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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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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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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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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138

작성
19.03.23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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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4장 4막. 화랑

DUMMY

청해불은 개구리처럼 꼬구라졌고, 피분수를 토하며 뒹굴었다.

패배를 직감한 청해불은 이내 항복의 표시를 했다.

“크윽, 져, 졌소!”

“잘 생각했군. 괜히 허튼 명예 따위 탐내다가 골로 갈 수도 있다고.”

“와와와와--!!”

관객들은 환호를 했다.

또한 일부는 숨을 멈췄다. 청해불이 누구던가?

청해불은 신불사가 자랑하는 전투 무력 부대인 팔각룡 중 수장이 아닌가?

청해불은 신불사 안에서도 열손가락 안에 드는 인물이었다. 그런 청해불이 손 한번 쓰지도 못하고 눈깜짝할 사이에 패했으니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그들은 은성가에 대해 평가를 수정했다.

관객들 중 일부는 반크의 정체를 알아봤는지 소근거리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사회자는 노련하게 중재를 하며 진행을 계속했다.

“첫번째는 은성가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자, 그럼 다음 대전 상대는 신불사의 이장 二將 인 보르와체님입니다.”

신불사의 이장 二將 은 다소 특이했다. 이국적인 외모로 볼 때 신불사 소속의 중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비쩍 마른 체구에 해골 바가지 같은 외모는 흡사 강시를 연상케 했다.

온 몸에 보석 같은 장신구들이 치렁치렁 걸려 있었는데 강력한 사기가 풍겨나왔다.

해골 바가지 남자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재밌군. 원래는 굳이 이딴 애들 놀이에 나올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오기를 잘했어. 근데 당신을 과거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알쏭달쏭하단 말이야.”

“그게 그리 중요할까? 어차피 눈가리고 아웅하는건데?”

“후후, 호탕하군. 하긴! 틀린 말도 아닐테지.”

“말이 많군. 그냥 덤벼.”

“원래는 황하장을 맡기로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겠지.”

그의 이름은 보르와체.

저 멀리 인도의 아탈라궁이 자랑하는 칠금 대법사 중 한 명이다.

신불사와 아탈라궁은 예전부터 교류가 활발했다. 그래서 이번 화랑 대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칠금 대법사를 초빙한 것이다. 보르와체가 주문을 외우자 목걸이와 팔찌에 박힌 보석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희뿌연 사기와 같은 수십가닥의 기류가 전방을 중심으로 퍼졌다.

주위에 반딧불 같은 것들이 떠오르며 현란한 춤을 췄다.

반크는 불길함을 느꼈는지 미간을 찡그렸다.

‘영술법인가?’

이 땅에는 기이한 주술사나 영술사들이 적지 않다.

또한 그들 중에는 정말 해괴한 능력자들도 있었다.

반크는 실전 전투 경험이 많은 인물이다. 예상 외로 적이 만만치 않다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경험으로 볼 때 적의 능력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기다리는 것보다는 선공을 가하는 것이 효율면에서 나았다.

상대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면 불리한 쪽은 자신이기 때문이다.

반크는 피식 웃었다.

“그 쪽이 안 오면 내가 가도록 하지!”

북두 유신권은 빠르다. 또한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효율을 추구한다.

반크의 모습은 야수와 닮아 있었다. 허나 반크는 더 이상 돌진하지 못했다.

곳곳에서 트랩이 터졌던 탓이다.

“우와, 폭마술이다--!!”

곳곳에 폭발이 일어났다.

폭마술은 작은 트랩을 공간에 심는 권능이다. 터지기 전까지는 보이지도 않는데다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터지기 때문에 근접전에 유리한 박투가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어딜--!!”

반크는 코웃음을 치며 손을 휘둘러 쳐냈다.

반크는 웬만한 물리적 공격에는 끄덕 없는 북두 유신권의 방어 능력을 믿었다.

