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098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1.22 07:00
조회
1,334
추천
30
글자
12쪽

22화 보육원의 비밀(3)

DUMMY

22화 보육원의 비밀(3)


"애송이 영화를 많이 봤구나. 꽤나 쓸만해보이는 검이긴 하다만 그거론 날 넘기긴 힘들 거다."


김실장이란 놈은 각성하기 이전에도 깡패 짓거릴 해왔던 거 같다.

결코 위협적인 말을 내뱉은 게 아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들어간 힘 있는 말투.

회귀 직후에 그를 만났다면 날 위축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이젠 아니야.'

헌터 킬러까지 이긴 나다.

왼손에는 고고용을 쥔 채 놈을 향해 오른손을 날린다.


반 박자 빠르게 태선의 주먹을 피하는 김실장.


"권갑과 검···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군."


그의 경험상 뒷골목 싸움에도 이런 부류는 많았다.

주먹이 약해 힘을 보조하기 위해 항상 칼을 몸에 품고 다니던 이들.

결코 어느 수준까진 올라설 수 있었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주먹만을 파고들어도 정점이 되기 힘들었던 그들만의 세계.

어줍지 않게 주먹과 칼을 섞어 쓰는 놈들은 그 세계에선 얼마안가 반병신이 되거나 재수 없이 명을 달리하는 게 다반사였다.


눈앞의 이놈 또한 별반 다를 바 없는 움직임.

자신이 내뱉은 말이 그에게 이 시간 이후로 좋은 양분으로 될 기회는 분명 없을 것이지만, 그가 적어도 알고 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무의식적으로 뱉은 말이었다.


"······"


찰나였지만 태선은 김실장 말의 의도를 알아들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주먹을 아무렇지 않게 피해내는 그를 신경 쓰는 게 우선이었다.

'내가 주먹을 내지르는 순간 이미 반응하고 있어.'

태선은 자세를 고쳐 잡은 뒤 재차 그에게 권격을 날린다.

그럼에도 그의 주먹은 김실장에게 닿지 않았다.

퍽.


"끄어억. 켁켁."


김실장이 태선의 주먹을 가볍게 흘린 뒤 그의 옆구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 결과 태선은 땅에 고꾸라진 채 숨을 헐떡인다.


"넌 헌터와의 결투 이전에 인간들의 싸움에 대한 경험도 적은 것 같군. 너의 그 단조로운 공격들 보나마나 몬스터나 사냥하면서 쌓아올린 자신감으로 인한 산물이겠지."


김실장은 쓰러진 태선을 향해 이어서 공격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찌 보면 강자의 만용이었다.

언제든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죽일 수 있다는 생각.


"하아. 이거 꽤 아픈데?"


태선이 배를 잡고 일어선다.

어느새 쓰러진 상태에서 다시 자해한(?) 태선이 아무렇지 않은 듯 일어서자 김실장의 오른쪽 눈썹이 치켜세워진다.


"뭐지. 간장을 쳤는데 그 짧은 시간에 회복해?"


리버블로우.

김실장을 각성 이전 뒷골목에서 제법 이름 날리게 해준 기술이다.

격투기를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구사할 공격 중 하나지만 타고난 동체시력과 반응속도 그리고 강한 육체를 지닌 그였기에 약점을 때리는 실력만큼은 남달랐다.


"쓴 맛은 충분히 봐서 간장은 사양하지."


태선이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 주먹을 휘두른다.


"몇 번을 말해야지? 같은 수···"


태선의 뻗은 오른손을 가볍게 피해낸 순간 날아드는 권기 <백보신권>이었다.

주륵.

김실장의 왼팔의 살점이 일부 날아가 피가 흐른다.


"이런 잔재주가 있는 진 몰랐군. 그러면 내 스킬도 선보여야 하는 건가?"


김실장은 그 말을 끝으로 기세가 완전히 변했다.

태선의 스킬에 헌터인 그 역시 스킬로 응수하기위해 자세를 고쳐 잡는다.

곧 이어 얼굴이 점차 일그러지며 털이 자라고 그의 안그래도 두껍던 양팔은 더욱 두꺼워진다.


"수, 수인화."

