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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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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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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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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7,138

작성
19.03.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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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3장 1막. 역천의 힘

DUMMY

여자는 꽤 느긋했다. 전혀 쑥쓰러워하지 않고 느릿하게 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 때서야 여자는 깨달았다. 소년이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것을.

여자의 눈가에 이채롭다는 빛이 스쳐갔다.

“무슨 짓을 한거지? 설마 죽인 것은 아니겠지?”

“그냥 재웠어.”

“다행이군.”

“의외로군. 당신에게 인격이란 감정이 남아 있을 줄이야.”

“나를 알고 있나?”

“어느 정도는.”

묘한 상황이었다. 여자는 속옷도 입지 않은 채 잠옷 비슷한 가운만 입더니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혁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대단한 자신감이군.”

“어떤 이유로 온지 몰라도 그냥 돌아가는게 나을텐데? 요즘 꽤 이 생활에 만족을 하는 중이라 손에 피를 묻히기 싫거든.”

“뭄크 데미안··· 바깥에서 아니 이름은 나얀이란 이름이던가? 근데 그 나이 먹고 아직도 이 짓을 하는게 쪽팔리지도 않아? 그보다 중성이면서 왜 자꾸 여자 흉내를 내는거야? 참 희안한 일이야.”

뭄크는 꽤 놀란 듯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소리쳤다.

“그걸 어떻게 알지? 네 놈은 누구냐?”

“그게 지금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잖아? 안 그래?”

뭄크는 이미 경계를 하는 동작을 보이며 서 있었다.

아까의 여유로움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본명이 상대의 입에서 튀어나왔던 탓이다.

처음에는 그저 경쟁 세력이 보낸 살수 따위로 생각했다.

최근 그녀는 크리처 돔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 경쟁자를 적지 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허나, 그녀의 신분을 생각한다면 그저 코웃음만 칠 일이었다.

그만큼 그녀는 능력이 대단한 존재였다.

그루트의 3대 제사장 중 2 제사장을 맡고 있는 인물로써 이미 백세가 까마득이 넘은 인물.

뭄크는 특이하게도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을 가졌다. 최근에는 여자의 육체에 매혹되어 일부러 변신을 한 것뿐이다.

그루트는 천주를 중심으로 광명좌우사, 다섯의 술탄, 그리고 세 명의 제사장이 있다.

이 중 제 2 제사장을 맡고 있는 뭄크는 인간을 실험체로 만들어 육체의 궁극을 꿈꾸는 특이한 프로젝트를 연구 중이었다.

그루트는 세계 정복을 꿈꾼다.

또한 그만큼 능력이 있었다.

그러니 이토록 태연했던 것이다. 허나, 지금까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자신의 비밀이 까발려지자 아까와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뭄크는 뭔가를 생각하더니 매혹적인 입술을 움직였다.

“너 정체가 뭐야? 비사벌? 아니면 중천?”

“그게 그렇게 중요하나?”

“하긴 굳이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군. 어차피 네 놈을 잡아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산더미처럼 많을 테니.”

“근데 왜 키미르한테 그 따위 강신술을 가르쳐 준거야?”

“키미르도 알아?”

“조금 알아. 오다가 만났지.”

“그런 것이었나?”

뭄크는 대충 이해가 되었다.

뭄크는 다시 말했다.

“그나저나 웃기군. 내가 뱀파이어 강신술을 가르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한지는 알고 하는 소리야?”

“왜 거짓말을 하지? 그 강신술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능력이야. 파괴력이 강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에 반해 쓰면 쓸수록 육체를 갉아 먹는데다 고위층계로 갈수록 발전은 더뎌지지.”

“넌 누구냐? 대체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지?”

허나 동혁은 이를 무시하고 코웃음만 쳤다.

“나였다면 당신 능력을 전승했을거야.”

“그 아이는 그 정도 그릇이 안 돼.”

“거짓말을 태연하게 하는군. 사실은 그 아이가 당신이 그 아이 부모를 실험체로 썼다는 진실을 알게 되면 복수할 것이 두려워 그런 거였잖아?”

뭄크는 점점 더 안색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키미르는? 죽였나?”

“죽이지는 않았어. 옛 정이 있어서 말이야.”

동혁은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실험체가 된 후로 그는 뇌만 분리된 채 몇 년을 더 생존했었다.

그루트는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그 때는 몰랐으나 훗날 생각해보면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 그토록 조직이 강해진 것으로 추측될 따름이다.

뇌만 따로 떼어내어 실험실의 용기에 담겨진 모습.

끔찍한 기억이다.

스스로 자살조차 스스로 할 수 없었다. 연구원들은 매일 랩을 방문해서 동혁의 뇌에 여러가지 자극을 가하며 반응을 보았었다.

지독한 고통은 매일 같이 찾아왔다.

비록 이제는 과거의 원한을 잊었다 해도 그 때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우연히 키미르가 들어왔다.