하지만 트랩은 하나 둘이 아니었다. 거기다 이중 삼중으로 폭발하는 트랩까지 설치된 탓에 반크는 더 이상 전진을 못하고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다시 적이 주문을 외우자 이번에는 무형검이 나타났다.

수 십 개의 무형검이 예측하지 못한데서 쏟아지니 결국 반크는 몇 군데 상처를 입고야 만다.

무형검은 비수보다 더 작았다. 하지만, 바로 눈 앞에서 덮치기 때문에 피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 무형검을 피하면 다시 트랩이 나타나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 금강불괴와 가까웠던 신체의 특성 때문에 아직까지 치명상은 입지 않았을 뿐이다.

반크는 분노했다.

“고작 이딴 잔재주나 믿고 내 앞에서 까불다니!”

“쯔쯧, 잔재주라니. 말이 거칠군, 무식한 황소 같은게 날뛰니 재밌군.”

“지랄하지마!”

반크는 마력을 좀 더 끌어 올렸다.

그러자 그렇잖아도 근육질로 뭉쳐진 온 몸은 더 단단해졌고, 급기야 몸 주위로 붉게 생긴 막 같은 것이 생겨났다.

보르와체의 얼굴이 딱딱해진 것은 그 순간이다.

반크는 아까와 달리 거침없이 달려들었다.

비록 보르와체가 곳곳에 설치한 무기들이 방해를 놓았으나, 치명상은 입히지 못했고, 반크가 일미터 앞까지 거리를 좁히자 상황은 역전된 것이다.

“아까 한 말 다시 해봐!”

반크는 전광석화처럼 보르와체의 목을 잡아갔다.

허나, 보르와체도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몸을 돌려 피하며 뒷걸음질쳤다.

“쥐새끼 같은게!”

반크는 그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다. 거리가 완전히 좁혀지자 보르와체는 반크에게 어깨가 잡혔다. 그리고 보르와체는 어깨뼈가 탈골되는 것을 느꼈다.

비명이 터진다.

“크흑!”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미 승기를 잡은 반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뒷발을 움직여 회전시키더니 크게 내려 찍었다.

그리고 다시 무릅으로 적의 얼굴을 그대로 갈겼다.

“아악--!!”

그 때문일까? 보르와체의 안면부는 두부처럼 뭉개지기 시작했다.

지독한 욱씬거리는 고통 때문인지 보르와체는 개구리처럼 숙이며 나뒹굴었다.

하지만 반크는 거침이 없었다.

보르와체는 코가 뭉개지고 이빨이 부러졌다.

“뒈져!”

반크는 간만에 흥분해 있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과거에 그의 코어를 깨트린 원수가 바로 영술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잔재주나 믿는 주술이니 영술이니 하는 무리들에게 혐오감을 가진 것이다.

아마 보통 때라면 적당한 선에서 멈췄을 것이다.

허나 감정은 이성을 쉽게 이긴다.

반크의 손속은 무자비했다.

이미 쓰러진 보르와체를 아직도 때렸기 때문이다.

이를 본 대회의 심판이 안 되겠다 싶었는지 중간에 개입했다.

“그만! 더 이상은 안 됩니다. 살인은 금지입니다!”

반크는 그 때서야 이성을 되찾았는지 손을 멈췄다.

보르와체는 처참한 상태였다.

팔과 다리가 부러진데다 곳곳에 피가 묻은 것으로 봐서는 아마 영영 장애인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승리자는 은성가의 후안 반크님입니다! 여러분 모두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반크는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더니 각 가문의 수뇌부가 있는 곳을 향해 가볍게 미소만 보일 뿐이다.


- 예전 카이르 용병단장이 아닐까? 아무리 봐도 그 때 본 것 같은데?

- 아까 그 일본인은 풍화륜의 전승자 맞는 것 같아.

- 은성가도 대단하군. 저런 인물들을 초빙해 오다니.

