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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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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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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3.0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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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1장 4막. 크리처 돔

DUMMY

백진홍은 느긋하게 담배를 물더니 광소를 터트렸다.

“흐흐, 그러게 왜 나대냐고? 나대지 않았으면 오늘은 그냥 가려고 그랬다니까. ···왜 나를 악당으로 만들어? 누가 악당 역할하는 것 좋겠냐? 안 그래?”

장수완을 희롱하던 혈마비는 이번에는 장수창을 향해 날아갔다.

아까 큰 낭패를 당했던 장수창은 비오듯이 쏟아지는 혈마비를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그 틈을 타서 백진홍이 탄 가루라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 들었다.

겁을 먹은 헬라는 피하다가 가루라에게 목덜미를 내줬고, 몸부림치다가 결국 추락하기 시작했다.

“사, 살려줘--!!”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장세창은 패닉에 빠졌다.

배수현이 외쳤다.

“부스터를 써! 어서--!!”

지상으로 낙하하면 즉사다. 결국 살고자하는 욕망 때문인지 그 찰나의 순간에 장세창은 부스터의 버튼을 힘껏 눌렀다. 허나 뭔가가 등 뒤에 맨 부스터를 강제로 떼어 버리는 것을 느꼈다.

시선을 돌리자 절망에 빠져야 했다.

“흐흐, 그건 재미 없잖아?”

광소를 터트리는 이는 백진홍이다.

장세창의 한쪽 팔을 가루라가 물고 있었던 것이다.

“미친! 싸이코 새끼!”

장세창은 벌벌 떨면서 분노를 토했다.

이미 오른 팔은 근육이 너덜너덜해진 채로 간신히 부리에 매달려 하늘을 날고 있었던 것이다. 장세창은 죽음이 머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아래를 보자 아찔했다.

“왜? 살려줄까?”

극심한 공포에 휩싸인 장세창은 고개를 끄덕였다.

“놓지마. 제발···.”

“너를 떨어트릴까 봐 겁나? 그럼 존대말을 쓰든지?”

“부탁입니다. 흐흐흑!”

“큭큭! 이거 완전 병신이네.”

“···사, 살려 주십쇼.”

결국 장세창은 무너졌다.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이성이고 자존심이고 그의 말 한마디면 죽는다는 공포감에 온 몸이 곤두섰던 것이다.

“눈물 콧물 질질 짜는게 추하군.”

“잘못했습니다. 제발!”

“잘 가라.”

“아, 안돼--!!”

“좀 더 연기를 잘했다면 봐 줄 수도 있겠지만, 계집이라면 좀 더 즐겨줄텐데 말이야.”

공중에서 여러 번 곡예 비행을 하던 가루라는 잠깐동안 장세창을 가지고 희롱하다가 결국 놓고 말았다.

“세창아! 이 나쁜 새끼들!”

“으으억, 세창 오빠! 오빠!”

장세창은 추락하고 있었다.

이 끔찍한 광경에 모두들 넋만 놓을 뿐이다.

그러나 장세창이 거의 땅에 닿을 때쯤에 기이한 일이 발생했다.

마치 필름의 연결 부위가 끊긴 것처럼 수직으로 낙하하던 장세창이 갑자기 지상에 안전하게 착륙한 것이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헬라를 탄 동혁이 신기루처럼 등장했다.

“이 짓도 번거롭군. 너무 자주 쓰다보니 근육통이 심해졌어. 그나저나 형님들 왜 안 오나 했더니 나 참 이게 뭡니까?”

배수현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

“동혁아! 도망가! 이 사람들 무서운 사람들이야. 어서!”

허나 동혁은 분위기 파악도 하지 못하고 동문서답만 할 뿐이다.

“이런? 많이 당했나 보네요. 언제부터 누나가 비극의 주인공이 된거에요? 왜 그래? 어울리지 않게?”

“아 진짜! 헛소리 작작하고!”

“헛소리 아닌데?”

“당장 도망쳐서 어른들께 말씀드려!”

“이러니 얼마나 이뻐요? 괜히 센 척만 하고 말야.”

배수현은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다. 그녀의 능력은 이제 각성자 입문한 상태다.

그녀는 지금 필사적으로 방어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놈들이 사촌 오빠들을 상대라느라 전력을 다하지 않았기에 아직까지 잡히지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곧 한계가 멀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배수현은 5연속 속사가 가능한 특제 레일건으로 난사를 하며 외쳤다.

“너! 병신이야? 지금 이 상황 안 보여?”

“보이죠. 왜 안 보이겠어요?”

“아니면 우리 엿먹이려고 그러니? 오빠들 당한거 안 보여?”

“괜찮을거에요. 원래 인간은 싸우면서 크잖아요.”

“미친!”

배수현은 자포자기한 듯 동혁을 상대하지 않았다.

동혁은 팔짱을 낀 채 잠시 전방을 주시했다.

장수완은 이미 항거불능이 되어 피투성이가 된 상태다.

