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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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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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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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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3장 4막. 역천의 힘

DUMMY

의문, 충격, 그리고 두려움.

이는 판도라의 상자와 닮아 있었다.

상자를 여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상자를 여는 것과 동시에 모든 행동에 대한 대가는 온전히 그들이 뒤집어써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누군가 백가장을 없앤 것이 사실이라면 굳이 이것을 밝히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는가?

흉수는 정체를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흉수는 신에 필적하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너무 강한 힘은 때로는 나약한 인간에게 두려움이란 공포를 선물한다.

그들은 백가장을 몰살시킨 인물의 비위를 건드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것이 설령 선의 善意 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족들의 시선은 동혁에게로 잠시 향해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어느 정도 의혹은 있다. 허나 그 뿐이다.

이를 알아차린 장혜숙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동혁이가 한 일은 아닙니다.”

“나도 안다.”

“지금까지 함께 있었어요. 그럴 시간조차 없었어요.”

“그래. 네 말이 맞다.”

그 말을 끝으로 장철산은 더 이상 동혁을 보지 않았다.

심증으로는 연결고리가 손자인 동혁이 아니라면 이번에 일은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확증이 없지 않는가?

당사자도 아무 말이 없다.

그러니 장철산이라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공포감을 느낀 것이다.

동혁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듯 한 구석에서 조용히 차만 마시고 있을 뿐이다.

특이한 것은 그 날 이후로 장가장의 모든 식솔들이 동혁의 가족들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친근하게 다가와 말을 붙이지도 않았다.

또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들 장혜숙과 정재영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았다.

그들이라고 가문 내에 묘하게 맴도는 분위기를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설령 동혁이 이번 사건의 흉수가 아니라 해도, 백진홍을 농락한 능력으로 볼 때 앞으로 장가장의 빛이 될 것은 뻔했다.

그렇게 삼삼오오 장씨가의 식솔들은 떠나고 있었다.



***



누군가 현장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인원이 수십명에 이르렀다.

어깨 위에는 북위연합을 상징하는 휘장이 보였고, 눈매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들이 있는 곳은 과거 백가장이 존재했던 곳이다. 이들은 각종 탐사 장비를 든 채 벌써 반나절이 넘게 이 근처를 훑고 있는 중이다.

등 뒤로는 조금 전에 도착한 인물들이 있었는데 그 중 범상치 않아 보이는 한 노인이 뒷짐을 쥔 채 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굳이 올 필요가 있었나 했더니 잘못 생각했군.”

노인의 이름은 문유천.

북위 연합의 삼황 三皇 중 일인으로써 얼굴에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괴이한 빛이 드러나고 있었다.

“벌써 세 차례 수색입니다. 허나 그 어디에도 단서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의 심복이자 군사인 용아림이 차분한 목소리로 보고를 하는 중이다.

“아무리 봐도 신기하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니.”

“정보국의 보고로는 초월마법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허나 문유천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초월마법은 아니야. 만약 초월마법이었다면 내가 못 알아차릴 리 없지.”

“어쩌면 경쟁 세력에서 우리가 모르는 방법을 썼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자네? 초월 마법이 쓰여진 곳을 가본 적 있나?”

“아직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사무적인 일이 많아서요.”

“그러니 모르지. 초월 마법의 근원도 결국 마력을 이끌어오는 것이네.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네. 헌데 여기서 나는 그런 흔적을 조금도 찾지 못했어.”

용아림은 주군의 식견에 내심 감탄사를 터트렸다. 삼황 중 하나인 문유천은 마도사 출신이다.

세간에 문유천은 마법이 극한에 올랐다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박학다식한데다 학자적 지식이 풍부하다.

다소 과장이 있겠으나, 문유천이 이 세상에서 모르는 마법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니 어찌 그의 말에 토를 달겠는가?

“그럼 다른 가능성을 열어 둬야겠군요.”

문유천은 냉랭한 눈빛으로 물었다.

“다른 가능성이라? 과연 그런게 있기는 할까?”

“죄송합니다. 일단은 다 방면으로 알아 보는 중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장가장에 대한 조사는 했겠지?”

“네. 이미 보고서에 쓰여진대로 장철산과 두 번 대면을 했습니다.”

