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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피엔 마약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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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지
작품등록일 :
2020.08.21 00:57
최근연재일 :
2021.01.08 13:51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505
추천수 :
266
글자수 :
493,612

작성
20.12.1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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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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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54화-소수정예

DUMMY

근신이 풀린 진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사무실이 아니었다. 부검실과 시체안치소가 있는 지하로 오라는 호출에 무슨 큰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지하로 가는 내내 강오에게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만큼 시신의 상태가 처참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온갖 수모를 겪은 탓에 시신의 상태가 어떻든 간에 잘 놀라지 않을 자신은 있는 진이었다.



'근데 오늘 건 좀 심하네.'



얼굴을 포함해서 몸이라고 부를 만한 곳의 대부분이 뜯어 먹힌 시체.


뇌, 내장, 눈알, 피부 등 인체의 물렁한 부분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뼈가 없었다면, 이게 사람이라는 것조차도 몰랐을 것이다.


그렇게 처참하게 훼손된 시신이 수 십 등분 난 채로, 테이블에 누워있었다.


부검의의 말에 따르면, 이 상태로 가방에 넣어져 도심 한가운데에 던져져 있었다고 한다.


과시나 다름없게 해놓은걸 보면, 어지간히도 공권력을 밥으로 보는 놈들인가 보다.


복잡하고 번거롭기 짝이 없는 처리 방식이 진에게는 오히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게 조직의 짓이라 느껴졌다.


부검의에게 물어,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알아냈다. 사진을 보자마자, 강오가 왜 그렇게 정신이 나가서 멍 때리고 있는지를 알게 됐다.


전에 봤던 기억이 있는 보이드 팀의 팀원 중 한 명이었다.


밖으로 나온 진은 의자에 멍하니 앉아있는 강오에게 물었다. 당장이라도 퇴근이 필요할 만큼 눈이 빨갛게 충혈 됐고, 초점이 안 보였다.



"저 사람 죽은 거. 팀장님이 지금 팀에 없는 거랑 관련이 있어?"


"....길게 할까? 짧게 할까?"


"요약정리."


"이제 두 달 쯤 됐나?"



사냥꾼, 경찰이 마약을 유통하는 클랜을 잡기 위해 공조를 했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턱밑까지 쫒는 데 성공했지만, 그들과 내통하고 있던 이들 때문에 끝내 놓치고 말았다.



"차라리 우리가 무능한 걸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클랜의 보복이 시작됐다.


수사에 참가했던 사냥꾼과 경찰들, 그들의 가족이 한 명씩 살해당했다. 부검실에 누워있는 시신만큼 처참한 모습으로.


계속되는 피해에 사냥꾼을 그만두거나, 멀리 도망치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 바람에 수사를 맡으려는 사람이 없어지게 됐고, 수사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보복은 멈추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살해의 공포가 그 때의 수사관들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도 끝없이 괴롭혔다.



"이제 그 때 수사한 참여한 우리 팀원들 중에 살아남은 건 팀장님뿐이야."


"팀장님은?"


"혼수상태라서 병원에."



돌아가는 상황을 대강 이해한 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어쩔 거야?"



순간 강오는 몸을 흠칫 떨었다. 지금 이 얘기를 듣고도 너무나도 무감각해 보이는 진에게서 기시감 같은 게 느껴졌다.



"형은 어쩌고 싶은데?"


"당연히.... 그 새끼들 잡아 족치고 싶지. 근데 그러다가....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죽을 거라고 생각하면...."



한강오는 사냥꾼이지만, 평범한 인간이다. 흡혈귀와 싸우다 죽는 거라면 괜찮지만, 흡혈귀가 가족들을 노린다는 사실은 감당하기 힘들었다.


강오는 스스로의 무력함을 탓하면서도, 손은 빨개질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진은 팔짱을 끼며,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내가 수사를 재개시키면, 놈들의 화살은 전부 나한테로 모이겠네?"


