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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36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1.05 12:50
조회
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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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
12쪽

5화 인연의 시작(1)

DUMMY

5화 인연의 시작(1)


태선의 붉어진 얼굴이 더욱 시뻘겋게 달아오른 그 순간.


툭.


“아!”


내게 말을 거느라 어정쩡하게 나와 있던 최지훈의 어깨를 세게 부딪치고 지나가는 박수태.

최지훈이 그를 향해 불만기 가득한 큰소리를 외친다.


“할 말?”

“사과해! X새끼야.”

“큭··· 크하하하하하”

“뭘 쳐 쪼개?”


챙!

난데없이 웃고 있던 박수태가 최지훈을 향해 호수구를 휘두른다.

마찬가지로 그의 웃는 얼굴을 향해 검을 휘두른 최지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무기를 꺼낸 그들은 어지간한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속도로 겨루고 있다.


이미 경매장 뒤편은 그들의 싸움터로 변모해 있었고, 경매장 관리인들은 이런 일이 종종 있었는지 민간인들과 헌터들에게 안전대피 경로를 알리고 있었다.


“태선 헌터님! 이쪽으로 오시지요. 물건은 제가 가져왔습니다.”

“······”


태선은 아직도 분이 안 풀렸는지 저들의 싸움이 한창인데도 미동이 없었다.


“헌터님?”

“네··· 갈게요.”


어깨가 축 처진 채 결투중인 저들을 바라보며 관리자를 따라 내려간다.

‘X새끼들 오늘일은 두고두고 기억해둔다. 이자까지 받아주겠어! 최지훈, 박수태!’


“여기 있습니다.”


관리자가 자신의 품에서 <충차 권갑>을 소중히 꺼낸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대사는 복잡한 심경인 날 놀라게 만들기 충분했다.


“제가 김요한입니다. 권갑 제작자이지요.”

“네? 이 권갑이랑 아까 그 강철권갑을 만드신 분이라고요?”

“네 맞습니다. 딱히 속이려던 건 아닌데, 이곳 경매장에선 겸업이 불가한지라 쉬쉬하고 있거든요. 하하하하”

“겸업이 안 되면 저한테도 비밀이어야 할 텐데 이렇게 말하셔도 괜찮은가요?”

“헌터님이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마정석을 이용해 권갑을 제작하는 사람은 저 하나 뿐이니까요. 향상된 권갑을 위해서라도 저와의 인연은 오래 가져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뭔가 기연을 얻은듯하면서도 약팔이에게 놀아나는 듯한 느낌인데.’


“네, 네 뭐! 그렇긴 한데 제 신상이 필요한 거였으면 아까 로비에서 작성한 걸 가져다가 사용하면 되지 않았나요?”

“개인정보 훔치는 건 불법이라. 하하하하”

“겸업도 불법인데 하시잖아요.”

“······”


그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내 개인정보.

그저 확인 차 내게 물었던 모양이다.


여전히 건물 안쪽에선 요란한 소리가 가득했기에 우리는 인근 커피숍으로 이동해 대화를 나눴다.

띠 동갑 차이인 우리였지만 제법 통하는 구석이 많았고 우리는 서로 편하게 형님 아우 하기로 했다.


5년을 더 살다 회귀한 나보다도 더 디테일한 정보를 가진 요한 형님은 경매장 관리인을 하기 이전에 마정석을 연구하는 한국마나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고 한다.


사물에 마정석의 기운을 스며들게 하는 연구가 그의 주 분야였기에 제작자의 길을 걷는 중이라고 한다.

경매장 관리인 일을 하는 건 국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함이라는데, 마정석 연구의 최초 시작을 그가 함께했기에 국가에서도 그의 퇴직을 몇 번이나 반려했다고 한다.


그는 연구하는 일도 좋아했지만 무엇보다 제작하는 걸 더욱 좋아했는데, 자신이 만든 무기로 헌터들이 많은 몬스터를 토벌하길 갈망했다고 한다.