'다르다. 일전에 만난 수인화 헌터와는 달라. 고릴라 쪽인 건가.'


고릴라는 인간보다 12배정도 힘이 세다.

물론 태선의 눈앞에 있는 그가 고스란히 그만한 힘을 다 갖춘 것은 아니지만 태선을 위협하기엔 충분했다.


"다시 시작해 볼까?"


쿵쿵.

태선을 향해 돌진하는 김실장.

반쯤 떨어져 나간 왼손의 살점 따윈 개의치 않다는 듯 그가 태선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무슨 1미터거리에서 주먹을···'

놈은 내가 다리를 뻗어야 겨우 닿을 거리에서 주먹을 뻗는다.

겨우 미끄러지듯 넘어지고 나서야 그 거대한 주먹을 피해낸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놈의 그 말이 지금 이 순간 떠오른다.

분명 고고용을 쥔 왼손은 날 안심하게 만들어줬지만 공격에 제약이 생긴다.

스스로 한손을 봉인하고 싸우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검을 집어넣고, 싸우는데 집중해야겠어··· 가만?!'

검을 넣는다고?

내 검은 활검이다.

몸에 쑤셔 넣는다고 생명력을 채워주던 검이 살검으로 바뀌진 않을 것이다.


"큭큭큭."

"실성한 건가. 아무래도 좋다. 미쳐서 기억을 잃어도 넌 오늘 여기서 죽는다."

"난 아무래도 좀 천재인 듯."

"????"


푸욱.


"내 손에 죽느니 자살을 택하겠다. 뭐, 이건가."


놈은 여전히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날 내려다본다.

스스로 자신의 심장에 검을 찔러 넣은 날 보며.


"태, 태선아!!"

"형!!!"


내 이름을 부르짖는 요한 형님과 오늘 하루 잠깐 본 게 다지만 날 보며 절규하는 수현 그리고 눈을 질끈 감은 지나.

반면 보육원장은 썩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계단 위에서 날 내려다본다.


두근두근.

요동치는 심장소리.

점차 짙은 어둠만이 내리깔린 고요한 이곳의 분위기에 맞춰 심박은 점차 정상으로 돌아온다.


'조마조마 했는데 넣어두고 있어도 살아있네.'

아니.

살아있는 것 이상이다.


[신의 자애]

[신의 자애]

.

.

.

[신의 자애]


심박 소리에 맞춰 끊임없이 생명력이 회복된다는 상태창이 뜨고 있으니까.


천천히 일어서는 태선을 본 김실장.


"뭐, 뭐지."


그가 처음으로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뭐긴 뭐야, 도깨비 김신 강림이지. 이 킹콩새끼야."


자유로워진 왼손.

그리고 그의 심장에 박힌 달빛에 비춰진 고고용의 검 자루.

'이게 바로 무한 자힐이다!'


"마법검이로군. 무슨 기능인진 모르겠다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


김실장이 거대하고도 긴 팔을 날린다.

빠각.

태선이 양팔을 교차하여 막아낸다.

듣기 거북한 뼈가 부러진 소리.

김실장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부러진 손을 보기위해 주먹을 회수했지만 그 미소는 이내 지워졌다.

멀쩡한 태선의 팔.


놀라고 있기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자유로워진 왼손 덕에 태선은 더욱 그에게 파고들어 적극적인 공격을 하고 있었다.


강한 공격력만큼이나 맷집도 좋았지만 태선의 스킬은 더 위협적이었다.

그가 날리는 권격 자체는 약했으나, 발사되는 스킬을 맞아주면 몸에 구멍 날 것이 뻔했다.


***


"큭."


태선이 자신의 심장에 검을 꼽고 5분이 채 안지난 시간.

양 옆구리에 구멍이 난 채 몸을 웅크린 김실장.

손으로 지혈을 해보지만 역부족이었다.


태선의 <백보신권>은 무기 공격력의 5배에 달하는 데미지를 갖췄기에 수인화된 김실장의 살가죽을 뚫기에 어렵지 않았다.

더욱이 등급이 오르면서 넉넉해진 마나로 인해 사용가능해진 백보신권의 횟수까지 생각하면 김실장에겐 재앙이었다.


