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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31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1.24 07:20
조회
1,257
추천
26
글자
12쪽

24화 언데드 사냥(2)

DUMMY

24화 언데드 사냥(2)


정신의 해로움까지 치유시키는 '고고용'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놈은 피부를 가진 생명체가 아니었지만 나보다 더 놀랐다는 건 확실했다.

여전히 오른 손을 내게 가리키며 정신지배를 연신 시전하고 있었으니까.

'가까이서 보니 크긴 하네.'

뼈만 남은 오우거가 망토를 걸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적당하겠다.


크아아아. 으드드득.

놈은 불쾌감이 극도로 상승했는지 이를 갈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품에서 작살총을 꺼내 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쐐애애액.

놈의 왼쪽 쇄골 뼈에 박힌 작살.

유의미한 타격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뼈에 박힌 작살을 바라본다.

그리고 작살과 이어진 기다란 줄.

오우거 힘줄을 가공한 탄성력 높은 줄은 내 손에 쥐어진 총에 이어져있었다.

방아쇠를 놓자 모터가 작동하면서 빠른 속도로 감긴다.

놈의 시선이 내게 향해 있을 무렵 나는 놈의 가슴께까지 올라가 있었다.


쾅!

태선의 주먹이 리치킹의 늑골을 강타한다.

가소롭다는 듯 눈이 가늘어지는 리치킹.

주먹이 적중당한 곳은 흠집하나 없이 깨끗했다.


"칫, 역시 S급이다 이건가. 기스 하나 없네."


백보신권이 그의 주력기이자 필살기인 지금.

권갑의 기본 공격력만으로 휘두른 주먹질은 몬스터의 맷집을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나 다름없었다.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던 태선은 줄에 매달린 채 같은 위치에 <백보신권>을 날린다.

쾅!


!!

리치킹의 늑골에 금이 가있다.

당황한 놈의 눈.

내 첫 공격에 피래미 수준이라 느꼈을 테지만.

이번 공격에는 분명 날 만만치 않은 놈이라 여겼을 것이다.


"어때 제법 맵지?"

"조, 조심해요!"


화가 난 리치킹이 손을 들어 태선을 모기 잡듯 손바닥으로 자신의 가슴을 향해 내리친다.

동굴을 울리는 따끔한 소음.

살점 하나 없는 해골의 뼈 부딪치는 소리는 확실히 들어줄만한 편은 아니었다.


"자힐이고 뭐고 터져 죽을 뻔 했네···"

"소협, 절 속박하고 있는 이 감옥을 날려주세요."


허난희를 구속하고 있는 뼈감옥.

그것은 땅에서 솟구쳐 나온 생선 가시 같은 뼈들이었고, 허난희의 수족을 자유롭지 못하게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래 어쩌면 오우거 사냥 때와 비슷하다 보면 되겠지. 한명이 더 있으면 어글을 이용해 한쪽에서 공격하기 수월할 거야.'

리치킹은 자신의 가슴팍에 죽어있어야 할 나를 찾느라 시선이 분산돼있는 틈을 이용해 그녀를 향해 몸을 날린다.

백보신권을 날려 그녀의 오른손을 결박한 뼈를 부순다.

자유로워진 자신의 손을 바라보는 허난희.

그녀가 이내 오른손에 진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백옥처럼 투명한 그녀의 오른손.

이윽고 자신의 왼손을 구속한 뼈를 부순다.


"고마워요. 소협"

"별말씀을··· 아무래도 저 리치킹을 상대하려면 앞뒤로 자리를 잡아서 공격해야 할 것 같아요."


내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허난희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선다.


"제 빙옥마장으로 놈의 관절을 공격해 움직임을 둔화시킬 테니 신호하면 소협이 공격해주세요."


그녀는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놈을 향해 뛰어간다.

설욕전이라도 하려는 심산인가.

'좋아 그럼 나도 놀고 있을 수만은 없지.'


