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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2050 님의 서재입니다.

김정은 대통령?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황산2050
작품등록일 :
2020.07.27 10:45
최근연재일 :
2020.12.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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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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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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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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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 59 화, 대통령 부부로서의 첫 날밤 (1)

DUMMY

김 위원장은 우진의 팔을 잡은 채 그의 눈을 바라보며 다시 천천히 말했다.

“여기 있는 리샤 여사가 내 이종사촌 여동생입네다.”

김 위원장의 말에 놀라기는 리샤도 마찬가지였다. 우진이 말했다.

“이종사촌이요? 그러면······”

“예, 기렀습네다. 리샤 여사의 어머니이신 고현희 박사가 내 이모님이십네다.”

우진은 놀라움에 말문이 막혔다. 진작부터 정보라인을 통해 리샤가 김 위원장과 인척 관계인 듯하다는 보고는 받고 있었지만 먼 친척으로 생각했지 사촌 사이인 줄은 정말 예상 밖이었다.

우진은 김 위원장의 말에 역시 놀라 했던 리샤를 바라보았다. 리샤는 고개만 숙인 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김 위원장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나도 2025년에야 알았습네다. 이모가 리샤를 스위스 제네바에 보내 해외 소재 국가공금을 다른 외국계좌로 빼돌렸고 그때 리샤가 제네바에서 한 남자를 만났는데 남조선의 젊은 정치인 정우진이라는 보고를 국가보위부를 통해 받으면서 알게 됐습네다. 그 후, 내래 이모님과 리샤를 양강도 흔히들 말하는 심심산골 삼수갑산의 삼수군으로 추방했었습네다.

그때부터 남조선 TV에서 나오는 정치인 정우진을 내래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되었습네다. 그러던 중 2027년 남조선 대통령 선거에 리샤가 만났던 바로 그 정우진이라는 정치인이 출마했다는 소식을 알게 됐고, 그때 이모님과 리샤를 다시 평양으로 복귀시켰었습네다. 내래 그동안에도 대통령님께 몇 번인가 말씀을 드릴까 했는데 그때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았습네다. 그러다 이제 더는 안돼갔다 생각해서 오늘 리샤에겐 말도 하지 않고 말씀드리게 된 것입네다.”

이어 리설주 여사가 말했다.

“리샤 여사님도 아마도 대통령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찾지 못했지 않나 싶습니다. 두 분이 그렇게 자주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니까요.”

리 여사는 리샤가 걱정되는 듯 변호의 말을 했다. 우진이 말했다.

“아, 네 괜찮습니다. 아니 일없습니다. 김 위원장님과 사촌 관계라는 게 뭐 나쁜 건 아니니까요. 참 그럼 이거 족보 관계가 어찌 되는 겁니까? 위원장님이 리샤씨의 이종사촌 오빠시면 나와 위원장님 사이는? 그러니까 가만 있어 보자······”

우진이 잠시 계산을 하려 하자 김 위원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뭐긴 뭡네까? 내래 대통령님의 사촌 처남 그것도 손위 사촌 처남이 된다 이 말입네다.”

“그런가요? 위원장님한테는 제가 사촌 매제가 되는 거고요?”

우진의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큰 소리로 웃었다. 리설주 여사도 함께 웃고 있었지만 리샤만은 변함없이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김 위원장이 다시 말했다.

“내래 지금 리샤 앞에서 사촌오빠니 어쩌니 하는 건 너무 염치없고 뻔뻔한 얘기입네다. 리샤의 어머니 그러니까 내게 이모님이신 현희 이모님께서는 사실 어려서부터 저를 업어 키우다시피 하신 분입네다. 제 어머니께서 편찮으신 날이 많아서 어릴 적엔 거의 현희 이모님이 저를 돌봐주신 기억이 대부분입네다. 그런 이모님을 내래 오해해서 양강도 산골로 추방해 모진 고생을 하시게 했으니 배은망덕도 이런 배은망덕이 어디 있갔습네까?

그 고생 끝에 현희 이모님께서 큰 병을 얻으셨고 지금껏 고생하고 계시니 리샤래 내를 오빠로 여기기나 하갔습네까? 현희 이모님으로 말씀드리면 공부도 잘하셔서 김일성대 핵물리공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시고 옛 동독의 베를린에서 유학하신 뒤 우리 공화국의 핵 산업 발전과 핵 무력 완성에 큰 업적을 남기신 분입네다. 기카구 제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모두 현희 이모를 잘 모셔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내래 그런 분을 오지로 추방했으니······생각할수록 내래 나쁜 놈이디요.”

