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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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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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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16,109

작성
22.11.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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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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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화 대형 몬스터(4)

DUMMY

12화 대형 몬스터(4)


자신의 옥탑방에 들어서자 텅 비어있는 내부.

회귀 직후 만해도 방 절반 가득 채워진 명품들로 인해 가죽냄새가 엄청났었는데, 지금은 명품을 죄다 정리한데다 집을 자주 비우다보니 케케묵은 냄새뿐이다.

땀을 한 가득 쏟은 그는 옷을 세탁기에 벗어던진 후 화장실 앞에 선다.


약 2주가 지난 시간.

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F급의 몸이었을 땐 일반인에 비하면 적당히 체형관리가 된 몸이었고, 가벼운 조깅이나 하루 푸쉬업 몇 번만으로도 체형유지가 되는 몸이었다.

헌데 지금은 C급이다.

다비드 조각상이 닭가슴살을 매일 20봉지는 뜯어 먹은듯한 근육의 선명도.

C급이 이정도인데 A나 S급들은 어느 정도일까?

자신의 몸을 씻으며 한참을 감상하던 얼굴도 한참을 바라본다.

젖살이야 진작 없었지만, 살짝 부해보이던 얼굴의 붓기가 완전히 사라져있고, 어느새 뼈대만을 남긴 채 날카로운 턱 선을 가지고 있었다.

‘제법 봐줄만 하잖아?’

문득 윤진아를 떠올린 태선.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 젓는다.


“벌써부터 헛물켜네. S급이 C급을 왜 만나냐. 쯧쯧”


스스로에게 혀를 차본다.

그리곤 서둘러서 짐을 챙기고 요한에게 향한다.


***


자신의 연구실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제작중인 요한.

태선이 왔음에도 인지하지 못하다가 지척에 이르러서야 화들짝 놀란다.


“뭐야, 언제 왔어!”

“형님,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너 뭐 나한테 잘못한 거 있구나?”

“······ 네. 이거.”


태선이 자신의 가방에서 권갑을 주섬주섬 꺼내서 건넨다.

꺼내는 순간에도 부품이 한 피스 씩 떨어져나가는 권갑.

그 상태가 얼마나 혹독하고, 무식하게 무기를 사용해왔는지 사용자의 관리 수준을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해줬다.


“너··· 군대 갔다 왔었나?”

“아. 저 면제···”

“그래 차라리 면제면 참는다. 군대에선 총을 자신의 애인처럼 대하라고 가르쳐 주거든! 권갑의 꼴을 보아하니 이건 데이트 폭력 수준이야.”


나지막하게 깔리는 그의 분노를 갈무리하는 목소리.

그의 말끝에 다다라서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한다.


“죄송함다!”

“됐다!”

“근데 형님은 군대 언제 다녀오셨슴까?”

“나도 면제인데? 정부 소속 연구원이라.”

“······”


요한이 그의 무기를 건네받아 살펴보기 시작한다.

무기의 사용감이 유독 많은 곳은 다음 제작 시에는 보강재를 더욱 덧대야겠다는 판단을 내리며 살펴본다.


“그런데 뭐 제작중이셨어요?”

“응,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독특한 무기를 준비중이였거든!”

“오오! 권갑?”

“그래, 권갑!”


권갑이란 말에 눈을 빛내며, 요한의 곁에서 태선이 장화신은 고양이 같은 얼굴로 바라본다.


“야야 면상 치워라. 거북하다.”

“치우면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아직 완성된 게 아니라니까? 완성돼야만 멋진 아티펙트가 될 거야. 지금은 제 기능도 못하는 수준이야.”


요한의 말에 더욱 큰 기대감을 느끼는 태선.


“완성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아직 제일 중요한 마정석이 없거든.”

“몇 등급짜리 필요하신데요?”

“글쎄 너 등급에 맞게 바로 착용하고 싶다면 동 등급의 마정석이면 될 것 같은데?”

“음, 당장 C등급 마정석이 없긴 한데, 경매장가서 오우거 힘줄들이랑 바꿔올게요.”

“그래 알았어! 어, 잠깐?! C등급 마정석? 그리고 오우거 힘줄? 뭔 소리야?”

“아 오늘 C등급으로 성장했어요! 이번 주 내내 오우거만 잡아서 마정석은 C등급 구경도 못하긴 했는데, B등급은 나오는 데로 다 집어 삼켜서. 헤헤헤”


***


‘괴, 괴물 같은 놈.’