마정석에 대한 연구 능력대비 제작은 아직 좀 서툰 상태라는데, 그로인해 무기의 심미성이 떨어져 판매가 잘 안된다고 한다.

더욱이 권갑 사용자가 적은 부분도 한몫했고.


헌터 협회에도 방문해서 짐꾼 직을 취소하고, 헌터 직으로 복귀 신청해야 했기에 그와의 자리를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추후에 그의 제작실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


***


“안녕하세요.”


협회의 문을 열자 드래곤 레어에서 살아 돌아왔을 때 내 경위서를 받은 직원이 날 알아본다.


“안녕하세요. 짐꾼 직 취소하고, 헌터 직으로 복귀 신청하려고요.”

“아 다시 변경하시게요?”

“네!”


태선은 그녀가 내미는 서류를 작성하기위해 구석진 자리에 앉는다.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본 협회 직원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네 헌터님. 지난번에 부탁하신 거요. 5분이요? 네 알겠습니다.”


서류를 다 작성한 태선은 직원에게 전달한다.


“신청 완료 통보는 문자로 전송해주니까 가봐도 되죠?”

“아! 저·· 헌터님 그게··· 부탁드릴게 있어서요. 곤란한 부탁일 수도 있긴 한데. 상대방도 사정이 딱하셔서···”

“뭔데요?”


덜컹.

태선의 물음과 함께 열리는 헌터협회의 문.


“허억! 그, 금빛여신 윤진아!”

“······”

“아, 죄송합니다.”


현 랭킹 1위 길드의 S급 헌터 윤진아가 헌터 협회에 방문했다.

윤진아 헌터를 단번에 알아본 태선은 사실 회귀전이나, 지금도 그녀의 팬이었다.

현세에선 금빛여신이라는 별명을 지녔고, 이계에선 금빛 발키리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작은 금색 방패와 자신의 몸보다 긴 금빛 랜스를 착용해 몬스터들 사이를 거침없이 누비는 딜러형 탱커였다.

또 다른 별명은 금단의 발키리였다.

찝쩍거리는 남자 헌터들은 죄다 꼬챙이로 꿰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 내가 못 가질 거 남들도 못 가지는 게 맞지!’라는 생각이 숱한 남성들을 자극했을까.

그녀는 사건사고로 뉴스에 오르내릴 때마다 남성들로부터 인기 폭발이었다.


나는 거기에 그녀가 찍은 CF는 너튜브에서 목록을 죄다 저장해놨을 정도였다.

눈앞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CF보다도 더 아름다웠고, 자동으로 헛소리를 나오게 할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팬 구호를 외친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싸늘하기만 하다.


“김태선씨!”

“어, 어! 제 이름을 아세요?”

“드래곤 레어 토벌대 유일한 생존자잖아요?”

“아, 네 맞습니다. 유일한 생존자에요.”

“그날 일에 대해서 저한테 자세히 한번 얘기 해주실 수 있나요?”

“네? 헌터협회에 경위서도 내고 이미 따로 조사도 받았는데 제가 왜요?”

“하아··· 다른 뜻은 없어요. 김태선씨한테 악감정도 없습니다. 그 드래곤 토벌대에··· 저희 아버지도 계셨어요. 그 토벌대의 메인 탱커셨죠.”

“미안합니다. 그런 일인 줄도 모르고 거부반응을 먼저 보였네요. 제가 본건 언론에서 발표한 거랑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브레스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하고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 채 토벌대원 모두 소멸됐습니다. 남아있던 거라곤···· 누구 것인지 모를 하반신들뿐이었습니다.”

“······”

“이런 말씀밖에 못 드려 죄송합니다.”


태선은 자신이 좋아하는 헌터 앞에서 기쁜 내색을 낼 수 없었고, 그저 미안하단 말밖에 할 수 없다는 것에 스스로가 한심해보였다.