그가 볼 때 실력대로 싸웠다면 장수완은 이토록 쉽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검을 쓰는 솜씨로 볼 때 확실히 가문의 기대주임이 분명했다.

‘하늘만 아니었다면 달랐을거야.’

혈마비의 특성 때문이다. 하늘에서는 원거리 공격이 월등히 유리한 탓이다.

장세창은 한쪽 팔이 불구가 될 지 몰라도, 어쨌든 살아 남았다.

물론 자신이 한 일이다.

상황을 목격했을 때 장세창은 이미 추락 중이었다.

전생에 장세창은 늘 그를 무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명 좋은 기억은 없었다.

그렇다고 죽게 놔두기도 애매했다.

무엇보다 이미 장씨가에 입적한데다 아버지의 체면 때문이었다. 어찌 되었든 혈육 아닌가?

배수현은 점점 몰리고 있었다.

놈들은 음란한 말을 쏟아 부으며 고양이가 쥐를 희롱하듯 가지고 놀았고, 그럼에도 동혁은 아직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형님, 저 놈도 처리할까요?”

“잠깐 기다려.”

“어차피 이미 손을 썼는데 뒷말이 나오면 귀찮지 않겠습니까? 정말로 인피니티라면 어설프게 놔주면 골치 아플텐데요?”

백진홍은 미간을 찡그렸다.

“천천히 해도 돼. 여기가 어디인지 잊었어?”

그러자 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카이 클럽은 매우 넓었다. 특히나 자신들이 주로 있는 그랜드 캐년의 D-2 블록에는 다른 손님들은 아예 없었다.

일단 크리처 돔의 특성상 사용자가 적은데다 하도 말썽을 피우니 아예 여기 주인이 ‘너희들은 이쪽에서만 놀라’고 일부러 판을 깔아 준 것이다.

이곳의 주인은 살인이나 강간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어차피 목격자도 없는데 아무리 배후가 인피니티 서클이라도 두려울 것이 뭐가 있단 말인가?

백가장도 북위연합이란 뒷배가 있었다.

북위연합과 인피니티 서클은 물과 불의 관계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신만만했던 것이다.

동혁이 움직이지 않자 결국 그가 손을 썼다.

백진홍은 장세완을 향해 있던 혈마비의 방향을 바꿔 돌려놨다.

파파파파팟--!!

혈마비는 물고기가 유영을 하듯 춤을 추며 날아갔다.

시뻘건 비수 네 자루가 동혁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그 순간이다.

하지만 곧 어이 없는 광경이 발생했다.

“위험한 장난감이군.”

혈마비가 동혁의 손에 잡힌 것이다. 그것도 한 둘이 아닌 네 자루가.

동혁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손에 포개진 혈마비를 보며 웃는다.

“에고로 된 비수인가? 하긴, 기물이 아니라면 고작 그 실력으로 이런 서커스는 힘들겠지.”

이 놀라운 광경에 오히려 백진홍은 호탕하게 웃었다.

“대단한데? 혈마비를 손으로 받아내다니. 정체가 뭐냐?”

“나? 여기 일행.”

“후후, 이런 내 실수로군. 이런데서 능력자를 만나다니.”

“능력자라.”

동혁은 의미가 불분명한 말을 내뱉었다.

“질문 하나 해도 될까?”

“그러든지.”

“왜 아직까지 나서지 않는거지? 혹시 보복이 두려워서 그런거야?”

“그래 보여?”

백진홍은 아까처럼 장난기 어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백진홍의 모습에 부하들도 차츰 긴장된 기색이 나타났다.

동혁은 번거롭다는 듯 말했다.

“떨고 있군.”

“흐흐, 미친 놈이군! 뭐 마음대로 생각하든지. 어차피 죽을 놈과 대화하는 것도 귀찮아.”

“손이 떨고 있어. 심장의 박동수도 크게 뛰었고.”

속마음을 들키자 욕이 튀어 나왔다.

“젠장!”

그와 함께 다시 여러 개의 혈마비가 공격해 들어왔다.

“원래는 옛날 일 생각하면 좀 더 지켜보고 싶었는데 어쩔 수가 없군.”

혈마비는 빠른 속도로 바람을 가르며 짓쳐 들어왔다.

딱 보기에도 예리한 살기가 담겨 있었다.

허나, 혈마비는 동혁에게 닿기도 전에 무형의 벽에 막혀 튕겼고, 백진홍은 재차 튕겨진 혈마비를 제어하며 공격했다.

동혁은 진귀한 장난감을 발견한 것처럼 웃었다.

“제법이군!”

백진홍은 소리쳤다.

“아까는 잡혔지만 이번에는 다를거다!”

“그럼 없애지 뭐.”

동혁은 대수롭지 않은 듯 손을 살짝 까닥거렸다.

그 순간 그 많던 혈마비가 허공에서 분해가 되더니 아예 사라졌다.

