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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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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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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장 3막. 장가장

DUMMY

평소 장철산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는 장내에 있는 모든 이들이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는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으나 이미 장철산은 싸울 생각도 안하고 굴복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식들은 나설 수 없었다.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백가장이 플루토까지 끌고 올 줄은 몰랐기에 더욱 더 패닉이 된 상황이다. 암중에 백가장이 플루토를 보유하고 있다는 뜬소문이 오갔으나 눈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가장의 모든 병력은 합해봤자 이백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딱 봐도 이들 중에는 고위급도 적지 않아 보였다.

만약 부딪친다면 몰살!

그만큼 양측의 전력 차이는 컸다. 특히나 거대한 플루토의 위용은 대항할 엄두조차 못내게 했다.

‘북위연합이 육대 메이저 중 최고라는게 거짓이 아니구나.’

장철산은 속으로 탄식하는 중이다.

백천명은 장철산의 제안에 흐릿한 눈빛을 드러냈다.

“굳이 어렵게 갈 필요 없이 간단히 말하지. 내가 왜 여기 온 지는 알 테니 그건 말할 필요도 없을테고··· 만약 타협을 하고 싶다면 세 가지 조건을 말하겠소.”

“말해보시죠. 귀를 기울이고 경청하겠습니다.”

“첫째는 우리 진홍이를 이 꼴로 만든 놈을 데려 와야 한다는 것! 둘째는 공식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자필로 사과문을 써서 대외적으로 공표할 것! 셋째는 배상금인데 삼백억이나 그에 준하는 현물을 받아야겠소. 만약 이 조건을 만족하지 않을 경우, 아들에 대한 복수를 할 것이고 앞으로 장가장이란 이름은 영원히 없어질 것이오.”

첫째인 장정훈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외쳤다.

“너무 과한 조건 같습니다.”

“후후, 지단장 아들이 있다고 하더니 당신이로군.”

“이번 일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누군들 못할까?”

장정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만약 자신의 예하인 5지단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이런 모욕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허나, 개인의 복수를 위해 조직의 병력을 쓴다고 따르지도 않을 터.

장정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그저 주먹만 떨 뿐이다.

장철산은 곤혹스럽다는 듯 잠깐 생각하더니 겨우 말했다.

“동혁이는 아직 오지 않았소. 그 아이 입장도 들어봐야 하니 당장 들어주기는 어렵군요. 그리고 사과문은··· 개인 자필로 쓸 수는 있으나 장가장의 이름으로는 불가하오. 그 대신 삼백억은 드리겠습니다.”

장혜숙이 말끝을 흐렸다.

“아, 아버지···”

“됐다. 너는 나서지 마라. 네가 뭘 걱정하는지도 알고 있다.”

의외였다. 오히려 배상금 삼백억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과 달리 장철산은 동혁이를 넘겨주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자필 사과문은 가문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늙은 노인의 신념과 같은 것이다.

죽어도 가문에는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백천명은 장철산의 제안에 결정을 하지 못하고 압탈라에게 조언을 구했다.

“압탈라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글쎄요.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 봅니다만, 가해자에 대한 처리 문제가 결정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기실 백천명도 장가장을 완벽히 제거할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총주인 진동현이 기존 세력들을 적폐로 규정하고 숙청을 진행 중이라 해도 정말로 장가장을 제거했을 때, 혹시라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이유야 어쨌든 장가장은 인피니티 서클의 가신이다.

이 때 정재영이 분노한 듯 나섰다.

“장인 어른! 절대 안 됩니다! 동혁이를 어찌 저들에게 줄 수 있습니까?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막겠습니다.”

장철산은 어두운 기색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방법이 없지 않느냐?”

허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손을 썼고, 정재영은 땅바닥을 뒹굴었다.

백천명의 뒤에 있던 부하 중 하나가 본보기를 보인 것이다.

냉막한 인상의 남자는 기다란 총신을 흔들며 웃고 있었다.

“다음은 심장이 될거야.”

“크흑···”

정재영은 급하게 손으로 옆구리를 감싸며 신음을 터트렸는데 땅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

갑작스런 기습에 놀란 장정수가 고함을 쳤다.

“그만둬! 이게 대체··· 커억!”

허나 다시 총구가 전방으로 향하더니 장정수의 허벅지를 뚫어 버렸다.

“너희들 따위가 나설 곳이 아니다. 조용하도록!”

남자의 말과 함께 서늘한 정적이 휘감아왔다.

그럼에도 장가장의 무인들은 감히 움직일 생각을 못했다. 분노와 함께 두려움이란 감정이 교차된 것이다. 그들 중 누군가가 외쳤다.

“증폭 인버터인가? 하지만 어떻게?”

“아니, 최근에 개발된 증강 인버터 같아. 그러지 않고서야 마력건으로 저런 성능이 나올 수가 없잖아? ”

“쉬잇, 북위 연합의 108 마령 같아.”

정재영과 장정수가 비록 약하다 해도 둘 다 세번째 계단에 오른 인물들이다.