그리곤 충격 받은 그녀의 곁을 지나, 협회를 빠져나간다.


“태선씨!”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윤진아의 목소리.


“저희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하고 싶어요! 드래곤 레어 근처로 안내만이라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5년 전엔 그녀를 만난 일도, 이런 부탁을 받은 적도 없었다.

어쩌면 짐꾼에서 헌터로 변경하느라 헌터 협회를 방문했기에 내가 아는 미래가 조금씩 바뀌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윤진아가 운영하는 구원자 길드 소속으로 이계 게이트를 넘어 올 수 있었다.

임시 길드원이나 다름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곳에서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룰 때 까진 길드원 신분의 방문증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긴 것이 국내 5대 길드에게 협회가 준 특권.

임시 길드원 방문증을 길드 미가입 헌터들에게 줄 수 있는 권한이었다.

이는 하꼬 헌터들이 사냥에서 얻은 수익금의 일부 비율을 길드에 지불하고 자유로이 게이트를 드나들 수 있게 하는 여권 같은 것이었다.


윤진아 헌터의 부탁대로 드래곤 레어 앞까지 그들을 데려갔지만, 드래곤 레어는 마치 입장 거부라도 하는 양 굳게 닫혀 있었다.

‘이들이 못 들어가는 것보다 후에 내가 이곳을 다시 오게 됐을 때가 문제네. 챙겨야 할 아티펙트가 많은데··· 무엇보다 그 목걸이!’

나는 진실 된 마음으로 아쉬움을 그에게 표현했다.

아버지의 시신을 회수 할 수 없었던 그녀 역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리고 도착한 이계 게이트 바로 앞 헌터들의 보금자리.

막사는 매년 증축공사를 진행했고, 내가 헌터로써 재방문한 오늘도 증축공사를 진행중이였다.

그리고 연병장에서는 등급별로 토벌대를 꾸리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EF 토벌 그룹의 마지막 순번으로 합류한 나는 구원자 길드원들과의 이별을 뒤로하고, 회귀 뒤 첫 원정토벌을 나선다.


"EF등급 토벌대는 앞쪽으로 모여 주십시오!"


이번 토벌을 마치고나면 D등급으로 오를 예정인 박지평 공대장이 연병장에서 명부를 손에 쥔 채 파티원의 이름을 부른다.

헌터들의 구역은 등급별로 나뉘어졌기에 말석이나 다름없는 EF등급에게 꼬장부리는 이들이 없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이들의 분위기만으로도 내 기분은 다시 가라앉았다.

동태같은 눈을 한 채 그저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이들.

짐꾼이라면 민간인과 비교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지만, 헌터는 조금 달랐다.


그들이 하루 버는 돈은 20만원 내외.

F등급 마정석 하나가 50만원이다.

토벌단을 이끌고 하루 꼬박 인당 1개씩을 확보한 뒤에야 복귀하곤 했는데, 그렇게 구한 마정석은 경매장에 묶음으로 정리한다.

마정석을 건네면 그들은 35만원을 돌려준다.

20%는 나라에 낼 세금이고, 10%는 경매장 수수료였다.

그게 끝이 아니다. 35만원에서 다시 10만원은 길드에게 패스 명목으로 지불해야했다.

길드는 임시길드원 방문증 하나로 판매 수익금의 20%를 가져갔다.


단, S,A등급은 길드 가입이 안 되어있어도, 출입이 자유로웠다.

강한 놈들은 돈도 더 많이 벌수 있었고, 수수료도 적게 냈기에 힘이 곧 돈이었다.

EF등급의 헌터들끼리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이곳 이계는 헌터들만의 작은 세상이라는 것.


돈이야 짐꾼하면서 입에 풀칠할 정도는 모았다!

맛있는 음식? 명품 옷? 스포츠카? 으리으리한 집? 다 부질없다. 5년 뒤면 불지옥인데 힘이 곧 생명이고, 돈이고, 진리다.


