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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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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109

작성
22.11.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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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3화 언데드 사냥(1)

DUMMY

23화 언데드 사냥(1)


그 날 이후로 보육원은 성인이 된 지나가 맡게 되었다고 한다.

스무살 여자아이가 보육원장을 맡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당시 나도 믿을 수 없었다.

그렇게 된 연유에 대해선 티비를 보고서야 수긍할 수 있었다.

현 정권을 비판 할 건덕지를 찾고 있던 야당의 국회의원들은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지나에게 보육원장 자리를 줘야한다고 기자들 앞에서 목청껏 떠들었다.

그로 인해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구청장의 허가와 함께 지나가 보육원장이 될 수 있었다.

국회의원이란 직업의 유일한 순기능이 이런 점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이후 나는 정기적으로 보육원에 기부를 하고 있다.


"그 일이 있던 뒤로 벌써 3주가 지난건가."


어두운 동굴 안 태선의 뒤로 길게 늘어선 해골 잔해들.

그가 지금 이계에 와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수현이 녀석을 그런 식으로 만난 건 대단한 우연이였어. 회귀 전이었다면 너튜브로나 볼 유명인 인데. 급식 시절의 모습은 꽤나 앳돼보여서 한눈에 못 알아봤지.'

천마룡이 현세를 침공하던 시기.

서울 빈민가를 처절하게 지켜내던 헌터 중 한명인 수현.

사람들은 그를 서민들의 영웅이라 불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보육원을 지키고자 한 행동이었겠지.

SSS에 S가 하나 모자란 더블S등급이던 그의 배리어는 물리공격과 마법공격의 방어율 90%였다.

그가 트리플S만 달았어도 천마룡의 침공은 물론이고 그 이전 드래곤 레이드의 결과도 다른 결과를 만들었을 것이다.

트리플 S 달성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경지.

'안되면 되게 해야지.'


수현은 지난 주 헌무제 아카데미에 입학했다고 한다.

각국의 헌터협회는 인지하고 있었다.

미성년자들에게도 각성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그런 그들을 성인이 되기까지 놀려두기엔 아까운 전력이었기에 그들이 선택한 것은 이계에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것.

누구에게나 입학의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 A등급 이상의 미성년자 헌터에게 입학이 허용됐고 수현을 비롯한 5명의 소년소녀들이 입학했다.

그리고 무림의 사룡이봉과 제국 귀족들의 영애 넷이 그들의 입학 동기가 되었다.


'부럽다. 거기에 있으면 다양한 스킬을 배우겠지?'

하지만 각자의 역할이 있는 거니까.

마음을 다잡고 다시 어두운 동굴 안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


나흘간 등급 성장은 미뤄 둔 채 죽은 자들의 땅이라 불리는 언데드 소굴을 전전하고 있다.

성장을 우선적으로 바라는 나지만 이곳을 찾아 헤매는 이유는 단 하나.

아티펙트.

회귀 전 리치킹을 사냥한 헌터가 획득했다는 리치킹의 망토는 모든저항을 30%나 올려주는 사기템이었다.


고고용이 있는 내게 전혀 쓸모 없을 것 같지만 브레스에 직격됐을 때 한방에 몸이 사라지면 생명 회복이고 뭐고 기회도 없을 것 같아서다.


'이상하다. 분명 죽은 자들의 땅 어딘가에 있는 동굴 중 하나라고 들었는데.'

나흘간 동굴만 열두군데를 클리어 했음에도 리치킹은 커녕 리치조차 안보였다.


'여기도 허탕인가.'

돌아서서 나가려던 그때 태선의 귀에 들리는 희미한 소음.

일말의 희망(?)을 갖고 안으로 들어간다.


얼마를 더 걸었는지 짐작하기 어려웠지만 소음은 더 명확히 들리기 시작한다.

동굴의 끝.

아니, 더 정확히는 태선이 걷고 있는 길은 막다른 길이었지만 그 아래는 그렇지 않았다.

뚫려있는 바닥은 암전이 아닌 새로운 장소를 비추고 있었다.

거대한 지하 공동의 천장으로 짐작되는 자신의 위치.

태선의 시선 바로 아래에는 수많은 해골들이 모여 있었다.

해골 병사나 해골 전사보다 두개골의 상부가 확연하게 큰 해골들.

거기에 그들의 왼손에 들려있는 보주가 그들이 리치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skek la slemia o' menosla!"


그리고 리치 무리에 둘러싸인 그들보다 10배 이상은 큰 리치가 괴상한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꿀꺽.

마른 침이 삼켜진다.

'리치킹이다. 저 정도 크기면 나 정도는 한입에 삼켜지겠어.'

놈을 찾기 위해 허비한 나흘이란 시간.

고생에 대한 보상이 눈앞에 있는데도 선뜻 나서기 힘들었다.


