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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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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33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1.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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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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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9화 협상불가(3)

DUMMY

29화 협상불가(3)


"우, 우호철"

"이 자식은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형님은 쏙 빼놓네? 내가 네 친구냐"

"앗, 죄송합니다."

"그나저나 너 여기 웬 일이야. 진아, 너가 데려온 거야?"


비행기 안임에도 태선과의 첫 만남 때와 같이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우호철.

그가 태선의 등장에 호기심을 가지며 그녀를 바라본다.

윤진아가 답을 구하는 그의 눈길에 고개를 가로 젓는 것으로 답한다.


"아뇨, 저도 궁금해서 태선씨를 데리고 올라온 거예요. 1층 좌석에 앉아있더라고요."

"??, 뭐야 너 설마 벌써 A등급이라도 찍었단 거야?"


우호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선글라스를 들어 올리며 태선을 응시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놀란 토끼 눈을 하며 태선을 바라보는 진아.

그녀는 1층에서 올라오는 길에도 태선이 A등급을 찍었으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만큼 F등급 헌터가 A등급을 오르기 위해선 노력과 시간 그리고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온 그녀였다.


'와, 우호철 길마님은 눈이 몸과는 안 어울리게 이쁜 편이여서 숨기는 건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살벌해서 숨기는 거 였구나.'

태선은 이들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한 대답을 생각하긴 커녕 도리어 자신의 의문을 푸느라 여념이 없었다.


"태선씨?"

"아, 네! A등급이에요. 오늘 게이트에서 나오는 데로 헌터협회에 들려서 갱신했어요."

"뭐! 미친. 그게 정말이냐?“

“네···”

“역시 그때 내가 널 제대로 봤구만."


우호철은 자신의 안목이 맞았음을 좋아하며 태선을 신기한 듯 바라본다.


"아니 두 달이 채 안됐는데 어떻게 A등급으로 올린 거죠?"


반면 신기함보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태선을 바라보는 윤진아.


두 사람은 태선의 양팔을 붙잡은 채 놔줄 생각이 없었다.

그에게서 납득이 될 만한 답을 얻기 전까지는.


"그냥 몬스터 잡고··· 또 잡고··· 그렇게 올렸는데."

"뭐라구요?!"

"푸흡. 크하하하하하"


황당하다는 듯 되묻는 진아와는 달리 박장대소하는 우호철.

어찌나 크게 웃었는지 일부 S등급 헌터들 몇몇이 바 쪽으로 나와 그들을 잠시 바라보고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제스쳐를 취하는 호철을 보곤 자리로 돌아간다.


"너 그게 얼마나 대단한 사실인지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거다."


호철은 이내 웃음기를 싹 지우고서는 설명하기 시작한다.


"게이트가 생성된지 5년이 넘어가고 있어. 그 사이 별별 헌터들이 등급을 올리겠다고 이계를 밥 먹듯이 드나들었지. 나나 진아야 운 좋게 S등급 각성을 했다지만 대부분의 헌터들은 EF등급으로 각성하니까."


그의 눈은 과거를 회상하느라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태선은 그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그 역시 회귀 전 F등급으로 시작했기에 등급을 올리기에 혈안이었으니까.


"계산 해본 적은 있냐?"

"무슨 계산이요?"

"F등급이 E등급으로 올리기 위해 필요한 F등급 마정석의 갯수 말이야."

"그야 당연히 100개 잖아요."

"큭큭큭. 그래 100개다. 요즘 추세로는 300마리 언저리를 사냥해야 얻을 양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랬을까?"

"??"

"너가 A등급까지 올리면서 미세한 차이를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몬스터들이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 그만큼 녀석들이 주는 마정석 드랍율도 늘고있지. 과거엔 1천마리를 잡아야 겨우 100개를 얻을 수 있었어."

“······”


***


우호철.

그는 한 때 유도선수 출신이었다.

지금이야 국내의 일반인들까지 다 알 정도의 S급 헌터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그저 그런 실력의 운동선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머릿속에 울리는 메시지.

그날 이후 자신의 선망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선배 선수들에게서 시기와 질투를 받았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들도 각성을 하게 되었고 그들의 등급은 EF에 자리했다.


자신을 여전히 아래로 보던 그들은 자신도 S등급 헌터가 되겠다며 이계를 넘나들었다.

그의 선배들은 그곳에서 결코 무리하지 않았다.

운동하는 이들의 삶은 여유로움과 기다림 그리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했고, 그들은 이계에서 역시 서두르지 않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갔다.


한 달, 두 달, 반 년, 일 년.

그 기간 동안 이계에서 소식이 끊기거나 주검으로 발견된 그들.

한명도 남지 않았다.

우호철 적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이들에 한해서는 모두 차가운 바닥에 시신이 되어 한줌의 흙이 되었다.

그나마 제일 오래 버텼던 국대 출신의 한 살 위의 선배는 F등급으로 시작해 C등급을 찍기 직전 갑자기 나타난 오크족장에게 잡아 먹혔다.


