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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피엔 마약이 흐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도모지
작품등록일 :
2020.08.21 00:57
최근연재일 :
2021.01.08 13:51
연재수 :
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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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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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글자수 :
49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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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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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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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40화-탈출 계획

DUMMY

구체적으로 누구누구가 죽는다는 말에 비해, 몰살이라는 말은 오히려 현실적인 감각을 갖게 만들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누구 하나 진의 말에 충격을 받거나 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무슨 말인지 이해조차 못했다. 물론 이해와 신뢰는 별개의 문제였지만.



"선배가 하는 말이니까, 난 무조건 믿겠지만요."


"저. 저도요. 오빠가 괜히 이상한 말할 분은 아니잖아요."



신뢰도가 이미 하늘을 찌르고 있는 두 사람과는 달리, 이제 땅에서 조금 점프한 수준인 성재우와 천해이는 뱀눈을 뜬 채 진을 쳐다봤다.



"이봐. 손을 잡고 싶으면, 좀 이해가 가게 자세히 말해. 자기들만 아는 얘기 하지 말고."



말을 못하는 천해이 역시 그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확실한 건 아니라서 말하기 좀 그래. 그러니까 내가 확신을 가질 수 있게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쯧. 끝까지 말 안하고 자기 유리한대로 끌고 갈 생각이냐?"


"당연하지. 난 단순히 귀찮아서 일손이 필요할 뿐이야. 싫으면 안 해도 돼. 우리가 너희한테 굽힐 일은 없을 테니까."



이 이상 말해봐야 주도권은 절대로 못 가져오겠다. 성재우는 단념하고 그와의 협상을 진행했다.



"네 예상이 맞을 확률은?"


"반반 정도. 엄청 커다란 퍼즐이 한 조각 부족해서."



목숨을 잃을 확률이 50%라는 건 무시하기에는 좀 크다.



"정확히는 놈들이 움직이는 동안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할 경우에지만."


"뭐. 좋아. 우리에게 원하는 게 정확히 뭐야?"


"흡혈귀 하나만 좀 잡아와줬으면 해."



그 정도라면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너희를 도와주면 우린 뭘 받을 수 있지?"



진은 가방에서 어제 흡혈귀들을 잡고 얻은 증표 두 개를 그에게 던졌다. 성재우는 받으면서도 얼떨떨한 얼굴로 팔찌를 응시했다.


그는 물론 천해이도 흡혈귀라곤 어제 밤에 찾아온 놈들이 처음인지라 이게 흡혈귀를 잡은 증표라는 것조차 몰랐다.



"그게 증표야. 그리고 그건 선불. 혹시 날 끝까지 도와주면, 두 개 더 줄게."


"이게 증표라고? ....그 최하나라는 여자 진짜 성격 나쁘네."


"동감이야. 그래서 어쩔래?"



증표를 만지작거리던 성재우는 옆에 서있는 천해이를 돌아봤다. 그녀는 조용히 그의 손을 잡았다.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의미였다.



"정말 흡혈귀 하나만 잡아오면 되는 거겠지?"


"계약 연장을 할지 말지는 그 이후에나 하자고."



속을 완전히 훤히 들여다보이는 기분을 느끼며 성재우는 천해이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아, 하나만 묻자. 너. 우리랑 아는 사이인 거 같은데, 왜 우리는 네가 전혀 기억 안 나지?"


"그리 깊은 연은 아니야. 나도 너희처럼 역성 교회의 생존자일 뿐이니까."



갈 곳 없는 고아들을 잡아다가 인체 실험을 일삼던 역성 교회에서 살아서 빠져나온 건, 저들이 그곳을 날려버린 덕이었다.


갇혀있던 구획이 달라서 딱히 얘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진은 나름대로 저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랬군. 다녀올게."



동맹이 업무를 위해 자리를 떴으니 본진도 슬슬 움직일 시간이다.



"참가자들 중에 찾아와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진이 불러준 인상착의에 미오와 유키의 머릿속에 같은 사람이 그려졌다.



"찾아서 데려오는 거야 별로 안 어렵겠지만, 찾으시는 이유가 뭔가요?"


"내 가설이 확신으로 바뀌려면 그 사람도 필요해."



최하나가 말한 참가자 안에 잠입한 사냥꾼이.