마력건 따위로 이 둘이 눈깜짝할 사이에 당했다는 것을 아무도 믿지 않았다.

이 뜻은 역설적으로 총신이 기형적으로 긴 마력건이 보통 무기가 아니란 의미일 것이다.

남자와 같은 무복을 입은 이들은 둘이 더 있었다.

눈썰미가 좋은 인물들은 이 셋이 백천명이 아닌 압탈라를 호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8 마령.

북위 연합에서 어릴 때부터 길러진 전투 병기다.

열화의 탑에서 양성한 워로드와 비슷한 개념. 굳이 등급을 따진다면 델타급 워로드 정도의 수준이다.

주 임무는 연합의 수장인 삼황 三皇 과 각 수뇌부에 대한 호위로써 이들은 각자 주특기가 하나씩 있는데 느낌상으로 남자는 무기에 특화된 듯 보였다.

증강 인버터는 증폭 인버터의 상위 개념으로 최근에 제작된 물건인데 기존에 200% 를 넘지 못하는 마력 증폭 기술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장혜숙은 남편이 쓰러지자 급히 달려갔다.

“괜찮아요?”

“으윽, 괜찮소. 그보다 동, 동혁이···”

“아직 피가 안 멎었어요. 지혈부터 하세요.”

백천명은 시선을 돌려 장철산을 보며 냉소를 터트렸다.

“그 조건은 수용하기 어렵군요.”

장철산은 둘째 아들과 사위를 보더니 백천명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옛 정을 생각해기 바랍니다. 다시 말하지만 배상금과 사과문은 쓸 수 있으나 손자를 보낼 수는 없습니다. 이 정도에서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쯔쯧, 늙으면 판단력이 흐려진다더니 딱 맞는 말이군.”

“·········”

“어리석군. 고작해야 친혈육도 아닌 놈과 가문을 바꾸겠다는건가? 장주?”

백천명은 대기하고 있던 플루토를 향해 눈짓했다.

기이이잉--!!

그러자 플루토는 가주의 명령에 따라 거칠게 기동을 시작했다.

플투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남아 있던 벽을 부수는 일이었다.

그저 몇 번 손과 발을 휘둘렀을 뿐임에도 장가장의 외원에 걸쳐 있던 벽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다른 플루토 가 내원으로 난입하더니 거대한 검을 꺼내들어 수직으로 휘둘렀다.

때 늦은 밤에 천둥벼락이라도 친 것일까?

장가장은 순식간에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장철산은 분개하는 가신과 제자들을 억지로 만류해야 했다.

혹시라도 이들의 계략에 말려 들어 먼저 손을 쓴다면 빌미를 제공한다는 것을 익히 아는 까닭이다.

장철산은 영리한 인물이다.

정말로 그가 장가장의 멸문을 원했다면 진작에 손을 썼을 것이다.

백천명도 걸리는 것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그는 그렇게 판단했다. 하지만 만약 이를 못 참고 반격한다면 어떻게 될까?

‘끝이겠지.’

모든 것에는 대의명분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말로만 듣던 플루토의 위용은 그야 말로 무시무시했다. 인간보다 몇 배는 더 큰 로봇이 닥치는대로 때려 부수자 장가장은 무너져 내렸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참다 못한 장철산이 허리를 숙였다.

“부, 부탁드립니다. 조상께서 주신 것입니다. 제발···”

압탈라는 장철산이 항복의 표시를 취하자 흥미롭다는 듯 껄껄 웃었다.

“당신도 대단하군. 보통 인물이라면 죽자고 달려들텐데 말이야. 그러니 여우 새끼들끼리 잘났다고 판을 치는 그 복마전에서 살아남았겠지.”

“어디서 온 분입니까? 정말 연합입니까?”

“그렇소.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군요. 이제야 기억하겠군. 내 기억에 한 때 꽤 끗발이 있던 것으로 아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

“허리 펴세요. 보기 안 좋습니다.”

압탈라가 의외로 장철산을 높이 평가하자 백천명은 내키지 않는 투로 외쳤다.

“모두 그만해!”

무력 시위를 하던 플루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뒤로 물러났다.

“두번째와 세번째 조건은 사실 없어도 그만이요. 하지만 내 아들을 그 꼴로 만든 놈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안 돼! 그래도 시간은 주지! 지금부터 나흘 후에도 백가장에 그 놈을 데려오지 않으면 그 때는 장가장을 쥐새끼 하나도 남기지 않고 없앨 것이오. 이것이 내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막 조건이니 잘 생각하시길. 모두 철수해!”

그렇게 백천명은 돌아갔다. 허나 그 누구도 말을 하지 못했다.

그들도 말로만 들었지 백가장이 이토록 강한지 이 때서야 느낀 것이다.

또한 북위 연합의 고위층으로 보이는 인물까지 있었다.

그들이라고 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생각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싸워봤자 필패임을 아는 까닭에 참았던 것이다.

어떤 이는 눈물을, 어떤 이는 침묵을, 또 어떤 이는 억울함을 표시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들이 얼마나 온실 속에서 자라난 화초인지를.

