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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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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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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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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장 2막. 악티늄

DUMMY

어차피 악티늄이 아무리 커진다 해도 단시간 내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코어 회복제의 유통부터 운반, 판매까지 맡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비사벌처럼 한 곳에만 총판권을 몰아 준다면 훗날 끌려갈 소지가 다분했다.

이미 강원도 문막에 조만간에 완공이 되는 플루토 제조 공장은 돈을 빨아 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었다.

지금까지 투입된 돈만 삼천억이 넘었다.

아무리 메이저 조직에서 근무한 일류 기술자를 데려왔다 해도 현대 마도 병기의 총아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큼 플루토 제조는 어려웠던 것이다.

그조차도 아직까지 기존 플루토의 수리와 같은 간단한 정도의 기반 시설일 뿐이다.

아직까지는 새롭게 플루토를 제조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는 것이 현실.

‘너무 성급했어.’

뒤늦은 후회다.

아직까지 자금은 부족하지 않았다.

허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잘못하면 현금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없지 않았다. 그런 몇 가지 이유로 급하게 코어 회복제를 매개로, 각 메이저 세력들을 초청하기로 한 것이다.

무력쪽은 확실히 그 어떤 조직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일단 일레븐 조디악의 마도사 삼형제가 악티늄 상회의 호법으로 있다.

이들은 동혁이 특별히 치료를 해서 – 예전에 얻었던 상처를 이제 거의 회복을 했고, 그런 관계로 이미 첫째인 휴나한은 8층계에 올랐고 둘째인 자골타와 셋째인 쏠크란은 7층계였던 것이다.

그 외에도 그림자 형제의 능력이 예전보다 향상되어 둘이 합공하면 웬만한 초월경에 오른 인물조차 곤혹을 치룰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또한 데얀이 얼마 전 7층계에 오른데다, 이번에 영입한 인물 중에 카이르 용병단의 후안 반크와 제타 클럽의 살수였던 아란 텅쉰, 풍화륜 風火輪 의 전인인 오노 사토시도 있었다.

이들 셋은 코어가 깨지기 전에 당대를 풍미하던 인물로 현재는 악티늄 서클의 빈객의 신분으로 있다.

그렇게 모인 초월경만 무려 여덟 명.

그 외에 코어 회복을 미끼로 받았던 적지 않은 능력자 중에 5-6층계는 수십명이 넘는다.

그러니 적의 도발에 눈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악티늄의 전력이라면 중소 가문 여러 곳도 단번에 쓸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했기 때문이다.

조직은 큰 이견 없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인간이라면 자신보다 뛰어난 부하들에 대한 질시나 시기를 느끼기 마련이다.

아니면 두려움 때문에 거리를 둔다. 허나, 그 위에서 떡하니 버티고 있는 존재가 이를 용납치 않았다.

그런 탓에 악티늄이란 신생 조직은 누구나 겪는 균열이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



“근데 주군은 대체 왜 이렇게 비싸게 사는거지?”

“그 때 듣지 않았습니까? 이번 납품권 때문에 그냥 통행료라 여기시는 것 같던데요?”

“그래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

사중명은 비사벌 실무진과 세번째 협상을 마친 후에야 자리를 벗어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중이다.

‘대체 뭐 때문에 저런 것들을 산거야? 이해를 못하겠네.’

머리 속에 의문이 솟구쳤다.

하나 같이 시세에 비해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물건들 아닌가.

여섯개의 큐빅과 세 개의 광산.

겉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허나, 이들 중 대부분이 연한이 지나 폐쇄되기 일보 직전의 것들이나, 혹은 막상 채굴을 해보면 영양가가 없는 것들이다.

큐빅이나 광산은 철저히 하이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최초 발견시 등급이 매겨지고, 그에 따라 어느 정도 금액이 산정되는데 일반적으로 등급이 높을수록 얻을 것이 많다.

그러나 여기서 고려해야 될 부분은 가격 대비 효율성이다.

예를 들어 백억에 큐빅을 인수했을 경우, 이백억이 떨어지면 이익이나, 그 반대로 삼백억에 인수하여 이백억만 얻을 수 있으면 실패다.

또한 큐빅이나 광산은 그 누구도 뚜껑을 열기 전에는 확실한 가치는 아무도 모른다.

비사벌이 내놓은 매물들이 여기에 속해 있다.

