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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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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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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무쌍 외전(無雙 外傳) - 끝을 맺는 이야기 下

DUMMY

제피로스-투.

필멸자로서 죽음을 맞이한 타치바나 아스카가 피닉스 포스의 화신<아바타>라는 정체성을 깨달으며 부활한 이후에 혼자서 만들어낸 우주선 겸 우주전함이다. 케이아스와의 전쟁에서 과거의 선택받은 아이들과 여러 디지몬으로 구성된 지원군을 데려온 것으로 데뷔를 했고, 지금은 피닉스 패밀리가 넓은 우주와 다른 차원을 여행하는데 있어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아카식 레코드의 단말이자 인공지능인 세바스찬이 자동 운행을 하고 있는 동안, 아스카는 가족과 동료와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함교로 돌아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장치를 작동시켜 홀로그램 영상으로 이루어진 우주 지도를 펼치고는 어디로 갈지를 의논하려고 했다. 그 때 세바스찬이 전방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하자 결론을 내는 것은 잠시 뒤로 미루게 되었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어떻게 할까요?”


“잭, 인력 장치를 가동시켜.”


“알겠습니다.”


피닉스 패밀리가 두 눈으로 확인한 것은 「텐세그레이트 실드」로 신체를 보호하고 있는 알포스브이드라몬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니버스 오브 더 원의 창조물인 『반신』들이 존재하는 디지털 월드가 아니라 평행세계에 살고 있는 궁극체 디지몬이자 로얄 나이츠이다.

어쨌거나 제피로스-투에서 나온 한 줄기의 광선이 알포스브이드라몬을 끌어당겼고, 어느덧 안으로 들어오게 된 알포스브이드라몬은 주변을 경계하면서 왼팔의 「V브레이슬릿」에서 방어막을 거두고 오른팔의 「V브레이슬릿」에서 연녹색의 성검을 펼쳤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


“넌 누구지?”


“질문을 했으니 대답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말로 하는 대신 직접 보여줄게.”


아스카는 텔레파시를 사용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곁에 있는 이들은 또 누구인지, 평행세계의 디지털 월드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등을 알포스브이드라몬에게 보여줬다. 상상을 초월하는 정보에 어지럼증을 느낀 알포스브이드라몬은 몸이 쓰러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으면서 「알포스 세이버」를 도로 집어넣었다.


“······놀라울 따름이군.”


“어쩌다가 차원과 차원 간의 통로에 갇히게 된 거야?”


“사연이 좀 길어.”


“괜찮아. 우리에게 시간은 넉넉하게 있으니까. 아니면 너의 기억을 영상처럼 나타나게 하는 것도 가능해.”


자신의 고향(디지털 월드)에서 벌어진 문제를 이야기할지를 고민하던 알포스브이드라몬은 큰 결심을 한 듯 피닉스 패밀리와 눈을 맞추더니 입을 열었다.

8년 전, 다섯 명의 인간 아이들이 디지털 월드를 방문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다분히 의도된 원치 않는 인도를 받은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우연히 발견한 디지털 월드를 호기심에 스스로 발을 들인 것이다. 아이들은 인간 세계로 돌아가야 할 때 싫어하는 감정을 내비쳤는데, 이 때 『이터(EATER)』라는 존재가 아이들의 부정적인 감정 데이터를 포식하여 흉폭하고 추악한 괴물의 모습을 취했다.

이터가 디지몬들을 습격하면서 데이터를 흡수해가자 로얄 나이츠는 디지털 월드를 구할 방법을 논의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일어나 오메가몬을 대표로 하는 인간을 지켜야 한다는 파벌과 두프트몬을 대표로 하는 인간을 멸망시켜야 한다는 파벌로 갈라져 싸우게 되어버렸다. 망설이고 고민하고 있는 마그나몬(매그너몬)이나 이터에 의해 데이터가 망가져서 이성을 잃어버린 엑자몬이나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고 중립을 고수하는 간쿠몬은 제외하고 말이다.


“알포스브이드라몬은 어느 쪽에 마음을 두고 있나요?”