- 그나저나 이러면 앞으로 화랑도 권력 구도가 재편되겠는걸?”

- 그러게. 황하장주와 태무전주가 사라진 지금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 이번 기회에 나도 은성가에 줄이나 대 볼까?


연단 아래의 관객들은 웅성거리고 있었다.

과거에 풍화륜의 전승자인 오노 사토시나, 카이르 용병단의 단장인 후안 반크는 상당히 유명한 인물이었다. 물론 꽤 오래 전의 일인데다 이들을 아는 인물은 소수인 탓에 관객들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 둘의 병기나 능력, 외모 등으로 이제는 정체를 확인한 것이다.

가문의 수장들 사이에서는 어색한 침묵이 감싸기 시작했다.

특히나 서문가와 신불사는 침울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문가의 후계자인 서명진의 패배는 물론이고, 신불사에서 공들여 초빙한 아탈라궁의 대법사까지 패하자 아까와 달리 기이한 적막감만 감돌 뿐이다.

이렇게 되면 서문가와 신불사는 예전보다 한 단계씩 순위가 떨어진다.

또한 승무 대전의 결과로 볼 때, 현재 은성가는 최소 4위는 보장 받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 황하장과 태무전이 어떻게 나올지 변수는 있으나, 만약 황하장주와 태무전주가 돌아온다면 두 가문은 5위와 6위로 떨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까지 침묵만 지킬 뿐이다.



***



신불사가 내보낸 삼장 三將 은 외팔이 검객이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초빙한 인물인 듯 풍기는 기세가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다.

신불사도 화랑의 칠성좌 중 하나이니 굳이 내부에서 승무 대전의 참가자를 못 찾을 이유는 없으나, 다른 가문이 외부에서 인물을 데려오는 이유는 40세 이하라는 규정 때문이다.

내부 인물은 칠성좌 가문 간에 너무 잘 아는 관계로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 인물은 대부분 이 규정에 위배가 되는 탓이다. 하지만, 외부 인물은 하루 전에만 입적을 시키면 되는데다 나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둥근 삼베 모자와 같은 것을 쓰고, 허름한 검은 무복을 입은 남자는 차분하게 말했다.

“바사쿠라 합니다.”

반크는 아까와 달리 신중한 기색이었다.

“후안 반크요.”

“북두 유신권의 이름은 태국에서도 많이 들어봤습니다.”

“나를 압니까?”

“조금은요. 허나 제 동료가 예전에 말한 적 있습니다. 북두 유신권이 강한 것은 맞지만, 무적은 아니라고요.”

“과찬입니다. 그럼 시작하죠.”

“그럴까요?”

반크의 얼굴에 딱딱해진 것은 그 순간이다.

‘만만치 않겠어.’

조금 전 싸웠던 아탈라 궁의 대법사보다 한수 위라 본 것이다.

처음에는 몰랐으나 검을 들자 피부마저 따끔거릴 정도로 강력한 압박감을 받은 것이다.

반크는 무서운 속도로 돌진했다.

그 순간이다.

어느새 검이 목젖을 베어오는 것을 느꼈고, 반크는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검날을 쳐냈다.

하지만, 상대의 검은 마치 귀신처럼 사라지더니 이번에는 뒤쪽에서 파고 들었다.

“젠장!”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다. 변검 變劍!

강함은 없으나, 만변 萬變 의 정화가 담긴 검이다.

반크의 주먹이 회전하면서 직선으로 폭사되었다.

콰콰쾅!

하지만 주먹이 때린 곳은 애궃은 땅이었고, 갈고리로 도랑을 파듯이 수십미터가 파이며 돌과 흙만이 뿌옇게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반크는 흠칫 놀랐다.

‘없어?’

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그 때다. 바로 옆에서 검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찔러 오는 것이 아닌가?

갑작스런 암습에 놀란 반크가 피했으나 불행히도 검은 늑골을 찔렀다.

