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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01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1.17 07:05
조회
1,505
추천
29
글자
11쪽

17화 파티사냥(2)

DUMMY

17화 파티사냥(2)


랭모어가 데런에게 신호을 보낸다.

고개를 끄덕이는 데런.

그가 소매를 걷어내자 드러나는 손목과 팔.

가볍게 손목을 움직이자 일자로 길게 접힌 기계장식이 가로로 펼쳐지며 작은 손 쇠뇌로 변한다.


"오! 변신. X쩐다!"


태선의 진심어린 감탄에 어깨가 올라간 데런.

그가 하늘에 있는 와이번 하나를 겨냥한 뒤 발사한다.

퉁. 쐐애애액!

쇠뇌에서 발사된 화살은 파공성을 내며 지상과 가까이에서 날던 와이번의 가슴을 적중시킨다.

'오. 명중률이 좋은데?'


적중당한 와이번은 불쾌한 비명소리를 내지르며, 자신을 공격한 데런을 한눈에 알아보고 빠른 속도로 지상에 내려온다.

놈과의 거리는 불과 십 여 미터.

데런이 거대한 돌 뒤를 향해 달려간다.

와이번은 데런이 돌 뒤에 숨자 가로막힌 돌로 인해 지상과 5미터 이내의 위치에서 급히 몸을 멈춰 세운다.

지면과 가까이에서 날고 있는 놈의 날갯짓은 거대한 태풍과도 같았다.

'하피와는 비교도 안 된다!'


그 순간.

랭모어의 도발의 함성.

도발에 걸린 와이번은 지면으로 내려선 뒤 탱커를 향해 뒤뚱뒤뚱 걸어간다.

와이번의 도발이 들어간 걸 확인한 루이나가 탱커에게 버프를 걸어준다.


신의 축복(B)

[ 공격력과 방어력을 50% 상승시켜줍니다. ]


'뭐, 뭐야 이 파티에 신축 힐러가 있어?'


신의 축복 버프는 헌터의 등급에 따라 공격력과 방어력의 추가 상승률이 증가하는 버프스킬로 힐을 가진 헌터들 중에서도 귀족 중의 귀족, 왕족 헌터로 불렸다.

그런 왕족 헌터가 이 파티에 껴있는 게 신기한 태선.


랭모어가 와이번의 강한 갈퀴 공격을 막아내며, 데런에게 신호를 보낸다.


“신속한 발걸음!”


데런이 자신에게 버프를 걸고, 기존보다 두 배는 향상된 걸음으로 이동하며 쇠뇌를 발사한다.

발사되는 화살은 일반 화살보다 그 모양새 달랐다.

땅을 파고 들어가기 위한 화살로 나선형의 촉.


화살이 와이번의 하체를 관통하며 지면에 꽂힌다.

지면과 와이번의 하체사이에는 가느다란 줄이 연결되어있었는데, 화살 끝동과 엮은 갈고리가 와이번의 하체에 박혀 지상에 와이번을 속박하고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데런이 다시 반대편으로 돌아가 놈의 반대편 하체에 같은 속박화살을 날린다.


쐐애애액!

앞뒤로 지면에 결박된 와이번.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와이번은 한쪽만 묶여있을 때 발버둥을 치는 방법으로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테지만, 랭모어의 도발로 인해 양 발을 꼼짝없이 묶이고 말았다.

‘체계적이다! 한두 번 손을 맞춘 솜씨가 아니야!’


그들의 일사분란 함에 태선이 감탄어린 평을 하고 있을 때 랭모어가 외친다.


“곧 어그로 끝나요. 속박됐으니 빠르게 일점사 부탁해요.”


랭모어가 급박한 상황임에도 존댓말 하는 걸 보면 나를 향한 외침이었으리라.

정신을 차리고 와이번을 향해 달려든다.

놈과의 거리는 2미터, 땅을 박차고 뛰어 오른다.


콰앙!

태선의 주먹이 와이번의 등에 꽂히고, 뒤이어 데런도 놈을 향해 화살을 발사한다.

활보다 압도적으로 관통력이 좋은 쇠뇌.

발사된 화살은 와이번의 상체를 꿰뚫고 지나간다.

귀를 어지럽히는 와이번의 괴성이 고지대의 일대를 가득 채운다.

