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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34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1.1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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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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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글자
11쪽

14화 불청객(1)

DUMMY

14화 불청객(1)


어느덧 C등급의 중반에 위치해 있었다.

과거 동경의 시작점 등급이라 할 수 있는 B등급이 코앞이다.


요한 형님으로부터 받은 권갑은 심심한 외형과는 다르게, 사냥하는데 있어서 손맛과 데미지를 극한으로 올려준 무기였다.

공격력 50에 마나를 1 소모해 50% 상승된 공격력은 75.

거기에 백보신권(C)을 사용하면 4배의 데미지로 증폭되어 쏘아졌다.

한방에 300!

적지 않은 수치다.

마나 6을 소모해 300 데미지였으니.

가볍게 내지를 때마다 터져나가는 오우거의 살집.

찰지다!


내 라이벌을 자처하던 창웅과 함께 잡았던 오우거는 더 이상 내게 큰 위협이 아니었다.

홀로 상대하기 힘든 대형 종 중 하나인 오우거는 2인 이상 파티플로 잡는 것과 솔플로 잡는 것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어글자의 유무.

지능이 낮은 몬스터일수록 시선이 한곳에만 집중되기 쉽기에 상대적으로 급소가 노출되기 쉬웠고, 이것은 파티 사냥의 효율성으로 입증되었다.


그런 내가 비효율 적인 오우거 사냥을 한 것은 아니다.

처음 몇 번은 비효율 적이긴 했지만···


"후우 노도사가 준 스킬들이 없으면 어쩔 뻔했어."


태선이 자신의 머리와 어깨에 묻은 뇌수를 닦아내며 말한다.

그의 눈앞에 길게 늘어선 오우거 시체들.

어림잡아 스무 마리는 되어보였다.


헌터 제 2거점으로 가려던 찰나.

거대한 수풀을 헤집고 드러난 오우거 하나가 그의 귀환을 방해한다.


"어디보자··· 지금 시간이 오후 7시 40분이니까. 남은 마나 모조리 태워서 8시 전까지 마무리 지어볼까!"


전혀 당황하거나 불편한 기색이 아닌 태선.

방금 오우거 하나가 나타나준 덕분에 애매하게 남은 마나를 모두 쓰고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기뻤기 때문이다.


오우거가 태선을 향해 거대한 나무 몽둥이를 내려친다.

쿵!

숲이 흔들리지만, 앞전의 전투로 인해 인근 산새들을 날아간 지 오래였고, 잔가지에 힘겹게 매달려있던 나뭇잎들만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잽싸게 비켜선 태선은 오우거의 한쪽 눈을 향해 백보신권을 날려 터트린다.

‘양쪽 눈을 실명시켜봐야 날뛸게 뻔하고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적중당한 놈은 얼굴을 찡그리며 몽둥이를 쥐고 있지 않은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린다.

'지금이다!'

태선이 지면에 맞닿아 있는 나무 몽둥이를 올라타고 오우거의 팔을 향해 달린다.


'내가 창웅이처럼 타고난 센스는 없긴 하지. 하지만 나만의 정형화된 공략법으로 올라간다!'


지능이 낮은 몬스터들의 공격패턴은 그리 다양하지 않았다.

오우거의 경우에는 휘두르기, 내려찍기, 밟기 세 가지 중 하나였고, 태선은 내려찍기 공격이 나오기만을 기다려 방금과 같은 패턴으로 놈의 어깨에 올라갔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오우거의 목뒤에 도착한 태선.

놈의 경추를 향해 빠른 속도로 주먹을 내지른다.

쾅.쾅.쾅.

거대한 신음성을 내는 오우거가 얼굴을 가린 손을 뒤로 보내 태선을 움켜쥐려한다.


"어림없지!"


손바닥을 향해 백보신권을 날린다.

E등급 대비 4배의 공격력을 가진 백보신권이 오우거의 손에 닿자 귀여운(?) 주먹 모양의 구멍이 생긴다.


크아아악!

놈은 손에 난 구멍을 멀쩡한 눈에 가져다 대 확인하더니, 이내 화를 내며 여전히 목 뒤에 있는 날 납작하게 만들고자 땅을 향해 자신의 등을 내던진다.


'기회는 지금!'

태선은 놈이 땅에 몸을 던지려는 순간.

놈의 목에서 어깨로 올라 타 있었고, 땅에 넘어지는 타이밍에 맞추어 얼굴을 향해 도약한다.

지면에 닿기 직전 오우거의 눈과 태선은 아이컨택을 했지만 그게 오우거가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


쿠우웅!

다시 한 번 울리는 요란한 대지음.

몽둥이를 휘둘렀을 때보다 더 큰 소음이 들리고, 생각 없이 몸을 던진 놈은 충격으로 인해 눈을 뒤집고 셀프 스턴 상태에 걸린다.