'젠장. 나보다 등급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스킬 때문에 죽게 생겼군.'

그런 그의 눈에 보이는 무리들.

요한과 보육원의 아이 둘이 태선을 향해 응원하고 있었다.


"이봐, 어디 한 번 더 내게 훈수 둬 보시지."


전의를 상실한 듯한 놈의 모습에 코가 올라간 태선이 팔짱을 끼며 그에게 다가간다.

태선이 팔짱을 낀 걸 확인한 순간 김실장은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요한이 있는 곳으로 날아간다.


"아, 안돼!"


그제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 태선.

팔짱을 풀어 놈을 향해 스킬을 쓰기엔 순식간이었다.


"배리어!"


태선의 외침이 들리고 연이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철푸덕.

요한과 수현 그리고 지나의 앞으로 미끄러져오는 김실장.

그는 수현을 향해 바라보며 눈을 몇 번 깜빡이고는 그대로 영원히 눈을 감는다.

이어지는 지나의 비명소리.


수현은 자신들을 위해 대신 싸워주는 태선을 위해 조금의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 기회만을 엿보고 있던 찰나.

자신들을 향해 덮치러 날아오는 김실장을 향해 배리어를 시전했다.


스킬의 이름은 각성과 함께 미지의 존재가 명명해준다.

배리어.

현세에 맞게 계시가 만들어준 스킬은 보호막이었다.

투명한 유리벽으로 보이지만 그 강도는 강했다.


지금처럼 보호막으로 쓸 요량으로 사용한 배리어는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닌 그가 생각하는 위치에 생성됐다.

그리고 그것은 김실장의 몸 사이에 만들어졌다.


그의 하체는 배리어에 막혀 그대로 떨어졌고, 척추신경이 끊긴 상체는 그대로 양팔에 힘이 풀리며 운동장 바닥에 미끄러지게 된 거였다.


지나의 비명소리가 잠잠해질 쯤.

구두소리가 다급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보육원장이 서둘러 자리를 피하려하자 태선이 그녀를 쫓아가 붙잡아온다.


"지나야 수현아, 너희 엄마나 다를 바 없는 나에게 왜이러니. 나는 너무 무섭구나. 흑흑 이런 이상한 사람들이랑 어울리면 안돼에!"


지나는 이 순간 웃기지도 않았다.

보육원의 많은 아이들의 웃음을 앗아가고 눈물짓게 한 그녀.

원장의 눈물을 본다면 속이 시원 할 줄 알았건만 지금 그녀의 눈물은 가식의 눈물이었다.

억지로 쥐어짜는 듯한 눈물은 흐르질 못하고 눈가만을 촉촉하게 만들고 있었다.

'도대체 원장은 어떤 인생을 살아 온 걸까.'

지나의 머릿속에 남은 의문이었다.


"마귀할멈. 감정이 메마르셔서 눈물이 많이 안 나오는 거 같은데. 내가 좀 도와드릴까요? 눈 밑에 꼬집으면 아마 콸콸콸 나오실 듯한데."


태선이 권갑을 찬 엄지와 검지를 팅팅 부딪치며 그녀의 눈앞으로 가져다댄다.


"끼아아악. 사, 살려줘."

"와. 오크 멱따는 소리인줄."


태선이 그녀를 위협하자 요한이 태선을 제지한다.


"이봐요. 이거 보여요?"


요한이 그녀에게 흔들어 보인다.

초소형 카메라는 그가 찬 안경에 숨겨져 있었고, 녹음기는 요한의 몸에 걸쳐 있었다.


"당신이 김실장인가 하는 사람과 나눈 대화 여기 다 들어있습니다. 살인교사는 물론이고 보육원 아이들을 학대하는 내용까지 모두 들어있다구요."

"그, 그걸 언제···"

"여기 오기 전부터 준비하고 왔죠. 당신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서 잘 따라와 준 덕에 일이 쉽게 풀릴 것 같아요. 우린 이대로 당신을 경찰서에 넘기고 이것들도 증거로 보낼 겁니다."

"아, 안돼!! 놈들에게 그럼 난 살해당할 거야. 그것만은 안돼! 제발. 제발 한번만 봐줘. 애들한테 잘 할 테니까. 한번만 용서해줘."