“비록 이터가 디지털 월드를 멸망시키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을 희생시켜서는 안 돼. 그러므로 나는 인간을 지키자는 오메가몬과 듀크몬의 뜻에 동의해.”


“좋아. 너의 뜻이 그렇다면 우리도 도와줄게.”


“고마워!”


“다만 본격적으로 나서는 건 이터로부터 정보를 획득한 이후부터야.”


일반적으로 이터와의 접촉은 포식당할 뿐인 자살행위에 가깝지만, 피닉스 포스의 화신<아바타>인 아스카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피닉스 패밀리와 방금 알게 된 알포스브이드라몬은 반대를 하지 않았다. 갈 곳이 정해지자 알포스브이드라몬이 알려준 좌표를 입력했고, 제피로스-투는 차원도약을 사용하여 알포스브이드라몬의 고향인 디지털 월드와 연결되어 있는 인간 세계로 이동했다.


*


“가만히 좀 있어라.”


[!!!!!]


피닉스 패밀리는 알포스브이드라몬과 동행하여 인간 세계에 도착하자마자 제피로스-투를 은폐시켜 모습을 감춰버렸다. 인간 세계와 전뇌 공간의 벽이 허물어져 디지몬은 물론이고 이터마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지상을 살펴보다가 홀로 떨어져 있는 원종 형태의 이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때다 싶어 알포스브이드라몬을 불러들인 것처럼 이터 원종을 제피로스-투로 끌고 왔다. 연체동물 가운데 가장 진화된 것으로 알려진 두족류(頭足類)와 유사한 생김새로 지면에 살짝 떠있는데 촉수를 변형시켜 길게 뻗는 것으로 아스카를 공격했다. 그러나 아스카는 촉수를 맨손으로 붙잡더니 이터가 먹어치운 데이터를 모두 읽어냈다.

이터 원종이 저항하려고 하자 아스카는 이를 제지하면서 피닉스 포스의 힘을 발휘했다. 결국 아스카에게 압도당한 이터 원종은 상대가 원하는 정보를 모두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에 필요가 없어진 이터 원종을 소멸··· 시키지 않고 제피로스-투에서 추방하여 원래 있었던 곳으로 되돌려 보냈다.


“후우~ 해설을 시작해볼까! 위그드라실은 이터에게 침식당해서 의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어. 그러니까 인간을 말살하려는 로얄 나이츠들의 행보도, 이에 반발하는 로얄 나이츠들의 행보도 모두 위그드라실의 의지를 따른 것이지만 결국 따지고 보면 위그드라실의 의지라는 명분으로 본인들의 정의를 따른 거야. 디지털 월드의 신인 위그드라실이 이터에게 당한 이유는 한낱 단말이긴 하지만 인간 세계도 디지털 월드도 아닌 더 고(高)차원에서 온 존재이기 때문이야. 본디 이터의 존재 목적은 기록 매체로, 끝없이 데이터를 먹어치우는 행위도 사실은 기록 매체로서의 본능인 셈이지. 게다가 자신이 먹어치운 데이터를 무슨 세이브 데이터마냥 저장하고 다시 불러오는 것도 가능해. 이게 단말의 수준이라면 고차원에 있는 본체는 평행 세계도 관측하고 있다는 말이 돼.”


“두프트몬은 그런 이터를 대재앙급 생물 병기 수준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은 거로군.”


“현재 로얄 나이츠의 인류 수호 파벌에는 마그나몬, 간쿠몬의 제자인 헉몬이 진화한 제스몬, 두프트몬 일파와는 떨어져서 단독 행동을 하는 슬레이프몬을 저지하기 위해 또 다른 평행세계에서 온 브이브이라는 이름의 알포스브이드라몬이 합류했어. 그리고 로얄 나이츠의 억제력인 알파몬이 원죄의 아이들을 돕고 있었고.”


“알파몬이라고? 그 전설의 13번째 로얄 나이츠가 실재하고 있었다니!”