당연히 판매가 쉽지 않으니 시세는 줄곧 하방 경직성을 유지했다.

그런데 동혁이 이것을 무려 두 배나 주고 인수를 했으니 – 비록 다른 것으로 딜을 했다 해도 이해가 안 갔던 것이다.

사중명은 복귀 후,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를 시작했다.

“파이브 큐빅 넷과 식스 큐빅 둘을 인수하는데 1,738억, 철광석 광산 하나, 구리 광석, 그리고 니켈 광석 셋을 합해서 830억이 들었습니다. 대략 2,500억인데 현재 자금이 타이트해서 일단 6개월에 걸쳐 분할 상환을 하기로 했습니다.”

“현금 부족에 대한 대책은 있나?”

“한달 후부터 열화의 탑에서 플루토 판매분에 대한 돈이 입금될겁니다. 그리고 주군께서 주신 남아 있는 마수 부산물과 나머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런데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

“아무리 딜이 들어갔다 해도 이번 건은 손해가 많은 것 같아서 솔직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어째서 무리하게 인수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홉개 중 여섯은 쓸모가 없는 것들은 맞아. 하지만, 콜롬비아 루바틱스와 미시건주 애덤홀의 큐빅 둘은 나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거야. 필리핀 수빅에 철광석 광산도 그렇고. 그러니 걱정 안 해도 돼.”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루바틱스 큐빅과 애덤홀 큐빅은 디멘션 트랩 Dimension Trap 이 걸려 있어. 수빅의 철광석 광산도 마찬가지고.”

“디, 디멘션 트랩이라니?”

사중명의 동공은 꽤 놀란 듯 확장되기 시작했다.

디멘션 트랩은 차원 내에 또 다른 차원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는 파이브 큐빅으로 알았으나, 그 안에 또 식스나 세븐 큐빅이 있는 것을 일컫는 것.

이는 차원의 붕괴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럴 경우 이중 공간은 원래 등급보다 높은 등급이 출현한다.

이는 위상 수학의 닫힌 세계인 폐포 Closure에서 극한점 계산을 통해 수렴값이 항상 양수가 되는 것과 연관이 깊다.

이 땅에는 수많은 트래저 헌터들이 있다.

이들은 늘 일확천금을 꿈꾼다.

속된 말로 좋은 큐빅 하나만 발굴하면 삼대가 먹고 산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하지만 정작 황금을 손에 쥐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탐험을 하다가 대지의 품에 묻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럼에도 가진 것 없는 이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뛰어든다.

그런 것들 중에 아주 낮은 확률로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바로 디멘션 트랩이다.

“루바틱스 큐빅은 에잇, 애덤홀은 나인이야. 수빅 철광산은 원래 크로늄 광산이고.”

“그걸 어떻게?”

“넌 몰라도 돼. 그 중 애덤홀은 조단위는 가볍게 넘을걸? 물론 대규모 개발을 하려면 적지 않은 인력이나 자금을 쏟아 부어야겠지.”

큐빅의 가치는 한 등급이 오를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뛴다.

특히나 에잇이나 나인 큐빅 정도 되면 어떤 경우는 도시 정도 크기의 것도 존재했다. 보통 이런 고위급 큐빅은 한 개 이상의 군단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발굴에 안정화시키는데만 몇 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린다.

에잇 큐빅과 크로늄 광산도 가치가 높지만, 나인 큐빅이라니?

나인 큐빅은 전 세계에도 십 여 개를 넘기지 않을 정도로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렇군요. 그럼, 나머지도 혹시?”

“아니. 그건 비사벌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 그랬어. 딱 짚어서 그거 세 개만 가져가면 나중에 그 양반이 가만 있었을까?”

사중명은 감탄한 듯 대답했다.

“현명하신 판단이십니다. 주군 말씀처럼 우연히 얻어 걸린 것으로 하면 될 것 같네요.”

“일단 그 셋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나머지 여섯은 천천히 탐사를 해 봐. 아마 비사벌에서 잔뜩 헤집어 놓아서 별 게 없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명심하겠습니다.”



***



정재영은 따사로운 눈빛으로 아들을 응시하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동혁은 이마를 가린 머리칼을 넘기며 모호한 얼굴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요즘 어때요? 예전보다 더 말라 보이는데?”

“건강은 나쁘지 않구나.”

“사업은요? 저번에 접었다고 하지 않았어요?”