“그래? 서류가 워낙 많아서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

“한 달 간에 걸쳐 조사한 결과로는 장가장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유는?”

“그 전에 백가장과 문제가 생겼고 백가장의 공세에 현판까지 떨어졌다 들었습니다. 물론 정황상 장가장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것은 사실입니다. 허나 고작해야 백가장도 막지 못하는 힘으로 흉수라는게 아무리 봐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어째서 그렇다 생각하는건가? 만약 속였다면?”

“그 방법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만약 저라면 이런 방법으로 주목을 받는 것 보다는 적당히 힘을 보여줘서 백가장을 물리치는 방법을 선택했을겁니다.”

“그래? 그래도 좀 더 확실하게 하려면 심문이 나을텐데?”

“강제적인 심문도 고려했으나 최종적으로 폐기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장가장의 소속은 인피니티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장가장이 그 쪽에서 별 볼 없다 해도 문제는 진동현입니다.”

“하긴, 그 놈 성격에 가만 있을 리 없지.”

“그렇습니다.”

용아림의 말은 묘한 설득력이 있었다.

간결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는 어째서 그가 군사직까지 올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아랫사람으로써 가장 중요한 덕목인 윗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아는 것은 물론이요, 그에 따라 원하는 답변을 정확하게 내는 행위는 확실히 달랐던 것이다.

문유천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애들 싸움이야 놔두겠지만, 그게 어른들의 싸움이 된다면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 되겠죠. 그러면 인피니티쪽에서 움직일거라 본 것이군.”

“네.”

문유천은 복잡한 표정으로 전방을 주시했다.

보통 때와 달리 콧대 높은 정보국과 수색국 요원들은 분주하기 그지 없었다.

삼황 三皇 중 하나인 문유천이 친히 발길을 옮긴 것은 다름 아닌 한달 전 보고 된 한 장의 문서 때문이었다.

그 내용은 꽤 충격적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연합의 상원 가문 중에서도 손 꼽히는 백가장이 증발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공교롭게도 백가장에 방문한 차기 무상 후보 중 하나인 압탈라도 함께 사라졌다.

당연히 정보국은 비상이 걸렸다.

비록 하루에도 수백건씩 정보가 쏟아지는 정보국이지만, 직감적으로 이것이 특급을 요하는 사건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요원들은 괴산에 급파 되었으며 두 가문 사이의 문제까지 역추적하면서 샅샅히 훑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흉수는 오리무중이었다.

현장은 생각보다 더 놀라웠다. 보이는 것은 황량한 벌판.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백가장 주변이 마치 칼을 수평으로 뉘여 일부러 절단한 것처럼 땅이 완벽하게 평평했던 것이다.

더구나 아예 생명체가 보이지도 않았다.

나무나 풀, 벌레 따위까지.

“예전에 이 곳이 야산이었다고?”

“네. 저 쪽으로 작은 강이 있었다 하는데 강 자체도 사라졌습니다.”

“흐음, 믿어지지 않는군.”

더 이상 문유천은 말이 없었다.

기실 겉으로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받은 충격은 실로 놀라웠다.

‘정말 인간이 한 짓일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적지 않은 경험을 해왔다 자부했다.

허나 맹세컨대 단 한번도 이런 일은 겪어 본 적이 없었다.

차라리 백가장이 쑥대밭이 되었다면 몇 가지 수식어만 내뱉는 것으로 족할 것이다.

초월 마법이라면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십킬로에 이르는 땅위의 모든 것이 아예 증발해버렸다?

아무리 인간의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과연 가능한 일일까?

모른다.

비록 북위 연합의 수장이라 해도 이 땅에는 그보다 더 강한 인물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너지 부양섬의 몇 몇 능력자나 혹은 은둔한 신선과 같은 전대 인물이라면?

허나 그런 이들조차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에 불과하다.

신격 神格 을 가진 존재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신격은 어비스 이후로 단 한번도 나타난 적이 없다.

결론은 회의적이었다.

문유천은 생각보다 더 복잡한 마음이었다.

그러던 그 때다.

누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제 2 정보국 소속 국장이다. 용아림은 인상을 썼다.