"잘 먹겠습니다."


태선이 주먹을 쥐고 오우거의 미간에 오른손을 힘껏 가져다 댄다.

그리고는 반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의 왼손으로 오른손목을 붙잡아 보조한다.


쿵쿵쿵.

오우거의 미간에서 펼쳐진 백보신권.

한번이 아닌 여러 번에 걸친 연발에 오우거는 기절 상태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미간에 총을 맞은 양 그대로 절명한다.


오우거 사체를 갈무리한 태선은 운 좋게 나온 B등급 마정석을 한입에 털어 넣는다.


자신의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마정석이었지만, 그 이상의 등급도 서슴없이 먹어온 그이기에 이젠 한 등급 차이론 기별도 오지 않았다.

자양강장제를 먹은듯한 개운함에 주변을 둘러보던 태선은 하산하기 시작한다.


"괴, 괴물 같은 자식!"

"호호호 왜 못 이기겠어?"

"······ 객관적으로 평가 했을 때 혼자 힘으론 힘들다는 거 인정하지. 네 도움도 필요하겠어."


정장차림의 사내가 하산하는 태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한다.


"우섭 오빠, 나랑 같이 공격하는 거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우리는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헌터 킬러를 하는 게 아니니까. 그저 돈만 받으면 만사 오케이라고. 히히히"


분홍머리를 한 소녀가 정장차림의 사내에게 질타하듯 말하자 사내 역시 그녀의 말에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방금 전투에서 스킬을 난사한 걸 보니 마나가 얼마 없겠어. 기습하기 좋은 타이밍이야."

"좋아!!"


누군가 자신을 노린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한 채 제 2거점을 향해 이동하는 태선.


제 2거점.

헌터들이 그들만의 휴식처이자 보금자리를 거점이라 칭했다.

그리고 최근 헌터들의 유동적인 사냥 활동에 대한 개선사항으로 안전거점에 대한 추가가 승인 되었다.


승인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 승인 후의 실행은 헌터 협회의 지휘아래에 쾌속이었고, 태선이 향하는 제 2거점이 최근 지어진 안전거점이었다.


"그래도 참 대단한 게 정상부근에 자리한 와이번들까지 싹 다 쫓아내면서 이틀 만에 거점을 지은거 보면 세계 헌터 협회가 대단하긴 하단 말이야! 맘만 먹으면 S급 헌터 동원령이라도 내려서 몬스터 씨를 말릴 수도 있을 텐데··· 왜 그리 몬스터 토벌에는 미온적인지 모르겠네."


어둑해진 산기슭을 오르는 태선은 혼잣말을 하며 등산하고 있었다.


빠드득.

자신의 주변에서 들리는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태선.


조금 전까지만 해도 투덜거리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몬스터인가? 아니야. 그렇기엔 조심성이 느껴져. 설마 헌터인가?'

태선이 자신의 상태창을 빠르게 점검한다.

마나는 이제 고작 '13'.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3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젠장. 역시 삼할 정도는 남겨놔야 했나?'


"누구야! 여태 안 나서는 거보면 몬스터는 아닌 것 같고! 내게 무슨 볼일이지?"

"큭큭큭. 제법 머리가 돌아가는 놈이군!"


이계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은 정장차림의 사내.

현세에서 봤다면 사채업자처럼 보였을 것 같다.


"내겐 무슨 볼일이지?"


"<Wa>길드. 설마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

"······"


'역시 길드일엔 어지간해선 엮이지 않는 게 좋은데···'

B등급 쯤 되도 길드간의 오해를 풀기가 쉽지 않은데, 난 아예 하나를 박살냈으니 놈들의 상위 길드가 있었다면 이 자리는 날 응징하기 위한 자리 일 것이다.


"말이 없는 걸 보니 네놈이 맞구나! 우릴 고용한 길드는 꽤나 강한 놈들이라서 조용히 처리하길 원했다! 그래서 날 보낸 거지. 뭐 너나 나나 초면이니 너무 섭섭해 하진 말아라."

"위협은 놈들이 먼저 했는데 왜 내 잘못으로 인해 내가 죗값을 받는 것처럼 말하지?"

"그건 나한테 따질 문젠 아닌 거 같은데? 그리고··· 아직 헌터생활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나본데. 헌터들의 세상이 더욱 약육강식과 가장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힘이 없다는 것은 힘이 있는 놈에게 언제든 죽을지 모른다는 거야! 네놈의 목숨은 이미 누군가에게 애초부터 저당 잡혀 있다는 거지!"

"너는, 너는 왜 나와 악연도 없는데 왜 나서는 거지?"

"다 비즈니스 아니겠어? 네가 죽으면 네가 잃는 만큼 내겐 얻는 게 있을 테니, 너무 아쉬워하진 말라고!"