“반면 인류 멸망 파벌은 크레니엄몬, 로드나이트몬, 듀나스몬이 소멸되었고, 엑자몬은 격퇴당하긴 했지만 기절한 채로 끝났어. 슬레이프몬은 패배한 후에 중립을 지키고 있으니, 남은 건 거대한 양의 디지털 웨이브를 자신의 몸에 불어넣어 인간 세계를 이터와 함께 일소할 힘을 얻으려는 두프트몬 하나뿐이야. ······아이고, 숨 찬다. 물 좀 줘.”


해설을 마친 아스카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잭이 갖다 준 물을 모조리 마셔버렸다. 그와 동시에 세바스찬이 아스카의 뜻을 받들어 두프트몬이 있는 도쿄 신 도청의 옥상을 목적지로 설정해서 제피로스-투를 움직였다.

옥상에는 원죄의 아이들··· 아이바 타쿠미, 시라미네 노키아, 사나다 아라타, 카미시로 유코와 오메가몬, 알파몬 등의 디지몬이 한 팀이 되어 두프트몬과 대치하고 있었다. 슬슬 싸움을 시작하려고 할 때, 제피로스-투가 은폐를 해제하여 모습을 드러냈고 빛의 기둥이 바닥에 내리꽂히더니 피닉스 패밀리와 알포스브이드라몬이 아래로 내려왔다.


“알포스브이드라몬!”


“너마저 위그드라실의 의지를 거역하고 인간과 이 세계를 지키려는 것이냐!”


“정작 그 위그드라실은 이터에게 침식당했거든. 그리고 너희는 디지털 월드의 구원보다는 디지털 월드를 파멸로 몰고 간 인류에 대한 복수를 우선시하고 있잖아. 훌륭한 본말전도라고.”


“넌 누구냐?”


“이 모습으로서의 이름은 타치바나 아스카. 진짜 이름은 피닉스 포스. 탄생과 멸망의 주권자, 사이오닉(사이킥) 에너지의 원천이자 집합체, 모든 현재와 미래 생명체의 의인화인 우주적 존재다.”


아스카의 자기소개가 끝날 쯤에 등 뒤에서 불꽃처럼 피어오르는 에너지가 불사조의 형상을 취했다. 위그드라실이나 이터와 동급, 또는 그 이상의 힘이 느껴지자 피아를 가리지 않고 진실이라 확신하게 되었다.

괜히 말싸움을 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아스카는 물을 생성하여 주변을 감쌌다. 일종의 결계가 만들어지자 투명한 물은 붉게 물들어 피가 되었고 곧바로 새하얀 공간으로 바뀌었다. 타치바나 아스카 = 피닉스 포스가 관리하는 포켓 디멘션, 매트릭스의 일부를 가져온 것이다.


“너희들은 디지털 월드로 가서 카미시로 유고와 위그드라실을 구하고 이터를 원래 형태로 되돌려야 하니 두프트몬은 노조무와 파트너 디지몬들에게 맡겨.”


“노조무?”


“내가 타치바나 아스카로서 250세에 낳은 아들이야. 겉모습과 나이의 괴리가 심한 나와는 달리 진짜 12살이지.”


“저 어린 잡종과 여섯 디지몬이 날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휙-!]


두프트몬이 노조무를 모욕하자 아스카는 손가락을 움직여 머리의 반을 날려버렸다. 허공에 뜬 위쪽 머리는 경악의 눈으로 아스카를 바라봤고, 아래쪽 머리의 입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본때를 보여줬으니 손가락을 반대로 움직여 반으로 절단된 머리를 원래대로 되돌렸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 번만 더 입을 함부로 놀리면 머리로 끝나지 않을 거야.”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자.”


[진화!]


“라이아몬!”


“실즈드라몬!”


“즈바이거몬!”


“티아루도몬”


“그레이몬(청)!”


“가루루몬!”


노조무의 허리춤에 있는 디지바이스를 통해 성숙기로 진화한 여섯 디지몬은 두프트몬에게 필살기를 날렸다. 물론 레벨의 차이를 생각하면 공격이 통할 가능성은 0에 가까우므로 당사자들부터가 일회용으로 여겼다.

