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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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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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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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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6)

DUMMY


일행은 콥스와 나란히 걸었다. 이미 바깥에서부터 목책의 크기와 규모로 파악하긴 했지만, 실제로 안에서 본 마을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다. 길버트가 두리번거리고 있자 콥스가 발걸음을 늦추지 않고 고개만 돌려 길버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루나님께서는 어쩐 일로 이런 산골까지 오게 되셨습니까?"


콥스는 처음보다 훨씬 정중해진 태도였다. 다만 아직 미심쩍은 눈빛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길버트는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의심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그 부근은 귀족들이 소풍을 즐기기엔 너무 외진 곳이었다.

할 말이 마땅치 않았던 길버트는 이번에도 리버를 바라보았다. 물론 그 장면은 콥스에게 근엄한 집사가 말을 아끼는 것으로 보였다. 길버트의 눈짓을 받은 리버는 짐짓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레이디 루나님은 무벤에서 열리는 남북회담에 참석하러 가시는 길이에요. 이건 극비 중의 극비니까 마을 사람들에겐 얘기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만약 정보가 새어나간 게 확인되면 이 잔인하고 무도한 아돌프 해결사가 가만 있지 않을 테니까요."


리버는 마지막쯤에 토비를 가리켰다. 콥스는 두 사람의 반대쪽에 있던 토비를 바라보았다.

콥스의 시선에 토비는 자신이 뭔가 해야 할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토비는 최대한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은 채 콥스를 노려보았다. 때마침 노을이 지는 시점이어서 벌건 빛이 토비의 얼굴에 가득 내려 앉아 있었다. 붉게 물든 양쪽 송곳니는 그 자체로 콥스에게 충분한 대답이 된 것 같았다. 콥스가 손사래를 쳤다.


"당연히 비밀로 해야지요 예. 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고 말고요. 제가 주제 넘었습니다."


콥스는 토비의 옆에 있기 부담스럽다는 듯이 약간 앞장 서서 걷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콥스와 길버트가 앞에서 나란히 걸었고, 나머지 세 명은 뒤에서 느긋하게 걷게 됐다.

콥스 옆에서 길버트는 유의 깊게 마을의 모습을 살폈다.

건물 대부분은 나무와 흙을 이용한 초벽 형식으로 지어져 있었지만, 가끔 통나무를 격자로 쌓아 만들어진 것들도 보이긴 했다.

마을 한 켠에는 성당으로 보이는 건물도 있었다. 실제 피오의 교구는 아니겠지만 상당히 그럴듯한 성당이었다.

마을에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역시 토비 때문인 듯했다. 몇몇 인간들이 가옥의 창 틈으로 힐끔힐끔 시선을 보내오고 있었다.

조금 더 걸어갔을 때 길버트는 마을 중앙 부분에 있는 큰 울타리를 발견했다. 울타리 안에는 엄청난 수의 양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길버트는 콥스에게 물었다.


"목축을 크게 하시나 봅니다. 웬만한 도시보다 수가 더 많아 보이는군요."


"예 뭐... 오랜 세월 새끼를 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저희들은 화전을 하지 않고 이곳에 쭉 정착해 살았으니까요."


"양모도 직접 생산하시는 겁니까?"


"그렇지요. 어디서나 그렇지만 농사를 짓지 않으면 살아가는 것이 상당히 퍽퍽해지지 않습니까. 그러니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지요. 그래도 양들의 수가 많다 보니 사실 어느 정도는 먹고 살만 합니다. 최근에 양모 시세가 많이 오르기도 했고 말입니다."


길버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양모만 내다 팔아도 마을이 유지될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목축장이었다.그 후로도 콥스와 일행은 한참을 더 걸었다. 지루해진 토비가 투덜거리자 콥스가 정중하게 설명했다.


"저희 집은 입구와 정반대 쪽에 있습니다. 하지만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더 걸어가면 됩니다."


