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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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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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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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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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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다면기 (13)

DUMMY

마르코는 저택의 문을 열고 정중한 손동작으로 안을 지시했다.


"들어가시죠. 렌카님."


마르코의 옆에 있던 렌카가 미심쩍은 눈빛으로 문 안 쪽을 기웃대며 확인했다.

안 쪽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렌카는 코를 벌름거렸고, 또 그 큰 귀를 몇 번이나 쫑긋거렸다.

마르코는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며 다시 한번 자상하게 말했다.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평범한 저택이니까요."


"킁, 딱히 의심한 건 아니야."


콧바람을 한 번 뿜은 뒤 렌카는 귀를 접으며 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나란히 복도를 걸었다.

긴 복도를 걸어가면서도 렌카는 계속해서 저택의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하지만 마르코의 말처럼 특기할 만한 사항은 딱히 없었으므로 곧 관심이 식은 듯했다.

마르코가 그 호기심 가득한 모습에 싱긋 웃으며 말했다.


"혹시 상상했던 것과는 다릅니까?"


갑자기 말을 걸어서인지 렌카의 귀가 순간 위로 솟아 올랐다.

곧바로 다시 귀를 접은 렌카가 복도를 둘러보며 대꾸했다.


"뭐 도둑놈들의 소굴이라고 하길래 나는 좀 더 으스스한 곳을 상상하긴 했지. 그런데 너희들의 아지트는 영지의 골목 깊숙한 곳에 있는 술집들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군."


"아, 물론 그곳도 저희들이 관리하고 있긴 합니다. 실제로 콜텐의 깊숙한 골목에 있는 허름한 술집들은 대부분 저희 건물이지요. 하지만 딱히 중요한 건물들은 아닙니다. 뭐랄까요, 그것들은 그저 마스터의 지론에 의거해 지어진 것들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마스터라면 말콤을 말하는 것이겠군. 그런데 도둑놈들에게 어떤 고상한 철학이 있다는 거지?"


렌카는 시종일관 거침없는 투로 말하고 있었다.

마르코는 그 사실을 지적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관뒀다.

쿠니에게 인간들의 예의를 강요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렌카는 길드에서 초빙한 귀중한 손님이었다.

그렇다면 예의를 차려야 하는 것은 자신 쪽이었다.

마르코는 정중하게 설명했다.


"이건 마스터의 지론이자 정보 길드의 운영 방침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은밀함이야말로 정보를 더 값지게 만든다'는 것이죠."


"은밀함이라고? 그래서 일부러 뒷골목을 찾아 들어간 건가? 그런데 그것이 어째서 정보를 더 값지게 만든다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음... 설명하자면 복잡할 것 같습니다만, 이해하기 쉽도록 이런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예컨대 '옆집 처녀가 동시에 두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쳐 보겠습니다. 만약 이 정보를 벌건 대낮에, 그것도 광장 한 가운데서 큰 소리로 외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야 그 처녀가 부끄러워하겠지. 너희들은 한 남자가 한 여자밖에 만날 수 없는 것 아니냐?"


마르코는 잠시 동안 벙찐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예상하고 있었던 거의 모든 답변들과 한참이나 어긋난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마르코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말없이 복도를 한참이나 더 걸었다.

잠시 뒤에 마르코는 렌카를 5세 정도의 어린아이로 생각하고 설명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실제 나이를 보자면 렌카는 청년은 커녕 노년기에 접어든 쿠니였다.

그렇지만 도둑의 개념을 곧이곧대로 설명하자면 쿠니에겐 너무 어려울 것 같았다.

마르코는 지극히 친절한 태도로 말했다.


"아 예... 물론 소문이 퍼지면 당사자인 처녀는 부끄러워 할 겁니다. 그렇게 소리친 녀석은 돌팔매질 당해야 싼 놈일 테구요. 다만 여기서 다루고 있는 것은 정보의 내용이 아니라 정보 그 자체입니다. 그러니 순수하게 정보의 값어치만 놓고 얘기해야겠지요."


렌카의 귀가 쉴 새 없이 위 아래로 퍼덕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르코는 렌카가 이해할 시간을 조금 주기로 했다.

마침내 렌카의 귀가 다시 축 가라앉았다.