놈이 고개를 쳐들고 짖어대는 걸 확인한 태선이 와이번의 턱 아래의 목을 향해 일권을 내지른다.


“조심해요!”


뒤에서 들리는 루이나의 외침.

자신을 향한 외침임을 인지한 태선이 뻗으려는 손을 회수하며 주변을 살피자 와이번의 꼬리가 안면을 향해 날아온다.


“이크!”


쿠당탕.

꼬리를 피하기 위해 뒷걸음질을 치던 태선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와이번이 자신의 사정거리에 있는 넘어진 태선을 바라보며 긴 목을 빼내고, 태선의 머리를 물기 위해 입을 벌리며 가져다 댄다.


와이번의 날카로운 이빨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태선.

날카로운 날붙이가 아닌 이상 와이번에게 일반적인 권격으로는 제대로 된 타격을 줄 수 없었던 태선은 목 안을 보자 날개보다 더 연약할 것 같은 내부를 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어쩌면 한방으로 놈을 끝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날개 있는 것들은 겉바속촉이지.”


놈의 검은 심연 같은 목구멍을 향해 권갑의 추가옵션이 더해진 백보신권을 날린다.


퍼서석!

와이번의 목안으로 들어간 태선의 스킬은 그대로 놈의 뇌를 터트리며 피비를 만들어낸다.


후두두둑.

태선의 얼굴과 옷에 떨어지는 와이번의 피와 덩어리들.


“우엑!”


올라오는 헛구역질을 참아내는 그에게 다가온 루이나가 태선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는 헛구역질을 따라한다.


“태, 태선씨 대단한데요?”


태생이 착해서 그런 걸까?

루이나는 헛구역질을 연신 참아내면서도 태선을 향해 칭찬을 한다.


“와, 태선 헌터님 그걸 한방에 끝내버리시네! 강한 줄은 알고 있었는데, 엄청난데요?!”


랭모어가 다가와 태선에게 손을 건넨다.

태선이 그의 손을 붙잡고 일어서자 뒤에서 누군가 그에게 스프레이를 뿌린다.

치이이익.


“뭐, 뭐야?!”

“가만히 있어봐. 이건 냄새 억제재야 와이번이 타 몬스터들에 비해 피에서 비릿한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게 필수야! 널 위해서 뿌려주는 게 아니라 날 위해서 뿌리는 거니까 오해하지 마라!”


태선의 뒤에 다가온 건 데런이였다.

그는 태선이 오물을 뒤집어쓰자 자신의 가방에서 스프레이를 꺼내 그에게 뿌려주고 있었다.

‘이 자식은 츤데레 타입인가. 퉁명스럽게 말하면서도 챙겨줄건 챙겨주네.’


“이제 대략적인 와이번 사냥의 흐름은 알았죠? 조금 전처럼만 사냥하면 문제없을 거예요.”


랭모어가 태선을 향해 힘을 주며 말한다.

튜토리얼은 끝났고 앞으론 빠른 템포로 자신들의 파티 사냥속도에 맞춰서 진행하겠단 의지가 엿보였다.


“오케이! 감 잡았으니까! 빡사냥 가시죠!”


랭모어가 고개를 끄덕이며 데런과 루이나에게 무언의 신호를 보낸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본 태선은 의문만을 남긴 채 사냥에 돌입한다.


이번에도 스타트는 데런이였다.

파티원들의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됐음을 느낀 데런은 왼쪽 소매를 걷어 올린다.

하나가 더 등장하는 손 쇠뇌.

‘하나가 아니라 두 개를 연달아 쓰는 거였어?’


쐐애애액! 쐐애애액!

화살 두 발이 연달아 바람을 가르며 하늘을 날고 있는 와이번 두 마리에 적중한다.

와이번 간의 거리는 서로 떨어져 있었어도, 두 마리의 고도는 비슷했는지 데런의 지척에 다다르자 두 마리가 바짝 포개져 있었다.

‘분명 두 마리간의 거리가 제법 있었는데도 몬스터간의 거리감까지 정확히 파악한 건가.’


이전처럼 데런이 거대한 돌 뒤로 숨어드는 순간.

랭모어가 와이번 두 마리를 향해 도발을 외친다.

그와 동시에 달려드는 태선.

그리고 루이나가 탱커를 포함한 딜러들에게 버프 스킬을 걸어준다.


