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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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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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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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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9장 2막. 아버지

DUMMY

이제는 굳이 이런 동작을 보일 필요조차 없지만, 어쨌든 연극을 할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 생각한 것이다.

그와 함께 음식을 담은 밥그릇과 국그릇, 반찬 접시 따위를 느릿하게 허공으로 띄우기 시작했다.

장아름이 감탄을 터트린 것을 그 때다.

“우와 마술쇼야? 굉장히 희귀 속성 같은데?”

“쉿!”

장혜숙은 딸을 보며 인상을 썼고 가만히 이를 지켜볼 뿐이다.

“이 정도로는 만족 못하겠죠? 그럼 이건 어떨까요?”

동혁은 약간 잘난 척 하듯이 손날을 평행으로 만들더니 빙글 돌렸다.

그러자 갑자기 허공에 뜬 십여 개의 접시들이 팽이처럼 회전을 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느렸으나 점점 더 빨라졌고 급기야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돌기 시작했다.

그 때서야 혜숙의 눈가에 희열과 같은 것이 스쳐갔다.

‘저 많은 것들이 하나도 떨어지지 않다니··· 풍 風 계열이라.’

혜숙은 동혁이 풍계열 속성이라 생각했다.

기실 조금 전 물건들을 띄우는 동작에 혜숙은 약간 실망했다.

이는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 각성자라면 대부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허나, 음식이 올려진 접시를, 그것도 십여개를 동시에 돌리는 능력은 전혀 다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첫째 정지 된 음식이 떨어지지 않게 운동하는 물체 위에 또 다른 힘을 부여해야 한다.

두번째는 동일한 궤도를 돌게 하기 위해 그 주위의 공기를 잡아두어야 했다.

또한 전체 공간에 추력 推力과 척력 斥力 을 교차적으로 부여해야 했다.

혜숙이 비록 초급 각성자라 해도 어릴 때부터 보고 들은 것이 적지 않았다.

지금 동혁이 보여준 마술쇼는 낮은 단계의 각성자라면 구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동혁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점점 접시들이 흔들거렸다.

정재영은 미간을 찡그렸다.

“그 정도면 충분하니 그만해라.”

“그래요. 생각보다 더 능력이 있군요.”

“우와 오빠 짱! 대단해!”

동생인 아름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동혁은 일부러 피곤한 척 거칠게 호흡을 했다. 이를 파악한 혜숙이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미안하구나. 너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아니요. 누구라도 그럴 수 있을겁니다.”

“이 정도 능력인 것을 알았다면 어쩌면 너를 데려올 생각도 안했을거야. 우리에게는 좋지만, 너는 아닐텐데 결정해줘서 고맙구나.”

“그런가요?”

“윗층에 네 주거할 곳을 마련해 놨다. 몸만 오면 될거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눈이 있으니 항상 행동 조심하고···”

“죄송한데 들어올 생각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미리 아버님께 말씀드렸던 것으로 아는데요?”

혜숙은 몰랐다는 듯 고개를 돌려 남편을 보았다.

정재영은 난감한 듯 헛기침을 했다.

“말한다는게 그만 깜박했네.”

“그래. 아무래도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럼, 바깥에 집을 마련해줄까?”

“괜찮습니다. 따로 지내고 가끔씩 와서 식사 정도를 할게요.”

그 때까지도 양보를 하던 혜숙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안 된다. 나는 괜찮다 해도 아버님께서 허락하지 않을거야.”

동혁은 냉랭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그건 제가 해결하도록 하죠.”

“네가 아직 아버님 성격을 몰라서 그러는데···”

“너무 잘 알아 탈이죠.”

“그게 무슨 소리냐?”

“여보, 오늘은 이 정도만 합시다. 동혁이와 첫 만남인데 굳이 이럴 것까지는 없지 않소?”

“휴우, 하지만···”

복잡한 표정이다. 허나 예전에도 그랬듯이 남편의 의사를 늘 존중했던 혜숙은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를 보이며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 양반 성격 생각하면 그럴만도 하지.’

기억을 떠올렸다.

완강하고, 보수적인 키 작은 노인네의 얼굴이.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다 할 수 있는 고지식한 인물이다.