허난희의 유려한 보법을 잠시 지켜보던 태선은 그녀를 따라 시선이 이동하는 리치킹의 후위를 점하기 위해 반대편으로 내달린다.

자신과 반대편에서 내달리는 그녀를 보며 태선은 묘한 감정이 들었다.

불과 얼마 전만해도 F등급이던 자신이 어느새 S등급의 헌터와 S등급의 보스몬스터인 리치킹을 사냥하기위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니.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회귀 전에도 돈이 아닌 힘을 쫓을 껄 그랬나?'

아니다.

지금이야 미래를 알았으니 이런 생각을 하는 거지.

당시에는 지금 같은 일은 만 번을 회귀한다 해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북해빙궁 출신인 허난희의 보법은 독특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얼음판 위를 걷는 듯 미끄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 덕에 리치킹의 다크 스피어 다발은 그녀의 옷깃에 조차 닿지 못하고 빗나간다.

그리고 놈의 지척에 다다르자 거침없이 놈의 품으로 뛰어들어 관절들을 향해 빙옥마장을 날린다.

움직임이 둔화되는 리치킹.


"지금이에요!"


태선이 그녀의 외침을 듣고 기다렸다는 듯 작살총을 발사해 도약한다.

그녀가 얼린 관절을 정확히 겨냥해 날리는 백보신권.

얼려진 관절은 강한 충격으로 인해 깨지며 뼛조각들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크아아아아.

리치킹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동굴을 가득 메운다.


"와, 난희씨 아, 아니지 난희 소협. 신기하지 않아요?"

"뭐가 말이죠?"

"성대도 없는데 소리는 어디서 나는 걸까요."

"······"


리치킹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삐걱거리는 팔을 간신히 들어 올리며 이전보다 더욱 많은 다크 스피어를 소환한다.

여전히 그의 주변을 지키고 서있는 리치들 역시 다크스피어를 소환하고 일제히 그것들이 나와 그녀를 향해 덥쳐 온다.


콰과과광!

태선과 허난희가 서있던 자리에 분산되어 쏟아진 마법들.

동굴의 바닥은 흙이 아닌 돌로 이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사람은 족히 들어가고도 남을 구덩이가 만들어진다.


"직격 당했으면 그대로 무덤 됐겠는데?"

"좀, 진지 할 순 없나요?"


이따금씩 터져 나오는 태선의 실없는 말에 참다못한 허난희가 소리친다.


"네?"

"아까 절 구하러 오셨을 때도 본인도 잡혔다고 하질 않나. 소협은 매사에 진지하지 않나보죠?"

"아, 제 나름대로 긴장을 풀려고 호들갑 떠는 거라."

“그, 그런 거라면···”


서로를 바라보며 말이 없던 그 순간.


콰앙!

리치킹이 거대한 손바닥을 들어 둘이 있는 곳을 향해 내리친다.

그리고 놈의 뼈마디 사이로 베어 나오는 핏물만이 둘의 상태를 짐작케 한다.

전장에서 방심은 금물.

둘 간의 사소한 갈등은 결국 피를 보고나서야 끝맺음이 된다.


리치킹은 천천히 자신의 손을 들어올린다.

납작하게 짓눌려진 채 죽어있어야 할 두 남녀가 자신을 바라본다.


Nekkes d'ledro?

믿기지 않았는지 저도 모르게 알 수 없는 말을 뱉은 리치킹.

동굴 맨바닥엔 난희가 누워있었고 그녀의 몸 위에는 태선이 하나가 된 듯 포개져 있었다.

당황스러운 리치킹 만큼이나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난희.


"이, 이게··· 무슨 일이죠? 신의 자애라니요."

"······"


그녀의 물음에 태선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등 뒤로 느껴지는 여인의 푹신한 감촉.

지금 이 순간 태선의 모든 신경은 등 쪽에 집중되어 있었으니까.


태선이 대답이 없자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위해 그를 자신의 옆으로 밀어내 확인하는 난희.

