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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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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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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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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마 (7)

DUMMY

"제가 확실히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들이 기적이나 권능이라 부르는 것은 결국 신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는 말이십니까?"


"정확해."


"하지만 그렇다면 이상합니다. 수도원의 많은 추기경 분들은 권능을 다루지 못하시지 않습니까. 저는 그 분들이 신에 대한 믿음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그 분들은 추기경이잖습니까."


스니블은 빙그레 웃었다.

그것은 적절한 지적이었고, 동시에 스니블이 항상 수도원의 추기경들을 경멸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스니블은 시노드가 열릴 때마다 보았던 수 많은 추기경들을 떠올렸다.

단지 대주교와 동문이라는 사실로 추기경에 오른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바로 그런 자들이 북부의 눈과 귀와 손을 맡고 있었다.

스니블은 떠오른 늙은이들의 얼굴에 약간의 분노를 느끼며 설명했다.


"그들도 믿음이야 있겠지. 하지만 더글라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믿는다는 행위는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요구해. 단순히 한 타인을 온전히 믿기도 어려워. 그런데 신이 우리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걸 믿어야 한다고 생각해 봐. 감히 말하자면 나는 그것이 세상의 어떤 행위보다 어렵다고 하겠어. 어쩌면 이 권능이 바로 그래서 믿음에 기인하는 걸지도 몰라. 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구, 신이 뭐하러 자신을 믿지도 않는 자에게 권능 같은 걸 선사하겠어?"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믿는다는 것이 그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까."


"진실로 어려운 일이야. 이해하기 쉽도록 이런 질문을 해 보겠어. 만약 이 자리에서 내가 너를 죽인다면, 너는 어떤 생각을 하겠어?"


더글라스는 이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제가 죽을 만큼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스니블은 벙찐 얼굴로 더글라스를 바라보았다.

조금도 상정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스니블이 말을 멈추자 더글라스가 의아하다는 듯 스니블을 쳐다보았다.

스니블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내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더글라스가 멋쩍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재치 있는 답변을 바라시는 건 알겠지만, 그건 제게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됐다. 네 성격을 바꾸는 것보다 내가 대주교가 되는 편이 더 빠를 것 같으니까. 보통의 인간이라면 말야, 당연히 자신을 죽인 상대를 원망하게 되겠지. 만약 그 상대가 자신을 죽인 후에도 멀쩡히 살아갈 것 같으면, 그야 더더욱 원망스러울 테고."


"그렇군요."


더글라스는 그런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스니블은 잠시 동안 다시 말문이 막혔다.

옆에서 여태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스칼이 참지 못하고 낄낄대며 웃었다.

왠지 모르게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받으며 스니블은 마저 설명했다.


"네 감정이야 어쨌든, 우리가 신을 믿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런 점에 있어. 종교전쟁을 한 번 떠올려봐. 남부는 그 당시 북부에 무수히 많은 미망인들과 고아를 만들어냈지. 하지만 지금 남부는 어떻지?"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맞아, 그건 억울하고 불합리한 일이지. 만약 신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면 남부는 벌을 받았어야 해. 그렇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지. 그래서 우린 그럴 때마다 믿음을 잃어. 아, 신이 나를 사랑하시지 않는구나 하고 말이야. 그런데 여기서 믿음을 잃은 인간들이 잊고 있는 중요한 사실 한 가지가 있지."


"무엇입니까."


"신은 고아를 양산하는 남부인들도 사랑하고 계시다는 거지."


더글라스는 생각에 빠졌다.

스니블은 훌륭한 사제에게 기꺼이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어느새 꽤 늦은 시각이 됐다.

이글루 천장의 벌어진 틈새로 어둠이 깔리는 것이 보였다.

하늘빛을 머금어 채도 옅은 푸른색을 띄던 눈 역시 점점 태양을 모사하기 시작했다.

스칼이 하품을 하며 드러누웠다.

밤이 긴 계절이어서 스니블은 잠들기 전까지 읽을 책을 꺼냈다.

스니블이 책장을 몇 페이지나 넘긴 후에야 더글라스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신께서 인간을 사랑하신다는 말은, 그러니까 취미 삼아 타인의 심장에 구멍을 내는 자들마저 사랑하신다는 말이군요. 그리고 진정한 믿음이란 그것조차 믿는 것이군요. 그런데 그렇다면 스칼님 께서는..."