다시 묵묵히 걸어가던 와중에 마을 어귀에서 두 남자가 일행 쪽으로 걸어왔다.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두 남자는 각각 손에 커다란 소쿠리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소쿠리는 근처에 널린 버들을 엮어 만든 것 같았다. 소쿠리에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남자들의 하반신 역시 젖어 있었다. 두 남자를 유심히 바라보던 길버트는 의아함을 느끼며 물었다.


"저분들이 들고 있는 건 뭡니까?"


"아, 강에서 어업을 하고 돌아오는 길인가 봅니다.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농사를 짓지 않잖습니까. 그래서 손이 남는 시기에는 사냥이나 어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가까운 강에는 물고기들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저들이 들고 있는 것은 족대라고 치기엔 그물코가 지나치게 작군요. 저것으로 어업을 하는 겁니까?"


순간 콥스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졌다. 그러나 다음 순간 콥스는 다시 웃는 낯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작은 뜬고기들을 잡은 모양입니다. 그런 경우엔 얕은 개울에서 건져 올리기만 하면 되니 그물코가 클 필요는 없지요."


"그렇군요."


그 후로 마주친 사람은 없었다. 슬슬 마을의 풍경도 지겨워질 때쯤 마침내 콥스가 한 건물 앞에 멈춰 섰다.

겉으로 보기에도 여태 봐왔던 것보다 월등히 크고 세련된 건물이었고, 심지어 그 집은 석회암으로 지어진 듯했다. 리버가 건물 크기에 감탄하며 말했다.


"이 정도 규모의 집은 도시에서도 별로 본 적이 없는데요. 혹시 알고 보니 콥스씨가 굉장한 부자였다던가?"


콥스는 웃으며 대꾸했다.


"마을의 촌장직을 맡고 있지만 부자는 아닙니다. 이 건물은 으리으리하긴 하지만 전부 생활 공간은 아닙니다. 이곳은 마을의 방적 공장도 겸하고 있으니까요."


길버트는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저 정도로 양들이 많다면 작업량이 상당하겠지요. 제 예상이지만 어쩌면 가난한 영주들보다 이 마을의 수입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아이고 당치도 않습니다. 하루하루를 근근이 먹고 사는 정도입니다. 오늘 최선을 다해 대접해 드리겠으니 부디 이곳이 부유하다는 식의 소문은 내지 말아주십쇼. 이 가난한 마을에 징수인까지 찾아오면 먹고 살기가 퍽이나 힘들어집니다."


콥스는 우는 소리를 내뱉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겉에서 보기에도 훌륭한 건물이었지만 내부는 더 호화로웠다. 외진 산골에 지어진 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고, 어느 영세한 귀족의 저택이나 별장이라고 불러도 충분할 것 같은 건물이었다.

콥스는 일행을 식당으로 안내했다. 복도를 따라 걷던 도중 콥스가 우뚝 어떤 방 앞에 멈췄다. 콥스는 네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생각해 보니 레이디께선 목욕을 원하셨지요. 정말 잘 찾아 오셨습니다. 마을에서 번듯한 욕탕이 있는 것은 제 집 뿐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콥스는 바로 옆에 있던 문을 열었다. 콥스의 말처럼 그곳은 근사한 욕실이었다. 욕실 내부는 온통 나무로 이루어져 있었다. 욕실 내부를 둘러보던 길버트가 미세하게 눈썹을 모으며 말했다.


"혹시 이 욕실은 변백나무로 지어졌습니까?"


콥스는 조금 놀랐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이 욕실과 욕탕은 전부 변백나무로 지어졌습니다."


"귀한 재료로 지어졌군요. 향이 좋아서 욕실의 재료로 쓰이는 나무이긴 하지만... 이만한 방을 전부 그 나무로 짓자면 엄청난 비용이 들었을 텐데요."


