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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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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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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0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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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2장 1막. 장가장

DUMMY

셋은 모두 멍하니 있었다.

이들도 모두 각성자들이다. 동혁에 대한 시선은 이미 완벽하게 바뀌어 있었다.

만약 누군가 현장을 보지 않고 그저 말만 전했다면 코웃음만 쳤으리라.

하지만 키미르를 어린아이처럼 데리고 놀던 동혁을 보며 그저 경외와 같은 눈빛만 보일 따름이다.

“대체 어느 정도 수준이야?”

배수현이 궁금한 듯 말을 뱉었다.

장수완은 철없는 배수현을 보더니 인상을 찡그렸다.

“이런 말은 실례라고. 아무리 사회 경험이 없다고 해도 그렇지 뭐하는 짓이야?”

가벼운 질책, 눈치를 보는 행동.

장세창의 얼굴은 이미 경직된 모습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동혁을 무시한 이가 그였던 탓이다.

특히나 부모간에 갈등으로 알게 모르게 그런 선입견이 생겼고 뒤늦게서야 한숨을 내쉬며 후회를 한다.

“진작에 알아봤어야 하는데··· 네가 이런 실력자인줄은 몰랐어.”

“됐어요. 어차피 인간은 다 비슷한데요 뭘.”

장수완은 복잡한 표정을 드러내더니 중얼거렸다.

“그 동안 큰 고모가 고생이 많았는데 다행이구나.”

배수현은 배시시 웃으면서 다가오더니 동혁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후후, 우리 친한 사이 맞지?”

“갑자기 왜 그래요?”

“뭐가? 나중에 출세하면 이 누나가 잘해준거 기억해야 된다. 알겠지?”

“어휴, 저 여우 같은게! 아무튼 안 끼는데가 없어!”

“어때서? 잘하면 초월경이 될지도 모르는데 미리 잘 보여야지. 헤헤.”

“미친 년! 어디서 그런 오글거리는 대사를 배웠냐?”

“피잇, 오빠처럼 무식한 사람보다는 낫지 뭐.”

동혁은 장난 식으로 중재를 하며 부드럽게 웃었다.

“자, 자. 싸우지 말고 이제 가자고요.”

장세창은 얼음으로 덮였던 팔을 털어내며 인상을 썼다.

“그나저나 아까 그 새끼들 때문에 아직도 아프네.”

“그러게. 암튼 세상 많이 바뀌었다. 이젠 뭣도 아닌 것들까지 나대니 이거 무서워서 살겠어?”

“일단 들어가서 말은 해야겠지?”

“그래야죠. 근데 할아버지 성격에 가만 있을까요?”

“아마 피하실걸? 원래 그런 양반이잖아. 가뜩이나 요즘 예민해서 말야.”

장수완이 화가 난듯 격정을 토로했다.

“백가장인지 뭔지 절대 못 넘어가. 아버지한테 말해서라도 처리해야겠어.”

아무리 가문이 쇄락했다 해도 이런 모욕을 받고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비록 복수는 했다 해도 아직까지 백가장이 남아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이 원한을 풀고 싶었다. 스카이 캐슬은 평온했다. 동혁 일행이 빠져나갈 때까지도 돔 안에 관리자나 가드들은 아예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



“어이가 없군.”

싸늘한 침묵이 장내를 뒤덮고 있었다.

노인의 얼굴에 짙은 어둠이 비춰졌다. 아들인 백진홍이 처참한 몰골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으어억, ···보, 복수를 해주세요.”

아들은 계속 비명을 질러내고 있었다. 급하게 의사를 불러 지혈을 하고, 마취약으로 진정을 시킨 탓에 그나마 아까보다는 나았으나 여전히 발작 중이다.

두 팔이 잘렸고, 눈 하나가 도려내어져 있다.

대체 누가 이런 악독한 만행을 저질렀단 말인가.

가신 중 하나가 고개를 저었다.

“힘들 것 같습니다. 설령 살아나신다 해도···”

“본 가의 적통이다. 의수를 써서라도 살려내!”