***


"과거보다 지금이 더 등급을 올리기 수월해졌다고 해도 몬스터 역시 강해졌다. 그 말은 즉 난이도는 항상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거지. 너가 F등급으로 시작해 두 달 만에 A등급을 찍은 건 내가 헌터 생활을 하면서 들은 사실 중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다. 세계 어디에서도 너 같은 폭풍성장을 한 헌터는 없을 거다."

"그, 그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건가요?"


회귀 전과는 달리 빠른 성장 속도라는 것은 충분히 인지한 태선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고고용과 기연으로 얻어낸 스킬 때문에 남들보다 충분히 빠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호철의 말에 따르면 그의 성장은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라는 것.


"대단한 일이냐고? 솔직히 말해줄까? 넌 규격외의 등급이나 다름없다. 인간의 범주를 넘어섰다는 게 내 판단이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보다 눈에 띄게 변한 태선의 몸을 훑고 있는 그.

헐렁한 후드 티를 입고 있기에 미쳐 눈치 채지 못했지만 첫 만남 때보다 체격이 꽤나 커진 것은 물론이고 굽은 허리가 바로 세워져 키도 좀 더 커진 듯 보였다.


"너··· 내 동료가 되라."


지난번에 그들 확실이 끌어들이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앞으로 미국 도착까지는 8시간이 남았다.

어떻게든 <퇴마>길드에 끌어들인다.

그리고 윤진아의 <구원자>길드를 넘어서 국내 1등으로 도약한다.


"죄송함다."

"아 왜!"


거대한 덩치에 안 맞게 앙탈(?)을 부리는 호철.

태선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호철의 제안이 달가웠지만 A등급인 지금도 조급한 건 마찬가지다.


'갈 길이 멀어. SS등급으로도 드래곤을 잡을 수 없을 거야. 그렇게 되면 현세도 끝이다.'

길드원이 되어 소꿉장난 할 시간은 없다.

그런 그의 눈빛을 읽은 진아.


"태선씨. A등급인 지금도 조급해 보이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짐은 나눌수록 편해져요."


진아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한 태선에게 첫 만남에서부터 묘한 끌림을 가졌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의 눈을 보자 그가 지닌 짐을 함께 들어주고 싶었다.


"그래 태선아. 짐은 이 형님이 들어줄게."


반면 순순하지 못한 의도로 접근하는 호철.

그런 호철을 진아가 불같은 눈으로 째려본다.

호철의 관자놀이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아직은··· 적어도 아직은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빠악.


"크악."


태선이 머리를 감싸쥔다.

손을 탁탁 터는 호철이 고개를 숙인 채 손으로 머리를 비비는 태선을 향해 말한다.


"임마. 가장의 무게, 용사의 무게 뭐 그런 거라도 지고 있는 거냐? 누가 너더러 그런 걸 들라고 했어? 안하면 죽인데? 그런 게 아니면 조금은 나눠도 돼. 이 자식아!"

"······"


태선이 회귀하고 와서 들은 가장 머리 아픈 말이면서도 가슴 따듯한 말이었다.

적어도 기감이 가장 높게 활성화 된 지금 호철과 진아의 말은 거짓이라곤 일도 없는 진심이었다.

'어쩌면··· 어쩌면 함께 나눈다면 조금은 모두가 살 확률이 늘 수 있을지도.'

태선이 심호흡을 한다.


"이계의 드래곤을 잡아야 해요."

"뭐야. 그 이유 때문에 그렇게 안달 나있는 거였어?"

"드래곤은 이유가 아니에요. 방법이지."

"방법? 이유는 뭐고 방법은 뭔데?"

“드래곤을 잡는 게 저희가 살 방법이에요.”


태선은 설명했다.

다가올 미래에 드래곤을 잡지 못하면 현세에 이계에서와 같은 세 개의 게이트가 생긴다는 사실.

그리고 그 게이트에선 인간의 형상을 한 천족, 마족, 용족들이 각각 현세를 침공할 거라는 걸.


"그, 그게 정말이야?"

"네."

"태선씨는 그걸 어떻게 아는 거죠?"

"그게··· 드래곤 레어에 수정구가 있었어요. 미래를 보여주는 그런 마법구 같은 게."

"믿기진 않지만 계시도 받고 몬스터도 때려잡고 있는 마당에 미래를 보여주는 수정구를 안 믿을 순 없지."


'다행이다. 적당히 둘러댄다고 떠올린 판타지 영화 속 수정구를 써먹었는데 곧잘 믿어주네. 굳이 내가 회귀했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겠어.'


"태선씨는 저희 길드원들이 죽었을 때 도망치지 않고 그곳에 더 머물러있었던 거예요?"

"아, 드래곤이 입구쪽으로 향하길래 다른 출구를 찾다보니 놈의 보물창고를 들어 갈 수 있었어요."

