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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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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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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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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138

작성
19.03.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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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4장 6막. 화랑

DUMMY

펑, 펑, 펑, 펑!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화룡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화룡은 무겁사원에서 얻었던 기보들 중 하나인 화령의 술이 만들어낸 영체다.

가장 먼저 천막이 불에 타고, 의자나 탁자 같은 것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결국 좁은 천막이 무너져 내리면서 싸움은 연무장으로 바뀌었다.

나혜미는 꽤 신이 났다.

무겁 사원에서 나온 이후로 제대로 된 전투는 꽤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원영 일도류를 기반으로 화령의 술을 이용하자 마치 마술쇼를 하듯이 움직임은 황홀하기 그지 없었다.

한번 검이 움직일 때마다 적들은 쓰러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강해! 모두 조심해!”

“빌어먹을! 웬만하면 맞대응하지 말고 포위해서 후방을 노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어느새 서문가의 용각수호대, 비각 수호대가 뒤늦게 소식을 알고 도착한데다 신불사에서는 팔각룡과 십팔겁령이, 천룡장에서는 칠십이 천인대가 막아서자 아까와 같은 대량 학살은 피할 수 있었다.

이들은 전부 가문에서 내놓으라 하는 주력 부대들이다.

나혜미는 잠시 호흡을 고르면서 웃었다.

“우와 남자 새끼들이 쪼잔하게 치사하게 떼로 덤빈다는거야?”

“그럼 안 돼죠. 주작님, 저도 있습니다.”

누군가 했더니 후안 반크였다.

“됐거든? 당신 아니더라도 저 정도쯤은 괜찮아.”

“너무 센 척 하는 것 아닙니까? 상대는 화랑이라고요.”

이번에는 오노 사토시까지 합세했다.

“두 분이 나서는데 저라고 가만 있을 수 없죠. 그렇잖아도 아까 몸을 제대로 못 푼 것 같아서 찌뿌둥했거든요.”

나혜미는 달려드는 적을 향해 원반 여러개를 날리면서 불만이 섞인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 올렸다.

“당신 제 정신이야? 가주는 어떻게 하고?”

원래 이곳에서 사토시의 임무는 승무 대전에 나가는 것 외에 은성가의 가주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상황이 급해지면 가장 먼저 가주부터 제거할 것이라 예상한 탓이다.

허나 사토시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묘한 웃음만 보일 뿐이다.

“괜찮습니다. 다른 형제가 맡아줄겁니다.”

“흐음. 그럼, 그러든지.”

나혜미는 미덥지 않다는 듯 시선이 돌아갔다. 그제서야 어째서 사토시가 느긋한지 깨달았던 것이다.

‘벌써 왔나? 좀 늦을거라 하던데?’

미간이 살짝 찡그려졌다.

동혁이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이미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에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다. 은성가와 고검가는 난데 없는 전투에 포위를 당하면서 힘겹게 버티는 중이다.

물론 애초부터 두 가문의 전력은 상위 세 가문에 비해 많이 열세였다. 그러니 처음부터 밀린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전세는 확 돌변했다.

원인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위급 각성자들의 개입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이 오륙층계 이상의 능력자들이었는데 그런 이들이 언뜻 봐도 백여 명에 가까웠다.

층계는 피라미드 개념과 유사하다.

하나의 층계가 오를 때마다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 때문에 초반에 불리했던 수적인 열세를 고위급들이 메꾸며 점점 대등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뭐야? 정체가?’

내심 짚히는 곳은 있었으나, 곧 궁금증은 지웠다.

나혜미는 한층 홀가분해졌다. 일단 뒤를 신경쓰지 않게 되자 뿔난 망아지처럼 마음대로 날뛰었던 것이다.

나혜미는 이미 아홉번째 계단에 올라 있었다.

9층계.

출아경을 눈 앞에 둔 무상의 경지.

과거 사방신이었을 때와 비교한다면 놀랄만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내심 그 당시의 북위 연합 사방신 중 나머지 셋이 덤벼든다 해도 질 것 같은 느낌이 없었다.

그 모든 것은 무겁사원에서 한 차례 깨달음을 얻은 후부터다.

원영 일도류는 더욱 세밀해졌으며, 화령의 술은 거침이 없다.

그리고 유가밀법은 몸을 가뿐하게 만든다.

그 때문일까? 혜미의 압도적인 신위에 곳곳에는 비명이 난무했다.

검이 번쩍일 때마다 불이 휩쓸었고, 원반은 보이는 족족 목을 날리는 중이다.

나혜미의 속성은 기실 집단전에 특화되어 있었다.

애초에 원영 일도류 자체가 음령 陰靈의 기운을 받는 탓에 마력 소모를 최소화시키는 비기인데다, 화령의 술도 출력을 최대한 증폭시키는 속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무장은 이미 폭격을 맞은 것처럼 폐허가 되는 중이다.

사방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조심해! 평소대로 대형 갖추고!”