잠깐의 시간동안 지옥과 천국을 오간 태선의 표정은 이제는 나라를 잃은 표정이었다.


"소, 소협. 괜찮아요?"

"아 괜찮아요. 잠시 내상을 회복하는 중이여서."


태선이 얼굴을 붉히며 그녀에게 가볍게 미소 지으며 끄덕인다.

그리곤 뭐가 괜찮다는 건지 그녀를 향해 엄지를 내밀어보인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몸을 던져 자신을 구한 남자.

그런 그의 얼굴이 붉게 올라있는 걸로 보아 내기가 진탕된 게 틀림없을 것이다.

‘나를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다니.’


그리고 그의 몸에 박혀있는 독특한 검.

그녀도 그가 자신과 함께 리치킹의 장법으로 인해 깔리면서 태선의 등 뒤로 나와 있는 검에 복부를 찔렸다.

죽음을 직감하고 눈을 감았지만 고통은 순간이었다.

뒤이어 자신의 눈앞에 뜬 상태창으로 인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상태창···

그녀가 살아온 세상에 어느 날 찾아온 큰 변화가 일어났다.

차원문의 생성과 자신들의 눈앞에 떠오른 글씨들.

무인의 길을 걷는 이들의 눈앞엔 자신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화면이지만 방금 전 글씨는 더욱 이질적이었다.


***


[ <신의 자애>에 가까운 신성 회복으로 인해 손상된 신체가 재생되며, 생명력이 최대치로 회복됩니다! ]


잠깐의 엄청난 고통이었다.

현경에 오른 이들이 겪는 환골탈태의 고통이 이런 것일까.

자신은 아직 겪어보진 못했지만 백여년 전 뇌전검황이라는 자가 중원에 닥친 전란을 잠재우던 시기.

현경에 오른 이들이 유독 많았던 시기였다고 하는데,

그들의 입으로 전해진 환골탈태에 대한 정보가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건 왜일까.

리치킹의 장법으로 인해 짓눌린 피부는 다시 탱탱해지고 무공 수련으로 인해 생겨난 자잘한 검상은 옅어지며 새하얗게 변한다.


"소협의 검은 보검이로군요."

"보검이요? 뭐, 그럴 수도 있겠네요. 명검이니까. 난희씨 아니 난희 소저라고 불러야 하나."

"펴, 편하게 불러주셔도 되요."

"난희 소저. 오늘 저희가 살아 돌아가게 된다면 제 검에 대한 능력은 소저만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구한 의인이 함께 지켜가야 할 비밀을 제안한다.

누군가의 큰 비밀을 지키고 살아야 한다는 것.

홀로 지내오던 그녀에겐 가슴 한편에서 따듯함이 느껴지는 일이다.

단 둘만의 공유한 비밀.


끄덕끄덕.


여전히 태선은 그녀의 앞에 서서 리치킹을 응시하고 있었다.

말은 없었지만 난희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음을 인지한 태선은 양 주먹을 마주치며 다시 싸울 준비를 한다.


여전히 황당한 모습을 하던 리치킹은 태선과 난희가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는 걸 확인하자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g'kaeer dasfa sdlee la!”


그러자 자신의 주변에 남아있던 리치들의 뼈들이 분해되어 간다.

넘실거리듯 공중을 부유하는 뼈다귀들.

살아있는 리치들뿐만이 아닌 태선으로 인해 쓰러진 놈들의 잔해가 공중에 넘실거리더니.

리치킹이 손을 휘젓자 동굴 내부를 빙글 돌기 시작한다.

그 속도가 처음엔 태선의 몸을 가볍게 치는 수준으로 느껴졌지만

이내 더욱 빨라지기 시작하더니 충분히 위협적인 속도로 올라선다.

스윽.

태선의 얼굴을 가볍게 훑고 지나간 뼛조각 하나.

이마에 붉은 실선이 생기더니 피가 흐른다.