상념에 잠겨 있던 태선은 진격을 알리는 신호로 인해 정신이 든다.


얼마가 흘렀을까.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오크 부락.

오크는 붉은 피부색에 거친 야수의 얼굴을 지닌 외형을 지녔다.

그들은 이곳 이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몬스터였는데, 그 이유가 번식도 빨랐고, 나름데로 사회성마저 갖춘 지성을 가진 몬스터였기에 그들만의 터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오크들은 EF등급의 헌터, 삼류 무인, 소드 러너나 수련 법사들에겐 그만큼 만만하면서도, 경험을 쌓기에 최적의 몬스터였다.


"잘 아시다시피 오늘은 여러 부락을 공략 할 예정이니 한 마리 당 3명씩 전우조로 빠르게 사냥해주세요! 모두 출발!"

"와아아아아!"


공대장의 계획은 빠르게 두 세 부락을 밀고, 인당 1개의 마정석이 오늘의 목표였다.

그가 데려온 헌터들의 숫자는 30명이었기에 30개의 마정석을 얻으려면 부랴부랴 공략해도 해가지기 전까지 얻어내기엔 빠듯했다.


그런 그의 심정을 알고 있을지 모를 최하등급의 헌터들이 거센 함성을 지르며, 오크부락을 향해 달려간다.

'함성은 굳이 지를 필요 있나? 누가 보면 필드 보스 잡으러 가는 줄 알겠네.'

태선은 전우조가 된 E급 헌터 한명과 다른 F급 헌터의 뒤를 쫓아 달려간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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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협상불가(3) 22.11.29 1,195 21 11쪽
28 28화 협상불가(2) 22.11.28 1,220 22 11쪽
27 27화 협상불가(1) 22.11.27 1,262 24 11쪽
26 26화 언데드 사냥(4) 22.11.26 1,257 24 11쪽
25 25화 언데드 사냥(3) +1 22.11.25 1,242 26 11쪽
24 24화 언데드 사냥(2) +1 22.11.24 1,258 26 12쪽
23 23화 언데드 사냥(1) +1 22.11.23 1,317 25 12쪽
22 22화 보육원의 비밀(3) +3 22.11.22 1,335 30 12쪽
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3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9 24 11쪽
19 19화 파티 사냥(4) 22.11.19 1,375 27 11쪽
18 18화 파티사냥(3) 22.11.18 1,412 25 12쪽
17 17화 파티사냥(2) 22.11.17 1,506 29 11쪽
16 16화 파티사냥(1) 22.11.16 1,562 24 11쪽
15 15화 불청객(2) 22.11.15 1,588 25 12쪽
14 14화 불청객(1) 22.11.14 1,658 31 11쪽
13 13화 대형 몬스터(5) +1 22.11.13 1,708 34 11쪽
12 12화 대형 몬스터(4) 22.11.12 1,767 32 12쪽
11 11화 대형 몬스터(3) 22.11.11 1,850 37 12쪽
10 10화 대형 몬스터(2) 22.11.10 1,944 32 12쪽
9 9화 대형 몬스터(1) +1 22.11.09 2,143 36 12쪽
8 8화 인연의 시작(4) +2 22.11.08 2,229 38 12쪽
7 7화 인연의 시작(3) +1 22.11.07 2,301 43 12쪽
6 6화 인연의 시작(2) +3 22.11.06 2,504 50 12쪽
» 5화 인연의 시작(1) +2 22.11.05 2,856 45 12쪽
4 4화 득템과 강화(4) +4 22.11.04 3,096 56 12쪽
3 3화 득템과 강화(3) +3 22.11.03 3,478 71 11쪽
2 2화 득템과 강화(2) +8 22.11.02 3,915 71 11쪽
1 1화 득템과 강화(1) +15 22.11.01 5,794 1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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