엔젤몬(홀리엔젤몬)은 성검 「엑스칼리버」로 원을 그려 아공간으로 통하는 문을 출현시켰다.

아포칼립스가 「아골장」을 땅에 박고 빨려 들어가지 않게 버티자 레이디데비몬(레이디데블몬)은 박쥐와 같은 암흑의 비상물을 무수히 발사했다. 이어서 이가몬(닌자몬)과 슈리몬(수리몬)은 수많은 분신을 소환하고 나서 등의 칼과 큰 수리검을 휘둘러 난도질했다.

상처를 입었음에도 금방 회복해서 역공을 가하는 아포칼립스에게 대항하기 위해 바로몬은 디지털 월드의 백마법을 사용했다. 아스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효과가 있어서 아포칼립스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전영열파」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태장계만다라·광휘(胎藏界曼荼羅·光輝)」


“창문 100개 중 2개가 깨지면? 윈도우 98!”


「익스플로젼 개그(Explosion Gag)」


다음 공격은 디지크로스가 해제되지 않은 디지몬들이 맡았다. 하이비전 모니터몬은 주변의 기운을 입자로 변환시키고는 「전자환」에 감아 발사했다. 와이즈몬과 리리몬(릴리몬)은 「시공석」에서 강렬한 빛을 일으켰고, 쿠즈하몬과 발두르몬은 「퍼지 샤인」이 깃든 정화 결계를 만들어 아포칼립스의 힘을 약화시켰다.

다크슈퍼스타몬과 베츠몬은 개그를 펼치는데 정신적인 타격뿐만이 아니라 육체가 폭발한다는 물리적인 타격도 주었다. 비록 치명상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몸 상태를 악화시키는 데에는 성공하자 이번에는 로얄 나이츠가 나섰다.


「궁극전인왕룡검」


「쿼 바디스」


「익스트림 지하드」


「더블 드래곤 거스트(Double Dragon Gust)」


「미학진리(美學眞理)」


「샤이닝 V 포스」


「햐드닝 왈츠」


「수르트 브랜더」


「아이네 빌리언」


「펜드래건즈 글로리」


「지신! 신명! 신치! 친부!」


「아우스제네릭스」


알파몬은 자신의 친구이자 가이오몬의 아버지인 오류우몬의 유품, 「궁극전인왕룡검」을 휘둘렀다. 깔끔하게 베어버리려고 했지만 아포칼립스는 「아골장」을 한 자루의 장검으로 변형하여 스스로를 보호했다. 이에 크림존 모드로 각성하 듀크몬은 「궁니르」를 던졌다. 적중한다면 전자분해되어 이차원의 저편으로 매장되겠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낳았다.

계속해서 X항체로 각성한 마그나몬(매그너몬)은 디지멘탈의 힘을 극한까지 모았다가 전신에서 에너지파를 방사했다. 듀나스몬 역시 X항체를 사용했고, 머리 부분의 거대한 뿔에 화룡과 빙룡의 힘을 휘감으며 몸 전체를 무기 삼아 돌진했다.

로드나이트몬은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X항체를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아군에게도 피해를 입히는 「미학만세」를 보완한, 아포칼립스 단 한 명에게만 악영향 및 치명상을 입히는 오의를 선보였다.

반대로 알포스브이드라몬은 기존 형태에 미래를 믿은 「마음」을 통해 발현된 퓨처 모드와 X항체 각성까지 사용해가면서 가슴의 V자형 아머에서 광선을 소사했다. 참고로 크레니엄몬과 슬레이프몬도 X항체를 사용하여 각성을 했지만··· 필살기 이름은 공개됐으나 그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는 어른의 현실적인 사정으로 인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아무튼 간에 두프트몬도 X항체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고 손에 들린 검으로 1초간에 1조 번의 찌르기를 내보냈다. 엑자몬은 허공으로 날아올라 거대한 창, 「암브로시우스」에 고출력의 레이저 사격을 실행했다. 두 디지몬의 공격에 방어로 대처하던 아포칼립스는 타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역공을 위한 준비를 하려는데, 사제지간(師弟之間)인 간쿠몬과 제스몬이 나서서 방해했다. 스승(간쿠몬)은 신체에서 발하는 「하누카무이」의 특수 능력, 일명 스탠드를 발현하여 일시적으로 시간을 정지하고는 천벌이 담긴 주먹으로 두들겨 팼다. 그리고 제자(제스몬)는 자신의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고쳐,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고는 「아트」, 「르네」, 「포르」를 불러내어 함께 맞서 싸웠다.