어찌됐든 간에 순서를 거꾸로 해서 가루루몬은 입에서 고열의 파란 불꽃을 내쉬었다. 그레이몬(청)은 입에서 초고열의 화염을 내뿜었다. 티아루도몬은 팔의 방패를 투척했다. 즈바이거몬은 “트웨니스트으으으!!!”라고 외치면서 품으로 돌진했다. 실즈드라몬은 극한까지 벼린 나이프로 일격을 가했다. 라이아몬은 갈기에 발생한 전기를 모아 방출했다.


「사이트 프랑[幻霧招散]」


“이런 식으로 방해를 하다니!”


[초진화!]


“로더레오몬!”


“탱크드라몬!”


“듀라몬!”


“라이지루도몬!”


“메탈그레이몬(바이러스종)!”


“워가루루몬!”


두프트몬이 여섯 디지몬의 필살기를 그냥 맞으면서 검으로 베어버리려고 하자 노조무는 마법으로 주위에 안개를 발생시켰다. 연막처럼 시야를 어느 정도 차단하기에 여섯 디지몬은 즉시 뒤로 물러나면서 두프트몬의 공격을 무위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디지바이스가 작동하면서 성숙기에서 완전체로 진화한 여섯 디지몬은 여전히 일회용에 가까운 필살기를 사용했다.

로더레오몬은 꼬리의 쇠구슬을 내리쳤다. 탱크드라몬은 근전을 벌이면서 1초에 3600발의 탄환을 발사했다. 듀라몬은 직격하면 큰 피해를 주는 동시에 20의 마크를 새기는 빔을 가슴에서 날렸다. 라이지루도몬은 손톱 같은 날붙이가 달린 양팔을 사출했다. 메탈그레이몬(바이러스종)은 크롬디지조이드제의 왼손으로 공격했다. 워가루루몬은 강렬한 킥을 날렸다.


“안 되겠군. 널 없애도록 하지!”


“할 수 있다면 해보세요.”


여섯 디지몬의 공격을 모두 막아낸 두프트몬은 더 이상 진화하지 못하게 하려고 노조무를 공격했다. 이에 노조무는 당당한 태도를 취하고 태연한 어조로 말하면서 자신의 고유 능력인 방어막으로 두프트몬의 필살기를 막아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실피온의 불사조궁」을 소환해서 에너지로 이루어진 화살을 날렸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에요!”


[궁극 진화!]


“반쵸레오몬!”


“다크드라몬!”


“듀란다몬!”


“브리웨루드라몬!”


“블리츠그레이몬!”


“크레스가루루몬!”


노조무가 착용하고 있는 고글과 디지바이스, 데몬 블러드<마혈옥> 탈리스만이 공명하면서 여섯 디지몬을 궁극체로 진화시켰다. 로드나이트몬이 소멸하기 전에 심정에 변화가 생겨 두프트몬의 계획을 실토했고, 알파몬의 작전에 따라 디지털 웨이브를 흡수하려던 두프트몬은 반대로 자신의 에너지를 빼앗겨 약화되었다. 그러니 아무리 로얄 나이츠라 할지라도 이런 상태로는 궁극체 디지몬 여섯을 상대하기 힘들었다.


「플래시 반쵸 펀치」


「다크 로어」


“이계의 왕, 카오틱 블루! 그대의 혈옥을 대가로 내 앞에 그 힘을 보여라!”


반쵸레오몬은 극한까지 갈고 닦은 기합을 주먹에 실어 날렸고, 다크드라몬은 다크 매터를 에너지탄으로 만들어 쏘아 발사했다. 두프트몬이 힘을 최대한 긁어모아서 두 디지몬의 필살기를 상쇄하려고 하자 노조무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다른 세계의 마왕으로부터 힘을 빌려왔다.

오른손의 탈리스만을 제물로 바친 터라 색을 잃어버린 푸른 보옥은 유리처럼 투명해졌고, 동시에 창궁이 빛을 일으키더니 수면에 파문이 번지는 것처럼 빛의 파문이 번지며 그 중심에서 푸르스름한 빛의 기둥이 두프트몬을 덮쳤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계의 왕, 데스포그! 그대의 혈옥을 대가로 내 앞에 그 힘을 보여라!”


