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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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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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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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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138

작성
19.03.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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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1장 6막. 크리처 돔

DUMMY

허나 동혁 일행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배수현은 난감한 듯 혀를 찼다.

“우와 미치겠네. 짭새들이 뭘 먹을게 있다고 여기를 와?”

이 시대에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

이클립스 용병단을 뒷배경으로 두고 있던 배수현은 어이가 없다 표정이었고, 이는 장수완도 비슷했다.

“이거 오늘 일진 사납겠는걸? 아예 작정하고 온 것 같은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장수완이 나섰다. 피는 멎었으나 피부가 벗겨진데다 온 몸에 혈흔이 가득한 장수완이 다가오자 공안들은 레일 건을 뽑아 든 채 경고했다.

“멈춰! 설마 반항하겠다는거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국가의 법을 집행하는 분들인데 노고가 많으십니다. 일단 이야기로 푸는게 어떻겠습니까? 저희는 장가장의 식솔입니다.”

“장가장? 괴산에 있는 인피니티 서클?”

배수현이 한 몫 거들었다.

“네. 비록 우리가 이들을 죽인 것은 맞지만 먼저 시비를 걸고 공격한 쪽은 저쪽이었어요.”

공안의 얼굴이 일그러진 것은 그 시점이다.

그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는 갈등하는 빛을 보이다가 곧 단호한 빛을 드러냈다.

이름은 단유현.

괴산 공안소의 부소장으로 경위급 신분이다.

당연히 지역 호족인 백가장은 물론이요, 다른 유지들로부터 상당한 유착 관계가 있었다.

그는 내심 이것이 기회라 여겼다.

물론 장가장도 만만한 가문은 아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감히 건드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백가장의 영향력과 뒷배인 북위연합임을 감안한다면 그 짧은 순간에도 영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거기다 다른 이도 아닌 백가장의 후계자 아닌가?

단유현은 갈등하는 빛을 보이더니 이를 질끈 깨물고는 크게 외쳤다.

“감히 국법을 어기려 하다니! 모두 체포해--!!”

포위를 한 패트롤 부대는 잠시 멈칫거렸다.

단유현은 부하들이 머뭇거리자 재차 강하게 질책했다.

“모두 뭐하는거야? 반항하면 사살해도 좋다! 어서!”

장세창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반발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살인죄는 설령 황제라도 피해가지 못하는 법! 만약 억울한 것이 있으면 조사를 받을 때 말하도록.”

“미치겠네. 언제부터 공안이 이런 일까지 참견한거지?”

배수현은 장세창을 보며 투덜거렸고, 그래도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 보았기에 검을 꺼내들고 대치를 했다.

그럼에도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상대는 국가 기관이기 때문이다.

물론 싸우면 이기는 것은 쉽다. 허나 막상 공권력을 건드린다고 생각하자 좀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상황이 불리하다 판단한 장수완은 어쩔 수 없이 타협을 시도했다.

“좋습니다. 정 조사를 원한다면 전화라도 몇 통화 쓰고 싶군요.”

“순순히 체포에 응하시죠? 전화는 불가합니다.”

“거 참! 말이 안 통하는 분이네.”

“인피니티에서 일하시면 아실 것 아닙니까? 아, 그리고 우리도 굳이 번거롭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조사를 한다고 해봤자 어차피 형식적인거에요. 그러니 걱정말고 일단 응하세요. 절차일뿐이니까요.”

장수완은 몇 번의 입씨름 끝에 저항을 그만두어야 했다.

무엇보다 공무 집행을 방해하면 어쨌든 불리한 것은 그들이다.

눈 앞의 공안이야 솔직히 장수완 혼자서도 처리가 가능하나, 그 다음이 문제일 터. 그 후에는 공안국, 좀 더 나아가서는 사회 혁명당과 부딪쳐야 하는데 이 땅에서 이게 가능한 존재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동혁도 딱히 마땅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그라고 이런 상황을 겪어 본 적이 없었다.