“그나마 오메가몬이 없는 게 다행이로군.”


“과연 그럴까?”


「인페르노 커터(Inferno Cutter)」


「더블 임팩트」


「밤 시지(Bomb Siege)」


「다크 노아(Dark Noah)」


「로스트룸」


「램프란투스」


「파라다이스 로스트」


이제 7대 마왕의 차례가 왔다. 데몬(마왕몬)은 초고열의 지옥의 화염을 두른 「흑염」으로 아포칼립스의 머리에 도끼자국을 내려고 했다. 매제(손아래 누이의 남편)인 베르제브몬은 X항체의 힘으로 각성하고는 「베렌헤나」를 연사했다. 여동생인 리리스몬은 현재 남아있는 모든 폭탄을 던져 일제히 터뜨리는 것으로 포위를 겸한 타격을 가했다.

발바몬은 지팡이를 바닥에 꽂고 양손을 벌려 암흑의 구체를 모으고 나서 정면을 향해 던졌다. 디지털 월드의 흑마법 중 최강의 주문이지만, 아포칼립스에게는 어둠과 악을 다스리는 권능이 약하게나마 남아있어서 손쉽게 소멸시켰다.

그 과정에서 빈틈이 생겨났고, 리바이어몬은 제일 먼저 거대한 턱을 벌려 아포칼립스를 씹어버리려고 했다. 물론 방어막에 가로막혀서 입을 다무는 게 불가능해지자 고개를 내저어 멀리 던져버렸다.

벨페몬은 몸을 휘감은 쇠사슬을 푼 다음에 검은 불꽃을 발하고는 아포칼립스를 향해 던졌다. 패턴이 단순해서 막아낼 필요도 없이 그저 피했는데, 어느새 뒤로 이동한 폴다운 모드의 루체몬이 쇠사슬을 잡아서 아포칼립스를 묶고는 주먹으로 두들겨 팼다. 마지막에는 어퍼컷을 날려 하늘 높이 띄웠고, 사지를 고정해 지면에 처박아버렸다.


“큭!”


“다음은 너희 차례다.”


“알고 있습니다.”


「세븐 헤븐즈」


「세피로트 크리스탈」


「헤븐즈 저지먼트」


벨페몬의 쇠사슬이 되돌아감과 동시에 3대 천사가 나섰다. 세라피몬은 7개의 초열광구를 만들어 내어 아포칼립스에게 해방시켰는데, 직진하는 듯하다가 궤도를 틀며 사방에서 덮쳤다.

오파니몬(오퍼니몬)은 방패에서 10개의 크리스탈 구체를 만들어 던졌다. 이번에는 직진을 하는데, 케루비몬(켈비몬)이 거대한 뇌운을 불러들어 무수한 번개를 떨어뜨렸다. 두 디지몬의 합동 공격에 아포칼립스는 굳은 표정으로 모두 막아냈다.


“우리들의 심판을 받아라!”


“너희 따위가?”


「헬 오브 크라이스트(Hell Of Christ)」


「와이드 프라즈먼트」


아포칼립스가 올림푸스 12신을 비웃으며 대폭발을 일으킬 정도의 강력한 에너지를 방사했다. 아군의 보호와 자신들을 비웃은 아포칼립스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피테르몬은 래스 모드로 각성한 후, 초고압의 플라즈마로 변화시킨 육체와 한 자루의 검으로 주위 전체에 천벌을 내렸다.