「츠바이 그렌체」


「홍련 스톰」


그리고 이번에는 왼손의 탈리스만을 제물로 바쳤고, 흰 보옥이 색을 잃어버림과 동시에 두프트몬 주위의 공간이 안개처럼 희게 물들었다. 곧이어 안개가 소용돌이치면서 허공이 울부짖더니 두프트몬을 난도질해버렸다. 이어서 듀란다몬은 투기를 담은 양손의 검으로 베어버렸고, 브리웨루드라몬은 불꽃의 날개에서 열화를 날렸다.


“크오오오오오오오!”


“이계의 왕, 다크스타! 그대의 혈옥을 대가로 내 앞에 그 힘을 보여라!”


「썬더 버니어」


「격 빙월아」


더 이상 버티지 못한 두프트몬이 레오파드 모드로 변신하자 노조무는 허리의 탈리스만을 제물로 바쳤다. 검은 보옥이 색을 잃어버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간이 낮게 신음 소리를 냈다. 순식간에 펼쳐진 검은 무언가가 두프트몬을 삼키며 집결했다. 목소리조차 집어삼키며 끝없이 작게 허무를 향해 압축하던 그것은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레오파드 모드의 두프트몬은 죽지는 않았지만 치명상을 입어 움직이기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리츠그레이몬은 등에 달린 무기를 앞으로 회전시켜 천둥을 쐈고, 크레스가루루몬은 「황수언월도」를 얼음으로 무수히 형성하여 적에게 날렸다.


“네 놈들!”


[조그레스 진화!]


“카오스몬!”


“라그나로드몬!”


“오메가몬 Alter-S!”


「엔드 오브 패러독스」


「듀얼 엣지 플로존」


「가루루 소드」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피의 흐름보다 붉은 자여! 시간의 흐름에 파묻혀 잠든 마왕이여!”


「드래곤 슬레이브[龍破斬]」


마무리를 짓기 위해 노조무는 여섯 디지몬을 세 디지몬으로 합체시켰다. 카오스몬은 「BAN-TYO 블레이드」를 「다크드라 암」의 턱 사이에 놓고 빔을 발사했다. 라그나로드몬은 방패(브리웨루드라몬)의 불길을 감싼 검(듀란다몬)으로 찔렀다. 오메가몬 Alter-S는 검 중앙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모아 참격의 힘을 최대한 강화시키고는 단번에 휘둘렀다.

그리고 노조무가 가슴의 탈리스만, 붉은 보옥을 제물로 바쳐 루비아이 샤브라니그두의 힘을 빌린 공격계 흑마법 중 최강의 주문을 사용했다. 세 디지몬의 필살기는 물론이고 노조무의 양손 안에 만들어진 붉은 광채가 붉은 폭광으로 바뀌어 두프트몬을 휘감았다.


“내가 이렇게 사라질 줄이야. ···크하핫! 모든 세계여, 멸망하라! 나처럼, 먼지 하나 남김없이 사라지는 거다! 크하하하하하··· 크하-핫핫핫핫---!!!”


“유언을 남길 새도 없이 소멸시킬 걸 그랬나?”


[휘리릭-!]


두프트몬이 최후를 맞이하자 아스카는 매트릭스의 일부를 원래대로 되돌려 도쿄 신 도청의 옥상을 드러나게 했다. 이후 자기 나름대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스에도 아케미와 조우하게 되었다. 스에도는 피닉스 패밀리와 대화를 나누고 나서 네 명의 소년소녀와 알파몬, 오메가몬이 디지털 월드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아니면 하늘에 떠있는 저 우주선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그건 안 될 것 같아. 내가 알아낸 바에 의하면 마더 이터와 분리된 이터 하나가 독자적으로 진화해서 전뇌공간 EDEN을 침식했어. 우리는 그 일을 해결한 다음에 이 세계를 떠날 생각이야.”


“······알겠습니다. 그럼 그 이터는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죠.”


“알포스브이드라몬. 여기서 작별해야겠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할게.”