단유현은 입가에 기이한 미소를 드러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마력 구속구 채운 후에 모두 연행해!”

“네.”

장수완과 배수현, 장세창의 손목에 마력을 금제하는 구속구가 채워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혁의 손에 딱딱한 금속이 걸리던 그 순간이다.

돌연 제복을 입은 공안들이 갑자기 초점을 잃고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흡사 끈이 끊어진 허수아비처럼 이들은 몽롱한 표정을 보이며 정신을 잃었다. 동혁은 고개를 흔들더니 입을 열었다.

“형님들, 아무리 봐도 좋은 뜻이 아닌 것 같군요. 그래서 손을 좀 썼습니다.”

장수완은 이 모든 일이 동혁이 벌인 일임을 깨닫자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잘한 짓은 아니야. 어차피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나섰으면 잘 해결이 되었을텐데.”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죠.”

배수현은 묘한 눈빛으로 흘겼다.

“그게 무슨 뜻이지? 놈들이 돈을 바란게 아니라고?”

“이대로 그들의 뜻대로 따라갔으면 아마 우리는 백가장에 넘겨졌을지도 몰라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

“거의 확실합니다.”

동혁은 마지막에 대략적이지만 단유현의 결을 읽었다.

결은 인간의 내면을 보여준다.

특히나 감정의 굴곡이 심할 때는 쉽게 포착이 된다.

만약 꿍꿍이가 없었다면 그의 손목을 채울 때, 그토록 심하게 파동이 나타나지 않는다. 파동은 극단적인 부정적인 기운 뿐이었다.

적의, 분노, 살기.

처음과 달리 그들이 제압되면서 흘러나왔던 것들.

그 때문에 마음을 바꾼 것이다.

“그나저나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고 그래? 이러면 우리가 난처하다고.”

장세창이 투덜거리고 있었다.

동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불과 얼마 전에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해 보답은 바라지도 않았으나, 장세창의 이기적인 행동에 불쾌감을 느낀 것이다.

“그럴 리가 있는게 아니라 십중팔구 그랬을겁니다. 놈이 우리들 팔목에 구속구를 찬 후부터 태도가 달라졌거든요.”

“네 말을 어떻게 믿고? 그게 말이 돼?”

“그럼 믿지 마세요.”

동혁의 싸늘한 말에 장수완은 갈등하는 빛을 드러냈다.

“됐다. 수창아. 이유야 어쨌든 난 동혁이 말에 따르겠어.”

배수현도 탐스런 머리칼을 손으로 넘기며 동조했다.

“그러게. 엎질러진 물이니 어쩌겠어? 그나저나 저 사람들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괜찮을까? 그리고 저 분들은 어쩔건데?”

배수현은 실성한 사람처럼 흐느적거리는 공안의 처리 문제와 또 다른 목격자인 스카이 캐슬의 가드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동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일단 손에 찬 그것부터 제거해드리죠.”

말이 끝나자 마자 손목에 찬 마력 구속구가 수십조각으로 깨졌다. 모두들 꽤 놀라는 눈치가 역력했다. 대체 어떤 방식으로 허공을 격하고 두께만 10cm 가 넘는 구속구를 제거했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허나 놀라움은 그 뿐이 아니다.

동혁이 이상한 주문을 읊자 갑자기 실성했던 공안들이 원상태로 돌아온 것이다.

단유현은 극심한 두통을 느끼며 신음을 터트렸다.

“으윽···”

“너희는 오늘 스카이 캐슬에 온 적도 없다. 또한 우리를 만난 적도 없고 살인을 목격한 것도 없다. 알겠나?“

“크흑, 네. 명심하겠습니다.”

“좋아. 생각보다 똑똑하군. 그럼 가 봐.”

“네에.”