'젠장 리치킹이 원래 S급이었구나.'


회귀 전 짤막하게나마 뉴스에서 본 기사 한 줄.


[혈흔 길드 세계 최초 리치킹 사냥!]


사냥했다는 문구에 대한 기억만을 갖고 있었기에 등급은 알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사흘을 허비한 건가?'

후회막급이다.

B등급에 올라선 뒤로는 A등급의 몬스터 개체가 B등급 몬스터 대비 개체수가 많지도 않았고, 무리지어 다니는 것도 아니었기에 하피와 와이번을 솔플하는 게 전부였다.


B등급 마정석을 섭취해도 오르지 않은 마력.

A등급을 바라보는 헌터들에게 있어서 B등급의 성장 구간은 마의 구간이라 불렸다.

'결국은 A등급을 잡거나 더 강한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는 건데···'

리치킹이 주는 위압감은 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가슴에 박힌 고고용을 바라보는 태선.

'이 검으로 존버 한다고 해도 결국 공격력이 안 되면 리치킹이 가진 강한 일격에 내가 당할 수도 있어.'

정보의 부재.

리치킹이 S등급이라는 걸 몰랐던 것만큼 놈이 가진 능력이나 스킬도 잘 모른다.


고개를 저으며 태선이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그의 귀에 들리는 낯익은 언어.


"흑··· 혼자 오는 게 아니었는데."


한국어? 아니 통역된 언어 일 확률이 높다.

누구지. 이들에게 잡힌 건가?

뚫린 구멍 사이로 집중해서 바라봐도 거대한 리치킹에 의해 목소리의 주인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간다고 해도 구할 수 없어. 리치킹 하나 상대하기도 벅찬데 리치들의 수가 너무 많아.'

어림잡아 보아도 백은 족히 넘는 리치들.

B등급 백마리.

지지난 주에 하피 백마리는 상대 해봤었지.


***


B등급으로 올라선 직후 마정석을 먹어도 오르지 않는 경험치로 인해 오류라도 생긴 건가 싶어 다시 하나를 먹었지만 여전히 마력 경험치는 0이었다.


그에 대한 분노로 어린 하피들만을 골라 괴롭혔고, 잠시 뒤 그의 앞에 모인 하피만 100마리였다.

그날 능선 사냥터에 모인 헌터들은 세상의 종말이 다가왔음을 느끼고 게이트 밖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하늘을 빼곡히 채운 하피들을 봤으니 겁에 질릴 만도 하지···

그 모습에 놀라지 않은 사람은 그 상황을 연출한 태선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하피들과의 이어진 난전.

이전에는 고고용을 회복을 위해서만 꺼내 썼다면 심장에 박혀있는 지금은 무한 자힐로 인해 일격에 자신을 죽일 수 있는 하피들의 공격이 없는 이상 거리낌 없이 놈들을 향해 주먹을 내지른다.


1 VS 100.

양측의 피 튀기는 혈투는 마르지 않은 생명의 샘을 가진 태선에겐 당연한 승리가 돌아갔다.

그리고 얻은 B등급 마정석 30개.


***


'딱. 30개 섭취하고 딱 3 올랐지···'

그 뒤로 깔끔하게 B등급 잔챙이 사냥은 포기했다.

A등급 몬스터 무리를 찾거나 A등급 보스급 만을 찾아 다녔는데 지난 3주간 몇 마리 잡아보지도 못했다.

알려진 몬스터들은 이미 넘쳐나는 파티사냥으로 인해 만석이었고 보스급은 길드 단위에서 토벌을 하기위해 대기 중이었다.


'그렇다고 목숨까지 걸어가며 S등급을 상대할 수는 없는데··· 밖에 가서 도움이라도 구할까. 어?! 뭐, 뭐야! 쟤가 왜 여기 있어.'

태선은 리치킹에게 붙잡힌 낯익은 여성의 얼굴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빙마녀 허난희.

그녀의 별호와 이름이다.

무림계에서 넘어온 무인으로 윤진아와 라이벌 비슷한 구도였기에 금빛여신의 팬클럽 회원인 나로써는 그녀의 얼굴을 익히 알고 있었다.

구원자 길드에서 짐꾼을 하던 시절 먼발치에서 본 적 있었으니까.

그런 그녀는 재능 충이었기에 이른 나이에 화경에 올랐고, 게이트가 열리면서 이계에서 무수한 몬스터 토벌로 두각을 나타낸 무인이라 알려져 있었다.

화경이면 현세에서는 S등급이다.


그런 그녀마저도 잡혀있는데 내가 구할 수 있을까.


"더러운 손 치워라!"


리치킹이 오른 손을 들어 뼈 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손을 그녀의 머리 위에 가져가자 불안함을 느낀 그녀가 소리친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자 태선은 결정했다.

그녀를 구해보기로.