그리하여 피닉스 패밀리는 타쿠미, 노키아, 아라타, 유코, 알파몬, 오메가몬, 알포스브이드라몬, 그리고 스에도 아케미와 헤어졌다. 제피로스-투에 탑승하고 차원도약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전술 차원 도약을 사용하여 목적지로 설정한 전뇌공간 EDEN에 도착했다.


“이건 좀 끔찍하군요.”


“내가 말한 이터를 찾아서 처리해야 해. 세바스찬, 이터 레기온은 어디에 있지?”


[미시마 에리카의 기억 서버에 있습니다.]


“즉시 이동하도록.”


[롸저(Roger).]


전뇌공간 EDEN은 불길한 흑백 모노크롬 일색으로 되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온갖 형태의 이터가 득시글득시글 들끓었다. 잡졸에 가까운 이터들은 무시하거나 포격을 퍼부어 내쫒았고, 순식간에 에리카의 기억 서버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주인공이지만 『또 한 편의 이야기』라는 의미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자인 아마사와 케이스케, 에리카의 오빠인 미시마 류지, 미시마 남매의 유일하다시피 한 친구인 이마이 치토세가 파트너 디지몬들과 함께 이터 레기온을 저지하고, 정신 데이터만 남겨진 에리카가 웜몬(추추몬)과 융합하여 후디에몬이라는 새로운 디지몬이 탄생했다.

또한 에리카를 핵으로 삼던 이터 레기온이 폭주하면서 기억 서버의 외피와 그 동안 집어삼킨 에리카의 기억들을 새로운 핵으로 삼아 EDEN 내부에 남겨져 있던 모든 이터들을 불러들여 이터 EDEN이라는 존재로 최종 진화했다. 허구의 나무가 괴로움이 담긴 소리를 내지르자 아스카는 노조무와 여섯 파트너 디지몬을 남겨두고 나머지 일원을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갔다.


“당신들은?”


“일종의 지원군이야. 자세한 설명은 직접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할게.”


아스카는 텔레파시를 사용하여 미시마 남매가 운영하는 PC방 겸 만화 카페의 이름이자 『해결사』라는 이명으로 불리는 해킹 팀, 후디에의 구성원에게 자신의 기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감정의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시키는데, 이때 이터 EDEN이 공격을 하려고 하자 단테는 「실마리온」에서 빛을 내뿜어 멈칫거리게 만들었다.

후디에 멤버들은 여러 가지 일을 겪은 터라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금방 침착해지더니 피닉스 패밀리와 협력하기로 했다. 케이스케의 파트너 디지몬인 헤라클카부테리몬, 메탈시드라몬, 파일볼케몬과 류지의 파트너 디지몬인 저스티몬, 치토세의 파트너 디지몬인 샤코우몬, 그리고 후디에몬이 기억 서버를 외피로 삼은 이터 EDEN을 공격했다.


「기가 블래스터」


「얼티메이트 스트림」


「볼케닉 드라이버」


「저스티스 킥」


「아라미타마」


「인피니티 드림」


참고로 케이스케의 파티에는 다른 디지몬들도 있지만 어른의 사정으로 생략하기로 했다. 아무튼 간에 헤라클카부테리몬이 날개를 퍼덕거려 뿔에 전격을 모아 발사했고, 메탈시드라몬이 코앞의 포신에서 에너지 포를 발사했고, 파일볼케몬이 어깨에 있는 화산의 분화력을 사용해 머리부터 바닥으로 내려쳤다.

이어서 저스티몬이 45t에 달하는 파괴력을 지닌 정의의 킥을 날렸고, 샤코우몬이 두 눈에서 붉은 파괴 광선을 발사했다. 후디에몬은 날개를 펄럭여 생기는 바람에 인분을 실어 날리는데, 적에게는 중독이나 마비를 일으키고 동료에게는 상처의 통증을 완화하거나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후디에의 맹공에 외피가 벗겨진 이터 EDEN은 발악하듯이 공격과 자가 회복을 반복했다. 이제부터는 피닉스 패밀리가 전면적으로 나섰다. 아브라함은 『반신』 페라리우스가 만든 두 개의 방패를 하나로 합쳐 부메랑처럼 던졌다. 후마는 「무쌍오의 개전(無雙奧義·皆傳)」을 사용하기 이전 단계인 「무쌍극의(無雙極意)」를 발동해서 일시적으로 무적 상태가 되고 고유 속성이 100% 발현된 공격을 퍼부었다.