공안이 거짓말처럼 돌아갔다. 이를 처음부터 목격한 남자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동혁이 움직인 것은 그 순간이다.

“허억--!!”

키미르는 갑자기 공간을 가르며 눈 앞에 동혁이 나타나자 급하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동혁의 신형은 미꾸라지처럼 옆으로 돌았고, 그 순간 손 하나가 가슴을 향해 파고들었다.

다행히 그 짧은 순간에도 키미르는 번개처럼 회전했다.

허나 완전히 피한 것은 힘들었다.

대가는 꽤 참혹했다. 이미 늑골의 뼈를 모조리 우그러트리더니 갈퀴처럼 근육을 헤집어 놓았던 탓이다.

피분수가 쏟아졌다.

키미르는 미친 듯이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갑자기 살수라니! 크흑, 미친 놈!”

뒤에 있던 가드들이 도와주러 다가왔으나 섬광이 터지더니 뒤로 크게 밀려난 것은 찰나의 일이다. 째질듯이 고함과 비명이 터졌다.

나머지 가드들은 피범벅이 되어 이미 쓰러져 있었다. 이를 목격한 키미르는 공포를 느꼈다.

“이 놈--!!”

키미르는 상대가 보통이 아님을 깨닫고 즉시 뱀파이어로 변신했다.

두 눈이 벌겋게 변하고, 온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비늘과 껍질이 돋아났다.

손과 발에서는 강철과 같은 흉기가 불쑥 솟아 올랐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군.”

동혁은 키미르가 변신할 때까지 일부러 기다려주더니 다시 돌진했다.

“크흑!”

손이 한번 움직일 때마다 키미르는 상처를 입고 있었다.

키미르는 불신이 가득한 눈빛으로 가까스로 동혁의 잔영만 쫓을 뿐이다.

“안타깝군. 하필이면 밤이 아닌 낮이라 원래 실력의 반도 안 나오다니.”

“네, 네 놈이 그걸 어떻게 아느냐!”

“피부가 하얀게 너무 거슬려. 피가 순환이 안 되니 뭐 어쩔 수는 없겠지만.”

동혁은 기이한 미소를 짓더니 키미르의 얼굴을 잡아 뜯었고, 키미르는 혼신의 힘을 다해 반격했다.

다행히 얼굴의 일부만 뜯겨져 나간 탓에 중상은 면했으나 키미르는 혈인처럼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키미르는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는 중이다.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가···’

그는 오만한 인물이다.

본신의 능력을 감췄다지만 그의 경지는 일곱번째 계단.

그의 말대로 뱀파이어의 권능을 이어받은 키미르가 최고의 능력을 선 보일 때는 밤이다. 그렇다해도 믿어지지 않았다.

자신이 이토록 터무니없이 밀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안했기 때문이다.

아차 하는 순간에 팔관절 하나가 잡힌 채 꺽여졌다.

우드득--!!

그나마 뱀파이어의 신체가 영생불사의 몸인 탓에 아직까지 죽음에 이를 정도로 타격은 없다는 것이 다행일 것이다.

심장이 강하게 펌프질을 해댔다.

피를 즐기는 뱀파이어의 특성 때문이다.

키미르는 폭주하는 감정을 부여잡았다.

현재는 2단계 변신 상태.

3단계가 되면 가속과 파워 모두 4배가 올라간다. 하지만, 억지로 제어했다.

아직까지 강신공의 3단계를 완벽하게 익히지 않은 탓이다.

이대로 3단계를 올린다면 어쩌면 이 미친 놈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는 십중팔구 폭주해서 죽을 것이다.

‘이길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어쩌면 3단계로 올려도 질지 몰랐다.

최악의 가정이다. 너무 여유로웠다. 마치 쥐를 잡듯이 적당히 봐주며 희롱하던 조금 전 동작이 떠오른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가정이기는 해도, 어쩌면 놈은 아직까지도 본 실력을 안 보여줬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뇌를 감싼 것이다.