"너.... 진짜로 할 거야? 너뿐만 아니라, 너희 가족까지 위험해질 텐데?"


"뭘 이제 와서."



진에게서는 두려움은커녕, 사건에 대한 열정, 흥미 같은 것도 일체 느낄 수 없었다.


일반 회사원이 타자기를 두드릴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너무나도 무감각하고 태연했다.




"왜 그렇게까지 이 사건을 맡으려는 건데?"


"아무도 안 하니까, 나라도 해야지."


"진짜 이유를 말해."



진은 절대로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고 확신함에서 오는 철저한 단호함이었다.


잠깐 속으로 고민하던 진은 강오에게 조금 털어놓았다.



"....내가 사냥꾼이 된 건 어디까지나, 코스모스의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해서야."



코스모스의 데이터베이스는 백사병에서도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안이 탄탄하다. 거기 접근할 수 있는 건 사냥꾼 뿐.


사냥꾼의 등급이 높을수록 중요 정보에 접촉할 수 있다. 그 정보에 가족과 시크니를 찾는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원하는 위치에 오를 때까지는 개처럼 일할 생각이었다.



"출세욕이 있는 줄은 몰랐네."


"마음대로 생각해. 나한텐 목숨을 걸만큼 중요한 일이니까."



그걸 위해서 안전한 집을 뛰쳐나왔거든.


진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강오는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의 한심함과 눈앞의 남자에 대한 경이감에 절로 조소가 새어나왔다.



"말했다시피, 난 움직이기 힘들어. 무섭거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비밀리에 협조해줄 경찰을 몇 명 붙여주는 거랑, 내 권한을 너한테 이양하는 것 정도밖에는...."


"그거면 돼. 아, 그리고 하나만 약속해."


"약속?"



진은 허리를 숙여서 감정 없는 눈으로 강오를 응시했다.



"난 비밀리에 움직일 거야. 그러니까 만약 누군가가 이 사건에 우리가 개입했다고 물으면, 우린 계속 형이랑 있었다고 해줘."



마치 범죄를 저지를 테니, 자기들의 증인이 돼달라는 말처럼 들렸으며, 실제로도 그랬다.


만약 강오가 온전한 정신 상태를 유지했다면, 안 된다고 말했을 것이다.



"알았어."



울분과 복수심 때문에 타오르고 있던 강오는 주저 없이 악마의 제안에 승낙했다.


계약을 성사시킨 악마는 눈을 감으며, 무표정하게 허리를 폈다.


웃고 있지 않는다는 게, 더 무서웠다.



"다른 애들은?"


"다들 많이 놀라서 마음을 좀 추스르고 있는데.... 너 설마 걔네들을 수사에 개입시킬 거야?"


"미오나 유키는 몰라도 다른 두 사람한테는 그냥 물어보기라도 하게."


"미오나 유키는 왜?"


"그 둘은 안 물어봐도 하겠다고 할 테니까."



그 두 사람의 가족을 건드릴 수 있는 클랜이 한국에 존재한다면, 백사병이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었다.



"너무 걱정 마. 형. 이래봬도 우리, 형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니까."



**



부검의 정한용은 얼마 전부터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했다. 옳은 일을 행한 이들이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죽음을 맞이한 게 너무나도 분하고, 안타까웠다.


그렇기에 조금 전에 젊은 청년이 이 사건에 뛰어들겠다고 했을 때는 만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의지에 굴복하고, 그를 한 번 믿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이 청년이 이 부검실의 테이블에 누워있게 된다면, 두 번 다시는 이 사건에 관여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리라.


속으로 굳게 다짐한 정한용은 협력을 자청했다.



"가방 손잡이 쪽에 묻어있던 성분이야. 운반책의 손에서 묻어있던 것들 같은데, 수사에 도움이 되면 좋겠네."


"감사합니다."



새로운 협력자에게서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발견된 물질에 대한 성분표를 받았다. 어려운 용어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 진이 아는 성분들도 있었다.