그는 랩에 전시된 뇌를 보면서 동정심 때문인지, 혹은 출생의 비밀 때문인지 몰라도 화를 내며 모조리 폐기를 명령했었다.

그러면서 그는 막판에 죄책감으로 후회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 때 키미르의 과거를 알았다.

뻔한 이야기였다. 실험체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그 아기는 기재였고 이를 탐낸 뭄크가 제자로 키웠다. 허나 점점 자라면서 복수할까봐 두려웠던 제사장은 일부러 제약을 가한 것이다.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설마 여기서 싸울거야? 나가는게 어때?”

“꽤 자신 있나 보네? 나야 나쁠게 없지.”

그렇게 둘은 바깥으로 나왔다.

어두운 밤이다. 뭄크의 저택은 교외에 있었고 주위는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뭄크는 기이하게 입꼬리를 치며 올리며 웃었다.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 몰라도 넌 오늘 여기서 죽을거야.”

“말이 많군.”

“후후, 지금까지 나와 만났던 적들은 모두 너처럼 말했지. 하지만 어떻게 되었는 줄 알아?”

“·········”

“흐흐, 모두 내 제물이 되어 실험 재료가 되었어. 너도 꽤 쓸만한데 아주 마음에 들어.”

뭄크가 예상과 달리 먼저 움직였다.

투명한 광구 십여 개가 동혁의 주위로 쏟아졌다.

동혁은 경시하지 않으며 피하려 했으나 광구는 땅에 닿으면서 섬광이 터졌고 그 부근에 있던 모든 것을 삼켰다. 동혁은 번개 같은 속도로 이 공격을 피했으나 불행히도 폭발에 살짝 휩쓸리고야 말았다.

“젠장!”

동혁은 눈 앞이 뿌옇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또한 공간이 신기루처럼 왜곡되면서 주름이 잡혔는데 호흡이 답답해져 숨을 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디 그 뿐인가?

사방에서 기중기로 누르는 것처럼 엄청난 압력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위험하군.’

동혁은 급하게 검을 들었다.

파천검의 회둔결과 매화결을 연달아 펼쳤다.

허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시야는 점점 더 흐려졌다. 소주를 수십병 들이킨 것처럼 강력한 기시감을 느낀 것이다.

압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전후좌우 가릴 것 없이 밀려드는데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압사해서 죽을지도 모를만큼 강력했던 것이다. 동혁은 모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설마 차원을 건드린건가?”

“똑똑하군! 그 상황에서도 바로 알다니!”

“흐음.”

듣기는 했었다. 뭄크의 비기가 ‘디멘션 클러치 Dimesion Clutch’라는 것을.

당시 동혁은 실험체로 끌려와서 바로 해부가 되어 뇌가 떼어진 것이 아니다. 그 때 주위에 동료들 중 뛰어난 현자가 하나 있었는데 그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에게서 이 비기 秘技 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뭄크는 일부 공간의 차원을 자기 마음대로 컨트롤이 가능한데 일반적인 차원 소환술과는 차원이 다른 권능이라 했다.

쉽게 말해 주위의 일부 공간을 뭉개거나 혹은 우그러트려 그 범위 안에 걸린 적을 말살시키는 스킬이다.

이것은 천주의 3대 비기 중 하나라 한다.

다른 술탄이나 제사장과 다르게 뭄크는 천주의 제자였다.

뭄크가 백세가 넘었으니 천주의 나이는 얼마나 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을 뿐이다.

뭄크는 득이양양한 표정으로 깔깔거렸다.

“큭큭, 재밌군, 재밌어. 마치 삶아진 개구리 같구나.”

일일이 맞받아칠 여유조차 지금은 없었다.

뒤늦게야 살짝 후회했다.

동혁은 곤혹스런 표정을 지으며 투덜거렸다.

‘너무 방심했군.’

마음 같아서는 그가 가진 패 중에 가장 강력한 시간의 결을 사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광구 안에서는 불가능했다.

차원을 뭉개트리니 시공간의 물리적 법칙조차 벗어났고, 그 때문에 아무리 용을 써도 시간이 멈춰지지 않았던 것이다. 파천검은 이 상황에서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렇다고 넋을 놓고 당할 수는 없었다.

그나마 자신이라서 이 정도로 버틴 것이지 만약 다른 이였으면 이미 압사되어 시신도 못 찾을만큼 디멘션 클러치의 위력은 대단했던 것이다.

결국 뭐라도 해야겠다 생각한 동혁은 초감각을 쓰기로 결정했다.

동혁은 있는 힘껏 육망성을 돌렸다.

그 중 적색기가 반갑다는 듯 반응했다.

적색기는 어린아이처럼 광분하며 움직였다.

때로는 단순한게 효과적일 때가 있다. 동혁은 건틀릿을 착용하더니 그대로 전방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돌진했다.

파천검이 변화를 중시한다면 초감각은 직선적이다.