키미르는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내뱉었다.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물러날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

동혁은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았다.

키미르는 그답지 않게 다시 양보했다.

“배상을 원한다면 하겠습니다. 추후에 이곳에서 벌어진 어떤 일도 발설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나쁘지 않군.”

“그럼 가도 되겠습니까?”

“당신 사부가 이곳의 주인 맞지?”

동혁은 뭔가를 확인할 것이 있다는 듯 물었고, 키미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래? 그보다 이들을 세뇌시켜 일단 무마는 했는데 혹시라도 문제 생기면 네가 알아서 하도록. 괜히 장철산씨한테 번거롭게 하면 나까지 힘들거든.”

“그럼요. 제가 자랑은 아니지만 이쪽 일대에 꽤 끗발이 있습니다. 걱정 마십쇼.”

“알았어. 그리고 뱀파이어 같은 강신술은 쉽게 능력이 나타나지만 결국 나중에 부작용이 심해. 너 정도 재능 있는 놈이 굳이 이딴 잡기술을 익혀야 하는지 모르겠군.”

“저도 방법이 없었습니다.”

“알아. 그래서 말한거야.”

동혁은 마치 키미르를 알고 있다는 듯 말하는 중이었다.

눈빛에는 안타까움과 같은 동정심이 스쳐갔지만 키미르는 이를 알지 못했다.

“가, 감사합니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온 몸이 넝마처럼 너덜너덜해진 신체를 부여잡고 키미르는 황급하게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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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34장 7막. 화랑 +6 19.03.26 2,286 54 10쪽
133 34장 6막. 화랑 +1 19.03.24 1,570 39 12쪽
132 34장 5막. 화랑 +1 19.03.24 1,499 35 12쪽
131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69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5 36 12쪽
129 34장 2막. 화랑 19.03.20 1,700 39 11쪽
128 34장 1막. 화랑 +1 19.03.18 1,732 43 11쪽
127 33장 4막. 역천의 힘 +1 19.03.17 1,880 47 12쪽
126 33장 3막. 역천의 힘 +6 19.03.15 1,832 52 12쪽
125 33장 2막. 역천의 힘 +2 19.03.14 1,771 42 12쪽
124 33장 1막. 역천의 힘 +2 19.03.13 1,742 39 11쪽
123 32장 3막. 장가장 +4 19.03.12 1,752 35 12쪽
122 32장 2막. 장가장 +4 19.03.11 1,713 37 12쪽
121 32장 1막. 장가장 +5 19.03.10 1,861 46 11쪽
» 31장 6막. 크리처 돔 19.03.09 1,795 40 12쪽
119 31장 5막. 크리처 돔 +2 19.03.08 1,839 47 12쪽
118 31장 4막. 크리처 돔 +1 19.03.07 1,893 44 11쪽
117 31장 3막. 크리처 돔 +3 19.03.05 1,842 39 12쪽
116 31장 2막. 크리처 돔 +2 19.03.04 1,845 43 12쪽
115 31장 1막. 크리처 돔 +1 19.03.03 1,989 40 12쪽
114 30장 3막. 부총령 +4 19.03.01 2,067 52 12쪽
113 30장 2막. 부총령 19.02.27 2,066 45 12쪽
112 30장 1막. 부총령 +3 19.02.26 2,041 44 12쪽
111 29장 3막. 아버지 +1 19.02.25 2,048 44 12쪽
110 29장 2막. 아버지 +3 19.02.24 2,129 44 12쪽
109 29장 1막. 아버지 +2 19.02.23 2,235 42 12쪽
108 28장 2막. 악티늄 +1 19.02.22 2,163 46 12쪽
107 28장 1막. 악티늄 19.02.21 2,173 46 11쪽
106 27장 7막. 비사벌 +2 19.02.19 2,216 43 11쪽
105 27장 6막. 비사벌 19.02.18 2,288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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