**



주문한 메뉴들이 오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배달원들에게 반항하다가 좀 엄한 모습이 됐지만.



"기. 기절만 시키려고 딱 한 대만 때렸어요. ....언니가."



인간은 함부로 걷어차지 말라니까. 그래도 기절 안한 걸 보니까 힘 조절은 잘했네.


진은 천천히 고개를 드는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의 남자 앞에 양반다리로 앉은 채, 눈을 마주쳤다.


그런데 이 사람. 후줄근한 겉모습과는 달리 장식품은 죄다 고급스러운 것만 달고 있다.



"네가 대장이야?"


"뭐. 그런 셈이죠."


"나한테 무슨 용건이지?"



당황하기보다는 상황 파악을 먼저 하는 걸 보니까 제법 베테랑 티가 났다.



"아저씨, 사냥꾼 맞죠?"


"내가? 무슨 소릴...."


"아, 됐고. 사냥꾼인 게 들켜서는 안 되는 비밀도 아니잖아요."



구구절절 사냥꾼인 이유를 읊는 데 쓸 시간은 없다.


잠시 고민하던 사냥꾼, 전태구는 그냥 단념하고 실토하기로 했다.



"신변의 문제는 아닌 거 같은데. 무슨 일이 있어?"


"지금 흡혈귀들이 리오라는 놈을 필두로 단합한 건 알아요?"


"단합한 건 짐작은 했는데, 리오? 그 놈이 리더라고?"



리오는 케스켓에서 꽤나 얌전하고 조용히 지낸 죄수였다. 동료는 물론 친구 같은 걸 만드는 것도 본 적 없다. 게다가 수감자들을 뭉치기 위해선 중심이 되는 그의 무력이 상당히 뛰어나야할 텐데.



"말하는 거 보니까 혈주 쓸 줄 안다는 것도, 못 해도 상현급 실력이라는 것도 모르겠네요."


"뭣! 상현?"



전태구는 눈을 번쩍 뜨고는 무거운 탄식을 늘어놨다.



"....젠장. 3년이 넘게 숨기고 있었나?"


"후우...."



사냥꾼들 무능한 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자.



"하고 싶은 말은 알겠군. 리오를 중심으로 단합한 놈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고, 그 일이 사냥꾼이 알아야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지?"


"그런 느낌이죠."


"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길래."


"간단히 말하자면. 탈출 계획?"


"무. 뭐?!!!"



정태구는 물론 호텔에 있는 다른 이들까지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오나 유키도 진이 저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지, 눈이 튀어나오기 직전이었다.


성재우는 잡아 온 흡혈귀를 천해이에게 맡기고 진에게 따지듯 물었다.



"대체 무슨 근거로...."


"그 놈들 죄수복이 아니라 우리한테서 노획한 옷을 입고 있었잖아."



옷을 바꿔 입은 이유는 장담컨대 단순히 멋을 내고 싶다거나 편하다는 이유는 아니다. 옷에 피가 묻는 걸 신경 쓰지 않았고, 방탄조끼를 포함한 군복을 입고 있는 놈들도 있었으니까.


그런 것들이 아닌 좀 더 실용적인 이유. 예를 들자면 신분 위조라던가. 육안으로 볼 때 가장 쉬운 구분 방법을 없애면 참가자인지 죄수인지 알아보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밤이라면 더욱 그럴 테고.



"놈들은 아마 자정쯤에 항구에서 대기 중인 고속단정을 탈취해서 탈출할 생각일 거야."



리오 같은 놈이 4명 정도만 더 있으면 단정을 탈취하는 건 일도 아니다.



"단지 옷을 바꿔 입었다는 것 때문에 넌 거기까지 생각한 거야?"


"신분을 위조하려는 행위의 목적이랑 계획을 짠다면 이렇게 짤 것 같아서."



진의 가설이 영 믿음이 안 간 성재우와 정태구는 눈을 흘기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제시한 가설은 스케일에 비해 근거가 너무 빈약했다.


무엇보다 반박할 수 있는 거대한 진실이 존재했다.



"이봐. 네가 모르나 본데."


"알아. 죄수들 목에는 폭탄이 주입되어있는 거. 그것 때문에 아까 확률이 반반이라 했던 거고."


