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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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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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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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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0화 협상불가(4)

DUMMY

30화 협상불가(4)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타임스퀘어.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최대의 상업적 교차로인 이곳도 이계 게이트의 출현이후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글로벌 기업들의 신상품 혹은 신생 유니콘 기업들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던 수많은 광고판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 자리를 차지한 건 S등급 헌터들이 사냥하면서 얻은 전리품들이었다.

S등급 무기는 최소 백억 단위 이상을 호가했기 때문에 광고를 올려주는 에이전시 입장에선 돈 씀씀이가 일반 기업보다 큰 기업 형 헌터들에게 광고판을 내주었다.


"우와. 여기가 타임스퀘어구나."

"창피하니까 좀 조용히 감탄해라."


입을 벌리며 걷는 태선은 거리의 광고판들을 바라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에 선글라스를 썼음에도 부끄러움이 밀려오는 호철.

일찍이 이 둘과는 거리를 두고 걷고 있는 윤진아까지.

이곳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경매장으로 걸음을 옮긴다.


경매장 내부에 들어서는 세 명.

그들에게 정장을 차려입은 사내가 다가온다.


"Where are you from?"

"Korea."


진아가 답변에 사내가 데스크로 이들을 인솔한 후 데스크를 지키는 여성에게 말한다.

잠시 뒤 세 사람의 손에 주어진 인이어.


"태선씨. 그거 착용하시면 외국인들과 소통하시는 데에 문제없으실 거예요."

"아 번역기인가요?"

"맞아요. 마정석의 연구로 만들어진 물건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거예요."


‘최상위 헌터들은 이런 것도 착용했었구나.’

태선이 물건을 착용하자 들리는 주변 소음.

좀 더 정확히는 이곳 세계 최대 경매장을 찾은 각국의 헌터들 목소리가 그의 귀를 통해 전해진다.


"내 이럴 줄 알았지!!"

"????"


태선이 인이어의 효과에 어울리지 않는 감탄사를 내뱉자 호철과 진아가 의문스럽게 바라본다.

둘의 시선을 느낀 태선.


"아··· 하하하, 미래에는 분명 실시간 번역기가 나올 거라 생각해서 영어 공부를 안했거든요. 그때의 제가 대견스럽게 느껴져서···"


태선의 말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는 진아가 인이어를 건넨 사내에게 묻는다.


"경매장에서 가지고 있는 아티펙트는 40층부터 맞죠?"

"네, 맞습니다. 윤진아 헌터님."


관리인으로 짐작되는 그의 입에서 진아의 이름이 나온다.

'하긴, 호철 형님이나 진아씨는 이곳이 처음이 아니겠지.'


"오늘 실경매에 나올 A등급 권갑이 있을까요?"


태선의 물음에 관리인이 태블릿PC를 통해 확인하기 시작한다.

고개를 젓는 그.


"죄송합니다. 헌터님 적어도 앞으로 네 시간 뒤의 실경매 예정 품목 중에 A등급 권갑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S등급도 물론이고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경매장에서 소유한 권갑은 있긴하죠?"

"네, 제가 모든 아티펙트를 기억하진 못하지만 A등급 이상의 권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거면 됐다.'

A등급의 권갑이 필요하지 S등급은 모은 돈만으로는 살 수 없을 것이다.

관리인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는 태선과 일행들.


40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붉은 카펫 위에 조심스레 놓아진 진열장이 그들을 반긴다.

다양한 보석이 박힌 채 조명조차 없이 밝게 빛나는 아티펙트들.


“와 아름답네요.”

“문이랑 가까운 곳에 있는 아티펙트들은 호객행위용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진아 헌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사실 눈을 어지럽히는 물건들을 가장 앞에 선보여서 전시 물품을 오래 둘러보게 만드는 효과를 주지요.”


태선의 반응에 진아가 친절히 설명하자 관리인이 거짓 없이 답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눈을 빛내며 이리저리 아티펙트를 둘러보는 태선과 달리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눈 위로 올리며 두리번거리는 호철.


“관리인. 지난번보다 물건이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내가 한두 달 간격으로 넘어오는데 이렇게나 많이 변화한 건 처음인거 같은데.”

“눈썰미가 좋으시군요. 맞습니다. 최근 헌터님들의 방문 빈도도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몬스터들이 아티펙트 드랍율도 증가한 것 같습니다.”

그의 대답에 태선과 호철 그리고 진아가 눈을 맞춘다.


“그렇군···”

“우와, 권갑이 무기 중에 제일 앞에 나열되어있네요? 역시 미국에선 권갑이 먹히는 건가?”

“아닙니다. 저희 미국에서도 권갑은 비주류입니다. 인기 많은 병기류 일수록 뒤쪽에 진열했지요. 되도록 많은 아티펙트를 보고 가게끔 말이죠.”


마음의 상처를 입은 태선.

조용히 권갑 진열대를 둘러본다.

‘확실히 요한 형님이 만들어주는 권갑들에 비하면 추가옵션이 아쉬운 게 대부분이다.’

다시 한참을 둘러보던 태선의 눈에 들어온 A등급 권갑 하나.