더글라스가 스칼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바닥에 누운 채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던 스칼이 의아한 얼굴로 대답했다.


"응? 나?"


"스칼님은 믿으시기에 기적을 행하실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스칼님은 누군가 당신을 해하려 할 때, 그것을 신의 뜻이라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무슨 소리야? 그런 망할 놈이 있다면, 당연히 내가 죽기 전에 그 놈을 먼저 죽여버려야지."


더글라스가 곧바로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뀌었다.

조금 전과 반대로 이번에는 스니블 쪽에서 킬킬 대는 웃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곧 스칼이 가상의 상대를 칼로 찌르는 동작을 취했다.

호쾌한 동작이었다.


"어느 쪽이 죽든 신의 뜻이라면 굳이 내가 죽을 필요는 없잖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더글라스. 그래, 신을 믿으면 오히려 인생은 단순해져. 스스로가 하는 행동이 전부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턴 어떤 일에 대해서도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어진다고. 내가 코흘리개를 죽이든 임산부를 죽이든, 그건 전부 신의 뜻이니까 말이야."


"...스칼님의 대답을 들으니 더욱 알 수 없어졌습니다. 어느 쪽이 어느 쪽을 죽이던 결과가 똑같다면, 게다가 그것들이 본인의 의지라면... 그냥 살아가는 것과 믿으며 살아가는 것의 차이가 전혀 없지 않습니까."


더글라스는 이제 누가 봐도 혼란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 불쌍한 사제는 종당에 혼자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스니블은 깊게 웃으며 순박한 사제의 의문을 해결해주기로 했다.


"틀린 말은 아니야. 겉으로 보기에 두 경우는 차이가 없어. 왜냐하면 신은 우리에게 지시하지 않거든. 어떤 식으로 살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무엇이 옳은 삶인지 제시해주지도 않아. 그게 본질이야. 그리고 그 본질의 실체가 없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의심하지.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신앙심이 옅어지는 것도 그런 이유야.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믿기보단 해석하려 하거든. 하지만 더글라스, 우리는 세상을 해석하려 해선 안돼. 그야말로 온전히 믿어야 하지."


"두 분께선, 온전히 믿고 계시는 겁니까."


"물론이지. 나와 스칼은 언제나 믿고 있어. 이 세상이 꼭 우리의 뜻대로 흘러갈 거라고 말이지."


그때 스칼이 크게 하품하며 끼어들었다.


"지루한 얘기는 그만하고 이제 자 두는 게 좋지 않겠어? 내일도 갈 길이 멀다고."


스니블은 그 말에 동의하며 책을 덮었다.

혹여 지붕이 눈에 덮여버리면 질식할 수도 있으므로 더글라스는 불침번을 섰다.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간헐적으로 이글루 안으로 들어오는 눈송이는 점점 더 굵어지고 있었다.

스니블과 스칼은 얌전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더글라스는 모닥불을 바라보며 자신의 신앙심을 몇 번이고 되새김질 해야 했다.



*



파스토르는 북부의 가장 고명한 방에 앉아 있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심리 상태였고, 그래서 파스토르는 가만히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스토르는 자신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긴장의 이유는 명백한 것 같았다.

파스토르는 이제 곧 찾아올 낯선 손님을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였다.

순간 파스토르는 헛웃음이 새어 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찾아올 손님이 상대하기 껄끄러운 것은 인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무튼 파스토르는 대주교가 된 이후로 긴장감을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다.

대주교라는 직책은 어떤 사람과 접견할 때 긴장을 느낄만한 위치는 아니다.

그럼에도 파스토르의 긴장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때 문이 열렸다.

기다리던 손님의 방문에 파스토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북부의 두개골 안으로 들어온 것은 한 쿠니였다.

파스토르는 키가 큰 편이었고, 그래서 그 쿠니의 눈높이는 고작해야 파스토르의 허리 근처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파스토르는 허리를 굽히거나, 혹은 무릎을 굽힌 채 인사를 건네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이내 자신이 손님을 앞에 두고 멀뚱히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스토르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이곳까지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미오님."


아직 상대방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파스토르는 일단 존대했다.

미오는 뚜벅뚜벅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러고선 그대로 파스토르의 맞은 편에 앉았다.

