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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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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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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 낯선 것 (15)

DUMMY

길버트는 얼마간 말없이 루나의 발언에 대해 고민했다. 다음 순간 길버트는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쓰여있었다는 말은, 설마 루나양은 고대어를 해석할 줄 안다는 말입니까?"


"몇몇 단어들은 알고 있어."


길버트는 그 습득 과정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일단 입을 다물었다. 그 후로 한참 인상을 찡그리고 있던 길버트가 이내 불확실하다는 투로 얘기를 꺼냈다.


"그 방에 실제로 그런 말이 쓰여있었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요, 상당히 합당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똑바로 알아들었는지 확신할 수 없군요. 그러니까 루나양이 말하는 감성이란 예컨대 자극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성이란 조율자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까?"


"...길버트 너는 가끔 재미없을 정도로 똑똑할 때가 있어. 그래 네 말이 맞아, 아주 정확해."


길버트가 납득했다는 표정을 짓자마자 테오도르가 황급히 끼어들었다.


"저... 두 분의 대화를 끊어서 죄송합니다만, 혹시 무슨 얘기를 나누고 계신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무래도 저는, 제가 대륙어를 할 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안 것 같습니다."


테오도르의 겸손에 길버트와 루나가 거의 동시에 작게 미소 지었다. 곧 테오도르는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루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루나는 시간이 지나도 설명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테오도르는 울상을 지으며 길버트를 바라보았다. 작게 한숨을 내쉰 길버트는 루나에게 대신 설명해도 되겠냐는 눈빛을 보냈다. 루나는 마음대로 하라는 눈빛으로 응수했다. 길버트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이 얘기부터 다시 해야겠습니다. 지하에서 저는 어떤 개념이 있기 전에는 반드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여기서 인식은 요리 재료에 해당하는 것들이고, 개념은 그 재료들로 이루어진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더 많은 재료가 있다면 더 깊은 맛의 요리가 완성되겠지요. 그런 이유로 인식이 적은 상태로 만들어진 개념은 언제나 한 쪽 부분이 공허하곤 합니다.

루나양은 지금 인식 이전에 감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만. 루나양이 설명하지 않으니 도리없이 제가 설명해야 하는 처지에 빠졌군요.

제 생각에는 이런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들이 어떤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선 반드시 변화에 대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인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빛이 한 줌도 없는 곳에서 우리들이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어둠이 있다는 한 가지 사실 뿐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인지는 인식과는 조금 다릅니다."


"음 그렇군요. 그런 것이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테오도르는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함으로써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길버트는 그 순박한 웃음에 마주 미소 지으며 다시 설명했다.


"인지는 어떤 것을 느끼는 그 행위 자체를 말합니다. 길가에 돌멩이가 있다면 우선 우리는 길가에 '무언가 있다'는 식으로 인지합니다. 그리고 인식은 일단 대상을 인지한 후에 그것을 분류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선 앞 길을 가로막는 그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후에, 경험 속에서 그것이 '돌멩이'라는 개념을 가져오는 겁니다."


"이해했습니다. 아니, 이해한 것 같기는 합니다. 음, 계속 설명해 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루나양은 그 인지 과정을 감성이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고 보니 적확한 표현인 것 같군요.

예,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은 그저 어둠을 인지할 수 있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이 경우 인지는 일어났지만 인식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개념 역시 생기지 않습니다. 아무튼 오이를 가지고서 빵을 만들 수는 없는 법 아니겠습니까."


"음, 이번에도 대강은 이해했습니다. 요는 길버트님이 하신 말씀의 연장선이로군요? 제대로 된 개념이 생기기 위해선 인식이 필요하고... 인식을 위해선 인지가 필요하고... 예, 정리했습니다.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이성입니다. 제가 이성을 조율자라고 말한 이유는, 루나양이 이성을 인식과 개념 사이에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조율자가 아니라 위정자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군요. 왜냐하면 이성은 실제로 인식과 개념 사이에서 조율자나 위정자처럼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우리들은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대상을 인식할 때가 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것들과 생전 처음 느끼는 감정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그것들은 분류가 되어 있지 않지요. 그래서 제대로 된 인식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바로 그럴 때 이성이 인식과 개념 사이에서 그 둘을 조율하고 나섭니다. 이성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든 우리 입맛에 맞는 개념으로 치환해줍니다. 그렇지요 루나양?"


거기까지 말한 뒤 길버트는 이만큼 했으면 되지 않았냐는 눈빛으로 루나를 바라보았다. 루나는 얼마간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가, 한참 후에는 결국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까닥인 후 입을 열었다.


"맞아. 종교인들이 지독하게 복잡한 세상의 원리를 신이라는 한 단어로 퉁치는 식이지."


테오도르는 루나의 발언에 대해 억울하다는 표정을 과장되게 지어 보였다. 테오도르는 할 말이 많은 것 같았지만 일단 참기로 한 것 같았다. 그때 이번에는 리버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잠시만 루나. 이게 그렇게 중요한 얘기야? 어, 내가 보기엔 더 중요한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예를 들자면 지하 유적의 비밀이라던가 하는 것들?"