「러브 바스켓」


「웨이브 오브 뎁스」


「아일랜드 프리폴」


「매드니스 메리고라운드」


「스피리츄얼 인첸트」


「무한파동」


「봄버 아트」


「피스 판타지아」


「파티 오브 더 헤븐」


「해가드 클러스터」


아포칼립스의 마법과 유피테르몬의 필살기가 충돌하면서 소멸에 이르자 유노몬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힘이 담긴 바구니를 소환하여 힘껏 던졌다. 넵튠몬은 특대 해일을 일으켜 아포칼립스를 집어삼켰고, 케레스몬은 암석과 비옥한 토양으로 이루어진 몸을 낙하하여 충돌을 일으켰다.

미네르바몬은 대검 「올림피아」를 들고 회오리가 만들어질 정도로 회전하면서 마구잡이로 베어버렸고, 메르크리몬은 애용하는 단도 「아즈텍」으로 공간을 베어 이세계의 마물을 소환했다. 네 디지몬의 공격에 반격하기 위해 아포칼립스는 창으로 변형시킨 「아골장」을 사용했고, 메르크리몬의 경우에는 적의 공격을 무효로 하거나, 소환된 이차원의 생물을 원래 세계로 되돌려버리는 「리턴(Return)」의 카드로 막아냈다.

이제 다섯 디지몬이 남았는데, 마르스몬은 불기둥 또는 충격파를 손에서 발사한 뒤에 펀치를 날리는 것으로 콤보를 퍼부었다. 불카누스몬은 용접할 때 사용하는 화염을 방사했고, 베누스몬은 은밀히 새 「올리브」를 보내 아포칼립스의 머리를 쪼게 했다.

그 영향으로 아포칼립스가 아주 잠깐이나마 평화적인 성격을 가지게 됐고, 크래플런스 모드로 각성한 바커스몬은 여러 종류의 술을 꺼내 연회를 열었다. 분위기에 휩쓸려 잠시 방심하게 되었고, 플루토몬은 온몸에 있는 날카로운 이빨이 늘어선 입을 벌리며 검은색의 광선을 발사했다.


“···아무래도 생각을 바꿔야할 것 같군.”


「비모하나」


「아시파트라바나」


「베다카」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으며 올림푸스 12신을 비웃은 것을 철회한 아포칼립스. 그가 부상을 회복하기 전에 데바(십이신장)가 콤비네이션을 이뤄서 공격했다.

미히라몬이 팔각봉의 삼절곤으로 변화시킨 꼬리, 「바오방」을 지면에 내리 후려쳐 주위에 충격파를 일으켰다. 인디라몬(인티라몬)은 날카로운 도끼로 변화시킨 양손, 「바오후」와 함께 몸을 축으로 삼아 춤을 추듯이 회전하여 절단했다. 마지라몬(마니라몬)은 빛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어 모습을 감추고는 모든 털을 54만원의 가격에 해당하는 108개의 「파오스」로 바꿔서 발사했다.


「슈바보자나」


「푸야바하」


「라우라바」


챠츠라몬(카두라몬)은 자신의 몸을 「파오트이」라는 거대한 망치로 변화시켜 지면과 충돌하는 것으로 대지진을 일으켰다. 신두라몬(신드라몬)은 등에 짊어진 황금색 금강저, 「바오쯔우」에서 발하는 강렬한 전격을 방출했다. 이를 성가시게 여긴 아포칼립스가 마력으로 이루어진 구체를 만들어내어 던지자 마쿠라몬(마구라몬)이 보옥, 「파오유」에 흡수하듯 가두고는 곧장 소멸시켰다.


「크리슈나」


「아돔크하」


「바후니쥬바라」


산디라몬(산티라몬)은 입으로부터 빛의 창, 「파오구」를 토해내고, 꼬리에 걸어 손재주 있게 휘둘렀다. 한 번 벨 때마다 사라지지만, 기력이 계속되는 한, 몇 개라도 토내핼 수 있을뿐더러 예리함이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인다라몬(인디라몬)이 등에 짊어진 거대한 나팔, 「파오페이」를 양손으로 잡아서 입에 갖다 대고 폐활량을 끝까지 활용하여 초음파를 발했다. 파지라몬은 석궁, 「파오곤」에서 특수한 화살을 쏘아 악몽을 보게 만듦으로서 아포칼립스를 잠시나마 무력화시켰다.