그저 과거의 영광에만 얽매여 기둥 뿌리 썩어가는지 모르는 것처럼 이 날 장가장의 권위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



나얀은 온 몸에 아늑한 욕조에 몸을 담근 채로 콧노래를 부르는 중이다.

최근 나얀은 꽤 즐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애완 동물을 찾았기 때문이다.

옆에는 벌거벗은 소년 하나가 정성스럽게 나얀의 전신을 마사지를 하며 꽤 자극적인 그림을 연출하는 중이다.

나얀은 부드럽게 소년의 손등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얼핏 봐서는 이제 겨우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나이.

나얀은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몸을 보며 감탄했다.

“어머, 여기 팔목에 돋은 혈관 봐. 어쩜 이렇게 아름답지?”

“아닙니다. 주인님이 더 아름다우십니다.”

“흐흐, 아부는 참··· 그래도 기쁜데? 우리 제롬이 날 생각해줘서?”

“감사합니다. 그럼 비누칠하겠습니다.”

“날 더 흥분시켜 봐. 그리고 야하게. 알겠어?”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년은 정성스럽게 애무를 시작했다.

까끌까끌한 바디 샴푸는 거품을 냈고, 점점 더 남자의 손은 뱀처럼 여인의 곳곳을 탐험하고 있었다.

탐스런 금발과 투명한 백안, 그에 비해 온 몸이 근육질인 미소년은 누가 보더라도 매력적이었다.

소년은 혹시라도 주인의 기분이 상할까봐 두려웠는지 마치 도자기를 빗듯이 느릿하게 온 몸을 만지기만 할 뿐이다.

소년의 눈빛은 죽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둘은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소년은 알고 있었다.

이 여인이 얼마나 무서운 인물인지를.

불과 일 년만에 바꾼 노예만 일곱이 넘었다. 조금이라도 그녀의 눈밖에 난다면 모두 죽었다. 그는 정말 살고 싶었다.

그래서 더 필사적으로 주인의 만족을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아아아아. 그래. 좋아. 더, 더···”

열락의 밤은 뜨거운 신음소리에 점점 흥분되어 간다.

나긋나긋한 비음과 꿀이 흐르는 꿈이 이어진다.

다행히 나얀은 꽤 흥분했는지 이제는 아예 소년의 목을 껴안더니 키스까지 했다.

그리고 목덜미를 깨물며 소년의 하복부를 탐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 때다. 나얀의 눈빛이 돌변한 것은.

나얀은 노예를 밀치더니 천정을 향해 손을 튕겼다. 손 끝에서 가는 빛줄기가 쏘아졌고 천장에 구멍이 뚫렸던 것이다.

“누구냐! 나와!”

“이런, 재밌었는데 아쉽군.”

“네 놈은 누구냐?”

“그 전에 옷부터 입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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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34장 6막. 화랑 +1 19.03.24 1,570 39 12쪽
132 34장 5막. 화랑 +1 19.03.24 1,499 35 12쪽
131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69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5 36 12쪽
129 34장 2막. 화랑 19.03.20 1,700 39 11쪽
128 34장 1막. 화랑 +1 19.03.18 1,732 43 11쪽
127 33장 4막. 역천의 힘 +1 19.03.17 1,881 47 12쪽
126 33장 3막. 역천의 힘 +6 19.03.15 1,832 52 12쪽
125 33장 2막. 역천의 힘 +2 19.03.14 1,771 42 12쪽
124 33장 1막. 역천의 힘 +2 19.03.13 1,742 39 11쪽
» 32장 3막. 장가장 +4 19.03.12 1,753 35 12쪽
122 32장 2막. 장가장 +4 19.03.11 1,713 37 12쪽
121 32장 1막. 장가장 +5 19.03.10 1,861 46 11쪽
120 31장 6막. 크리처 돔 19.03.09 1,795 40 12쪽
119 31장 5막. 크리처 돔 +2 19.03.08 1,839 47 12쪽
118 31장 4막. 크리처 돔 +1 19.03.07 1,894 44 11쪽
117 31장 3막. 크리처 돔 +3 19.03.05 1,842 39 12쪽
116 31장 2막. 크리처 돔 +2 19.03.04 1,845 43 12쪽
115 31장 1막. 크리처 돔 +1 19.03.03 1,989 40 12쪽
114 30장 3막. 부총령 +4 19.03.01 2,067 52 12쪽
113 30장 2막. 부총령 19.02.27 2,066 45 12쪽
112 30장 1막. 부총령 +3 19.02.26 2,041 44 12쪽
111 29장 3막. 아버지 +1 19.02.25 2,048 44 12쪽
110 29장 2막. 아버지 +3 19.02.24 2,129 44 12쪽
109 29장 1막. 아버지 +2 19.02.23 2,235 42 12쪽
108 28장 2막. 악티늄 +1 19.02.22 2,163 46 12쪽
107 28장 1막. 악티늄 19.02.21 2,173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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