"시클레소니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이거...."


"천식약이네요."



평소에 천식을 앓고 있는 미오였기에 이쪽은 전문분야였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의사 처방 없으면 못 구하는데, 의사들한테 문의해보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만으로는 아직 용의자가 너무 많아. 다른 게 더 필요해."



진은 성분표를 보다가, 유독 눈에 띄는 성분을 발견했다.



"비타민 B5? 이것도 약인가?"


"그건 저도 잘...."


"아마 이거 일 거야."



팔짱을 끼고 있던 정한용이 주머니에서 연고 하나를 꺼내서 진에게 던져줬다.


화상연고였다.



"덱스판테놀 있는 것도 보이지? 그걸 쓰면 피부에 비타민 B5가 보급되거든."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며 성분표를 내려놨다. 방금 그걸로 용의자를 어느 정도 추렸다.


진은 협력해주기로 한 미오와 유키, 그리고 자현을 한데 모았다. 정미는 강오와 같은 이유로 수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본격적인 수사팀은 이렇게 네 사람 뿐이었다.



"운반책은 천식을 앓고 있고, 입 쪽에 화상자국이 있을 거야."



가방 손잡이에서 지문은 없으니, 장갑을 꼈다. 그런데도 천식약이나 화상연고가 손가락이 있었을 자리에서 발견됐다.


연고를 장갑 끼고 발랐을 리는 없다. 천식약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입에 묻은 화상연고가 우연히 장갑에 묻었다는 의미였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의사 처방 없이는 못 구하니, 의사들에게 물어 조건에 맞는 환자를 찾는다.


덱스판테놀 성분의 화상연고까지 구입했다면, 그 자임이 거의 확실해진다.



"혹시라도 여러 명 있으면 거주지도 확인해 봐."



CCTV나 블랙박스에도 안 찍힌 걸 보면. 가방이 발견된 곳의 인근에서 사는 주민일 가능성도 있었다.


지시를 내린 진은 마지막으로 꼭 명심했으면 할 충고를 해줬다.



"알고 있겠지만, 우린 시간에 쫒기고 있진 않아. 하지만, 늦으면 늦을수록 피해자가 더 늘겠지. 수사 속도랑 피해자 증가 속도는 반비례하다는 걸 염두에 둬. 단, 목숨까지 걸지는 마. 나보다 어린 애들 장례식은 가기 싫으니까."



세 사람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동시에 끄덕였다.



"그럼 가자."



**



모든 조건에 부합한 용의자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의사 중 한 명에게서 완벽하게 조건에 들어맞는 환자가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입가에 작은 화상자국이 있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처방한 천식 환자.


인근 약국에서는 화상연고를 샀다는 정보도 입수했다.


그 환자의 신상정보를 얻은 진과 일행들은 운반책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거주지를 찾아갔다.


가방이 버려진 장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주택가의 한 작은 단독주택이었다.



"미오는 뒤쪽에 도로로 난 창문 앞에, 자현이는 옥상으로 올라가서 대기해."



예상 도주경로에 두 사람을 잠복시킨 진은 유키와 함께 집의 문을 두드렸다.


아무리 두드려도 집안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외출한 건가 싶었는데, 유키가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고 했다.


안 나오고 개기시겠다, 이건가?



"눈 감아."


"네?"



유키가 어벙하게 있는 사이, 진은 권총을 꺼내서 문고리를 향해 망설임 없이 쐈다.


까앙!!!


소음기가 있어서 총소리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문고리가 부서지는 소리는 온 동네에 울려 퍼졌다.



"인심이 야박한 곳이라서 다행이네."



증인이 없는 걸 확인하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무척이나 서둘러서 달리고 있다는 걸 말해주는 발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문고리가 부서지자, 안에 있던 집주인이 심하게 놀란 모양이다. 손님의 정체를 확인할 생각도 않고, 곧바로 창문을 넘어서 도망쳤다.