허나 북두 유신권은 희대의 기공이다. 검이 장기를 파고 들어오려하자 내부에서 강한 반탄력을 보이며 그대로 검을 튕겨냈던 것이다.

바사쿠는 얼굴만 드러낸채 아쉽다는 듯 웃었다.

“이런! 아쉽군!”

“죽어--!!”

반크의 손이 길게 늘어나면서 바사쿠의 얼굴을 잡아간 것은 그 순간이다.

워낙에 패도적인 힘이 담긴 탓에 이번에는 바사쿠도 경시를 못했는지 몸을 드러내며 피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반크의 주먹이 폭풍처럼 쏟아진다.

펑!

바사쿠는 반크의 공격을 막느라 오른 손이 탈골되었음을 느꼈다.

“생각보다 더 강하군.”

“당신도!”

전투는 계속 이어졌다.

바사쿠는 은신술을 통해 기습과 회피를 반복하며 공격했으나, 결정적으로 반크에게 타격은 입히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십여분이 흐르면서 승기를 잡는 쪽은 결국 반크였다.

그만큼 북두 유신권의 파괴력은 가공했던 것이다.

한번 공격을 허용하면 폭풍처럼 이격, 삼격이 쏟아졌고, 하나 하나가 위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바사쿠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져갔다.

손발이 어지러워지면서 밀리는 것을 깨닫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아까와 달리 반격을 시도한 것이다.

“네 놈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이것은 못 막을거야!”

검이 십자가모양처럼 교차되더니 허공에 여러 개의 선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그어졌다.

그리고 그 선들은 반크가 있는 공간을 향해 마치 도화지를 자르듯이 갈라쳐왔다.

하지만 반크는 피할 생각이 없는지 쌍장 雙掌 을 들어 맞받아쳤다.

한 차례 거대한 소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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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34장 6막. 화랑 +1 19.03.24 1,571 39 12쪽
132 34장 5막. 화랑 +1 19.03.24 1,499 35 12쪽
»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70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6 36 12쪽
129 34장 2막. 화랑 19.03.20 1,701 39 11쪽
128 34장 1막. 화랑 +1 19.03.18 1,733 43 11쪽
127 33장 4막. 역천의 힘 +1 19.03.17 1,881 47 12쪽
126 33장 3막. 역천의 힘 +6 19.03.15 1,832 52 12쪽
125 33장 2막. 역천의 힘 +2 19.03.14 1,772 42 12쪽
124 33장 1막. 역천의 힘 +2 19.03.13 1,743 39 11쪽
123 32장 3막. 장가장 +4 19.03.12 1,753 35 12쪽
122 32장 2막. 장가장 +4 19.03.11 1,714 37 12쪽
121 32장 1막. 장가장 +5 19.03.10 1,862 46 11쪽
120 31장 6막. 크리처 돔 19.03.09 1,795 40 12쪽
119 31장 5막. 크리처 돔 +2 19.03.08 1,840 47 12쪽
118 31장 4막. 크리처 돔 +1 19.03.07 1,894 44 11쪽
117 31장 3막. 크리처 돔 +3 19.03.05 1,843 39 12쪽
116 31장 2막. 크리처 돔 +2 19.03.04 1,846 43 12쪽
115 31장 1막. 크리처 돔 +1 19.03.03 1,989 40 12쪽
114 30장 3막. 부총령 +4 19.03.01 2,068 52 12쪽
113 30장 2막. 부총령 19.02.27 2,066 45 12쪽
112 30장 1막. 부총령 +3 19.02.26 2,042 44 12쪽
111 29장 3막. 아버지 +1 19.02.25 2,049 44 12쪽
110 29장 2막. 아버지 +3 19.02.24 2,130 44 12쪽
109 29장 1막. 아버지 +2 19.02.23 2,236 42 12쪽
108 28장 2막. 악티늄 +1 19.02.22 2,164 46 12쪽
107 28장 1막. 악티늄 19.02.21 2,174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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