동혁을 중심으로 풍선처럼 공간을 잡아 먹었던 차원이 팽팽해졌다.

동혁은 재차 두드렸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콰콰쾅--!!

일곱 번째가 되어서야 광구의 막이 찢어졌다.

광구를 뚫고 나오자 사방에서 짓눌러 오던 압력은 씻은 듯이 사라졌고,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뭄크는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제법이군! 그걸 뚫다니! 그래도 넌 오늘 여기서 죽어!”

“웃기고 있네!”

동혁의 몸은 전광석화처럼 빨랐다.

뭄크는 재차 디멘션 클러치를 사용했다.

마치 폭탄을 던지듯이 손을 휘휘 저었고, 그 때마다 동혁은 트랩에 걸린 것처럼 다시 허우적거렸다. 동혁은 내심 감탄했다.

‘만약 초감각이 없었다면 낭패를 당할 뻔했어.’

동혁은 무식할 정도로 단순하게 돌진하고 있었다.

뭄크의 눈빛은 점점 암울하게 변하는 중이다.

인간이 차원에 간섭한다는 것은 역천의 능력이다.

그녀도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었다.

한계란 것이 분명히 존재했던 까닭이다.

그 때문일까. 뭄크는 더욱 광분했다.

투명한 광구가 손에서 떠나면 곧 땅에 떨어졌다. 섬광이 발산하며 차원이 공간을 잡아 먹기 시작했다.

이런 광구가 점한 범위가 너무 많아서 동혁은 계속 차원의 벽에 갇혔다.

그럼에도 동혁은 계속 빨라지고 있었다.

“어딜--!!”

뭄크는 이제는 무작위로 광구를 던지며 계속 물러나야 했다.

처음과 달리 이 둘의 행동은 쥐와 고양이처럼 쫓고 쫓기는 관계로 바뀐 것이다.

어느새 뭄크는 포식자에게 잡아 먹히지 않게 필사적으로 피하는 피식자처럼 급해졌다.

뭄크는 다급해졌다. 다른 능력도 있었으나, 모두 이보다 떨어지는 것들이다.

결국 체면이 상하더라도 여차하면 달아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동혁이 먼저 움직였다.

어느 정도 신체의 속박이 풀리자마자 파천검에서 각종 절기를 쏟아낸 것이다.

뭄크는 광구를 하나로 끌어 모았다.

수십개에 달하는 작은 광구들이 허공에서 타원형으로 돌았고, 광구는 하나로 뭉쳐지고 있었다.

“대단하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뛰어나! 하지만 이번 것은 좀 다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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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34장 6막. 화랑 +1 19.03.24 1,570 39 12쪽
132 34장 5막. 화랑 +1 19.03.24 1,499 35 12쪽
131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69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5 36 12쪽
129 34장 2막. 화랑 19.03.20 1,701 39 11쪽
128 34장 1막. 화랑 +1 19.03.18 1,733 43 11쪽
127 33장 4막. 역천의 힘 +1 19.03.17 1,881 47 12쪽
126 33장 3막. 역천의 힘 +6 19.03.15 1,832 52 12쪽
125 33장 2막. 역천의 힘 +2 19.03.14 1,772 42 12쪽
» 33장 1막. 역천의 힘 +2 19.03.13 1,743 39 11쪽
123 32장 3막. 장가장 +4 19.03.12 1,753 35 12쪽
122 32장 2막. 장가장 +4 19.03.11 1,714 37 12쪽
121 32장 1막. 장가장 +5 19.03.10 1,861 46 11쪽
120 31장 6막. 크리처 돔 19.03.09 1,795 40 12쪽
119 31장 5막. 크리처 돔 +2 19.03.08 1,840 47 12쪽
118 31장 4막. 크리처 돔 +1 19.03.07 1,894 44 11쪽
117 31장 3막. 크리처 돔 +3 19.03.05 1,842 39 12쪽
116 31장 2막. 크리처 돔 +2 19.03.04 1,846 43 12쪽
115 31장 1막. 크리처 돔 +1 19.03.03 1,989 40 12쪽
114 30장 3막. 부총령 +4 19.03.01 2,068 52 12쪽
113 30장 2막. 부총령 19.02.27 2,066 45 12쪽
112 30장 1막. 부총령 +3 19.02.26 2,042 44 12쪽
111 29장 3막. 아버지 +1 19.02.25 2,048 44 12쪽
110 29장 2막. 아버지 +3 19.02.24 2,129 44 12쪽
109 29장 1막. 아버지 +2 19.02.23 2,236 42 12쪽
108 28장 2막. 악티늄 +1 19.02.22 2,164 46 12쪽
107 28장 1막. 악티늄 19.02.21 2,174 46 11쪽
106 27장 7막. 비사벌 +2 19.02.19 2,216 43 11쪽
105 27장 6막. 비사벌 19.02.18 2,289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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