창문 앞에 진이 대기시켜놓은 사람이 있는 줄도 모르고.


퍽!!!


진과 유키는 그 강렬한 타격음이 들린 창문 쪽으로 향했다. 창문에 한 남자가 건어물처럼 널려있었다.


입가에는 화상자국이 있고, 상완동맥에는 주사자국이 많이 새겨졌다. 턱에는 방금 생긴 듯한 멍 자국이 있었다. 미오의 발차기가 새긴 자국이었다.


진은 기절한 남자를 들쳐 메고, 다른 지시를 내렸다.



"미오는 자현이 데려오고, 유키는 이 자식 좀 의자 같은 거에 좀 묶어놔. 난 집안 좀 살펴볼 테니까."


""네.""



진은 남자를 유키에게 던져주고, 집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샅샅이 뒤질 필요는 없었다. 남자의 방이라 추정되는 곳에서 어지간한 증거물은 다 발견했다.


대마초는 기본이고, 펜타닐, 헤로인, 코카인 같은 교도소 직행 티켓이 잔뜩 널브러졌다. 화분에는 양귀비까지 자라고 있었다.


마약을 직접 키울 정도로 심하게 찌든 사람의 방이라는 걸 한눈에 보여줬다.


그러던 중, 이상한 물건이 하나 눈에 띄었다.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는 주사기와 포장이 뜯기지 않은 마약들 사이에 놓여있던 빨간색 알약이었다.


진은 뭔가에 홀린 듯, 그 알약을 집어 들었다.


보름달에 빨간색을 칠한 듯한 알약. 상당히 낯이 익었다.



"이건. 설마...."



알약의 정체가 머릿속에서 떠오르던 순간이었다.



"뭐야. 니들은!!! 이거 안 풀어?!!!"



예상보다 빨리 기절했던 남자가 깨어났다.


진은 알약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양귀비가 핀 화분을 하나 들고 남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야, 니들.... 누가 보낸 건지는 모르겠는데, 곱게 죽을 생각은 마라...."



사냥꾼들이 도착하기 전에도 약을 하던 남자는 몽롱하게 풀린 눈으로 어눌한 발음으로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얼마 전에도... 그 사람들이 사냥꾼 하나.... 죽였거든? 니들도....! 똑같은 신세가 될 거니까.... 기대해...."



그 말을 듣고 머리에 피가 몰린 자현이 남자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미오가 팔을 들어 자현을 제지했다.



"미오 언니. 나 진짜 이 새끼 딱 한 대만 때리면 안 돼요? 언니도 발차기 했잖아요."


"선배한테 허락 받아."



자현은 고개를 돌려서 진을 돌아봤다.



"오빠. 나...."



빠각!!!


도자기 깨지는 소리가 자현의 입을 틀어막았다.


진이 던진 화분이 정확히 남자의 머리통과 부딪혀서 산산조각이 났다. 흙과 양귀비가 떨어진 바닥에 남자의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뚝뚝 떨어졌다.



"나 왜?“


"아.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충분하죠. 그거면."



진은 자현에게서 고개를 돌려 남자를 내려다봤다.


갑작스럽게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자 남자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침을 질질 흘렸다.



"어억...."


"약 기운이 좀 가시나?"



진은 남자의 머리채를 잡고 위로 들어서 자기와 눈을 맞추게 했다. 희미하지만, 남자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



"아니면 머리에서 피를 좀 더 빼야하려나?"


"너.... 이러고도 무사....“


"더 빼야겠네. 자현아. 저쪽 방에 있는 화분 좀 다 가져와."


"자. 잠깐만!!!"



자현이 경쾌한 발놀림으로 방으로 가자, 남자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빽을 믿고 협박을 해봤지만, 그 전에 자기가 죽을 판국이었다.


암만 봐도, 지금까지 봐왔던 평범한 사냥꾼들이 아니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원하는 게 뭐야? 마약상들 소개시켜 줄까? 아니면 고객들 명단 좀 가르쳐줄까?"