"가볍게 스쳤는데도 이 정도라니. 난희 소저 조심해요."

"네, 그래도 다행인건 이 스킬을 사용하는 중에는 다른 행동은 못하나 봐요."


난희 소저의 말대로 놈은 거대한 보주를 양손에 들고 하늘 높이 올리고 멈춰있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놈이 팔을 올리는 자세가 불안정 해보였다는 것.

조금 전의 그녀와 함께 한 협공으로 인해 몸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


"소저, 놈의 관절에 생긴 문제로 인해 자세가 불안정해 보이니 우린 그 부분을 노리죠."

"그렇다면 왼쪽 팔의 관절을 노리는 게 좋아 보여요."

"다가갈 수 있겠어요?"

"그럼요. 화경은 아무나 오르는 경지가 아니랍니다."

"좋아요. 그럼 제가 길을 뚫을 게요. 바로 뒤에서 쫓아와요."


팟.

태선이 몸을 날리기 시작한다.

날아드는 뼛조각들은 그의 몸과 얼굴을 상처내지만 이내 회복된다.

이따금씩 리치들의 두개골이 태선의 옆통수를 쳐댔기에 휘청거리며 모양 빠지는 상황이 연출되긴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놈은 S등급 보스다.

지금 사용하는 스킬이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일격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랬기에 더욱 서두른다.


리치킹과의 거리가 코앞에 다다르자 태선의 뒤를 바짝 쫓던 난희가 태선의 등 뒤에 삐져나온 뾰족한 검신의 끝에 손을 가져다 댄다.

그러자 그를 쫓아오면서 생긴 자잘한 상처들이 회복되기 시작한다.

'오호 좋은데?'

무공에 대한 남다른 이해도를 가진 그녀가 깨우친 태선의 검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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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협상불가(3) 22.11.29 1,194 21 11쪽
28 28화 협상불가(2) 22.11.28 1,220 22 11쪽
27 27화 협상불가(1) 22.11.27 1,262 24 11쪽
26 26화 언데드 사냥(4) 22.11.26 1,257 24 11쪽
25 25화 언데드 사냥(3) +1 22.11.25 1,241 26 11쪽
» 24화 언데드 사냥(2) +1 22.11.24 1,258 26 12쪽
23 23화 언데드 사냥(1) +1 22.11.23 1,317 25 12쪽
22 22화 보육원의 비밀(3) +3 22.11.22 1,335 30 12쪽
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3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9 24 11쪽
19 19화 파티 사냥(4) 22.11.19 1,375 27 11쪽
18 18화 파티사냥(3) 22.11.18 1,412 25 12쪽
17 17화 파티사냥(2) 22.11.17 1,506 29 11쪽
16 16화 파티사냥(1) 22.11.16 1,562 24 11쪽
15 15화 불청객(2) 22.11.15 1,588 25 12쪽
14 14화 불청객(1) 22.11.14 1,657 31 11쪽
13 13화 대형 몬스터(5) +1 22.11.13 1,708 34 11쪽
12 12화 대형 몬스터(4) 22.11.12 1,767 32 12쪽
11 11화 대형 몬스터(3) 22.11.11 1,850 37 12쪽
10 10화 대형 몬스터(2) 22.11.10 1,944 32 12쪽
9 9화 대형 몬스터(1) +1 22.11.09 2,143 36 12쪽
8 8화 인연의 시작(4) +2 22.11.08 2,229 38 12쪽
7 7화 인연의 시작(3) +1 22.11.07 2,301 43 12쪽
6 6화 인연의 시작(2) +3 22.11.06 2,504 50 12쪽
5 5화 인연의 시작(1) +2 22.11.05 2,855 45 12쪽
4 4화 득템과 강화(4) +4 22.11.04 3,096 56 12쪽
3 3화 득템과 강화(3) +3 22.11.03 3,478 71 11쪽
2 2화 득템과 강화(2) +8 22.11.02 3,915 7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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