"!!!!, 보물창고? 너 거기서 뭐 챙긴 거 있냐?"

"미래를 보느라고 딱히 챙긴 건 없는데··· 이거 하나 줍고 나왔어요. 고고용!"


아공간에서 소환되는 <고귀한 고대 용사의 명검>


"허, 한눈에 봐도 꽤나 등급이 높아 보이네? 뭐, 뭐야, SSS등급?!"


놀란 건 호철뿐만 아닌 진아도 마찬가지였다.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제대로 숨을 못 쉬는 그녀.

하지만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비비기 시작한다.


"저··· 태선씨 강화가 뭔가 이상해요.

"태선아 내가 아직 마흔 전이라 노안은 아니고 서른안이긴 한데··· 이거 강화가 잘못된 거 같다?"

"왜 그렇게 됐는지는 묻지 마세요.···"


잠시 뒤 그들은 검의 효과에 놀라고 만다.

뜬금없이 태선이 유리잔을 깨더니 자신의 손목을 그었기 때문.

이내 SSS등급 검으로 자해를 하자 갈라진 손목의 상처가 재생되는 것이다.


"아니 어떻게."

"설마, 우리가 아는 강화라는 게 양의 수는 데미지를 의미하고 음의 수는 회복을 의미하는 거였나?"

"오, 호철 형님 생각보다 영리하신 듯? 운동부 출신이라길래 머리 나쁠 줄 알았는데."


빡.


"악···"

"넌 운동부에 들어와서 교육부터 받았어야 했어. 그나저나 그게 사실이라면 앞으로의 일에 대비해 헌터들은 마이너스 무기도 갖춰야 한단 소리군."


호철이 정확히 핵심을 짚었다.

드래곤 레이드.

태선 혼자 SSS등급에 달성한다고 해도 결코 승리를 장담 할 수 없다.

0.01%의 확률이라도 올릴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면 안 된다.


"네. 지금의 길드 단위보단 더 체계적으로 움직일 정예팀이 필요해요."

"큭큭큭. 길드를 넘어선 이세계의 안위를 위한 팀이라··· 그 말은 현세의 헌터뿐만 아니라 헌무제 모두를 생각하는 거냐?"


태선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머릿속에 대략적인 명단은 있다.

아직 그들과 조우하지 못했을 뿐.

드래곤을 잡기위해 없어서는 안 될 능력자들.


밝게 빛나는 태선의 눈을 바라보는 진아.

이미 그녀의 눈에 태선은 두 달 전 드래곤 레어에서 겨우 생환해 나온 F급 짐꾼이 아니었다.

멸망해가는 세상을 바꾸려는 한 남자로 보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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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화 협상불가(3) 22.11.29 1,195 21 11쪽
28 28화 협상불가(2) 22.11.28 1,220 22 11쪽
27 27화 협상불가(1) 22.11.27 1,262 24 11쪽
26 26화 언데드 사냥(4) 22.11.26 1,257 24 11쪽
25 25화 언데드 사냥(3) +1 22.11.25 1,242 26 11쪽
24 24화 언데드 사냥(2) +1 22.11.24 1,258 26 12쪽
23 23화 언데드 사냥(1) +1 22.11.23 1,317 25 12쪽
22 22화 보육원의 비밀(3) +3 22.11.22 1,335 30 12쪽
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3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9 24 11쪽
19 19화 파티 사냥(4) 22.11.19 1,375 27 11쪽
18 18화 파티사냥(3) 22.11.18 1,412 25 12쪽
17 17화 파티사냥(2) 22.11.17 1,506 29 11쪽
16 16화 파티사냥(1) 22.11.16 1,562 24 11쪽
15 15화 불청객(2) 22.11.15 1,588 25 12쪽
14 14화 불청객(1) 22.11.14 1,657 31 11쪽
13 13화 대형 몬스터(5) +1 22.11.13 1,708 34 11쪽
12 12화 대형 몬스터(4) 22.11.12 1,767 32 12쪽
11 11화 대형 몬스터(3) 22.11.11 1,850 37 12쪽
10 10화 대형 몬스터(2) 22.11.10 1,944 32 12쪽
9 9화 대형 몬스터(1) +1 22.11.09 2,143 36 12쪽
8 8화 인연의 시작(4) +2 22.11.08 2,229 38 12쪽
7 7화 인연의 시작(3) +1 22.11.07 2,301 43 12쪽
6 6화 인연의 시작(2) +3 22.11.06 2,504 50 12쪽
5 5화 인연의 시작(1) +2 22.11.05 2,855 45 12쪽
4 4화 득템과 강화(4) +4 22.11.04 3,096 56 12쪽
3 3화 득템과 강화(3) +3 22.11.03 3,478 71 11쪽
2 2화 득템과 강화(2) +8 22.11.02 3,915 71 11쪽
1 1화 득템과 강화(1) +15 22.11.01 5,794 1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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