「스카라」


「로다」


「크리미샤」


비카라라몬(비가라몬)은 입에서 토해낸 네 가지 색의 「구륜」으로 아포칼립스의 신체에 구멍을 내거나, 붙잡거나, 허공에 띄웠다가 바닥에 처박거나, 아군이 받은 상처를 낫게 만들었다. 바지라몬은 허리에 찬 두 자루의 검, 「파오첸」을 땅에 찔러 진동파를 발산했다. 굼비라몬은 분신을 만들어내고 등에 짊어진 녹색 금강저, 「파오츠」를 자유자재로 조종하여 공격했다.


“모두가 힘을 합쳤는데도 저렇게나 멀쩡하다니.”


“너희들의 공격이 끝났으니 이번에는 내가······.”


“얼어붙은 영혼을 가진 패왕. 나에게 부여하라, 빙결의 분노를!”


「다이너스트 브레스(Dynast Breath)<패왕빙하열(覇王氷河烈)>」


주문 영창을 마친 노조무가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한 아포칼립스를 마력의 얼음으로 빙결시키고는 얼음 안에 가둬버렸다. 얼마 안 돼서 얼음이 박살났지만, 잭과 후마는 원거리에서 BFG으로, 근거리에서 농수로 아포칼립스를 공격했다.

아스카의 아들인 노조무는 둘째 치더라도 측근이나 다름없는 잭과 후마는 봐줄 생각이 없는지 허공에 무수한 수의 암흑의 창을 만들어 세례를 퍼부었다. 후마는 닌자이다 보니 기술을 사용해서 회피했고, 잭은 BFG을 일부로 폭주시켜 암흑의 창과 함께 사라지게 만들었다.

다만 충격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부상을 입게 됐다. 특히 오른팔의 살이 찢어져서 뼈가 드러났는데, 교원섬유를 포함하는 유기질 성분과 칼슘 등의 무기질 성분, 수분이 아니라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뭐라고?!”


“들켜버렸군요.”


“네 놈, 인간이 아닌 거냐?”


“원래는 인간이었습니다. 다만 악의 조직이라 불러도 무방한 집단에게 납치당하고 개조되어 사이보그가 되었지만, 실패작 취급을 받아 버려지게 됐습니다.”


“당시 「그녀」에 의해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게 된 나는 잭을 발견해서 일단 사이보그로서 완성시켰어. 그런 다음에 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힘을 총동원해서 인간으로 되돌리려고 했는데··· 어째서인지 거절하더라고.”


잭의 정체와 사연을 알게 된 그들은 자연스럽게 아스카를 바라봤다. 연륜, 연애 및 결혼 경험, 본능적인 감으로 잭이 인간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려는 이유를 알아차렸다. 바로 아스카에게 마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이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이었다.

참고로 아스카 역시 잭의 마음을 눈치 채고 있었으나 유일하게 사랑했던 연인을 잊지 못하는 터라 그저 동료 겸 부하로서 대했다. 어쨌거나 전황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을 때,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준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고모와 디지몬들을 바라봤다.


“어떻게 하면 좋지?”


‘네가 원한다면 내가 힘을 보태주마.’


‘누구세요?’


‘나에겐 이름이 없단다. 대신 저 아이들이 『반신』이라고 불리듯이, 나 역시 『신』이라고 불린단다.’


‘당신이 아포칼립스를 반란의 주범으로 만든 장본인이군요.’


‘맞아. 그리고 이젠 저 아이에게 안식을 주려고 하지.’


‘······어떻게 하실 건데요?’


‘지금까지 소모된 너의 수명을 채워주마. 물론 디지크로스를 하게 된다면 절반 이상이 줄어들겠지만.’


‘좋아요.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텔레파시처럼 대화를 나눈 뒤에 준은 『신』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신』은 아스카조차 하지 못한 수명의 조작을 행했다. 그러고 나서 『신』이 사라지고, 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크로스로더를 공중에 띄웠다.

제일 먼저 이상 현상을 깨달은 아스카가 조카의 이름을 불러 행동을 저지하려고 했으나 이미 늦어버렸다. 백은의 크로스로더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데, 그 힘을 견디지 못해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다가 결국 박살이 나버렸다.