"...마을 여자들이 유달리 씻기를 좋아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확실히 산골 마을 치고는 호화스러운 재료이긴 하지요."


설명을 끝낸 뒤 홉스는 다시 루나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나저나 저녁을 준비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어떻게, 루나님께선 이 쪽을 먼저 해결하시겠습니까?"


"그렇게 하지."


루나의 시원한 대답에 콥스는 약간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 그런데 혹시 목욕 시중을 들 사람을 따로 붙여드려야 합니까? 사실 저희 마을에 시중 경험이 있는 사람이야 없지만 명색이 영애님이시니..."


"필요 없어."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욕실 앞에 타월을 놔두겠습니다. 그럼 나머지 세 분은 저를 따라오십쇼. 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루나는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루나를 남겨둔 채 콥스와 세 남자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그리 멀지 않았다. 모퉁이 두 개를 지나치자 곧바로 식당이 나왔다. 식당은 스무 명 정도는 수용 가능한 크기였다. 콥스는 공장을 겸하고 있으니 식당 역시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저녁 식사를 하기엔 이른 시간이었지만 테이블 위엔 간단한 주안상이 차려져 있었다. 연한 갈색의 술이 담긴 큰 술통이 있었고, 안주로는 견과류 같은 것들이 있었다. 콥스는 웃으며 술병 하나를 집어들었다.


"마침 한잔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고된 노동이 끝나면 이 놈 만한 것이 없지요. 어떻게, 여러분께서도 함께 드시겠습니까?"


길버트가 거절하려 했을 때, 갑자기 토비가 말없이 테이블 위에 등짐을 올려 놓았다. 여태 걸어오면서 누구도 신경 쓰지 않던 등짐이었다. 토비는 테이블 위에서 등짐을 끌렀다. 큰 나뭇잎을 전부 헤치자 정체 모를 분홍색 살 덩어리가 나타났다. 물끄러미 내용물을 관찰하던 콥스는 환호했다.


"이건 젤레마 게코잖습니까! 정말 대단합니다. 이 정도로 큰 것은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요."


리버가 약간 얼떨떨한 얼굴로 콥스를 바라보았다.


"이거 먹을 수 있는 건가요?"


"그야 당연히 먹고 말고요! 이건 정말로 귀한 음식입니다. 특히 이 꼬리 부분의 풍미는 세상 어떤 재료와 비견해도 손색이 없지요."


토비가 씨익 웃으며 거 보라는 듯 리버와 길버트를 쳐다보았다. 리버와 길버트는 여전히 떨떠름한 얼굴이었지만 오명을 벗게 된 토비는 이미 한껏 오연해져 있었다. 토비는 거의 명령하듯 콥스에게 말했다.


"여기서 조리할 수 있냐?"


"물론입니다. 이것 참, 오늘 저녁은 예상치도 못한 만찬이 되겠군요. 곧바로 조리해 올리겠습니다."


콥스가 큰 소리로 사람을 부르자 곧바로 몇몇 남자들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콥스와 마찬가지로 도마뱀의 크기에 감탄하고 환호함으로써 토비를 기쁘게 했다. 남자들이 도마뱀을 주방으로 가져간 뒤에야 네 남자는 자리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토비가 테이블 위에 놓인 술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콥스는 눈치 빠르게 토비 앞에 잔을 대령했다. 그러고선 술병을 딴 뒤 토비의 잔을 가득 채웠다. 두 사람이 건배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길버트는 고개를 내저으며 콥스에게 물었다.


"식사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것이라면, 저는 그동안 이곳을 좀 구경해도 되겠습니까?"


"당연히 가능합니다. 안내해 드릴까요?"


"아니요. 혼자 좀 둘러보고 싶습니다."


"...그렇습니까? 딱히 볼 것도 없는 집이라 민망합니다. 원하시는 만큼 둘러보십시오."