인간으로 위장하고 있던 레이븐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칠흑의 날개로 퍼덕거려 충격파와 함께 날개를 상대에게 박아 넣는 필살기, 「충격우(쇼우게키하)」를 사용했다. 잭은 「BFG-9000」을 꺼내 모든 탄환이 떨어질 때까지 연사했다. 단테는 「실마리온」에 라이프 포스를 담아 위력을 강화시키고는 무기의 특징을 살려 열선 형태의 빔을 방출했다.

한편 제피로스-투에 남아있던 노조무는 세바스찬과 논의를 해서 이터 EDEN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 마더 이터 다음으로 큰데다가 전뇌공간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회피는 불가능하며 오직 방어하거나 피격당할 뿐이었다. 그 틈에 아스카가 나섰다. 염동력으로 후디에와 피닉스 패밀리를 보호하고 있었는데, 세계수의 잔가지로 만든 지팡이로 이터 EDEN을 두들겨 패는 것을 시작으로 「도화금망불진」, 「무극」, 「각혼성」, 「인피니트」 같은 고유 무기<오리지널 웨폰>를 사용했다.


“마무리는 이거다!”


「업보의 검<카르마 블레이드(Karma Blade)>」


아스카는 자신과 타인의 업보를 흡수해서 한 자루의 검을 형성했다. 예전에는 체력, 마력, 정신력, 수명이 엄청나게 소모됐고, 자신의 업보만 쓰면 5년, 타인의 업보까지 쓰면 10년 동안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피닉스 포스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했기에 방금 언급했던 리스크를 무시할 수 있었다.

두부처럼 깔끔하게 절단된 이터 EDEN은 노이즈를 일으키더니 엄청난 섬광과 함께 소멸해버렸다. 잠시 후,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지만 전뇌공간 EDEN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자 아스카는 손가락을 튕기는 것으로 주변의 시간을 멈춰버렸다.


“이터를 물리쳤으니 에리카 = 후디에몬에 관한 문제만 해결하면 우리의 일은 끝나.”


“그게 무슨 말이야?”


“디지털 월드에 있는 선택받은 자들이 이터를 무해한 존재로 되돌리고, 디지몬과 인간이 만나지 않았던 세계로 다시 쓰이게 만들었어.”


“쉽게 말하자면 과거와 현재가 바뀐다는 거지.”


“하지만 미시마 부부가 사고로 사망하는 것과 그 사고로 인해서 에리카의 뇌에 치명적인 질병이 생기는 일은 디지몬과 관계가 없어. 즉 ‘병으로 인해 얼마 안 가 죽을 시한부 인생’은 변하지 않아.”


“뭐라고!”


“사실이야. 이 세계는 불평등하고 그렇기 때문에 기적도 존재해.”


“현실 세계에 남게 되면 에리카는 무조건 시한부 인생인데다 세계의 개변에 의해 디지몬과 관련된 모든 기억들이 사라질 거야. 그렇다고 후디에몬으로서 디지털 월드에 가게 되면 에리카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것으로 처리되지. 일반적이라면 양자택일을 해야 돼.”


“······제3의 방법이 있다는 건가?”


“현실 조작을 통한 역사 변경. 사고는 발생하지 않게 되지만, 개변 전의 에리카와 웜몬과 EDEN 전부의 기억은 분리된 후디에몬이 간직하게 돼. 이것마저 바꾸려 했다간 인과율의 붕괴가 일어나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거야.”