"알면서도 하는 소리였어? 그건 특수한 장치 없이는 못 빼낸다는 것도 알고?"


"주입된 이가 죽어야만 빼낼 수 있다는 것도요."



두 남자들의 동공에서 동시에 어이가 사라졌다. 진은 아랑곳 않고 턱으로 천해이에게 붙잡혀있는 흡혈귀를 가리켰다.



"리오가 협력자를 모았다면 너에게도 제안 정도는 왔겠지?"


"....말하면 살려줄 거냐?"


"내 만족도에 따라서 팔찌도 몇 개 줄 수 있고."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흡혈귀들 역시 팔찌를 모으고 있다는 것 정도는 이미 파악을 마쳤다. 특식이나 잠자리만 교환해주겠지만, 그들에겐 그것마저도 감지덕지였다.


흡혈귀는 눈치를 보다 심음을 삼키며, 천천히 입을 뗐다.



"네 말이 맞아. 리오라는 놈이 이 섬에 도착한 후로 흡혈귀들 몇 명과 탈출을 빌미로 협력을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어. 무서워서. 난 그냥 형기나 곱게 마칠 생각이야. 폭탄에 관해서는 나도 잘 몰라."



명확한 증인까지 나타나자, 다들 어느 정도는 진의 말에 신뢰를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가장 큰 퍼즐 조각은 빠진 그대로였다.



"설령 탈출을 계획하더라도 폭탄이 있는 한, 크게 문제될 건 없지 않을까요?"


"바꿔 말하면, 목에 폭탄이 없거나 작동을 멈췄다면. 더는 반박 안하겠다는 소리지?"


"그야.... 그렇죠. 근데 그걸 어떻게...."



진은 주머니에서 작은 구슬 같은 걸 꺼냈다. 주문한 메뉴들이 오기 전에 잠시 나가서 흡혈귀 하나를 죽이고 목에서 빼온 폭탄이었다.


새끼손가락만한 크기의 구슬의 겉에는 7자리의 식별번호가 새겨져있었다. 식별번호가 있다는 건 어떤 폭탄이 누구에게 주입되어있는지도 안다는 소리.



"아저씨. 배에 연락해서 리오라는 놈. 폭탄 작동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봐줄 수는 있죠?"



멀쩡히 살아있는 놈의 폭탄이 작동을 멈췄다면, 마지막 퍼즐 하나가 맞춰진다.



"알았어. 그 정도는 해주지."



전태구는 무전기를 꺼내고 혼자 저 구석 쪽으로 향했다. 보고 시에는 가능한 인적이 없는 곳에서 암호를 대야한다니까 별 말 않고 기다렸다.


잠시 후, 돌아온 그의 얼굴은 우중충한 잿빛으로 변해있었다.



"젠장. 네 말이 맞았어. 리오의 폭탄은 작동이 멈춘 상태라더군."



근거가 빈약하던 진의 가설은 단숨에 날개를 달고, 반박들을 떨쳐낸 채 확신을 향해 훨훨 날아갔다.


단숨에 모두의 뇌 속에 산소와 함께 심각한 사태라는 현실이 공급됐고, 그것이 곧 겉으로 들어났다. 정작 가설을 낸 당사자는 남의 일이라는 듯이 여유로운 모습이었지만.



"사냥꾼 쪽에서 움직인다고 해요?"



죄수가 탈출을 꾸민다는 사태라면 단순히 시험을 치러온 참가자들이 아닌 사냥꾼들의 일이었다. 진과 일행들에게 있어서는 말 그대로 남 일이었다.



"그. 그게 있지."



그런 줄 알았는데, 난감하게 머리를 긁적이는 전태구 때문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시험에 개입하려면 좀 더 확실한 단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지랄하네. 하기 싫다면 싫다고 할 것이지 속이 훤히 보이는 같잖은 변명을...."



진이 하고 싶었던 말을 성재우가 대신 해줬다. 그런 거친 어투에도 대꾸할 말이 없던 전태구는 입을 꾹 다물었다.


욕을 한 성재우도 그에겐 별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혀를 찬 채, 이내 적당히 자리에 주저앉았다.



"우리가 단서를 구하면 오긴 온데요?"