마르코는 설명을 이었다.


"우선 이 사실을 먼저 짚고갈 필요가 있겠군요. 정보라는 것은 대개 은밀하지 않으면 값어치가 떨어지는 요상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금 전 예시도 그렇지요. 처녀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광장에서 떠들면, 광장의 모든 사람들이 그 정보를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든 사람이 알게 되는 순간, 정보의 값어치는 전부 사라져버립니다."


"음,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한데."


"그럼 이렇게 말해보죠. 쿠니들은 대개 식물에 대해 아주 박식합니다. 맞습니까?"


"그야 당연한 사실이지."


"맞습니다. 그리고 바로 당연하기에 그 정보는 값어치가 없어지는 것이죠. 쿠니들이 식물학에 능통하다는 것은, 대륙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잖습니까. 그러니 그 정보는 대륙의 누구에게도 팔 수 없는, 그야말로 값어치가 조금도 없는 정보가 되는 겁니다."


"좋아 이해했어. 계속 설명해 봐."


"그럼 이번엔 완전히 반대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그 정보를 주변의 아는 사람 몇몇에게만 은밀하게 풀어놓는 경우 말입니다."


렌카의 귀가 조금 전보다 더 격렬하게 파닥거렸다.

잠시 뒤 렌카가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했다.


"값어치가 올라가겠군?"


"그렇지요. 대개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이제 아셨겠지요. 보통 정보라는 것은 은밀하면 은밀할수록, 그러니까 알고 있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값어치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보 길드의 건물을 그런 구석진 골목 사이에 세운 거고?"


"정확합니다. 발설하면 할수록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이라면, 아무튼 저희 입장에서는 정보 제공자가 주변에 그 정보를 퍼뜨리지 못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경우 술집의 구석진 위치는 일종의 낮은 울타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죠."


"낮은 울타리?"


"예, 낮은 울타리는 말 그대로 낮기 때문에 휙 넘어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울타리가 둘러져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것을 넘어선 안될 것 같은 기분을 주곤 하잖습니까?"


쉬운 비유였기에 렌카가 이번에는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코는 계속 설명했다.


"저희들의 술집도 그런 울타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겁니다. 가령 사람들은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자신들이 가진 정보가 '후미진 곳에 있는 정보 길드에 일부러 찾아가서 말할 정도의 은밀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뭐, 사실 그런 느낌을 받더라도 결국 정보가 퍼지기야 합니다만... 그래도 사람들이 잔뜩 오가는 시가지에 건물이 있는 것보다는 훨씬 적게 유출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군."


렌카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그런 렌카를 보는 마르코도 만족감을 느꼈다.

그 뒤에는 별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

두 사람은 복도를 걷고 계단을 몇 번 타고 올라가길 반복했다.

렌카가 슬슬 걷는 것이 질린다고 생각했을 때 즈음에, 마르코가 멈춰 섰다.


"도착했습니다."


마르코가 멈춘 곳은 어느 방문 앞이었다.

렌카는 그 방 안에 도둑놈들이 자신을 불러낸 목적이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마르코가 방문을 열기 위해 손을 들어 올렸을 때, 렌카가 왠지 모를 다급한 어조로 질문했다.


"잠깐만, 나보다 먼저 온 두 명도 지금 이 안에 있는 거냐?"


"그렇습니다."


"음."


문 앞에 서서 렌카는 저 방문이 열리고 난 뒤의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그 상상은 렌카를 다분히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만약 이 시점에 누군가 렌카의 마음속을 들여다 봤다면 아마 황당함을 느꼈을 것이다.

지금 렌카는 방 안에 두 명의 쿠니가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에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렌카 역시 자신이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어처구니없는 느낌을 받고 있기도 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면 렌카가 긴장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마르코의 말 대로라면 저 방안에 있는 것은 두 명의 쿠니다.

첫만남이라곤하지만 어쨌든 같은 종족이다.

당연히 렌카가 긴장할 필요는 없다.


'젠장할. 자기 소개를 어떻게 하는 거였지?'


하지만 이 경우엔 렌카가 여지껏 살아왔던 환경이 문제였다.

렌카는 종교전쟁 직후부터 쭉 콜텐 옆의 숲에서 생활해왔다.