“음, 수입은 괜찮은데 장인께서 그만두라 하시더라.”

“아, 장철산씨?”

“그래. 너한테는 남이겠지.”

말 끝을 살짝 흐린 정재영은 침묵을 지키며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시선이 동혁을 마주하지 못한 채로 턱을 긁적이는 행동이 사뭇 이채롭다.

“말씀하세요. 무슨 일이죠?”

“우혁이가 죽었다.”

“우혁이라면?”

“그래도 배다른 너의 형이지.”

“마음이 아프겠네요.”

“당연한 것 아니겠냐?”

“예전에 미국으로 갔다 들었는데 어쩌다 그렇게 된거죠?”

“자기 딴에는 공을 세워 보겠다고 돌격대에 나섰는데 운이 없었는지 포위망에 걸려서 참수 당했다 하더라.”

정재영의 눈빛은 떨렸다. 동혁은 빈정거리듯 웃었다.

“아프시군요. 하긴, 그럴 수도 있겠죠. 근데 저는 아닙니다. 아시잖아요?”

“너한테 동정을 받으러 온 게 아니다.”

“그렇겠죠. 그래도 친아들은 버려 놓고 양아들이 죽으니 속상해하시는군요. 뭐 어련하시겠어요. 암, 돈이 좋죠. 권세도 좋고요. 인피니티 서클의 6대 권신 가문의 데릴 사위로 들어갔으니 눈이 돌아가겠죠.”

“말이 심하구나. 그래도 난 너한테 최선을 다했어. 그래서 유산도···”

“아, 됐어요. 별로 듣고 싶지도 않고 이딴 신파극 재미 없으니 관두죠.”

“동혁아!”

“왜요?”

“너도 알지 않느냐? 네 어미의 문제 때문에 나도 어쩔 수가···”

그 순간이다. 동혁의 눈에서 불꽃이 튄 것은.

갑자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언성이 높아졌다. 그나마 들끓는 감정을 억지로 누르며 그저 손만 부르르 떨어댈 뿐이다.

“핑계잖아요? 어머니가 잘못했으니 아버지는 자신의 삶을 살겠다? 젠장, 그럼 우리는요? 우리는? 결국 아버지도 책임지기 싫으니 우리를 버린 것 아니에요? 제 말 틀렸어요?”

“그래. 핑계다. 결국 내가 나쁜 놈이었지.”

“솔직히 잊고 있었어요. 근데 예전 그 때 그 기억을 떠올리니 엿같네요. 젠장, 아버지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런 생각도 안 들었는데··· 그리고 그렇게 웃지 마요. 차라리 다른 아버지처럼 못된 기억만 있으면 연이라도 끊죠! 이건 씨발! 우와! 나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고 진짜!”

“고맙구나.”

“뭐가요?”

“네 감정을 말해줘서. 그래. 차라리 속시원하네. 어릴 때 너는 뭔가 억눌린 아이처럼 가슴에 원망을 담고 있었지. 그 때마다 차라리 나를 향해 원망하고 비난을 했다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궤변이잖아!”

“미안하다. 진심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아. 나라고 왜 후회를 하지 않았겠냐? 수도 없이 많이 했어. 그래서, 그래서···”

어느덧 정재영의 동공에는 눈물이 맺혔다.

과거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온 것이다.

결국 무슨 이유를 댄다 하더라도 결국 그는 자식을 버렸다.

가슴이 지독하게도 아렸다. 마치 심장을 비수로 후벼파는 듯한 아픔이 번져온 것이다.

동혁은 허탈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

“왕따를 당했었죠. 이유도 없이 맞고, 그랬어요.”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더 들어요! 그 때 생각했죠. 만약 나한테 아버지라도 계셨으면 과연 그렇게 당했을까라는. 그 때만 해도 저는 아버지가 미웠어요.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런데 웃긴게 너무 보고 싶더라고요. 두 분이 떠난 후에 어릴 때는 밤에 불을 끄지 못하고 잤죠. 왜인줄 알아요? 불이 꺼지면 눈물이 펑펑 쏟아졌거든요. 다음 날이면 올까, 그 다음 날이면 올까··· 정말 죽겠더라고요.”

“그 때 말하지 그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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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69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5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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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29장 1막. 아버지 +2 19.02.23 2,235 42 12쪽
» 28장 2막. 악티늄 +1 19.02.22 2,164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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