태선을 향한 내 지난 한 2주간의 총평이다.

민간인들에게 그저 대형 몬스터인 오우거는 오크보다 좀 더 센 몬스터라고 인식되기 쉬웠다.

마정석을 연구를 오래해온 나에게 있어서 오우거는 순수 근력만으로 따졌을 때

인간 종의 최종 종착역에 위치한 몬스터였다.

수년 전 최초 S급 헌터들이 꽤나 애를 먹고 가져왔던 B급 마정석과 오우거의 힘줄이 그것을 지표로 알려줬다.

인간의 지적 능력 대신 수 만년의 세월동안 힘을 기준으로 진화했다면 우리의 현 모습은 바로 그들과 같았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 지구에 거인 종이 잠깐 살았다가 멸종했을 지도 모른다.


눈앞에 서있는 태선이란 놈은 그런 오우거만을 골라잡았다고 하니 내겐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등급이 깡패인 이계에서 D급이 B급의 거인을 사냥한다니.

어쩌면 나 몰래 숨겨둔 패라도 있나보다.


“일단! 그 힘줄 몇 개만 줘봐 권갑 만드는 데 있어서 제법 쓸 만한 재료 중에 하나니까.”

“제시.”

“앞으로 네 권갑 안 만들어준다?”

“드, 드리겠습니다!”


태선에게서 오거의 힘줄을 건네받은 요한은 몇 차례의 검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오우거들이 수년전에 비해 힘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

자신이 힘줄을 마지막으로 연구할 때가 5년 전이었으니 5년 만에 1.5배가 강해졌다.

놀랄 일이다.

헌터들은 5년간 성장을 해 더 강해졌을 수도 있지만 도리어 헌터 생활 중 몬스터들에게 살해당하기도 했다.


물론, 살해당한 헌터 수만큼 다른 민간인들에게 각성의 계시가 떴다.

연구자들은 그것을 열역학 제 2법칙(엔트로피의 법칙)을 운운했다.

결코 헌터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헌터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사냥을 기피하는 이들이 늘었을 진 몰라도···


반대로 몬스터는 개체수가 줄어들수록 강해진다.

초기에 게이트 입구에서부터 헌터들을 맞이했던 과거와는 달리 없어진 몬스터 종들도 많았다.

도리어 그만큼 강해진 몬스터들.

이것은 인류에게 있어서 분명한 위협이다.


***


“······”

“형님, 연구 결과가 안 좋습니까? 재료로 쓰기엔 부족한가요?”


오우거 힘줄에 대한 성분 분석표를 바라보는 요한이 말이 없자 태선이 묻는다.


“아, 아냐! 충분해 오우거 힘줄이 꽤나 튼튼해서 다양한 방면으로 무기를 만들어 볼 수 있겠어!”


‘형님도 연구하시던 분이니까 어느 정도 짐작은 하시겠지?’

몬스터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걸.

한 달 이내에 세계 헌터 협회는 이계 몬스터들의 힘이 강화되고 있음을 발표 할 것이다.

그리고 무림인들, 제국군들과의 연맹.

본격적인 몬스터 말살을 위한 움직임이 곧 시작될 것이다.

‘헌무제 아카데미도 만들어지겠지. 미성년자가 아닌 나는 입학할 필요는 없겠지만···’

회귀하기 전에 이 아카데미 수료생들은 제법 선전했었다.


드래곤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대한민국 헌터 협회를 비롯한 한국 헌터들의 진심어린 조언 따윈 무시한 채 드래곤 레어에 발을 디딘 삼계(三界)연맹.

드래곤 레이드에 모든 헌터가 모인 것이 아니었기에 최상급 헌터들을 전부 잃은 게 아니었지만, 한국 헌터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전세가 서서히 기울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전례 없는 비극이라며 새로이 나올 각성 헌터들을 기다리던 그들이었지만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달은 사실.


이계는 타임어택! 퀘스트나 다름없었다.

시간 내에 깨지 못한다면 두 번째 이계 던전은 삼계 중 어느 한곳으로 바뀌게 될지 모른다.

‘생전 처음 만나게 되는 평행 우주의 존재들에게 침략당하겠지!’


말이 없어진 요한 형님을 보고서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저 제 한 몸 지켜내고 숨어 지내겠다는 생각? 아직도 어느 정도 유효하긴 하다.

하지만 ‘고고용’과 함께라면 나뿐만이 아닌 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지도?