당연한 얘기지만 쿠니는 숲의 종족이며, 인간들과 어울려 사는 쿠니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것은 바꿔 말하자면 인간들과 가장 가까운 쿠니는, 필연적으로 동족들과 가장 먼 쿠니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렌카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쿠니를 본 것이 몇 해나 지났는지 떠올리려 애썼다.

아쉽게도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에 렌카는 자신의 상태를 겸허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이제와선 새로운 인간을 만나는 것보다, 새로운 쿠니를 만나는 쪽이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렌카는 긴장을 풀기 위해 의도적으로 마르코에게 사무적인 질문을 건넸다.


"들어가기 전에 다시 확인하겠는데, 너희 말대로면 식물의 성분을 밝혀내기만 하면 된다는 거지?"


마르코는 왠지 모르게 방에 들어가길 주저하고 있는 렌카의 모습에 약간 의문을 느끼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아, 계시는 동안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 말해주십쇼.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물심양면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필요한 일이 생기면 부르도록 하지. 그런데 이상한 일이군, 두 명이나 되는 쿠니가 있는데 식물의 정체를 밝히지도 못하고 있다니."


"저야 식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뭐라 말할 수 없겠습니다. 아무튼 먼저 오셨던 두 분은 꽤 난항에 빠지신 것 같더군요."


렌카는 그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야 인간들이 모르는 것이야 당연하다.

인간들은 보통 자신들이 먹을 수 있는 식물 외엔 정말 멍청하다고 할 만큼 무지하니까.

실제로 렌카는 콜텐 근처 숲에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인간들이 우산풀과 삿갓풀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이야 그렇다 쳐도 쿠니들이 식물을 밝혀내지 못하는 건 이상하다.


생각의 그 지점에서 렌카는 갑자기 학구열이나 탐구욕이라 불러야 할 감정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두 명의 쿠니가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식물은 새로운 종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도둑놈들은 성분을 밝혀내기만 하면, 몇 년 동안 자신의 연구를 전적으로 지원해 주기로 약속했다.

연구에 필요한 물품들은 많으며, 넓은 집이나 실험실도 따로 필요하다.


물론 도둑들의 지원 목록에는 그 외에 다른 주목할만한 것들도 있었다.

질 좋은 민트나 완두, 혹은 청경채나 계절에 걸 맞는 각종 신선한 채소들이 그것이다.

고작 식물의 성분을 파악하는 것 만으로 전부 받기에는 과분할 정도로 훌륭한 보상이었다.

방문 앞에서 생각에 잠겨 있던 렌카가 이내 뭔가 결심한 얼굴로 말했다.


"좋아, 내가 금방 밝혀줄 테니 보수나 확실히 준비해 두라구. 빠르면 몇 분 만에 밝혀낼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자신감이 넘치시는군요.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보수는 절대 섭섭하지 않게 준비해 두겠습니다."


마르코가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자마자 두 명의 쿠니가 연초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연초를 피던 쿠니들이 몽롱한 표정으로 마르코와 렌카가 서 있는 문 쪽을 바라보았다.

렌카는 약간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두 쿠니를 관찰했다.

두 쿠니들은 몸집에 비해 귀가 작았고, 또 코와 귓속이 선명한 분홍색을 띄고 있었다.

척 보기에도 아직 나이가 얼마 차지도 않은 어린 쿠니들이었다.

렌카는 관찰을 끝마쳤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의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이 귀를 쫑긋 세운 채 사납게 소리쳤다.


"뭘 피우고 있는 거냐 이 어린 녀석들이!"


렌카는 성큼성큼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이어서 어린 쿠니들이 피고 있던 연초를 잡아 챘다.

물론 여기서 성큼성큼이라는 표현은 다른 종족이 기술할 때 아장아장이라 적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렌카는 쿠니들에게 빼앗아 든 연초를 마르코 앞에 내밀며 말했다.


"너희들이 분석하라는 것이 설마 이 니코티아나냐?"


"...그렇습니다만?"


"이런 멍청한 놈들 같으니...! 니코티아나는 당연히 담뱃잎으로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


마르코는 대답하지 않고 빤히 렌카를 바라보았다.