'금빛여신 팬으로써 오늘만은 죄를 저지르겠습니다.'


쿵.

동굴 안에 요란한 충격음과 진동이 들린다.

대략 아파트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린 태선.

리치킹과 리치가 일제히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몸을 180도 돌린다.


"끅."

0.5초의 고통.

분당 120회의 공속을 지닌 고고용은 0.5초마다 태선의 몸을 재생시켜줬고 방금 전 낙하로 인한 하체 뼈들의 바사삭은 금세 회복되었다.

태선의 고통의 기억까지 회복시키진 않았지만.


'무작정 뛰어내리는 건 자제해야겠다.'

가볍게 몸서리친 태선이 천천히 일어선다.


"저, 절 구하러 오신 건가요?"

"아뇨, 저도 잡혔는데요."

"······"


'뭐 눈앞의 상황이면 잡힌거나 다름없지'

그래도 칼춤은 한번 춰야겠다는 생각으로 태선이 리치들을 향해 달려든다.


키아악!

리치킹 불쾌함을 느꼈는지 리치들을 향해 소리치며 태선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러자 리치들이 왼손에 보주를 들고 오른손으로는 보주를 어루만진다.

그들의 오른손에 맺힌 짙은 어둠의 기체.

태선을 향해 그것을 쏘아낸다.


100개의 다크 스피어가 태선을 향해 날아든다.

'와 많긴 많네. 다 피할 것도 아니지만 다 맞을 필요도 없지. 살만 내준다!'

줄건 주기로 정한 태선이 빠른 속도로 놈들을 향해 달려간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암속성 마법을 맞아가며 리치들의 골을 부신다.


빠각. 빠가각.

뚝배기 깨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해소됨을 느끼는 태선.

리치킹을 상대하기 전만해도 포기하고 돌아가려던 그였는데 사흘간의 고생에 대한 보상으로 얻은 시원한 골깨기.

'예능 프로에서 박깨기를 한 이유가 이거였나?!'

위에서 위축됐을 때완 달리 막상 전투에 돌입하자 편안함을 느낀다.


크으으.

리치킹이 자신들의 수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자 스산한 소리를 내며 태선 쪽으로 둥실 날아온다.

'이크, 너무 빨리 나댔나?'

적당히 간 만보다가 기회를 봐서 허난희를 구출하려던 그의 애초 계획.

뛰어내리는 동안 생각해낸 잠깐의 계획이었지만 B등급 몬스터가 허무하리 만치 쉽게 녹아내렸기에 신나서 날뛰던 그였다,


"이름 모를 소협! 리치킹은 정신지배 사술을 사용해요! 조심해요."


허난희의 외침.

정신지배.

상대를 조종해서 낭떠러지에서 스스로 뛰어내리게 한다거나 하는 그런 마법은 아니다.

상대의 내면에 잠든 사악한 욕망을 일깨워 정신적 혼란을 겪게 하는 게 정신지배였다.

잠깐 동안 심마에 빠지게 되고 결국 심마에 잡아먹힌 이들은 실성한다.

심마에서 온전히 빠져나오더라도 그동안 리치킹이 구경만 하는 것은 아니기에 놈의 제물이 되어 죽는 건 매한가지였다.


"제 이름은 태선입니다. 김태선."


태선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인다.

뒤이어 리치킹이 태선에게 정신지배를 시전 한다.

지이이잉.


"······.."

······..


멀뚱히 서있는 태선은 리치킹을 천천히 바라보며 눈을 끔뻑거린다.

마찬가지로 감을 눈꺼풀은 없는 해골바가지지만 놈의 짙은 눈두덩이 안에 빛나는 녹색 광원은 당황한 듯 그 크기가 작아졌다.


태선의 상태창에 뜨는 메세지.

[ <신의 자애>에 가까운 신성 회복으로 인해 조작된 정신이 복구되며, 생명력이 최대치로 회복됩니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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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협상불가(3) 22.11.29 1,194 21 11쪽
28 28화 협상불가(2) 22.11.28 1,219 22 11쪽
27 27화 협상불가(1) 22.11.27 1,262 24 11쪽
26 26화 언데드 사냥(4) 22.11.26 1,257 24 11쪽
25 25화 언데드 사냥(3) +1 22.11.25 1,241 26 11쪽
24 24화 언데드 사냥(2) +1 22.11.24 1,257 26 12쪽
» 23화 언데드 사냥(1) +1 22.11.23 1,317 25 12쪽
22 22화 보육원의 비밀(3) +3 22.11.22 1,335 30 12쪽
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3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8 24 11쪽
19 19화 파티 사냥(4) 22.11.19 1,374 27 11쪽
18 18화 파티사냥(3) 22.11.18 1,412 25 12쪽
17 17화 파티사냥(2) 22.11.17 1,506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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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대형 몬스터(2) 22.11.10 1,944 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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