<관통의 권갑>

등급:A 착용제한:A 내구도:100/100

공격력:100 공격속도:60회/1분

추가옵션:

관통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티펙트 설명:

무명의 용사가 사용하던 권갑입니다.


이름이 심상치 않다.

아티펙트의 네이밍이 주는 기대감은 구매욕을 불러 일으켰다.


“이 권갑 얼마죠?”

“음··· 헌터님 경매장 입장에선 이 물건을 판매하는 게 이득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론 말리고 싶군요. 5년간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물건입니다. 보시다 시피 가진 옵션이라곤 관통뿐이지요. 활이나 석궁에 관통속성이 있다면 의미가 있었겠지만 이 물건에 딸린 옵션은 도움 되지 않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구매하도록 하죠. 얼마인가요?”

“20억입니다.”

“에, 너무 저렴하네요?”

“권갑이니까요.”

“······”


태선이 자신의 무기를 둘러보는 동안 진아와 호철은 안쪽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을 찾기 시작한다.

권갑을 품에 안은 채 진아 곁에 다가서는 태선.


“악세사리를 보고 계시나 봐요?”

“네, 아무래도 딜러형 탱커 포지션이다 보니 체력이나 방어에 도움 될 만한 아티펙트를 찾아보고 있어요.”


‘악세사리라고?’

태선은 잠시 그녀의 몸 전체를 훑는다.

진아가 눈치를 챌 무렵 시선을 다른 곳에 돌리는 태선.

회귀 직전 진아씨는 필살기라 할 수 있는 천상의 돌진을 거의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사용 할 수 있었다.

천상의 돌진을 사용하게 되면 빛이 그녀의 몸에 깃들게 되는데 무한으로 중첩되면서 온 몸이 금빛으로 물들었다.

그로인해 금빛의 발키리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S등급의 보스 몬스터인 디바인 다크엘프.

‘그놈을 사냥하고서 얻어낸 반지를 마지막으로 세트 템이 완성돼서 무한 스킬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지.’


태선은 문득 그 세트 템을 자신이 확보해서 백보신권을 무한으로 펼치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접는다.

‘그녀의 천상의 돌진은 마나 소모값이 4다. 반면 내 백보신권은 5이고 내가 디바인 세트를 획득한다고 해서 무한으로 펼칠 수 있는 게 아닐 수도 있어.’

무엇보다 내켜하지 않았던 것은 양심이었다.

회귀는 어떻게 보면 그에게 있어서 특권이었지만 눈앞에 서있는 진아의 미래를 위협할지도 모르는 시도는 사양하고 싶었다.


“우.와. 이.목걸이는.정말.아름답잖아.?”

“????”


진아가 스타카토처리된 태선의 음성을 듣고 걸음을 옮긴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목걸이.

외관은 꽤나 평범해서 자신이 스쳐지나갔지만 다시 살펴보니 유용한 아티펙트였다.


목걸이와 귀걸이 반지가 한 세트인 아이템.

디바인 세트라는 이름을 가진 물건은 개별적인 옵션은 평이했지만 세트템이 주는 옵션 효과는 사기였다.


세트효과: 전투 중에도 마나를 회복합니다. 1M 이상 이동시마다 마나가 ‘4’ 회복됩니다.


“태, 태선씨 이거 사실 거예요?”


고개를 가로 젓는 태선.


“그러면 제가 이걸 사도 될 까요?”

“목걸이가 투박한데 괜찮겠어요? 생각만큼 이뻐 보이진 않는데.”

“저한텐 완벽한 거 같아요.”


그녀의 대답에 태선은 그녀가 알아차리지 못할 미소를 짓는다.

진아가 서둘러 관리인을 불러 목걸이를 양도 받는다.

추가로 목걸이를 얻은 곳에 대한 출처도 얻을 수 있었기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름 앞에 디바인이라는 호칭이 붙은 녀석들을 찾으면 되겠네요.”

“네, 그래도 이 물건을 넘기고 간 사람이 그런 정보까지 남겨놔서 다행이에요. 몬스터들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던 찰나에 경매장을 방문한 거였는데, 좋은 아티펙트도 챙기고 단기 목표도 생겨서 기분이 좋네요.”


진아의 미소는 진심이었다.

막연히 이계 게이트에 들어가 몬스터를 잡아야하는 것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하루면 큰돈을 벌수 있는데 배부른 소릴 한다고 말하곤 하지만 이 생활을 매일 몇 달 몇 년을 하면 충분히 미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그런 헌터들이 점점 많아진 덕에 의사는 피부과 의사들보다 정신과 의사들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게 되었다.


“에잇. 이번 방문도 공쳤다. 맘에 드는 갑주가 없구만.”


우호철은 야수화와 비슷한 변신형 스킬을 가진 헌터였다.

고정 데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고정 데미지는 방어력의 총 합계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항상 좋은 방어구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었다.

방어구의 재질에 따라 변화하는 그의 육체.

그는 현재 티타늄 갑주를 착용하고 있었기에 어지간한 방어구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티타늄도 결국 드래곤의 브레스에는 견딜 수 없어.’

