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농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새글

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최근연재일 :
2024.06.30 23:56
연재수 :
164 회
조회수 :
10,764
추천수 :
573
글자수 :
1,068,691

작성
23.09.28 14:20
조회
30
추천
3
글자
13쪽

다면기 (8)

DUMMY

루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루나는 토비의 털에 파묻혀 있던 손을 빼냈다. 토비의 표정은 애매했다. 인상을 찡그리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고통에 찬 표정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 루나는 아돌프들의 표정에서 속마음을 읽을 재주는 지니고 있지 않았다. 갑자기 토비가 그르렁댔다. 그 소리는 경쾌했고, 그래서 루나는 토비가 그리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 대륙은 인간들의 것이지. 하지만 너희들은 어떻게 인간이 대륙을 정복할 수 있었는지 끝내 이해할 수 없을 거야. 태생부터 강인한 사람은 나약한 사람의 마음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법이거든. 독수리가 송충이를 이해하는 일이 결코 없는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난 루나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차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루나는 개의치 않고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밤은 깊었고 모닥불을 둘러싸고 누운 세 남자는 연신 꿈틀대고 있었다.

숲은 조용했다. 타닥 타닥- 하는 삭정이들이 튀어 오르는 소리만이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루나는 물끄러미 토비를 바라봤다. 루나는 여태 보여줬던 토비의 행동을 상기했고, 곧 전부 이해했다.

하긴 동정심 만으로 함께 하기에는 지나치게 험한 여정이었다.

루나는 털 달린 수탐자를 보며 조금은 냉소적인 웃음을 머금었다.


"우리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조합이었군."


루나가 주전자를 들어 찻잔을 두 번째로 채웠을 때, 문득 숲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루나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작은 여자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숲의 가장 어두운 부분에서 불쑥 나타났다.

그녀는 큰 나무 뒤 편에서 모닥불 근처를 훔쳐보고 있었다.

순간 그녀와 루나의 눈이 마주쳤다. 짧은 응시. 아이는 머뭇대는 기색도 없이 숲에서 걸어 나왔다.

루나는 자신의 옆으로 걸어오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일반적인 시각에 비추어 보자면 소녀의 차림새는 특이한 편이었다.

그녀는 괴상한 무늬가 그려진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천으로 허리 부분을 바짝 졸라 매고 있었다. 원피스의 밑단 역시 짧았던 탓에 소녀의 허벅지가 드러났다. 그녀는 지나치게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루나의 바로 앞까지 걸어온 소녀는 싱긋 웃으며 그루터기에 걸터 앉았다.

새까만 눈으로 루나를 쳐다보던 소녀는 마지막에 가서 토비 쪽을 바라보았다.


"참 응큼한 아돌프네.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지? 저런 꿍꿍이를 가지고 있었으면서 여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언니 옆을 졸졸 따라다니다니. 그나저나 이 아돌프는 방랑 속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숲을 태우고, 자기보다 낮은 인간을 업신여기고,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인간들을 보면서?"


마치 토비를 잘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로 그녀는 말했다. 루나는 그 내용에 동의했지만 대답하지는 않았다. 소녀 역시 딱히 대답을 기대하고 있던 건 아닌 듯했다.

두 여자는 잠시 말없이 그루터기 위에 앉은 채 모닥불을 바라봤다. 그루터기의 높이는 루나에겐 적당했지만 그녀에게는 조금 높았던 탓에 아이의 다리는 허공에 붕 떠 있었다.

소녀는 명백히 심심하다는 얼굴로 할 일 없이 다리를 앞 뒤로 휘젓기 시작했다. 그녀는 장난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목적을 두는 일에 의미가 없다니 정말 바보 같은 얘기 아냐? 목적 없는 삶을 산다는 것 자체도 결국 하나의 목적이 되는 일인데 말야. 게다가 모든 사람들은 이미 확고한 인생의 목적 하나를 가지고 태어나잖아?"


루나는 그녀가 떠드는 것을 계속해서 듣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루나는 일축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루나가 리버 쪽으로 향하자 소녀가 통나무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얼른 따라 나섰다.

루나는 리버의 머리맡에 앉았다. 그리고 길버트와 토비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리버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 놓았다. 따라온 소녀는 그 옆에서 옅게 웃으며 루나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소녀가 다시 조잘거렸다.


"살아가는 것 말야. 그게 진정한 목적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목적이겠어? 살아간다는 목적은 어느 경우에나 진정한 목적이 될 수 있지. 하지만 이 목적의 경우 필연적으로 비참함을 수반하긴 해. 살아가기 위해선 끊임없이 투쟁해야 하니까. 살기 위한 투쟁 말야. 그 투쟁 속에는 물론 많은 수단이 나타나겠지. 저기 아돌프 친구의 말처럼. 그렇지만 그건 수단이 아니라 부산물 같은 것들이 아닐까?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찌꺼기 같은 것 말이지. 예를 들어 도덕, 찻숟가락, 통나무집, 연민, 배려, 동정, 튜닉, 말 먹이, 카펫, 양심, 법과 황제, 마차와 마부, 증오, 남부와 북부, 배설물, 감자 스튜, 복수, 화장법, 램프, 의리. 그리고 무녀와 성물 같은 것들 말이야."