모두들 충격과 걱정이 담긴 눈으로 준을 바라보는데, 이와는 별개로 빛은 틈새를 가득 채웠다. 곧이어 지상에 있는 천사형 디지몬 부대와 유격대의 일원에 디지털 월드를 돌아다니면서 인연을 맺은 디지몬은 물론이고 심지어 죽은 이들이 틈새 안으로 들어왔다.


“오랜만이군, 가이오몬.”


“발키리몬?!”


“다들 여기에 모여 있군.”


“오메가몬?!”


“4성수를 대신해서 이 몸이 대신 왔다!”


“황롱몬(황룡몬)까지-!!!”


“샤우트몬. 마음 단단히 먹어.”


“어, 아! 그래!”


[파이널 크로스!]


샤우트몬을 중심으로 바리스타몬, 도루루몬, 스타몬즈, 스패로우몬을 포함해서 베르제브몬<바알몬>, 스파다몬, 데커드라몬, 사이버드라몬, 츠와몬, 시스터몬 자매 같이 싸움에 나서지 못한 디지몬들과 틈새로 들어온 다른 디지몬들 및 죽은 자들이 모여들었다.

이윽고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는데, X7이나 EX6보다 훨씬 크며 가슴의 V자 장식을 제외한 다른 부분이 모두 황금색으로 되어 있으며 등짝에도 기존의 기계 날개 대신 빛의 날개가 달려 있었다. 성장과 기적을 통해 전혀 생각지 못한 형태로 강함을 얻은 그의 이름은!


“샤우트몬X7 슈페리올 모드!”


“세상에 맙소사.”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야겠군!”


“택티몬. 「사철 봉신환」의 봉인을··· 해제한다!”


다크네스바그라몬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택티몬은 쇠사슬을 풀어내고는 칼집에서 검을 뽑았다. 뱀의 형상을 한 장기(?氣)를 내뿜고 있는 「사철 봉신환」을 다섯 번 휘둘러 여러 개의 참격을 채찍처럼 동시에 날리는 「오의 태도 오릉곽」으로 아포칼립스를 공격했다.


「태극」


「블랙 토네이도」


「무의 태도 육도윤회」


「흑오참벌(黑烏斬伐)」


다른 디지몬들이 지원을 하는 가운데, 황롱몬은 빛과 어둠의 2극으로 분해시켜 무(無)로 돌려보낼 정도의 필살기를 사용했다. 비록 사라지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큰 타격을 입히는 데는 성공했다.

블랙워그레이몬은 원수(문밀레니엄몬)의 창조주나 다름없는 아포칼립스에게 복수를 하고자 스스로 회전해 검은색의 회오리가 되어 돌격했다. 복부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아물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빈틈이 드러나자 택티몬은 「사철 봉신환」을 여섯 번 휘둘러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그로 인해 아포칼립스는 잠시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됐고, 레이븐이 「이유태가(이라타가)의 검」을 치켜들었다가 내리쳐 죄인을 처형하듯이 베어버렸다. 이 역시 아포칼립스를 죽이기에는 위력이 약했으나 잠시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받아라!”


「업보의 검<카르마 블레이드(Karma Blade)>」


디지몬들이 필살기나 마법, 오의를 아포칼립스에게 퍼붓는 동안 아스카는 최강의 오의를 펼쳤다. 한 자루의 검을 오른손에 쥐고 휘두르는데, 아포칼립스가 종이 한 장의 간격으로 대각선으로 도약하여 일격을 피했다.

평소라면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쉬겠지만,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간격을 좁히고 오른손을 완전히 휘두르자 그 기세 그대로 몸을 돌리고 왼손에 생겨난 자신과 타인의 업보로 만들어낸 검을 펼쳐내었다.

「업보의 검<카르마 블레이드(Karma Blade)>」는 위력이 강력한 만큼 체력, 마력, 정신력, 수명의 소모가 엄청나고, 최대 10년 동안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아포칼립스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설마하니 두 자루를 사용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해서 경악을 하다가 「아골장」을 검으로 변형시켜 막아내려고 했다.

검은색과 하얀색이 교차하고, 아무런 저항도 없이 업보의 검이 베어낸 것은 아포칼립스의 손에 든 한 자루의 검이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아골장」은 다시 복구된다.”