아마 태선의 생각에 그가 가야할 최종 목표는 드래곤 본일 것이다.

그 이전에는 드래곤이 허물이라도 벗을 때 나오는 드래곤 비늘이 최선이겠지만.

‘아, 아니다! 한 가지가 더 있었다. 호철 형님의 방어를 극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


태선은 과거 드래곤의 레어에서 보았던 토템이 떠올랐다.

땅에 박아 사용하는 아티펙트로 술자와 일정 반경 안에 존재하는 헌터들의 방어력을 올려주었다.

지금이야 ‘고고용’을 들고 나오느라 회귀 전처럼 챙기고 나올 수 없었지만 언제든 드래곤의 레어를 재방문한다면 꼭 챙길 아이템 중 하나였다.

‘문제는 드래곤을 잡기위해서 필요한 아이템인데··· 몰래 가지고 나오려고 해도 입구는 봉쇄되어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골몰하는 태선과는 달리 깨끗하게 마음을 비운 호철.


“나가자. 오늘도 허탕이다. 그래도 다행히 너희 둘이라도 어느 정도 소득이 있었던 거 같으니 그거로 위안 삼아야겠다.”


계산을 마치고 경매장 밖을 나오는 순간.

이상함을 감지한 이들.

북적거리던 타임스퀘어의 행인들은 온데간데없고 검정색 정장과 검정 선글라스를 착용한 요원으로 짐작되는 이들이 경매장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다.


“뭐야. 한번 해보자는 건가?”


호철이 태선의 앞을 막고 선다.

태선이 남다른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곤 하나 아직 A등급이다.

적어도 동생은 지킨다는 생각으로 나서는 호철.

그의 왼편에 진아가 다가선다.


“에헤이, 두 분 다 나를 너무 물로 보시네. 제 몸은 제가 지킵니다.”


그리고 태선은 둘 사이를 파고 들어가 가운데에 자리한다.

세 사람을 에워싼 검은 정장 차림의 대표로 보이는 사내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세계 헌터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김태선씨 되십니까?”

“네, 와 그런데 한국말 잘 하시네.”


태선은 문득 번역기를 경매장에 반납하고 왔음에도 선명하게 들리는 한국어에 놀라 상대를 바라본다.


“그야 한국 헌터 담당이니까요. 일단 차에 오르시겠습니까? 물론 두 분도 함께 동행 하셔도 좋습니다.”

“······”


호철과 진아가 어리둥절하다는 듯 서로를 말없이 쳐다본다.

자신들이 아닌 태선을 찾아온 세헌협의 의중에 대한 궁금증과 태선을 알고 있는 세헌협의 정보력에 대한 놀라움을 포함한 무언의 대화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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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화 협상불가(4) 22.11.30 1,213 21 12쪽
29 29화 협상불가(3) 22.11.29 1,194 21 11쪽
28 28화 협상불가(2) 22.11.28 1,220 22 11쪽
27 27화 협상불가(1) 22.11.27 1,262 24 11쪽
26 26화 언데드 사냥(4) 22.11.26 1,257 24 11쪽
25 25화 언데드 사냥(3) +1 22.11.25 1,241 26 11쪽
24 24화 언데드 사냥(2) +1 22.11.24 1,257 26 12쪽
23 23화 언데드 사냥(1) +1 22.11.23 1,317 25 12쪽
22 22화 보육원의 비밀(3) +3 22.11.22 1,335 30 12쪽
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3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8 24 11쪽
19 19화 파티 사냥(4) 22.11.19 1,374 27 11쪽
18 18화 파티사냥(3) 22.11.18 1,412 25 12쪽
17 17화 파티사냥(2) 22.11.17 1,506 29 11쪽
16 16화 파티사냥(1) 22.11.16 1,562 24 11쪽
15 15화 불청객(2) 22.11.15 1,588 25 12쪽
14 14화 불청객(1) 22.11.14 1,657 31 11쪽
13 13화 대형 몬스터(5) +1 22.11.13 1,708 34 11쪽
12 12화 대형 몬스터(4) 22.11.12 1,766 32 12쪽
11 11화 대형 몬스터(3) 22.11.11 1,850 37 12쪽
10 10화 대형 몬스터(2) 22.11.10 1,944 32 12쪽
9 9화 대형 몬스터(1) +1 22.11.09 2,143 36 12쪽
8 8화 인연의 시작(4) +2 22.11.08 2,228 38 12쪽
7 7화 인연의 시작(3) +1 22.11.07 2,301 43 12쪽
6 6화 인연의 시작(2) +3 22.11.06 2,504 50 12쪽
5 5화 인연의 시작(1) +2 22.11.05 2,855 45 12쪽
4 4화 득템과 강화(4) +4 22.11.04 3,096 56 12쪽
3 3화 득템과 강화(3) +3 22.11.03 3,478 71 11쪽
2 2화 득템과 강화(2) +8 22.11.02 3,915 71 11쪽
1 1화 득템과 강화(1) +15 22.11.01 5,794 1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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