가주의 말은 지엄하다. 그러니 모든 이들의 안색은 흙빛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오늘 백진홍을 치료하던 이들 중 상당수는 어쩌면 영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백천명의 눈가에 노기가 맺혀 있었다.

얼마나 감정이 격해졌는지 들고 있던 찻잔을 놓으며 아직까지도 평온한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부인은 끔찍한 아들의 모습에 오열하며 울부짖었고, 이 자리에 모인 가신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엿돌 뿐이다.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이럴 때 입을 열었다가는 가주의 분노를 한 몸에 받아야 했던 탓이다.

백천명이 살벌한 눈초리로 침묵을 깼다.

“누구냐? 어떤 놈인데 우리 진홍이를 이렇게 만든거냐?”

그 중 젊어 보이던 남자 하나가 나섰다.

“이곳까지 데려온 사람은 스카이클럽의 직원입니다.”

“스카이 클럽? 크리처 돔인가 뭔가 하는데?”

“네.”

“그래서?”

“장가장에서 벌인 일이라 합니다.”

“장가장? 인피니티의 그 노인네 말하는거야?”

“그렇습니다.”

장가장은 백가장에서 십여 킬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인피니티 서클의 공신가문인 육천주 중 하나.

허나 백여년이 지난 현재, 그저 이름값 때문에 대우를 해줄 뿐, 그 성세는 날이 갈수록 쇄락하고 있었다.

전력면에서 장가장이 몇 개가 있어도 백가장의 상대는 아니었다.

다만 장주인 장철산이 아직 살아 있는데다 비록 실권이 없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인맥이 있었기에 그동안 서로 존중을 하며 지냈다.

다른 조직과 달리 인피니티 서클은 중앙 집권식 체제를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각 기관들은 권한이 상당히 제한적이라 원로원도 거의 뒷방 신세인데다 무엇보다 백가장의 뒷배인 북위연합과 인피니티 서클은 물과 불처럼 적대적인 관계다.

그럼에도 백천명은 인피니티 서클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 진홍이를 이 몰골로 만들었단 말이냐?”

“저희로서는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단지 듣기로는 우연히 크리처 돔에서 시비가 붙었고 그 쪽에서 다짜고짜 살수를 써서 다 죽고 진홍이 도련님만 간신히 살아 남았다 합니다.”

“장가장에 그런 인물이 있었다고? 총사? 자네 생각은 어때?”

백가장의 지낭이자 참모 역할을 하는 오윤태를 향해 물었던 것이다.

“처음 듣는 이야기 같습니다.”

“무슨 뜻이지?”

“비록 혈마비의 도움이 있다 해도 도련님을 이길 정도라면 육층계 이상이어야 하는데 현재 장가장에 이 정도 능력자는 오직 셋뿐입니다. 가주인 장철산과 첫째인 장정훈, 그리고 사위인 배정만이 있으나 이들 중 이클립스 용병단의 배정만은 해외에 있고, 가주인 장철산이 직접 손을 쓴다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남는 것은 5 지단장인 장정훈인데 평소 그의 신중한 성격으로 봐서는··· 글쎄요.”

오윤태의 말처럼 이들 셋은 장가장의 기둥 아닌가?

굳이 백가장과 척을 지면서까지 이런 짓을 할 이유가 그들에게는 없다 본 것이다.

그러자 부하가 부연설명을 했다.

“그들이 아닙니다. 생전 처음 보는 인물인데 장가장의 젊은이들과 함께 했고, 그 놈이 직접 이렇게 만들었다 합니다. 이번에 장혜숙이 직접 양자로 들인 인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우혁이 죽고 딴 놈을 데려왔다고?”

“네.”

“이제야 대충 알겠군.”

비로소 그림이 그려졌다.

어디서 장가장이 능력자 하나를 데려와 입적시켰고, 그러다 시비가 붙어서 당한 것이다.

백천명은 평소 아들의 행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젊을 때부터 백가장을 키우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으나, 그 때문에 정작 가정을 소홀히 하게 된 탓에 아들은 엇나갔다.