파스토르도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의자는 두 사람의 신장을 고려해 미오 쪽은 조금 높게, 파스토르 쪽은 조금 낮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래서 눈높이가 얼추 맞았다.

미오는 무심한 얼굴로 파스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날 여기까지 불러낸 용건은 뭐지?"


미오는 하대했다.

물론 파스토르는 그 사실에 대해 화가 나지는 않았다.

화낼 이유가 없다.

눈 앞의 쿠니는 파스토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인간들과 어울려 살았다.

대신 파스토르는 미오의 태도가 혹시 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일종의 기술이 아닐까 잠시 의심하기는 했다.

상대방을 하대하거나, 혹은 화나게 하는 것은 대화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기본적인 처세술이다.

하지만 미오를 관찰한 파스토르는 그런 것은 아니라 단정했다.

그녀의 행동거지와 눈빛은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하긴,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어낼 방법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미오는 쿠니였고, 솔직히 말해서 파스토르는 쿠니의 표정에 전혀 익숙치 못했다.

파스토르가 말했다.


"사업의 경과를 알고 싶어서 여기까지 미오님을 불러냈습니다. 스니블과 스칼이 전부 떠나버린 바람에 제게 보고를 올릴 사람이 없더군요. 제가 찾아가야 마땅하겠지만... 인간이란 고작 이 정도의 나이에도 거동이 힘듭니다. 아무쪼록 이 점은 이해해주시면 감사겠습니다."


파스토르는 최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로 말했다.

파스토르는 이 노회한 쿠니의 눈에 어쩌면 자신이 어린아이처럼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다만 조금 전과 같은 이유로 미오의 모습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미오는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했다.


"...고작 그런 이유로 불러낸 것이라면, 앞으론 말 잘 듣는 네 부하 한 명을 보내도록 해. 그리고 생산량은 아주 충분해. 오늘부터 남부의 모든 인간들이 피워 대도 충당할 수 있을 정도야."


파스토르는 일단 안심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의심했다.


"사실 미오님을 여기까지 부른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혹시 모를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우선 제가 약학에 박식한 편이 아니라는 점부터 말해야겠습니다. 잘 모르고 묻는 것이니 질문이 터무니없다거나, 혹은 너무 바보 같은 질문이라 생각하진 말아 주십시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 말해."


"예, 제 걱정은 이런 것입니다. 미오님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남쪽에도 당신처럼 약학에 뛰어난 쿠니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저는, 혹시라도 어떤 학구열 넘치는 쿠니가 그것의 성분을 알아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군요."


미오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미오가 팔짱을 꼈다.

이어서 그녀의 큰 귀가 약간 움찔거렸고, 코는 몇 번이나 샐쭉거렸다.

그 바람에 그녀의 투명한 수염이 떨렸다.

미오가 애매한 얼굴로 대답했다.


"확신할 순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 왜냐하면 직접 다루고 가공한 나조차 아직 그것의 성분을 모르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그건 애초에 분석한다고 해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그러니 안심해."


"역시 그렇겠지요?"


"대주교나 되는 인간치고는 의심이 상당히 많군. 너희들은 믿는 자들이 아니었나?"


쿠니의 대답에 대주교는 조금 놀랐다.

잠시 후 파스토르는 가볍게 웃으며 미오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미오의 말처럼 신을 믿는 행위는 인간들의 전유물 같은 것이다.

다른 종족들은 애초부터 믿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신을 믿을 만큼 나약하지 않다.

파스토르는 마치 사제들을 계도하는 투로 말했다.


"물론 그렇습니다. 저희 같은 부류의 인간들에게 믿음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이지요. 하지만 이 경우에는, 제가 하는 의심 또한 일종의 믿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오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너는 작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해서 나를 부른 것이 아니었나? 타인을 온전히 믿는다면 의심은 생겨나지 않아. 믿고 있다면 상대방이 거짓말을 할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을 테니까."


그야말로 쿠니다운 순진한 대답이어서 파스토르는 다시 빙긋 웃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믿음이라는 속성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친구가 있다고 해 봅시다. 실제로도 그런 부류의 인간은 많지요. 아무튼 만약 그런 친구와 대화하게 된다면, 저는 분명 어떤 믿음을 가지게 되겠지요."


"어떤 믿음을 가지게 된다는 거지?"


"그야 그 친구가 대화 도중 반드시 거짓말을 할 것이란 믿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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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행마 (8) 23.12.13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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