그녀의 신의 축복은 파티원 한명에게만 걸어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조금 전 나와 데런에게 걸어주지 않았던 것은 내 딜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칫, 파티 사냥이 이래서 불만이라니까. 면접도 아니고···’


파티원의 딜까지 체크해가며 사냥하는 이들의 철저함에 혀를 내두르며 돌진하는 태선.

데런은 태선보다 먼저 바위에서 몸을 빼내 두 마리를 향해 속박화살을 날리는 중이었고, 태선은 지면에 먼저 하체가 고정된 놈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한 마리가 더 추가된 두 마리였지만 전보다 더 적은 시간이 소요됐다.

힐러의 버프가 더해지고 랭모어의 파티에 동화된 태선의 협공이 매끄러워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한 탐을 뛴 태선은 목에 갈증을 풀 겨를도 없이 이어지는 데런의 풀링에 다시 자세를 고쳐 잡는다.

‘좋아! 빠른 템포 맘에 든다.’


해질 무렵.


“푸하”


와이번이 날 집어삼키기 위해 입을 벌릴 때마다 쏘아낸 백보신권.

그로인해 머리위로 잔뜩 쏟아진 와이번의 뇌수를 닦아내고 있다.

이 놈을 끝으로 우리는 오늘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초반 내게 차가웠던 데런은 어느새 그의 배낭에 있는 생수통을 가져와 내 머리위에 부어준다.


“네 권갑을 보니. 단점이 하나 더 떠올랐어. 전투가 끝난 뒤에는 그 누구보다도 지저분해지는 거.”


태선의 머리에 물을 부어주던 데런은 자신의 몸을 살핀다.

사냥할 때보다 태선이 씻는 걸 도와주는 이 시간이 옷이 제일 더러워지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요. 후우 그래도 손맛은 살아있으니까 할 만하지 그마저도 없으면 권갑도 못 찰 무기였을 거 같네요.”


둘의 대화가 오가는 동안 한편에서는 루이나와 랭모어가 오늘 사냥에서 얻은 수확물을 정산하고 있었다.


“이야. 태선 헌터 한명 늘었다고 우리 파티 사냥 효율이 이렇게나 좋아졌네!”


랭모어는 모처럼 기분이 좋았다.

최근 셋이서 사냥을 다니기엔 반년 전보다 몹이 강해진 탓에 효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티장 만큼이나 좋았던 것은 루이나.

그녀는 K팝 신봉자였기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이었다.

파티 사냥을 하면서 여럿 한국인들을 만났지만 자신의 스킬만 보고 추파를 던지던 뭇 한국헌터들과는 달리 태선은 파티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충실히 해왔기에 그를 좋게 보고 있었다.


“기왕 이렇게 된거 태선 헌터도 우리 고정멤버로 들이면 안 되나?”

“하하. 루이나 웬일이야? 그간 다른 한국 헌터들과 사냥했을 때 그런 말은 없었잖아.”

“아니. 생각보다 우리 파티에 잘 어울리기도 하고 딜도 좋잖아. 무엇보다 까칠한 데런이랑도 저렇게 금세 친해진 걸 보면 이건 인연이라고.”

“그런 그렇긴 한데. 그를 파티에 들이기전에 데런이 했던 말 기억해? 아마 태선 헌터도 호기심이나 와이번 사냥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오늘 잠시 함께 한 거지 내일이면 솔플한다고 할 걸?”

“그런가? ····”


랭모어의 말에 아쉬워하는 얼굴로 태선 쪽을 바라보는 루이나.

아쉽기는 랭모어도 마찬가지였다.


이계에선 같은 헌터라도 쉽게 남을 믿어선 안됐다.

헌터들이 의문사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야외에서 숙영하는 일은 기피할 정도였다.

파티를 맺은 헌터들에게 자신의 목을 맡기는 거나 다름없었기에 길드급을 제외한 공격대 이하의 파티는 날이 저물면 안전거점으로 향했다.

그런 그에게 태선은 단 하루뿐이지만, 믿을 만한 동료로 보였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가 아쉽다고···’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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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언데드 사냥(3) +1 22.11.25 1,241 26 11쪽
24 24화 언데드 사냥(2) +1 22.11.24 1,257 26 12쪽
23 23화 언데드 사냥(1) +1 22.11.23 1,316 25 12쪽
22 22화 보육원의 비밀(3) +3 22.11.22 1,335 30 12쪽
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2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8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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