요한의 바지 가랑이를 붙잡은 그녀.

이내 수현과 지나에게도 기어가 다리를 붙잡는다.


"애, 애들아. 제발! 너희가 막아줘. 부탁이야. 내가 너희에게 부탁하는 거 봤니? 제발 한번만!"

"원장님은 저희한테 부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죠. 명령해왔을 뿐···"


차가운 지나의 말에 망연자실해하는 원장.

곧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다.


새벽녘 경찰서에 인계된 그녀는 아침 뉴스에 기사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서울의 다섯 군데에 달하는 보육원을 운영, 관리해오던 그녀는 보육원의 어린 아이들은 공사현장으로 보내 일을 시키거나 환락가에 여자아이들을 보내 금전적 이득을 취해왔다고 한다.

보육원 별로 행해진 불법노동 종류가 달랐기에 비교적 걸리지 않고 오래 동안 유지되어 왔다고 한다.

그리고 경찰서에 잡힌지 하루만에 유치장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어딘진 몰라도 빠르네요."

"그러게. 어쩌면 우리가 생각보다 더 강한 미지의 적을 상대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뭐, 그래도 그건 나중일이잖아요. 당장 전 든든한 동료를 얻어서 기분이 좋은데요? 그치?"

"네. 형"


태선의 회귀 전 기억에 남아있는 헌터 중 한명 수현.

드래곤과의 싸움엔 수현의 배리어 역할이 필수다.

등급이 낮아 김실장의 몸처럼 동강내진 못 할 테지만, 그의 배리어는 드래곤의 브레스를 막아내는데 필수적이니까.

그때까지 수현이는 가게 될 곳이 있다.


"형, 정말 헌무제 아카데미가 생기는 거예요?"

"응. 난 아니지만 미성년자인 너는 그곳을 먼저 가게 될 거야!"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30화 협상불가(4) 22.11.30 1,212 21 12쪽
29 29화 협상불가(3) 22.11.29 1,194 21 11쪽
28 28화 협상불가(2) 22.11.28 1,219 22 11쪽
27 27화 협상불가(1) 22.11.27 1,262 24 11쪽
26 26화 언데드 사냥(4) 22.11.26 1,256 24 11쪽
25 25화 언데드 사냥(3) +1 22.11.25 1,241 26 11쪽
24 24화 언데드 사냥(2) +1 22.11.24 1,257 26 12쪽
23 23화 언데드 사냥(1) +1 22.11.23 1,316 25 12쪽
» 22화 보육원의 비밀(3) +3 22.11.22 1,335 30 12쪽
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2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8 24 11쪽
19 19화 파티 사냥(4) 22.11.19 1,374 27 11쪽
18 18화 파티사냥(3) 22.11.18 1,412 25 12쪽
17 17화 파티사냥(2) 22.11.17 1,505 29 11쪽
16 16화 파티사냥(1) 22.11.16 1,562 24 11쪽
15 15화 불청객(2) 22.11.15 1,588 25 12쪽
14 14화 불청객(1) 22.11.14 1,657 31 11쪽
13 13화 대형 몬스터(5) +1 22.11.13 1,707 34 11쪽
12 12화 대형 몬스터(4) 22.11.12 1,766 32 12쪽
11 11화 대형 몬스터(3) 22.11.11 1,850 37 12쪽
10 10화 대형 몬스터(2) 22.11.10 1,944 32 12쪽
9 9화 대형 몬스터(1) +1 22.11.09 2,142 36 12쪽
8 8화 인연의 시작(4) +2 22.11.08 2,228 38 12쪽
7 7화 인연의 시작(3) +1 22.11.07 2,301 43 12쪽
6 6화 인연의 시작(2) +3 22.11.06 2,503 50 12쪽
5 5화 인연의 시작(1) +2 22.11.05 2,855 45 12쪽
4 4화 득템과 강화(4) +4 22.11.04 3,096 56 12쪽
3 3화 득템과 강화(3) +3 22.11.03 3,478 71 11쪽
2 2화 득템과 강화(2) +8 22.11.02 3,914 71 11쪽
1 1화 득템과 강화(1) +15 22.11.01 5,794 11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