“모두 합공해. 물러나지 마!”

비각 수호대의 대주인 옥천검의 눈빛은 어둡게 변했다.

‘예상 외로군.’

옥천검이 이미 나혜미가 보통 인물이 아님을 깨달았다.

아까 승무 대전에 출전해서 서문가와 신불사를 꺾은 남자 둘도 대단했지만, 지금 이 마녀는 아예 차원이 다른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장 놀란 것은 전혀 지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인간의 마력은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집단 전투에서 지금처럼 개인이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꽤 드문 편이다.

저만한 크기의 강기를 연속해서 뽑아내면 아무리 고수라도 마력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마녀는 여전히 날뛰고 있었다.

옥천검은 허탈한 듯 중얼거렸다.

“나도 운이 없군. 잘못하면 오늘이 내 마지막이 되겠어.”

그리고 검을 들었다.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가 맴돌았고, 그가 아는 것들 중 가장 강한 초식을 썼지만, 불행하게도 얼마 못가 쓰러지고야 만다. 옥천검의 의식은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서야 목이 분리되는 느낌을 받아야 했다.

“비, 빌어먹을···”



***



그 많던 세 가문의 정예 요원들이 절반 이상 쓰러지면 밀리고 있을 때, 후방에서 지원군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저기 봐! 플루토야!”

“흐흐, 드디어 본가에서 지원이 왔구나.”

화랑 대전이 열리는 연무장을 주위로 하늘에는 거대한 기갑 병기가 날개를 편 채 날아오고 있었다. 그 숫자만 해도 어림 잡아 서른 기가 넘는다.

또한, 반대편에서는 무장한 배틀 플릿 수백대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동시에 파동포와 섬광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온세현이 지원 부대를 이끌고 온 간부에게 말했다.

“드디어 왔구나.”

“늦어서 죄송합니다.”

“당장 여기 있는 반란 세력들을 척결하도록!”

“네!”

3세대 기체인 플루토 병단 중 열 기는 후방에서 은성가와 고검가를 포위했다.

나머지 열 기는 집단전이 벌어지는 연무장으로, 그 외 남은 플루토는 나혜미를 상대하기 위해 달려 들었다.

일반적으로 초월경에 오른 인물은 플루토를 두 세기 정도는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보기에 나혜미는 그 이상으로 평가했다.

그러니 열 기나 넘는 플루토가 나혜미를 막는 것은 결코 많은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이미 이동이 빠른 배틀 플릿은 마구잡이로 지상을 향해 난사를 시작했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했던 은성가와 고검가는 연신 밀릴 수밖에 없었다.

정일상이 분노를 토한 것은 그 시점이다.

“참 패악한 무리들이구나. 아무리 그래도 전투용 병기까지 끌고 오다니··· 조상님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꼬···”

심우빈의 얼굴에 어두운 기색이 드러났다.

“정말 끝을 보자는 뜻이군요.”

“평소 저것들 탐욕이 심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이런 일에 끼게 해서요.”

“어쩔 수 없겠죠. 어차피 운명이란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



“아무래도 거슬리는군요.”

“동감입니다. 일단 저 여자부터 제거합시다.”

전투를 지켜보던 칠검 상인과 서문창이 말했고, 온세현이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천둥벌거숭이일 뿐입니다. 굳이 초가삼간 잡자고 불태울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은성가와 고검가의 가주만 잡으면 모든 것은 끝납니다.”

칠검상인은 흐릿하게 말끝을 흐렸다.

“그게 쉽지가 않아요. 거기다 그게 된다 해도 우리측 피해도 상당할겁니다. 이러다 만약 그 둘이 돌아온다면 잘못하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수 있어요.”

칠검상인이 우려하는 것은 승패의 문제가 아니었다.

비록 초월경에 오른 실력자 셋을 데려왔다 해도, 이쪽도 초월경에 오른 인물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 두 가문이 합쳐도 서문가보다 못한게 현실이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본가에서 원로급 인물들이 속속 도착하는 중이다. 애초에 화랑 대전에 가문의 모든 인원이 참석한 것은 아니다.

온세현이 미간을 찌푸린 것은 그 시점이다.

“틀렸습니다. 외부에서 온 놈들은 저 셋만이 아닙니다.”

서문창도 뭔가를 발견했는지 분노를 토했다.

“빌어먹을! 저 새끼들은 뭐야?”

“은성가가 미쳤군요. 저 정도 능력자들이라면 육대 메이저 외에는 없을텐데 어쩌자고 이런 짓을 하는건지?”

세 가문의 가주들이 분통을 터르린 이유는 다른데 없었다.

갑자기 곳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그 숫자가 무려 백명이 넘는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이 고위급 각성자들이었다.

서문창은 주먹을 쥔 채 부르르 떨었다.

“플루토만 많이 있었어도···”

“어차피 배때지에 기름 낀 그 놈들이 남 잘되는 꼴을 보고 싶겠습니까? 만약 플루토까지 제조가 가능했다면 육대 메이저는 예전에 칠대 메이저가 되었겠지요.”