그 때는 그게 그렇게 싫었다. 아니, 늘 노인의 앞에 가면 저절로 위축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는 증오로 이어졌는데 다시 환생을 하니 지금 생각하면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식사가 끝날 무렵, 혜숙은 무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기회가 있을 때 너를 소개하도록 하마. 아버님도 뵙고···”

“그러죠.”

“긴장할 필요는 없을거야. 어차피 한 번 부딪치고 가야 할 일이라.”



***



악티늄 총단이 있는 공중 정원은 때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시끄럽기 그지 없었다.

수십 대나 되는 배틀 플릿 Battel Fleet 에서 일제히 파동포가 불을 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거대한 공중 정원의 배리어는 생각 외로 단단해서 아직까지도 해제 되지 않고 있었다.

파동포니, 섬광포니 모두 마력을 분해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화약 무기와는 다르다.

이들의 역할은 마력으로 뭉쳐진 방어막을 깨는 것이 그 역할인데 애초에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아직까지도 부수지를 못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이곳의 책임자인 도현수의 얼굴은 싸늘하기 그지 없었다.

“대체 뭐하는거야? 배리어 하나 깨지 못하고?”

그 말에 옆에 있던 남자가 대답했다.

“아무래도 최소 2급 이상의 마법 결계가 혼합된 배리어로 보입니다. 배리어에 균열이 올 때마다 귀신 같이 복구가 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그게 말이 돼? 어떻게 이런 작은 조직에 2급 마법 결계가 있을 수 있어?”

“저도 그, 그게···”

순수한 배리어에 마법 결계를 혼합하는 것은 적어도 고위급 마도사, 그것도 해당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이가 간섭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눈 앞의 공중 정원은 코모도 상회의 여러 공중 정원 중에서도 최상급은 맞다.

하지만, 코모도 상회에서 할 일 없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런 방어막을 설치할 이유는 없었다.

황궁의 결계를 이루는 마법진이 1급이다. 마법결계를 친 것만으로도 좀처럼 드문 일인데 2급 이상이라니?

그 때 옆에 있던 가롯 길드장인 네코프가 나섰다.

“상대 세력이 생각보다 강한 것 같은데, 굳이 이렇게까지 요란스럽게 해야 합니까?”

“아니, 길드장님? 이제 와서 무슨 소리에요? 도와달라고 한 것은 당신이잖아요?”

“그거야 그렇지만 사실 원래는 압력만 넣어달라는 것 뿐이었는데···”

“이미 저쪽에 몇 번이나 행동을 하셨다면서요?”

“그렇기는 하죠.”

“근데도 씨도 먹히지 않으니 방법이 없죠. 도련님 체면도 있고.”

“공안쪽은 문제 없을까요?”

“화랑이 하는 일입니다. 고작해야 눈치나 보는 쥐새끼 같은 놈들이 뭘 어떻게 할까요?”

도현수는 팔짱을 낀 채 전방을 보는 중이다.

그는 화랑의 일곱개 가문 중 하나인 태무전 太武殿 소속이다.

태무전 5대 무력 기관 중 하나인 혼마단의 단장이자 가문 내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거물급이기 때문에 가롯 길드장인 네코프는 조심스럽게 행동했던 것이다.

‘고작 이런 일 따위에 나서야 되다니.’

저절로 허탈한 웃음이 맺혔던 것이다.

갑작스런 악티늄이란 조직의 부상으로 업종이 겹쳤던 가롯 길드는 몇 번이고 훼방을 놓았으나 결과는 번번히 안 좋았다.

가롯 길드장의 딸과 태무전의 후계자의 혼인은 발걸음이 무거웠던 도현수를 이곳까지 오게 만든 것이다.

물론 보고 받은 바로는 악티늄의 저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들었다.

그 때문에 혼마단의 정예 조직은 물론이고, 다른 외단으로부터도 병력을 지원받아 다소 과한 전력으로 온 것이다.

허나, 방어막을 뚫는 것부터 생각보다 힘들었으니 당연히 인상이 구겨질 수밖에.

그러던 그 때다.