우진은 김 위원장의 말을 들으면서 그동안 고현희 교수에게서 들었던 얘기들과 퍼즐이 맞아 떨어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우진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이 없는 리샤에게 다가가 그녀를 꼭 안아 주었다. 그러자 리샤가 울먹이며 말했다.

“우진 씨 죄송합니다. 진작에 말씀드려야 했는데······ 사실을 알게 되면 우진 씨가 떠나갈 것만 같아서······”

리샤는 말을 제대로 끝내지도 못하고 우진의 품을 파고들며 흐느꼈다. 우진이 말했다.

“리샤, 정말 바보 같네요? 떠나긴 누가 떠납니까? 나는 리샤가 나를 떠날까 봐 노심초사했어요. 아니 김 위원장님과 처남 매부 사이가 되는 게 얼마나 좋은데 떠난단 말이에요?”

우진은 자신의 품에 안긴 리샤의 귀에 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리샤를 힘주어 꼭 껴안았다.

이런 두 사람을 김 위원장은 미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리설주 여사는 손수건을 꺼내 들고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이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야, 역시 우리 정 대통령님이래 대인배이십네다! 자자, 우리 속앓이 비밀을 까부순 것을 축하하는 뜻에서 다 같이 건배 한번 합세다!”

네 사람은 김 위원장의 제의에 따라 다 함께 건배했다.


어느새 시간은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예정 시간을 넘겨 진행되던 만찬은 그 정도에서 마무리되고 리샤와 우진은 다시 38층 VIP프레진던셜 스위트 룸으로 향했다.

사랑하는 사이임에도 4년 만에 한 방에 있게 되니 우진과 리샤 모두 왠지 모를 어색함을 숨길 수가 없었다. 리샤는 룸으로 들어오자마자 화장실로 향하더니 한동안 나올 기색이 없었다. 우진은 궁금하기도 하고 조금은 걱정도 되어 살그머니 문을 열어 보았다 리샤는 한쪽 구석에 웅크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우진이 다가가 조용히 뒤에서 안으며 말했다.

“리샤, 무슨 일 있어?”

잠시 후, 리샤가 말했다.

“사촌이란 사실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우진씰 볼 면목이 없어요.”

“아냐, 그렇지 않아.”

그러자 리샤는 그녀를 감싼 우진의 팔을 풀더니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우진씬 정말로 김 위원장의 처남이라는 게 좋단 말입니까?”

“응? 아니 그것도 아니고······”

“그럼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술기운에 양 볼이 복숭아처럼 발그스레 변한 리샤의 뾰로통한 얼굴이 우진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우진의 코앞 몇 센티 앞에 그렇게도 그리던 리샤의 얼굴이 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그녀가 호흡하는 숨소리의 내음에 이미 도취되어 할 말을 잊고 있었다. 우진의 입술은 그새 리샤의 입술위로 살포시 내려앉으려 했다. 리샤는 살짝 거부하는 듯하더니 이내 받아들였다. 이후 두 사람은 마치 큰 저수지의 둑방이 터지듯 자신들의 모든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열정이란 용광로에 쏟아부어 상상할 수 없는 고열 속에 융해시켜가며 하나가 되어 갔다.

그렇게 둘만의 뜨거운 열정의 온도는 ‘두 개의 바위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30대 빛나는 청춘 인생의 한가운데에 지울 수 없는 문신처럼 강렬한 흔적을 아로새겼다.


한 차례 밀물이 들어왔다 빠진 뒤 바닷가의 평온 같은 아늑함이 넓은 우진의 방안에 다시 퍼질 즈음, 두 사람은 편한 복장으로 대동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잔을 놓고 창가에 나란히 앉았다.

38층에서 바라보는 평양의 야경은 세계 어느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게 그동안의 개방의 성과를 보여주는 듯했다.

야경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얘기 끝에 우진이 분위기와는 좀 동떨어지는 얘기를 했다.

“근데 리샤,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어떻게 그 육중한 탱크에 맞설 생각을 했지? 나는 화면을 통해 그 장면을 보는 순간 기절할 뻔했다니까?”

우진의 물음에 잠시 말이 없던 리샤는 예상외로 담담하게 말했다.