아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 때마다 교육을 시켰으나, 결국 한번 잘못든 습관은 안 좋은 길로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니 오늘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후회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분명 시비도 아들이 먼저 걸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그가 사리 분별을 못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감정은 이성을 앞서고 있었다. 부모로서, 가주로서 어찌 되었든 가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주의 고민을 아는지 총사 오윤태가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잘못하면 인피니티쪽과 부딪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북위연합과 인피니티는 한 지붕 아래 살지 못하는 사이란 것을 알지 않소?”

“그거야 그렇지요. 정복 전쟁 당시 북위연합과 맺었던 협정을 파기하고 뒤통수를 친게 그 쥐새끼 같은 놈들이니까요. 그렇다 해도 이번 건은 신중해야 합니다.”

“과연 장가장이 없어진다고 인피니티에서 나설까? 신임 총주인 진동현은 보통 인물이 아니야. 특히나 눈에 가시인 가신들이 제거되면 오히려 기뻐할걸?”

“그야 그렇지만.”

“더구나 인피니티 내에서도 본류에 못 들고 이제는 껍데기만 남은 장가장 따위가 그들에게 가치가 있다고 보나? 난 부정적으로 보는데?”

“물론 신임 총주가 패도적이면서 실리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다해도 대외적인 위신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던 그 때다. 누군가 나타나 대화에 참견했다.

“그 부분은 연합에서 방패막이를 해줄 테니 그리 걱정 안해도 됩니다.”

“무상을 뵙습니다.”

“하하, 그런 겉치레 같은 소리는 하지 마십쇼. 그리고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 혹시라도 오해를 받을까 두렵습니다.”

백가장주인 백천명은 아까와 달리 더할나위 없이 공손한 자세로 상석을 양보하고 있었다.

그 뒤에는 장남인 백시훈이 따르는 중이다.

그의 이름은 압탈라 디마르.

육대 메이저 중 수장격인 북위연합의 사방신 중 하나인 백호로서, 현재 무상의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었다.

백시훈은 오래 전 아버지의 지시로 북위연합에 들어갔는데 사부로 따르던 압탈라가 승승장구하면서 덩달아 후광을 받고 있었다.

둘째인 백진홍과 달리 뛰어난 기재였던 탓에 백시훈은 차기 장주로 이미 내정 된 상황이었다. 백가장은 북위 연합의 많은 권신가 중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영향력을 지닌 곳이다.

그 때문에 차기 무상 후보로 꼽히는 압탈라가 무거운 엉덩이를 끌고 온 것이다.

“압탈라님께서 무상이 안 되실 리가 있겠습니까? 늘 시훈이를 보살펴 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천명의 아부 섞인 말에 압탈라는 겸양을 떨었다.

“별 말씀을요. 다 자기 능력일 뿐이죠. 그나저나 괜찮습니까? 문제가 있는 것 같던데요?”

“휴우, 둘째가 초주검이 되어서 와서···”

“그래요? 이 근방에서 감히 그런 짓을 할 곳이 있나요?”

“장가장이라고 인피니티에 몸 담고 있는 가문입니다.”

약간 인상을 찡그렸으나 이내 압탈라는 별 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장가장이라. 들어 본 적 없는 이름이군요.”

“시비가 붙었나 봅니다. 지금 그 때문에 회의를 하는 중입니다.”

“어디 볼 수 있을까요?”

압탈라는 들것에 실려 있는 백진홍의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잠시 후.

그의 표정은 꽤 놀란 듯이 한동안 말이 없었다.

‘검흔? 대체 이걸 왜 남겼지?’

가장 처음 떠오른 의문이었다.

백진홍의 피부는 잘 저며진 고기덩이처럼 베어져 있는데 마치 도공이 조각을 하듯이 수백개의 실선이 온 몸에 새겨져 있었다.

압탈라는 한 눈에 이것이 보기 드문 검해 劍解 의 일부임을 깨달았다.

허나 불행히도 압탈라는 검을 쓰는 인물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정확한 해석을 내릴 수 없었다.

압탈라는 감탄한 듯 중얼거렸다.

“상당한 인물이군요. 진홍이의 몸에 일부러 흔적을 남긴 것으로 봐서는···”

백천명은 다른 인물도 아닌 압탈라가 이런 말을 하자 눈빛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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