사내가 자신의 곱게 차려 입은 자신의 정장 안쪽 주머니에서 소도를 꺼낸다.


단검과 장검의 중간에 위치한 소검.

권갑으로 싸우는 태선에겐 까다로운 상대임은 분명했다.

장검은 공격 이후 검을 회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에 상대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고, 단검은 빠르게 출수와 회수가 수월하기에 효율적이지만, 리치가 짧은 무기 간에는 실력차이에 의해 허무하게 판가름이 나기 쉬운 물건이었다.

그 둘의 장점만을 모아 만든 게 바로 소검이었다.

챙!

"크흡!"


갑작스러운 놈의 출수에 빠르게 권을 들어 올리며 대치 상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놈은 애초 권갑을 의도적으로 노릴 요량이었는지 권갑에 소검이 닿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잠시 맞대어진 소검을 역수로 쥐고, 막무가내로 내게 휘두른다.

챙챙챙!

티타늄 소검과 티타늄 권갑이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스파크는 어두운 산 속을 밝히고 있었다.


"제법이구나. C등급인가? 어지간한 A등급들도 내 검을 다 막아내긴 쉽지 않아하는데. 역시 내 눈이 틀리지 않았어!"


'뭐야. 지켜보고 있었던 건가? 날 어디서 보고 틀리지 않았다고 판단한 거지?'


태선은 혹시 모를 상황에 놈의 소검을 힘겹게 막아내면서도 주변을 이따금씩 살펴본다.


부우욱.

태선의 팔에 긴 자상이 생긴다.

그 상처를 시작으로 하나둘 씩 늘어가는 상처들.


"크하하하하 헌터끼리의 싸움에서 한눈을 팔다니. 그 실수가 네놈의 명줄을 앞당기는 구나!"


'이놈. 나 말고 하나가 더 있는 걸 눈치 챈 건가!'

사내는 태선의 감이 좋은 건지 아니면 조심성이 많은 건지 모를 그의 행동에 불안감을 느끼고, 더욱 거세게 몰아 부친다.

하지만 잔 상처는 내줘도 큼지막한 일격을 내주지 않는 태선.

그도 <Wa>길드와의 전투와 숱한 몬스터들을 사냥하며 체득한 감이란 것 덕분에 도리어 현 생사결이 즐거워지고 있었다.


"웃어? 곧 죽을 몰골을 한 놈이!!"


태선의 얼굴에 여유의 미소가 보이자 자신보다 낮은 등급의 그를 손쉽게 확킬 낼 수 없다는 현실에 수치심을 느낀 사내.


"지금이야!"


사내가 외친다.

더는 길게 끌어봐야 좋을 것이 없다고 느낀 그의 S.O.S

지이이잉!

태선의 몸이 경직되기 시작하더니 다리부터 점차 돌로 변하기 시작한다.

당황하는 태선의 모습을 바라보며 비릿한 웃음을 날린 놈은 태선의 심장을 향해 소검을 찌른다.


"금강불괴!"

"??????"


석화 마법이 걸렸다는 생각에 큰 동작으로 태선의 심장을 향해 손을 뻗은 것이 실수였을까?

태선이 날아드는 그의 칼을 뒤돌며 피해내고 이어서 한팔 업어치기를 구사한다.

쿵.

맨땅에 세차게 넘어진 사내.

뒤이어 태선의 주먹이 그의 얼굴을 향해 날아든다.

'X발! 내가 이딴 애송이한테!'

눈을 질끈 감은 그.

아무런 충격이 없자 그가 천천히 눈을 뜬다.


"서, 설마? 날 살려주는 거냐?"

"아니! 너무 아쉬워하진 말라고. 이말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어."

“ㅆ···ㅂ”


찡긋 웃는 태선.

이어진 얼굴 바로 위에서 쏘아진 백보신권.

퍼서석.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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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언데드 사냥(4) 22.11.26 1,257 24 11쪽
25 25화 언데드 사냥(3) +1 22.11.25 1,242 26 11쪽
24 24화 언데드 사냥(2) +1 22.11.24 1,258 26 12쪽
23 23화 언데드 사냥(1) +1 22.11.23 1,317 25 12쪽
22 22화 보육원의 비밀(3) +3 22.11.22 1,335 30 12쪽
21 21화 보육원의 비밀(2) +1 22.11.21 1,323 25 12쪽
20 20화 보육원의 비밀(1) 22.11.20 1,409 24 11쪽
19 19화 파티 사냥(4) 22.11.19 1,375 27 11쪽
18 18화 파티사냥(3) 22.11.18 1,412 25 12쪽
17 17화 파티사냥(2) 22.11.17 1,506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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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대형 몬스터(3) 22.11.11 1,850 37 12쪽
10 10화 대형 몬스터(2) 22.11.10 1,944 32 12쪽
9 9화 대형 몬스터(1) +1 22.11.09 2,143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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