남자는 어떻게든 시간을 끌기 위해, 비굴하게 묻지도 않은 정보를 술술 불었다.


조금 있으면, 그 사람들이 집에 온다.


그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좀 있다가, 내 손을 죽여주마. 개 같은 놈아.’



물론 진은 남자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채고, 누군가 이 집에 올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을 끝낸 뒤였다.



**



3명이 사람을 태운 검은색 승용차가 노을빛을 등진 채, 도로를 달렸다.


조용하던 차 안은 뒷좌석에 있는 어려보이는 소년이 투덜거림을 시작으로 소란스러워졌다.



"아, 애들 시킬 것이지. 겨우 인간 하나 처리하러 왜 우리가 가야하냐고."


"야. 애새끼들처럼 투덜거리지 말고 아가리 좀 여물어. 짜증나게 하지 말고."



조수석에 앉은 여자가 거칠게 대꾸했다. 소년은 입을 삐죽 내밀기만 할 뿐, 더는 투덜거리지 않았다.


여자는 창문 너머의 건물 숲을 보며, 담뱃대에 불을 붙였다.



"그 새끼는 왜 하필이면 그걸 빼돌려서, 우릴 귀찮게 만드는 거야?"


"차 안에서는 담배피지 말라니까."


"명령하지 마. 새끼야. 뒤지기 싫으면."



운전 중이던 남자는 붉은 눈으로 노려보는 여자를 대충 흘겨봤다. 익숙하게 한귀로 흘러 넘긴 후, 소년에게 말했다.



"알고 있겠지만, 그 놈만 처리하고, 빼돌린 마약만 챙긴 다음에 바로 복귀한다, 전처럼 뇌 파먹다가 시간 끌지 말고."


"알았어. 알았다고. 아, 그래도 꺼낸 다음에 챙겨가는 건 돼지?"


"....마음대로 해라."



수상한 3인조가 탄 승용차의 내비게이션에는 지금 진이 있는 집의 주소가 찍혀있었다.


도착 예정시간은 10분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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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화-프로파일링 21.01.05 37 3 16쪽
59 59화-꼬리잡기 21.01.02 64 3 14쪽
58 58화-우연이라는 이름의 기적 20.12.31 38 3 18쪽
57 57화-집단지성 20.12.29 44 3 15쪽
56 56화-이이제이 20.12.23 39 2 15쪽
55 55화-블러드문 20.12.20 51 2 14쪽
» 54화-소수정예 20.12.18 37 2 16쪽
53 53화-작별 20.12.16 52 2 17쪽
52 52화-상황종료(?) 20.12.14 48 2 16쪽
51 51화-개봉 당일 20.12.11 55 2 17쪽
50 50화-빌드 업 20.12.09 41 3 16쪽
49 49화-시나리오 작성 20.12.07 43 3 15쪽
48 48화-신과 악마 20.12.04 42 3 16쪽
47 47화-선발대 20.12.02 138 3 16쪽
46 46화-영혈교 20.12.01 45 2 17쪽
45 45화-수상한 남자 20.11.30 47 3 18쪽
44 44화-첫 출근 20.11.26 45 2 15쪽
43 43화-최종 합격자들 20.11.25 53 3 16쪽
42 42화-막고라 20.11.23 60 3 15쪽
41 41화-도망자VS추격자 20.11.22 49 4 15쪽
40 40화-탈출 계획 20.11.20 51 4 17쪽
39 39화-한밤 중의 대치 20.11.18 42 3 16쪽
38 38화-첫째날 20.11.17 48 3 19쪽
37 37화-전초전 20.11.15 45 5 19쪽
36 36화-새로운 시작 20.11.13 47 2 16쪽
35 35화-결단 20.11.11 49 2 18쪽
34 34화-마지막 인사 20.11.09 49 4 19쪽
33 33화-입단식 20.11.05 49 3 19쪽
32 32화-새로운 가족 20.11.02 63 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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