"어? 어. 아무래도 탈출 계획이 확실해진다면 무시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럼 하는 수 없네요. 아지트로 직접 가야지. 아저씨는 당연히 가야하고. 너희는 어쩔래?"


"



성재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적당한 변명을 늘어놨다.



“어차피 놈들을 못 막으면 살아야하니까. 너한테 빚 하나 달아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근데 아지트가 어딘지는 아냐?"


"지금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이 있잖아. 야. 너."


"으. 응?"



지금껏 잠자코 있던 흡혈귀는 갑작스러운 부름에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그 놈들 아지트 알지? 어디야?"


"그. 그걸 말했다간 난 분명히 리오한테 죽으.... 히익!!"



진은 망설이는 흡혈귀의 미간에 권총을 겨눴다. 어제 밤 리오에게 살해당한 이들에게서 여러 종류의 총을 챙겨뒀다.


흡혈귀는 지금 방아쇠에 올린 손가락이 위협용이 아니라는 걸 대번에 알아챘다. 이 남자는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얼마든지 쏠 수 있는 남자라는 것도.



"네가 우리한테 중요한 정보원이라 생각해서 잡아온 거 같냐? 한 번만 더, 그리고 마지막으로 묻는다. 아지트. 어디야?"


"으으.... 아. 알았다고. 대신 내가 말했다는 건...."


"비밀로 할게."



불확실한 몇 시간 후보다는 확실한 몇 초 후가 더 위협적이었다.



**



솔직히 말해서 놀랐다.


설마 높은 빌딩들뿐만 아니라, 지하의 하수도를 이렇게 재현했을 줄이야. 한국처럼 단순 파이프식일 줄 알았는데, 아예 서양처럼 돌아다닐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수도시설은 없지만 바닷물을 유입시켜서 겉보기에 그럴 듯하게 만들었다.


어두운데다 칙칙하고, 미로 같이 복잡한 장소. 물살도 세고, 바다 특유의 비릿한 냄새 때문에 미오나 천해이 같은 흡혈귀들의 감각을 어지럽혔다.


그야말로 비밀스러운 아지트로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아직 해가지지 않아서 그런지, 금이 가있는 천장에서 빛이 조금 새어 들어오긴 하지만, 밤이라도 됐다간 여긴 완벽한 암실이 될 것이다.


진은 다른 일을 위해 잠시 내보낸 유키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척을 숨긴 채 하수도를 돌아다녔다.



‘탈출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오늘 저녁 6시에 하수도로 내려오라고 했어.’



마음 같아서는 죄수복으로 갈아입고 그쪽으로 잠입하고 싶지만, 진은 악마의 피 태생적으로 흡혈귀 속에 잠입하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 6시까지 기다렸다가, 흡혈귀들이 다 모인 시간이 돼서야 움직일 수 있었다.


흡혈귀가 자세한 위치는 모른다고는 하지만, 하수도로 가면 아지트 위치 정도는 알아서 알게 될 거라고 했다. 처음엔 그 말의 의미를 몰랐는데, 들어와 보니 알겠다.



"피 냄새...."



놈들의 아지트를 안내하는 것처럼 철분을 머금은 피 냄새와 물의 색이 점점 짙어졌다. 가끔 어디 한 군데가 없는 시체 같은 게 떠내려 오기도 했다.


중간중간 식탐이 강한 천해이가 시신을 건져서 갈증을 채우기도 했다. 시신의 피를 빠는 건 아슬아슬하게 규정에서 안전한 거라고 한다.


아지트가 가까워지자, 성재우는 긴장된 얼굴로 진에게 물었다.



"진. 이 인원으로 되겠어? 그 자식이 못해도 50명은 모였다고 했잖아."


"싸울 생각이었으면 나도 사람을 더 모아서 왔겠지. 우린 그냥 사냥꾼들이 움직일 단서만 찾으면.... 정지."



진은 모두를 멈춰 세우더니, 이젠 수도가 아니라 혈관이라 불러야 하는 곳을 통해 흘러가는 시신 하나를 건졌다. 그 핏물 속에 몸을 담그고도 눈살 하나 안 찌푸리는 진이 천해이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였다.



‘이상한 남자.’