“무슨 일인데 그래?”

“죄송합니다. 방금 들어온 보고인데 아무래도 중요한 사안이라 판단되어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문유천은 무덤덤하게 입꼬리를 비틀었다.

“말해.”

“군사님의 지시로 꾸준히 장가장을 조사하던 중 이번에 양자로 입적된 아이의 행적에서 특이사항 몇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그건 이미 보고서에 나와 있지 않나? 백진홍을 물리친 것으로 봐서는 육층계 정도라 하지 않았어?”

“아닙니다. 그 이상으로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얼마 전에 비사벌의 12지단에 발생한 사건을 두 분 모두 기억하실겁니다. 그런데 그가 그 사건에 깊게 관여된 것으로 파악 되었습니다.”

문유천도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간만에 등장한 초월마법으로 비사벌뿐만 아니라 몽골에 지단이 있던 중천과 T.M 그룹이 비상이 걸린 적이 있어서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것이다.

“몽골에는 전풍대라는 혁명 세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인데?”

“그 당시 전풍대와 시민 혁명군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모두 사라진 사건을 아실겁니다. 그런데 그 흉수가 현재 장가장의 양자로 있는 그 아이라는 것이 정보국의 판단입니다.”

“근거는?”

“비사벌쪽에 심어둔 첩보원으로부터 얻어낸 정보입니다.”

“그래? 천 명이라··· 적은 숫자는 아니군.”

그럼에도 문유천의 표정은 여전히 딱딱했다. 드물기는 해도 그 정도 능력을 가진 인물은 북위연합에도 존재했던 까닭이다.

“거기에 플루토 8기도 끼어 있었습니다.”

“뭐야?”

문유천의 동공은 급격하게 확장되었다.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몽골의 혁명 세력 천 명을 지우는 것은 그렇다쳐도, 플루토 8 기를 혼자서 상대를 한다? 자신조차도 적당한 거리가 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기껏해야 네 다섯기가 최선이었던 탓이다.

보고는 계속 되고 있었다.

“또한 변장을 한채로 잠입한 것으로 봐서는 아마 신분을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검가에 은밀하게 도는 정보도 있는데 크흠, 이 건은 아직 확인된 것이 아닙니다.”

“말해 보게.”

“예전에 검가의 전대가주의 고희연 때 현 가주의 동생인 조상우를 이긴 일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검가의 전대 가주가 인정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조상우라면 문유천과도 안면이 있었다.

검가가 자랑하던 후기지수 중 하나였는데 오래 전에 초월경에 들었던 인물이다. 수하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더 이전으로 추적을 해보면 고등학생 시절 브라질에 있는 악마의 성채에 정체 불명의 괴물에게 습격을 받아 악마의 성채가 몰살 될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T.M 그룹이 자랑하는 드론까지 전멸했던 상황인데 결국 그 아이가 나서서 괴물을 물리쳤다 합니다.”

“확실한가?”

“네! 이 건은 워낙 목격자가 많아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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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69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5 36 12쪽
129 34장 2막. 화랑 19.03.20 1,700 39 11쪽
128 34장 1막. 화랑 +1 19.03.18 1,732 43 11쪽
» 33장 4막. 역천의 힘 +1 19.03.17 1,881 47 12쪽
126 33장 3막. 역천의 힘 +6 19.03.15 1,832 52 12쪽
125 33장 2막. 역천의 힘 +2 19.03.14 1,771 42 12쪽
124 33장 1막. 역천의 힘 +2 19.03.13 1,742 39 11쪽
123 32장 3막. 장가장 +4 19.03.12 1,752 35 12쪽
122 32장 2막. 장가장 +4 19.03.11 1,713 37 12쪽
121 32장 1막. 장가장 +5 19.03.10 1,861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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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31장 4막. 크리처 돔 +1 19.03.07 1,894 44 11쪽
117 31장 3막. 크리처 돔 +3 19.03.05 1,842 39 12쪽
116 31장 2막. 크리처 돔 +2 19.03.04 1,845 43 12쪽
115 31장 1막. 크리처 돔 +1 19.03.03 1,989 40 12쪽
114 30장 3막. 부총령 +4 19.03.01 2,067 5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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