적은 백진홍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틈을 타서 다른 무리들이 동혁을 향해 공격해온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다음 진행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으윽! 뭐야! 이거!”

비명이 터진 것은 그 때다.

이유는 간단했다. 손에 들었던 검이나 도, 마력 건 같은 무기들이 강제로 벗어나 허공에 떴기 때문이다. 무기들은 저마다 의지를 가진 것처럼 동혁의 손짓에 따라 제어 되었고, 무서운 속도로 지상을 향해 내려 꽂혔다.

콰콰콰쾅--!!

그 충격으로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백여미터가 넘는 하늘에서 무기들이 한 번에 떨어진 탓이다.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껏 기세등등하던 패악질을 부리던 이들의 눈에 불신감이 솟구친 것은 그 시점이다.

백진홍은 그 때서야 깨달았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인물을 건드렸음을.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허나 이런 생각은 더 이상 하지 못했다.

돌연 한쪽 팔이 불에 데인 것처럼 쓰라렸던 것이다.

“크흑! 내, 내 팔--!!”

비명은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갑자기 흐릿한 실선 같은 것이 주위를 눈깜짝할 사이에 휘감았고, 지나간 자리에는 열 개가 넘는 팔이 잘려 나간 것이다. 동료들의 것이었다.

그들이 본 것은 동혁이 검을 꺼내서 휘두르는 장면과 피가 잔뜩 묻은 검신을 닦는 장면뿐이었다.

검에 입문한 이들은 알 것이다.

지금 동혁의 신위가 얼마나 가공한 것인지를.

한 번의 출수로 서로 다른 목표물의 동일한 부위를 타격한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으윽, 어,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설마 심검?”

“마음대로 생각해.”

“젠장! 네 놈이 이러고도 무사할 거라 생각해?”

“시끄럽군.”

쿠효효효효--!!

가루라가 번개처럼 달려든 것은 그 순간이다.

가루라는 포효했다. 마수 본연의 흉성이 발작한 것이다.

어느새 눈 앞까지 달려든 가루라는 부리를 쫙 벌려 동혁을 집어 삼키려는 듯 크게 날개짓을 했다.

하지만 검이 번쩍이자 가루라는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어 낭패를 당했다.

“희귀종인 것 같아서 이번 한번은 봐주지. 그래도 혼은 나야겠지?”

말이 끝나자 마자 가루라는 괴성을 지르며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발목과 발톱이 모조리 잘려나가는 것으로도 모자라 배쪽이 눈에 보일 정도로 움푹 파였던 탓이다.

동혁은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저런? 힘조절이 안 되었나 보네.”

“으윽, 악마 같은 놈!”

백진홍은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공포감이 밀려오면서도 한편으론 분노가 솟구친 것이다. 죽일 능력이 되었음에도 일부러 조롱을 하는 모습 때문이다.

그럼에도 반항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조금 전 보여준 장면이 대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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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34장 5막. 화랑 +1 19.03.24 1,501 35 12쪽
131 34장 4막. 화랑 +1 19.03.23 1,571 33 12쪽
130 34장 3막. 화랑 +2 19.03.21 1,647 36 12쪽
129 34장 2막. 화랑 19.03.20 1,702 39 11쪽
128 34장 1막. 화랑 +1 19.03.18 1,734 43 11쪽
127 33장 4막. 역천의 힘 +1 19.03.17 1,883 47 12쪽
126 33장 3막. 역천의 힘 +6 19.03.15 1,834 52 12쪽
125 33장 2막. 역천의 힘 +2 19.03.14 1,773 42 12쪽
124 33장 1막. 역천의 힘 +2 19.03.13 1,744 39 11쪽
123 32장 3막. 장가장 +4 19.03.12 1,754 35 12쪽
122 32장 2막. 장가장 +4 19.03.11 1,715 37 12쪽
121 32장 1막. 장가장 +5 19.03.10 1,863 46 11쪽
120 31장 6막. 크리처 돔 19.03.09 1,796 40 12쪽
119 31장 5막. 크리처 돔 +2 19.03.08 1,841 47 12쪽
» 31장 4막. 크리처 돔 +1 19.03.07 1,896 44 11쪽
117 31장 3막. 크리처 돔 +3 19.03.05 1,844 39 12쪽
116 31장 2막. 크리처 돔 +2 19.03.04 1,848 43 12쪽
115 31장 1막. 크리처 돔 +1 19.03.03 1,991 40 12쪽
114 30장 3막. 부총령 +4 19.03.01 2,069 52 12쪽
113 30장 2막. 부총령 19.02.27 2,067 45 12쪽
112 30장 1막. 부총령 +3 19.02.26 2,043 44 12쪽
111 29장 3막. 아버지 +1 19.02.25 2,050 44 12쪽
110 29장 2막. 아버지 +3 19.02.24 2,131 44 12쪽
109 29장 1막. 아버지 +2 19.02.23 2,237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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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28장 1막. 악티늄 19.02.21 2,176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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