“하지만 때는 늦었어.”


「파이널 크로스 블레이드」


아스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샤우트몬X7 슈페리올 모드가 마이크를 거대한 검으로 변화시키고는 아포칼립스의 심장을 찔렀다. 피를 토하며 괴로워하는 아포칼립스와 눈을 마주친 샤우트몬X7 슈페리올 모드는 이런 말을 하며 검을 위로 휘둘렀다가 아래로 내려치는 것으로 신체를 좌우로 갈라버렸다.


“잘 가라. 악의 권능을 다루던 무력한 영(靈)이여.”


*


반년 후.

아포칼립스는 샤우트몬X7 슈페리올 모드의 공격을 마지막으로 죽음에 가까운 상태를 맞이했다. 이로서 길면서도 짧았던 싸움이 끝을 맺었다. 다만 죽었던 이들이 되살아난다거나 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준은 저승사자의 뒤를 따르지는 않았지만, 스무 살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3~4년밖에 살지 못하는 시한부의 삶을 살게 되었다.


“운이 좋으면 고등학교에는 입학할 수 있겠어.”


“···그런 말하지 마.”


“미안해, 형.”


“준!”


“류이치. 유코.”


“몸은 괜찮아?”


“응.”


통학 중에 대화를 나누던 타치바나 형제는 류이치, 유코와 만나 같이 걸어갔다. 도중에 진은 고등학교로 향했고, 세 명의 아이는 중학교로 향했다. 노조무는 현재 아스카의 곁에 있는데, 전학 절차를 밟아 학교를 다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편 디지털 월드에서는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에 소속됐던 디지몬들, 3대 천사, 로얄 나이츠, 올림푸스 12신, 4성수 및 데바, 7대 마왕이 힘을 합쳐 전후 처리를 하고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7대 마왕의 세력은 크게 약화되었고, 다시 한 번 조약을 맺어서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했다.


“아스카, 어째서 우리를 불러 모은 거야?”


“반드시 알아내야할 게 있어서요.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나?”


오라클의 말에 아스카는 자신이 생각한 방법을 알려줬다. 여섯 명의 『반신』이 육망성을 이루고, 아스카가 피닉스 포스의 힘을 사용하여 빛을 일으켰다. 환한 빛이 눈을 부시게 만들지만 아스카와 여섯 명의 『반신』에게는 피해를 끼치지 못했고, 노조무, 레이븐, 잭, 후마는 미리 선글라스를 써서 보호했다.

약 3분 뒤에 빛은 사그라졌고, 육망성의 중심에 아스카와 유키토의 어머니이자 진, 준, 노조무의 할머니인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아스카만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요.”


“네가 날 불러낼 줄은 생각도 못했어.”


“당신의 힘을 티끌만큼이나마 물려받은 창조물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잠깐! 지금 뭐라고 했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녀」가 바로 『신』이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아스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멍하게 있던 『반신』들은 설마 하는 심정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그녀」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여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잠시 숨 쉬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충격을 받은 『반신』들을 뒤로 하고 「그녀」와 아스카는 대화를 나눴다.


“어떻게 알아냈니?”


“블랙 버틀러가 자신의 모습을 그이··· 나의 남편, 노조무의 아버지로 바꾸더군요. 그이에 대해 아는 존재는 절 제외한다면 후마와 당신밖에 없죠. 후마가 가장 좋아하는 건 혼돈이지만,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는 건 불가능해요.”


“반면에 나는 아포칼립스에게 도움이 되도록 블랙 버틀러를 만들어냈고, 너와 싸울 때 우세를 점하라고 사위의 생김새를 뇌로 전송시켰지.”


“···바로 인정할 줄은 몰랐는데.”


“부정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까. 어쨌든 간에 또 다른 이유는 없니?”


“아포칼립스와의 최종 결전 때, 준의 생명력과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디지크로스를 금지했는데, 갑자기 생명력이 가득 채워지더군요. 그리고 파이널 크로스를 한 뒤에 남은 수명이 절반으로 변경됐고요. 애초에 준의 수명을 조작한 당신이 또 다시 조작하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혹시 준의 기억을 읽었니?”