씩씩대던 렌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마르코의 표정이 '직접 확인해보시죠'에 해당하는 표정임을 알 수 있었다.

이윽고 렌카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연초를 자신의 코 앞에 들이댔다.

이어서 학구열 넘치는 킁킁거림이 잠시 이어졌다.

그 후에 아리송하다는 표정으로 바뀐 렌카가 어떤 작업에 착수했다.

렌카는 테이블 위에 연초를 내려 놓았다.

그러고선 연초를 분해하고, 태워보고, 손 끝으로 비벼보고, 물에 넣어보고, 빻아보고, 심지어 마지막 쯤엔 핥아보기까지 했다.


한편 바로 옆에서 마르코는 기대감을 잔뜩 품고 렌카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런 식으로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지만, 아무튼 렌카의 모든 행위들은 굉장한 집중력을 토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콜텐에서 수소문한 바로는 렌카는 쿠니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학자였다.

그래서 마르코는 어쩌면 방문 앞에서 렌카가 자신 있게 말한 것처럼, 이 자리에서 곧바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한참이나 연초를 고문하던 렌카가 어느 순간 마르코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연초를 분석하기 시작한 지 채 삼십 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마르코는 기대감을 숨기지 못한 채 질문했다.


"설마... 벌써 알아내신 겁니까?"


렌카는 더없이 진중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연초와 마르코를 한 번 번갈아 본 후에 대답했다.


"아니, 전혀 모르겠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3 개선문1946
    작성일
    24.06.22 12:43
    No. 1

    1.
    학구열과 탐구열로 불러야 할 감정들이 샘솟는 걸 느꼈다'
    -> 학구열과 탐구열이 샘 솟았다.

    윗 예시처럼 모든 글에 힘을 주려고 하다 보니
    어색한 번역투와
    매 문장마다 불필요한 군살이 너무 많습니다.
    하여 글 호흡의 템포와 다이나믹이 없다시피 합니다.
    만연체도 비스무리도 아닐 뿐더러
    행여 만연체 서술일 수록 호흡조절이 생명인데..
    그러다보니 이야기의 재미를 떠나
    전개 흐름이 마치 동요나 군가 같이
    다소 심심 밋밋합니다.
    아무리 프로 편집장들이 없는 아마추어 글쓰기라 하여도.
    습관이 더 고착되기전에
    3자의 피드백들이 절실해 보입니다.

    2.
    어린아이, 노병, 상인, 폐태자, 도둑, 종교인,이종족 등.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엇비슷한 수준의
    다변가(달변 아님)들 입니다.
    전개에 너무 불필요한 개념의 확장, 정의, 철학(...) 등을
    강의 수준의 호흡으로 문장들을 쏟아내는데.
    상황과 캐릭터 설정에 근거한 대사가 아닌
    그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읊어주는
    아바타 같은 느낌입니다.
    심지어 문답의 형태조차 거의 흡사하고
    (A : 예시와 가정을 동반한 미괄식 장문 설명
    B : 짧은 반응과 수능 )
    더군더나 그 내용조차 깊이나 신선함이 떨어지니
    자연히 글이 늘어지고 재미가 없어지네요.

    3.
    진행 방식이나 인물, 설정, 장치등
    거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이영도'의 그림자가 너무 짙습니다.
    (DR, 폴라리스, 눈마새)
    차라리 설정을 차용하거나 가져오는 형태였으면
    (데뷔작 DR의 세계관 처럼) 무난하게 읽혔을 터이나
    수십년 타자의 작품들을 가까이 했던 독자들이라면
    반가움 보단 위화감과 씁쓸함이 더 들 것 같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화 부터 마지막 장까지
    꾸준히 읽을 생각입니다.
    작가님이 이 글에 쏟은 애정이
    곳곳마다 듬뿍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본디 완결 후에 긴 감상글을 남기고자 마음 먹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참지 못하고
    짧은 단상을 남깁니다.

    아무쪼록 끝까지 건승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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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5) 23.12.28 10 0 13쪽
97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4) 23.12.26 8 0 13쪽
96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3) 23.12.25 11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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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행마 (4) 23.12.09 15 0 15쪽
83 행마 (3) 23.12.08 15 1 13쪽
82 행마 (2) 23.12.08 1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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