피닉스 포스의 화신<아바타>인 아스카는 위그드라실과 이터의 단말과 맞먹으며, 피닉스 포스 그 자체는 위그드라실을 뛰어넘고 고차원에 있는 이터의 본체와 맞먹는다. 이러한 사실을 아스카의 텔레파시를 통해 알게 된 케이스케, 류지, 치토세와 후디에몬을 구성하는 웜몬은 잠깐의 고민 끝에 에리카를 설득했다. 에리카 역시 바뀌지 않는 운명 때문에 고생하게 될 오빠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어서 디지털 월드로 가려는 생각을 바꿔 아스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모두가 동의를 했으니 아스카는 지팡이를 바닥에 꽂고 피닉스 포스의 힘을 발휘했다. 스에도와 대화를 나눌 때 텔레파시를 보내 에리카의 사정을 알렸으니 이터의 초시공적인 기억능력과 위그드라실의 신적인 연산능력을 빌려 실행하는 인과 개변에 무리 없이 개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현실 조작을 실현했다. 비록 원죄의 아이들과는 달리 개변 전의 기억을 전부 잊게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후디에 멤버들의 파트너 디지몬들과 알포스브이드라몬이 디지털 월드로 떠났어.”


“왠지 찜찜한 느낌이 드네요.”


“아스카. 넌 최선을 다한 거야.”


“완벽이라는 것은 없어요. 그저 완벽이라는 목표는 계속 변하면서 멈추지 않고, 따라갈 수 있지만, 붙잡을 수 없을 뿐이죠.”


“옳은 말이야. 후우, 여러모로 피곤하군.”


단테와 노조무의 말에 아스카는 위로를 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피로를 호소하면서 의자에 앉았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어졌으니 잭은 세바스찬과 함께 제피로스-투를 조작하여 다른 차원으로 떠났다. 알포스브이드라몬을 돕기 위해 잠시 멈췄던 여행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작가의말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의 사이버 슬루스와 해커스 메모리를 제 글과 크로스오버 했습니다. 그리고 해커스 메모리의 원래 엔딩을 바꿨다기보다는 평행우주가 파생됐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처럼 말이죠.)

드디어 진정한 의미로 무쌍 시리즈를 끝냈습니다. 만약 제가 또 미련을 가지고 직접적/간접적으로 연결된 후속작을 쓰게 된다면 아예 모든 글을 삭제해버리겠습니다. 예전부터 짜놓은 캐릭터 설정 관련 글은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여겨서 지워버렸으니까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새로운 작품을 쓰게 된다면 그 때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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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몬] 무쌍 시리즈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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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쌍 외전(無雙 外傳) - 끝을 맺는 이야기 下 21.01.19 88 1 26쪽
188 무쌍 외전(無雙 外傳) - 끝을 맺는 이야기 上 20.12.30 69 1 24쪽
187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8- 20.10.27 77 1 7쪽
186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7- 20.10.26 70 1 30쪽
185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6- 20.10.17 67 1 9쪽
184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5- 20.10.15 67 1 16쪽
183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4- 20.10.05 65 1 18쪽
182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3- 20.09.27 79 1 14쪽
181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2- 20.09.19 63 1 15쪽
180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1- 20.09.11 71 1 14쪽
179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0- 20.09.02 67 1 12쪽
178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9- 20.08.23 88 1 10쪽
177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8- 20.08.10 66 1 15쪽
176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7- +1 20.07.13 70 2 14쪽
175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6- 20.06.22 68 2 10쪽
174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5- +1 20.06.17 70 2 8쪽
173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4- +1 20.06.08 69 2 9쪽
172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3- 20.06.02 72 1 9쪽
171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2- 20.05.27 67 1 12쪽
170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 20.05.23 82 1 7쪽
169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예고? 20.05.18 70 1 2쪽
168 무쌍(無雙) 외전 - 준 19.04.04 116 1 21쪽
167 무쌍(無雙) 외전 - 아스카 19.04.03 94 1 19쪽
166 무쌍(無雙) 외전 - 가이오몬 2 19.04.02 76 1 7쪽
165 무쌍(無雙) 외전 - 가이오몬 1 19.04.01 103 1 12쪽
164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9- 19.03.31 106 1 34쪽
163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8- 19.03.30 102 1 25쪽
162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7- 19.03.29 90 1 24쪽
161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6- 19.03.28 107 1 23쪽
160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5- 19.03.27 81 1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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