철통 같기만 하던 방어막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누군가 외쳤다.

“배리어가 사라졌습니다!”

“뭘 가만 보고 있어? 당장 공격하지 않고?”

“하지만 이유가 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함정이라면···”

“함정 같은 소리하네. 고작해야 쥐새끼처럼 숨어서 도망이나 치지 않으면 다행일걸?”

도현수는 즉시 명령했다.

굳이 일부러 배리어를 해제하고 덫을 놓을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

옆에 있던 네코프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에너지가 다한 모양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배틀 플릿은 빠른 속도로 공중 정원을 포위했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혼마단의 대원들이 공중 정원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때다.

갑자기 환영이 생기더니 공간이 일그러졌다.

“모두 조심해--!!”

돌연 안개 같은 것들이 생기며 독이 뿜어져 나왔다.

그로 인해 선두를 섰던 스무 명 가까운 돌격대원들이 허수아비처럼 쓰러졌다.

이번에는 갑자기 벼락이 내리 꽂았다.

“으악--!!”

“커억, 이게 뭐야?”

눈 앞에 아까 전까지만 해도 보였던 건물은 보이지도 않고 정체 불명의 뇌전이라니?

펑, 펑, 펑--!!

뇌전은 하나가 아니다.

사방에서 수십개가 쏟아지니 대원들은 낭패를 당하며 우왕좌왕했던 것이다. 뇌전 공격의 영향으로 곳곳에 불이 타기 시작했다.

생살이 타오르는 고통으로 눈물을 흘리고 째질 듯한 비명 소리가 연달아 터졌다.

도현수는 이를 갈면서 고함쳤다.

“조심해--!! 각 분대 단위로 뭉치고 방어구 착용해! 분명히 공격해 오는 곳이 있을거다. 레인저는 좌우로 흩어져서 공격의 근원지를 파악해! 어서!”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안개뿐.

차라리 싸워서 당하는 것이라면 억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도현수는 노련했다.

괜히 태무전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실력자가 아니다.

그 사이에 동료의 어이 없는 죽음에 분노한 대원들이 무기를 뽑아 반격하기 시작했다.

“모두 대열을 갖춰! 그리고 마법사들 뭐하나?”

“그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환영 마법진은 까다롭기는 해도 파훼는 어렵지 않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마법 병과란 것이 존재했다.

이들 중 전문적으로 이쪽 분야에만 특화된 마법사들이 있다.

대부분 디스펠 마법학을 배운 이들로 그들은 환영 마법진을 해제시키는 중이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디스펠 트랩이란 마법 해제 폭탄이다.

하늘에 장난감처럼 생긴 오각형의 트랩 십여 개가 각 방위를 향해 날아간 것은 그 시점이다.

대부분 마법결계는32쾌 혹은 64쾌를 쓰는데 이 연결선을 끊어 버리면 되는 것이다.

화랑은 수많은 실전 전투를 통해 끊임 없이 교련술을 업그레이드 시켰는데, 그 때문에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도 대응 능력이 빛을 발했던 것이다.

디스펠 트랩은 마법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결국 환영 마법진도 마력을 근간으로 하는 법.

반발과 흡착을 통해 중화되자 짧은 시간내에 환영 마법진이 해제가 된 것이다.

도현수는 현장을 확인하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런 젠장! 비겁하게!”

불과 십여분 동안에 데리고 온 병력 1/3 이 죽었다.

분노한 듯 고함을 쳤다.

“나와! 쥐새끼처럼 숨어 있지 말고 어서--!!”

매쾌한 독연은 아직도 허공을 맴돌았다. 뇌전 공격에 불타버린 대원들의 시신은 참혹하기 그지 없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군. 남의 집에 함부로 침입한 주제에 뭐하는 짓이야?”

나타난 이들은 바로 악티늄의 사중명이었다. 그 뒤로 오십여명의 사람들이 따르고 있었는데 대부분 만만치 않은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도현수를 이를 갈았다.

“너희들이냐? 각오해야 할거다. 화랑을 건드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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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69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6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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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33장 3막. 역천의 힘 +6 19.03.15 1,832 5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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