“예! 물론 허가를 받았죠. 그나저나 목소리를 변조하지 않았더군요. 금방 알아차렸는데, 혹시 일부로 그런 건가요?”


“글쎄. 흠, 내가 『신』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포칼립스가 샤우트몬X7 슈페리올 모드에게 양단된 이후의 광경을 목격했겠구나.”


“그야 당연하죠.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아포칼립스의 영혼을 거둔 거예요?”


“어둠과 악을 관장하는 그 아이가 무력해진다면 디지털 월드에는 빛과 선으로만 가득 차게 될 테니까. 아포칼립스는 새롭게 다시 태어나면서 그 동안의 기억이 지워질 테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녀」의 말에 드디어 제정신을 차린 『반신』들과 아스카를 비롯한 피닉스 패밀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더 이상 질문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어중간하게 넘길 수는 없어서 우선 「그녀」를 마주봤다.


“도대체 뭣 때문에 그런 건데요?”


“널 강하게 만들고, 내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의 뒤처리를 위해서.”


“···본인이 직접 나서면 안 됩니까?”


“이 육체는 아바타<화신>라서 제약이 많아. 실체는 강림 자체가 불가능하고.”


“기가 막힐 따름이네요!”


“뭐, 시간이 지나면 이해하게 될 거야. 아참! 의뢰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자세한 얘기는 매트릭스에서 하고 싶어.”


“······바로 뒤처리입니까. 나 원 참! 일단 장소를 옮기죠.”


등 뒤쪽에 「공간전이」의 마법진을 만들어낸 아스카는 노조무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레이븐, 잭, 후마도 차례대로 안으로 들어갔고, 「그녀」는 『반신』들을 향해 살짝 윙크를 하고는 피닉스 패밀리의 뒤를 따라갔다.

형제자매 외에는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진실을 알게 된 『반신』들은 정신적으로 지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휴식을 취할 마음에 각자 알아서 떠나갔다. 말 그대로 텅 비어버린 이곳에 햇빛과 바람이 감돌았고, 그렇게 평소처럼 시간이 흘렀다.


[무쌍(無雙) Phoenix Origin 完]


작가의말

이걸로 무쌍 시리즈 본편이 끝을 맺었습니다.

내일부터는 외전을 올리고, 다 올리면 완결로 전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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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무쌍 외전(無雙 外傳) - 끝을 맺는 이야기 下 21.01.19 88 1 26쪽
188 무쌍 외전(無雙 外傳) - 끝을 맺는 이야기 上 20.12.30 70 1 24쪽
187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8- 20.10.27 78 1 7쪽
186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7- 20.10.26 70 1 30쪽
185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6- 20.10.17 67 1 9쪽
184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5- 20.10.15 68 1 16쪽
183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4- 20.10.05 65 1 18쪽
182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3- 20.09.27 79 1 14쪽
181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2- 20.09.19 63 1 15쪽
180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1- 20.09.11 71 1 14쪽
179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0- 20.09.02 68 1 12쪽
178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9- 20.08.23 89 1 10쪽
177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8- 20.08.10 67 1 15쪽
176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7- +1 20.07.13 70 2 14쪽
175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6- 20.06.22 69 2 10쪽
174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5- +1 20.06.17 70 2 8쪽
173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4- +1 20.06.08 69 2 9쪽
172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3- 20.06.02 73 1 9쪽
171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2- 20.05.27 67 1 12쪽
170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 20.05.23 82 1 7쪽
169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예고? 20.05.18 70 1 2쪽
168 무쌍(無雙) 외전 - 준 19.04.04 116 1 21쪽
167 무쌍(無雙) 외전 - 아스카 19.04.03 94 1 19쪽
166 무쌍(無雙) 외전 - 가이오몬 2 19.04.02 76 1 7쪽
165 무쌍(無雙) 외전 - 가이오몬 1 19.04.01 103 1 12쪽
»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9- 19.03.31 107 1 34쪽
163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8- 19.03.30 103 1 25쪽
162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7- 19.03.29 90 1 24쪽
161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6- 19.03.28 108 1 23쪽
160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5- 19.03.27 82 1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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