마지막 대목에서 루나는 고개를 들어 소녀를 응시했다. 눈이 마주치자 소녀는 꺄르르 웃으며 도망치는 시늉을 했다. 물론 루나가 벌떡 일어나서 쫓아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루나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소녀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나비 몇 마리가 소녀가 달리며 일으킨 바람에 몸을 휘청였다.

소녀는 그게 재밌는 놀이라도 되는 것처럼 몇 번이나 나비 주위로 팔을 휘둘렀다.

짧은 시간 동안 빛의 윤무가 이어졌다. 하지만 소녀는 곧 시들해진 것 같았다. 이윽고 소녀는 다시 루나의 근처로 다가왔다.

소녀는 혼날 것을 각오한 어린 아이들 특유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루나는 아이의 머리를 쥐어 박지는 않았다. 루나는 회오 섞인 눈빛을 아이에게 한 번 보낼 뿐이었다. 소녀는 혼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얼굴로 배시시 웃었다.

그 모든 것들은 어떻게 보더라도 작위적인 몸짓이었다. 소녀는 리버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번에는 이 아이야? 언니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 아이구나. 아마 언니도 느꼈겠지? 아아,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마. 언니는 여자잖아. 스스로를 속이는 일 만큼 의미 없는 일은 없어. 사랑 받고 싶으면 그렇다고 말하면 되는 것 아냐? 그게 여자들의 특권이지. 그리고 남자들은 내심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결코 거부할 수 없는 법이고. 게다가 내가 보기에 둘은 꽤 잘 어울리는 한쌍인걸."


루나는 시선을 내리 깔았다. 저 조잘거림을 더 듣고 있는 것보다는 마지막 남은 일을 처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리버는 입을 벌린 채 평온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루나는 그 이마에 손을 올려 놓았다.

순간 루나의 손 위에 작고 하얀 손 하나가 더 얹혔다. 아이의 손이었다.

루나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손등에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끼면서.



***



깊은 밤이었고, 그나마 달빛조차 잘 들지 않는 뒷골목에서 에이튜는 수염을 거창하게 내리 쓸었다.

짧은 팔 탓에 고개를 웬만큼 숙이지 않으면 힘든 동작이었지만, 그럼에도 에이튜는 꼼꼼하게 수염을 다듬었다.

일반적으로 무스들이 수염을 다듬는 이유는 단순히 멋을 위해서다.

하지만 에이튜는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는 뒷골목에서 자신을 치장할 만큼 에이튜는 멋에 도취된 무스가 아니었다.


에이튜가 수염을 가다듬고 있던 것은 지극히 실용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무스들의 길고 투명한 수염은 인간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장님이 들고 있는 수십 개의 지팡이라고 할 수 있다.

골목은 어두웠고 지형지물도 복잡했다. 그 어둠 속에서 움직이자면 긴 수염으로 주변의 지형지물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어두워서 넘어지거나 어딘가에 부딪히는 것쯤이야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기분의 문제다.

넘어졌을 때 크게 다치지 않는다고 해서 굳이 귀마개와 안대를 찬 상태로 걸어 다닐 필요는 없다.


잠시 후 에이튜는 수염에 묻은 것들을 전부 씻어냈다. 그러자 주변의 지형과 바람의 방향 같은 것들이 방금 전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느껴졌다.

에이튜는 세수를 시작했다. 에이튜는 고개를 잔뜩 숙이고, 귀부터 주둥이까지 길게 쓸어 내렸다. 오물과 함께 약간의 피, 그리고 다량의 털이 손톱 사이로 솎아져 나왔다.

에이튜는 무심한 손길로 그것들을 바닥에 떨쳐버렸다.


그런 식의 행동에 세수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당연히 인간이다. 무스들은 그 행위에 어떤 명명도 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무스들이 수염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배려에 가깝다. 수염이 더러우면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에이튜가 몸을 단정히 한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였다. 아무튼 시궁창은 인간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극히 더러운 곳이며, 에이튜의 몸 역시 더러웠다. 에이튜는 혹시 마주칠 영지민들이 놀라 자빠지는 일이 없도록 얼굴을 씻었다.


사실 에이튜는 그 골목에서 인간을 마주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곳이 더러운 것들의 성지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지금 골목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있다는 이유가 더 클 것이다.

만에 관한 미신은 어느 종족에게나 내려져 오지만, 특히 인간들 중에는 철썩 같이 믿는 부류가 많은 편이다. 그러니 오늘 같은 밤에 인간들이 밖으로 나다닐 리가 없었다.


에이튜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하늘에는 두 번째 만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것이 타오르는 마지막 날이어서 그렇게까지 붉지는 않아 보였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짙어진 만의 색을 보며 에이튜는 새삼 시간의 경과를 체감했다.

이제 두 번째 만이 끝났고, 영역다툼 또한 완전히 끝났다.

첫 번째 만이 시작될 때 즈음에 시작된 이번 영역다툼은 꽤나 짧고 싱겁게 끝났다. 그 덕에 소모된 생명과 자원이 많지 않았고, 지하의 무스들은 더욱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튜는 붉은 빛으로 몸을 씻으며 걸었다.