철퍼덕 하는 소리와 함께 건져진 시신은 머리가 쪼개져 있었고, 하반신이 없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비위가 비교적 약한 편인 성재우와 미오가 고개를 돌린 동안, 진은 그 시신을 샅샅이 살폈다.



"....아저씨. 무전 쳐요. 단서 찾았다고."


"어? 이 시체가 단서라고?"



손가락으로 시신의 손을 들어서 손가락을 모두에게 보여줬다. 도넛 모양의 화상자국이 손끝에 나있었다.



"감전사한 시신에서 볼 수 있는 흔적이에요. 손끝을 통해서 전기가 빠져나가다 생긴 거죠."


"가. 감전사? 그럼...."


"여기 전기설비는 없으니까, 전기를 쓰는 혈주라고 밖에 생각 못하겠네요."



거기다 사람을 감전사 시킬 정도의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아마 심장충격기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심장을 멈추게 한 다음. 폭탄을 뽑고 다시 충격을 줘서 뛰게 만들었다?"


"그런 셈이지. 아저씨 뭐해요? 사람 안 부르고."


"으. 응. 잠깐만 기다려."



전태구는 다시 구석으로 사라져서 다른 사람이 안 들리게 무전을 쳤다.



"그럼 우린 일단 지상으로 돌아가...."


"선배. 잠깐."



미오가 갑자기 나빠진 안색으로 진의 옷깃을 붙잡았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살폈다.



"우리 포위당했어요."



천해이의 반응을 보니까 그녀도 식은땀을 흘리며 잘게 고개를 흔들었다. 당황스러운 건 매한가지지만 침착하게 상황부터 알아내야한다.



"수는?"


"못해도 30명은 돼요."


"완전히 빽빽하게 들어찼다는 거네. 천장을 부수고, 지상으로 나갈까?"


"안 돼요. 이미. 위에서도 기다리는 중이에요."


"몇 명?"


"한.... 8명 정도?"



이쯤 되니까 놈들이 침입자들을 감지해서가 아닌, 계획적으로 덫을 깔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완벽하게 자신들의 위치를 알지 않고서야, 이런 함정을 만들 수 있을 리가 없다.


즉, 이동 경로가 새고 있었다.



"하이... 씨. 진짜."



진은 포위하는 흡혈귀들 너머에서 우두커니 서있는 전태구를 바라봤다. 그의 입은 초승달을 넘어서 테두리만 보이는 보름달을 그렸다.



"제일 최악의 상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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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화-프로파일링 21.01.05 37 3 16쪽
59 59화-꼬리잡기 21.01.02 64 3 14쪽
58 58화-우연이라는 이름의 기적 20.12.31 39 3 18쪽
57 57화-집단지성 20.12.29 45 3 15쪽
56 56화-이이제이 20.12.23 40 2 15쪽
55 55화-블러드문 20.12.20 51 2 14쪽
54 54화-소수정예 20.12.18 37 2 16쪽
53 53화-작별 20.12.16 53 2 17쪽
52 52화-상황종료(?) 20.12.14 49 2 16쪽
51 51화-개봉 당일 20.12.11 56 2 17쪽
50 50화-빌드 업 20.12.09 42 3 16쪽
49 49화-시나리오 작성 20.12.07 43 3 15쪽
48 48화-신과 악마 20.12.04 43 3 16쪽
47 47화-선발대 20.12.02 138 3 16쪽
46 46화-영혈교 20.12.01 46 2 17쪽
45 45화-수상한 남자 20.11.30 47 3 18쪽
44 44화-첫 출근 20.11.26 45 2 15쪽
43 43화-최종 합격자들 20.11.25 53 3 16쪽
42 42화-막고라 20.11.23 60 3 15쪽
41 41화-도망자VS추격자 20.11.22 50 4 15쪽
» 40화-탈출 계획 20.11.20 52 4 17쪽
39 39화-한밤 중의 대치 20.11.18 42 3 16쪽
38 38화-첫째날 20.11.17 49 3 19쪽
37 37화-전초전 20.11.15 46 5 19쪽
36 36화-새로운 시작 20.11.13 47 2 16쪽
35 35화-결단 20.11.11 50 2 18쪽
34 34화-마지막 인사 20.11.09 49 4 19쪽
33 33화-입단식 20.11.05 50 3 19쪽
32 32화-새로운 가족 20.11.02 64 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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