길버트는 적당히 대꾸한 후 식당을 벗어났다. 길버트는 차분히 걸었다. 저택이라고 불러야 할 그 건물은 본채와 별채로 이루어져 있었다. 길버트가 있는 본채는 생활 공간인 듯했다. 인기척은 조금도 없었다.

길버트는 지나는 곳의 방문을 열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변 방들의 배치와 건물 바깥에서 본 모습으로 유추했을 때, 건물 전체가 어떤 구조일지 예측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본채를 전부 둘러본 길버트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본채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작은 별채가 시야에 들어왔다. 길버트는 이끌리듯 건물에서 빠져나와 별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별채의 큰 문은 열려 있었다. 조명은 거의 없었지만 별채의 입구는 달빛을 받는 쪽으로 트여 있었다. 달빛에 의지해 길버트는 별채 내부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콥스의 말처럼 건물은 마을의 방적 공장을 겸하고 있는 듯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방적기였다. 그곳에는 열 대 정도 되는 방적기와 두 대 정도 되는 방직기가 놓여 있었다. 그것들 위에 먼지가 가득했다.

공장의 한쪽 구석에는 양털이 산처럼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길버트는 마을 중심부에 있던 목축장을 떠올렸다. 목축장에 있던 양들은 털이 수북했으니 지금 보이는 것들은 작년에 깎아 놓은 것들이 분명했다.


지그시 별채 내부를 둘러보던 길버트는 문득 어떤 것이 머릿속을 쿡쿡 찌르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았다.

어지러움을 느낀 길버트는 입구 옆의 벽에 기대 머리를 부여잡았다. 원인 모를 이질감 같은 것을 느낀 길버트는 그 이질감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봐도 마을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던 이질감의 정체를 밝혀낼 수는 없었다.

잠시 후 길버트는 기댔던 몸을 똑바로 세웠다. 길버트는 한번 더 별채 내부를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래도 뭔가 마음에 걸렸다.

길버트가 가장 가까이 있던 방적기를 향해 한 걸음을 뗀 순간, 불쑥 길버트의 어깨에 큼직하고 투박한 손이 얹혔다.

생각에 열중하느라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던 길버트는 작게 소스라쳤다. 어깨에 얹힌 손이 내려갔다. 길버트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콥스가 있었다.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길버트님. 이만 가시죠."


콥스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산골 마을의 순박한 인간이 지을 법한 순수한 미소였다. 길버트는 공장 내부와 콥스를 한번 번갈아 쳐다보았다. 길버트는 대답했다.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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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0) 24.01.01 8 0 15쪽
102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9) 24.01.01 7 0 17쪽
101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8) 23.12.31 7 0 13쪽
100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7) 23.12.31 6 0 12쪽
»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6) 23.12.29 8 0 13쪽
98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5) 23.12.28 10 0 13쪽
97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4) 23.12.26 9 0 13쪽
96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3) 23.12.25 12 0 15쪽
95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2) 23.12.25 8 0 12쪽
94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23.12.24 11 0 13쪽
93 행마 (13) 23.12.21 13 0 12쪽
92 행마 (12) 23.12.19 9 0 12쪽
91 행마 (11) 23.12.19 10 0 13쪽
90 행마 (10) 23.12.17 9 0 15쪽
89 행마 (9) 23.12.15 13 0 11쪽
88 행마 (8) 23.12.13 11 0 12쪽
87 행마 (7) 23.12.13 11 0 14쪽
86 행마 (6) 23.12.13 10 0 11쪽
85 행마 (5) 23.12.11 11 0 15쪽
84 행마 (4) 23.12.09 16 0 15쪽
83 행마 (3) 23.12.08 15 1 13쪽
82 행마 (2) 23.12.08 13 1 11쪽
81 행마 23.12.07 16 1 11쪽
80 다면기 (13) +1 23.12.07 18 1 14쪽
79 다면기 (12) 23.10.03 22 3 12쪽
78 다면기 (11) 23.10.03 2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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