목적은 불분명했지만 그저 걷고 싶은 기분이었다.

뒷골목을 배회하며 에이튜는 이번 영역다툼에 참여했던 무스들의 이름을 되새겼다.

매로튜. 가리튜. 배튜. 그들의 무수히 많은 가족들. 그리고 막튜.

에이튜는 주요한 인물들의 이름이야 금방 떠올랐지만 도저히 그들이 거느리고 있는 가족들의 이름까지는 꿰지 못했다.

그 이름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던 에이튜는 가장 마지막에 떠오른 이름에 주목했다.

막튜는 가장 어린 무스였으며 당연히 어린 만큼 가족들의 수도 확연히 적었다. 하지만 에이튜는 거의 본능적으로 다음 번에 있을 영역다툼에서는 막튜가 가장 큰 적이 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막튜는 가족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무스였고, 동시에 무엇이 무스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지 아는 훌륭한 무스였다. 훌륭한 무스 옆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가족이 생기기 마련이다.

에이튜는 한참 동안 자신의 가족, 다음 영역다툼이 벌어질 시기, 시궁창 밑의 권력 구도 등을 정리하며 골목을 걸었다.


몇 개의 모퉁이를 지난 후 에이튜가 문득 자리에 멈춰 섰다.

에이튜는 눈을 가늘게 떴다. 골목의 어느 한 지점에 어떤 작은 형체가 있었다.

작은 인간이었다.

곧 에이튜는 그 작은 인간의 얼굴 앞 허공에서 붉은 빛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이튜는 그 이상한 모습에 고개를 한 번 갸웃거렸다.


잠시 후에야 에이튜는 자신이 본 장면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허공에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단검이었다. 단검의 날이 만의 붉은 빛을 반사 시키고 있었다.

주변 건물 탓에 짙은 그림자가 교묘하게 가리고 있어서 그 단검이 공중에 떠 있다고 착각했지만, 단검은 제대로 주인의 손에 들려 있었다.

작은 남자 아이는 단검을 거꾸로 든 채 얼굴 앞에 치켜 들고 있었다.


에이튜는 고개를 내저으며 소년에게 다가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에이튜는 단검이 지나치게 잘 벼려져 있다는 사실과, 그 단검을 쥐고 있는 어린 남자아이가 지독하게도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에이튜는 자신이 보고 있는 장면에 대해 어떤 해석이나 판단을 내려야 할지 망설였다.

상식이라는 말은, 그 앞에 '각 종족의'라는 수식이 숨어 있다.

실제로 에이튜는 인간의 행동을 섣불리 해석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셀 수 없이 많았다.

다만 그럼에도 에이튜는 나이가 많은 무스였고, 또 폴 영지의 지하에서 오래 생활한 무스였다. 소년의 행동을 해석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에이튜는 소년 앞으로 한발자국 더 다가갔다. 에이튜는 한숨을 내쉬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물건의 사용법을 잘 모르겠거든 사용하기 전에 일단 부모님에게 물어보도록 해라. 별로 창피해 할 건 없다. 얼핏 보면 그건 큼지막한 이쑤시개랑 비슷하게 생겼으니까, 착각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하지만 그건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야. 잘못 사용했다간 꽤 아픈 꼴을 보게 될 테니 그냥 내려놔라."


단검을 들고 있던 소년이 에이튜를 직시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간농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6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3) 24.01.04 9 0 13쪽
105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2) 24.01.04 8 0 13쪽
104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1) 24.01.03 10 0 17쪽
103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0) 24.01.01 8 0 15쪽
102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9) 24.01.01 7 0 17쪽
101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8) 23.12.31 7 0 13쪽
100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7) 23.12.31 6 0 12쪽
99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6) 23.12.29 7 0 13쪽
98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5) 23.12.28 10 0 13쪽
97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4) 23.12.26 8 0 13쪽
96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3) 23.12.25 11 0 15쪽
95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2) 23.12.25 8 0 12쪽
94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23.12.24 11 0 13쪽
93 행마 (13) 23.12.21 13 0 12쪽
92 행마 (12) 23.12.19 9 0 12쪽
91 행마 (11) 23.12.19 10 0 13쪽
90 행마 (10) 23.12.17 9 0 15쪽
89 행마 (9) 23.12.15 13 0 11쪽
88 행마 (8) 23.12.13 11 0 12쪽
87 행마 (7) 23.12.13 11 0 14쪽
86 행마 (6) 23.12.13 9 0 11쪽
85 행마 (5) 23.12.11 11 0 15쪽
84 행마 (4) 23.12.09 15 0 15쪽
83 행마 (3) 23.12.08 15 1 13쪽
82 행마 (2) 23.12.08 13 1 11쪽
81 행마 23.12.07 16 1 11쪽
80 다면기 (13) +1 23.12.07 18 1 14쪽
79 다면기 (12) 23.10.03 22 3 12쪽
78 다면기 (11) 23.10.03 22 2 10쪽
77 다면기 (10) 23.10.03 22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