이 땅에 플루토 제조가 가능한 곳은 딱 세 곳이다.

북위연합, 중천, 비사벌.

인피티니나 열화의 탑, T.M 그룹조차 플루토를 직접 만들지 못한다.

그리고 이들 세 곳은 적당히 자신들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선에서 배분을 했다.

같은 육대 메이저 중에서도 북위연합과 중천, 비사벌은 3강으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인피니티나 열화의 탑, T.M 그룹은 3약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그들이 아쉬움을 표시하는 것은 당연했다.

현장에 출동한 플루토 서른 기도 본가에 있는 것을 깡그리 끌어 모은 것이다. 각 가문의 사업은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퍼져 있었다.

그러니 실제는 보유 대수는 이보다 더 많지만, 가동률이란 측면에서 이것이 최선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원로들을 투입시켜야 되겠습니다.”

“허허,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건지.”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기왕 일이 이렇게 된 이상엔 우리가 죽든, 저들이 죽든 끝을 볼 수밖에 없어요.”

전투 상황은 믿어지지 않지만 백중세를 보이는 중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각성자들 때문이다.

하나 같이 초월경에 근접한 이들이 대충 보아도 서른 명이 족히 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마도사급 셋이 등장했는데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칠검상인이 이를 유심히 보다가 인상을 썼다.

“광역 마법을 쓰려나 봅니다.”

“정말입니까?”

“네. 마력의 파장으로 볼 때 거의 확실합니다.”

광역 마법은 초월 마법의 바로 아랫 단계인데 마법진을 그려 대량으로 적을 살상하는 마법이다.

초월마법처럼 국가나 도시 단위 학살이 아닌, 그보다 낮은 단계의 파괴력을 보인다.

마도사 삼형제는 순식간에 마법진을 만들었고, 빛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에서 갑자기 빛으로 된 그물망이 떨어지더니 달려 오던 플루토를 덮쳤다.

누군가 기함을 터트렸다.

“랜딩 넷 Landing Net 마법이군요.”

랜딩 넷 마법은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그물처럼 공간 마력 전이를 통해 목표물이 좌표에 걸리면 구동되는 마법이다.

보통은 플루토나 거대 마수를 포획할 때 많이 쓰는데 좌표 설정이 난해한데다 엄청난 마력을 잡아 먹는다.

그 때문에 반드시 마도사급 인물 여럿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이 광역 마법은 곳곳에서 불쑥 튀어나와 플루토를 잡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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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34장 7막. 화랑 +6 19.03.26 2,288 54 10쪽
» 34장 6막. 화랑 +1 19.03.24 1,571 39 12쪽
132 34장 5막. 화랑 +1 19.03.24 1,499 35 12쪽
131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69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6 36 12쪽
129 34장 2막. 화랑 19.03.20 1,701 39 11쪽
128 34장 1막. 화랑 +1 19.03.18 1,733 43 11쪽
127 33장 4막. 역천의 힘 +1 19.03.17 1,881 47 12쪽
126 33장 3막. 역천의 힘 +6 19.03.15 1,832 52 12쪽
125 33장 2막. 역천의 힘 +2 19.03.14 1,772 42 12쪽
124 33장 1막. 역천의 힘 +2 19.03.13 1,743 39 11쪽
123 32장 3막. 장가장 +4 19.03.12 1,753 35 12쪽
122 32장 2막. 장가장 +4 19.03.11 1,714 37 12쪽
121 32장 1막. 장가장 +5 19.03.10 1,862 46 11쪽
120 31장 6막. 크리처 돔 19.03.09 1,795 40 12쪽
119 31장 5막. 크리처 돔 +2 19.03.08 1,840 47 12쪽
118 31장 4막. 크리처 돔 +1 19.03.07 1,894 44 11쪽
117 31장 3막. 크리처 돔 +3 19.03.05 1,843 39 12쪽
116 31장 2막. 크리처 돔 +2 19.03.04 1,846 43 12쪽
115 31장 1막. 크리처 돔 +1 19.03.03 1,989 40 12쪽
114 30장 3막. 부총령 +4 19.03.01 2,068 52 12쪽
113 30장 2막. 부총령 19.02.27 2,066 45 12쪽
112 30장 1막. 부총령 +3 19.02.26 2,042 44 12쪽
111 29장 3막. 아버지 +1 19.02.25 2,049 44 12쪽
110 29장 2막. 아버지 +3 19.02.24 2,130 44 12쪽
109 29장 1막. 아버지 +2 19.02.23 2,236 42 12쪽
108 28장 2막. 악티늄 +1 19.02.22 2,164 46 12쪽
107 28장 1막. 악티늄 19.02.21 2,174 46 11쪽
106 27장 7막. 비사벌 +2 19.02.19 2,217 43 11쪽
105 27장 6막. 비사벌 19.02.18 2,289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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