“그 순간에는 저 탱크 하나 때문에 북조선 전체 인민의 꿈과 희망이 무너진다 생각하니 나라도 뛰어들어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엔 없었어요.”

“무섭지 않았어?”

“왜 안 무섭겠어요. 다리가 덜덜 떨렸어요. 저만치 탱크가 굉음과 함께 다가오는데······ 처음엔 공포에 질렸어요. 근데 탱크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뭔가 저 자신이 초월한 세계에 있는 것처럼 도리어 평화롭게 느껴졌어요. 근데 그 순간에도 생각나는 사람은 우진 오빠였어요······ 오빠를 못 만나고 간다······ 이번 생에서 오빠와의 인연은 여기까지구나······ 다른 삶의 미련은 없었는데 오빠와의 못다 나눈 사랑만이 아쉽고 회한이 되어 다가왔어요.”

“그랬구나······”

어느새 우진의 손은 옆에 앉은 리샤의 어깨 위에 걸친 채 리샤를 꼭 껴안고 있었다.

“그래, 이번에 리샤가 역사에 남을 큰일을 했어. 나도 리샤가 너무 자랑스러워. 근데 나는 그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한편으론 너무 마음이 아프다. 리샤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오손도손 행복하게 잘 살았을 텐데, 나란 사람을 만나서 저런 험한 상황에 처했다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너무 미안한 거야······”

우진의 말을 다 들은 리샤는 우진의 눈을 보고 똑바로 돌아앉으며 정색하듯 말했다.

“우진 씨,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솔직히 평범한 삶을 원하지 않아요. 우진 씨를 사랑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 그건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에서 우진 씨가 이육사 시인의 광야를 낭독하는 순간이었어요. 조국의 독립을 이룰 초인을 기다리는 시처럼 끊어진 조국을 통일시킬 초인이 되겠다는 우진 씨의 커다란 꿈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순간 확신했습니다. 조국을 통일시킬 정치적 초인은 바로 우진 씨 임을요. 제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토크 역에서 헤어질 때 우진 씨에게 귓속말로 얘기한 거 기억나시나요? 제가 그때 말했듯이 우진 씨 당신이 바로 초인입니다. 우진 씨 나는 조국 통일이라는 원대한 꿈을 실현시킬 초인을 사랑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지금까지의 견뎌 오고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초인을 위해서라면 탱크 앞에 수천 번도 나설 각오가 되어있답니다. 대도를 걸어가는 사나이가 한낱 여인의 아픔에 흔들리지 마세요. 그리고 사실 나는 어떤 슬픔도 아픔도 없습니다. 우진씨를 사랑한다는 기쁨만이 있을 뿐이에요. 지금까지 우진 씨는 너무 훌륭히 잘 해오셨습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전진하세요. 저는 몸을 바쳐서라도 우진 씨를 돕는 반려자의 길을 가겠습니다.”

리샤의 말을 다 들은 우진은 리샤야말로 초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 리샤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어요.”

잠시 침묵 후, 우진이 물었다.

“그리고 리샤, 조선구국청년동맹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

리샤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답했다.

“지금은 모두 활동을 멈춘 채, 지하로 내려앉은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우진 씨를 돕고 싶은 마음에 조그맣게 시작한 건데, 우진 씨와 저와의 관계가 알려지면서 조직이 급격히 확장되었어요. 그리고······”

리샤는 말을 하다 말고 멈추는 듯했다. 그러자 우진이

“뭔데, 말 해봐요.”

“네, 우리 청년조직 안에 인민군 청년 군관들과 병사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이번 쿠데타 세력이 모두 친중 전체주의자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쿠데타 세력 중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대략 비율로 볼 때 반반 정도였다는 게 그들의 말입니다.”

“뭣이라고??”

우진은 처음 접하는 리샤의 말에 놀라 기겁을 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진이 그동안 쿠데타를 관리하면서 대통령으로서 내렸던 결정들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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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제 83 화, 정치 그리고 우정의 배신 +2 20.11.25 192 7 12쪽
82 제 82 화, 김정은 위원장과 리샤의 서울방문(5) +1 20.11.20 253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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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 80 화, 김정은 위원장과 리샤의 서울방문(3) +1 20.11.17 25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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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제 73 화, 만리장성에서의 마지막 밤 +2 20.11.05 229 7 15쪽
72 제 72 화, 중국 국빈 방문 (2) +2 20.11.02 259 7 13쪽
71 제 71 화, 중국 국빈 방문 (1) +2 20.10.30 268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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