“형님 저는 경매장가서 물건 좀 정리하고 C급 마정석을 구해올게요.”

“그래 알았어! 그럼 나는 그동안 힘줄로 만들 만한 아티펙트를 구상하고 있을게!”


***


오랜만에 방문한 경매장은 오늘도 인산인해였다.

싸가지 최지훈과 붉은 머리 녀석 박수태 간의 결투로 인해 손상된 건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수일 만에 복구 됐다고 한다.


헌터들의 등장은 민간인들에게 상실감과 박탈감을 전해준 반면 인간의 기술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기에 일부 상쇄되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정석이다.

헌터들만의 전유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복용했을 땐 F급만 섭취해도 산삼과 비슷한 효과를 받았다.

기력이 다한 90세의 재벌가의 노인이 매일 반년 간 F급 마정석을 섭취한 뒤로는 아침마다 조깅할 정도로 건강을 되찾은 너튜브 영상은 조회수가 30억 뷰가 넘을 정도였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이 건물.

짧은 공사기간만으로도 건물전체에 가있던 균열이 완벽히 복구되었다.

마정석의 가치를 끌어올린 세상의 힘이었다.


유기체인 생명체뿐만이 아닌 무기체 아티펙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곧 같은 무기체인 건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

인간들의 연구는 건물 복원 능력에까지 도달해 있었다.


규모가 클수록 어마어마한 양의 마정석이 소모되긴 했겠지만, 이번 건은 녀석들의 주머니에서 지불됐겠지.

‘양아치 새끼들 꼴좋다.’


최치훈 그 녀석은 회귀 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전이었다면 내게서 아티펙트를 구매해 최고의 길드로 올라섰겠지만, 이곳에서 화려한 데뷔식을 치른 후 잠자코 1인 길드를 만들어 솔플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반면 그와 격돌한 박수태는 짐승화가 가능한 특수 스킬 헌터였는데, 그는 그와 비슷한 부류의 능력자들을 추가로 모집 중이라고 한다.


사실 놈들에 대해 전혀 궁금하지도 않는데, 헌터 관련된 기관이나 건물만 들어가면 S급 헌터들에 대한 행보나, 사건사고들을 조명시켜주기에 귀에 딱지가 듣도록 보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


“어서 오세요.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신가요?”


‘요한이형 후임으로 온 사람인가? 제법 귀엽게 생겼네.’

160cm가 체 안 되는 키에 반 묶음 한 머리, 양 볼에는 홍조를 띄었으며, 생글거리는 얼굴로 태선을 맞이하는 경매장 여성 관리인.


“아니요. 물건 좀 팔려고 왔거든요.”

“어떤 물건인지 볼 수 있을까요?”


태선이 뒤에 짊어진 더플백을 앞으로 돌리며 땅에 내려놓는다.

쿵!

지나가는 헌터들의 이목이 쏠린다.


“뭐야 저놈 이민가?”

“행색이 남루한 게 딱! F급 초짜네. 용케 살아 돌아 왔구만!”

“경매장에 잡템들까지 다 짊어지고 온 거야? 요즘 F급 마정석 아니면 F급 아티펙트는 잘 안 팔릴 텐데.

“F급 헌터치곤 힘이 좋네. 우리길드 짐꾼으로 채용해볼까?”

“가방에 뭐가 있기에 여기까지 잡내가 나냐 으엑..”


경매장 로비에 있던 헌터들 간의 수군거림.

등급은 곧 자신감과 자존감이 되어버린 세계였기에 등급이 높은 이들의 목소리는 높았다.

태선은 이들의 비아냥거림을 애써 무시했다.

명품 옷과 가방을 멘 그들.

5년 뒤면 죄다 팬티만 입은 채 거리에 나뒹굴 놈들이 9할이다.

진짜와 가짜들이 갈리는 시기.

최소 로비 안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진짜들은 없다.


일전에 만난 싸가지 최지훈 정도라면 모를까.


“이 가방에 있는 거 전부에요!”

“네, 헌터님. 잠시 안에 좀 볼게요!”


태선이 고개를 끄덕이자 관리인이 가방 안을 들여다본다.

눈이 보름달처럼 커지는 그녀.


“이, 이게 다 헌터님이 구해오신건가요?”


끄덕이는 태선.


“뭐야 뭔데 그래?”


경매장 관리인중 그녀의 선임으로 보이는 이가 다가와 바라본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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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3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9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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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대형 몬스터(2) 22.11.10 1,944 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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