"바로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리버는 당최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테오도르를 바라보며 어깨를 한번 으쓱댔다.


"아무래도 저도 추기경님 옆에서 대륙어를 다시 배워야 할 것 같은데요?"


잠시 두 남자 사이에서 알 수 없는 진득한 공감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 후에 리버는 간절한 눈빛으로 루나를 바라보았다. 루나는 이번에도 질렸다는 표정을 지은 후에 입을 열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느낌에 불과한 가설이야. 내가 느낀 바로는 지하의 문을 열기 위해선 어떤 자격이 필요해. 나는 첫 번째 방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어. 그리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첫 번째 방의 문은 여기 있는 추기경들이 열었지. 성물과 전혀 관련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말야.

그리고 두 번째 방은 리버 네가 열었어. 그래, 몇 달 전 어느 날 밤에 나는 네 손을 잡고 듀라트 저택을 탐색한 적이 있었지. 기억나?"


"그걸 잊을 리가... 아니, 잠시만. 갑자기 그 얘기는 왜 꺼내는 거야!"


리버는 당황하며 되물었다. 그 옆에서 길버트는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테오도르는 열성적으로 루나의 얘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그리고 루나는 세 사람의 반응에 어떤 반응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얘기를 이어갔다.


"두 번째 문 앞에 섰을 때, 난 그 때 네 손을 잡은 것과 똑같은 느낌을 받았어. 그래서 네 문이라고 한 거지. 그리고 실제로 넌 문을 열 수 있었지. 나는 그쯤에서 다른 문 역시 성물을 흡수한 인물이 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꼭 그렇게 느껴졌거든.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말은 그저 길버트의 말장난에 어울려준 것 뿐이야. 내가 받은 알 수 없는 느낌을 억지로 풀어낸 거지."


"다시 길버트처럼 말해 볼까? 인지 이전에는 어떤 대상이 있어. '어떤 것'이 없으면 인지 자체가 일어나지 않으니까. 그런데 여기서 대상은 그저 주어지는 거야. 세상에 원래부터 있는 것들이지.

잠깐만, 말하다 보니 어쩌면 이 추기경들이 첫 번째 문을 열 수 있었던 건 그런 이유일지도 모르겠군.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저 우연히 존재하고 있었다는 말보다는, 세상 모든 것들을 신이 창조했다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겠지. 그렇다면 첫 번째 방의 자격은 신을 믿는 자들에게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겠군."


루나의 설명이 끝났지만 리버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대답할 수 없었다. 차라리 대차대조표나 경영분석지표를 설명했다면 리버는 기가 막히게 알아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루나의 형이상학적인 얘기는 가장 현실적인 상인인 리버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난해했다.

리버는 이해할 수 없는 얘기가 나올 때면 늘 그랬듯 도움을 바라며 길버트를 바라보았지만, 길버트는 이미 어떤 생각에 골몰해 있었다. 다음으로 리버는 테오도르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테오도르 역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세 남자 모두 입을 다물었기에 회의실에 기묘한 침묵이 찾아왔다.

리버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느꼈을 때 돌연 멀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멀락은 어느새 활기찬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자자, 듣고 있자니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대화는 잠시 뒤로 미뤄두게나. 그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이 방의 모든 것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은 후에, 거창한 저녁 식사라도 하며 얘기해도 괜찮겠지."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대화 내내 바닥에 누워 있던 토비가 거창한 저녁 식사라는 말에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확실히 멀락의 말처럼 좁은 회의실은 엉망이었다. 지하로 통하는 문이 활짝 열린 채 방치되어 있었고, 카펫도 제멋대로 구겨진 채 방구석의 탁자 밑에 깔려 있었다.


"자, 우선 방을 치우세. 환경이 더러우면 깨끗한 생각이 샘솟지 않는 법이네."


멀락의 지론에 감격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일단 방을 치우기 위해 움직였다.

가장 먼저 토비가 행동에 나섰다. 토비는 아직까지도 더운 바람과 먼지를 지상으로 내뿜고 있는 지하 통로의 문부터 닫아버렸다.

끼익- 하는,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통로는 완전히 막혀버렸다.

방을 원상복구하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회의실은 좁았고, 좁은 방 안에는 열 개나 되는 손이 있었으며, 그중 두 개의 털 달린 손은 큼직해서 여기저기 쓸 곳이 많았다.

마침내 회의실이 처음의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멀락이 만족한 얼굴로 뭔가 얘기를 꺼내려고 했을 때 회의실 바깥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와 목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혹시... 안에 계신 겁니까?"


사람들이 의아한 얼굴로 문을 쳐다보는 것과 거의 동시에 회의실 문이 거세게 벌컥 열렸다.

회의실 안으로 들어온 것은 두 추기경들에게 아주 익숙한 면면이었다. 언제나 정보 수집에 열과 성을 다하던 하임 주교였다. 멀락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하임 주교?"


하임 주교는 멀락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두 추기경을 발견한 주교는, 방문에 걸치게 서서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벌린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잠시 그 상태로 굳어 있던 주교는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회의실에 있는 낯선 인물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주교는 순서대로 리버와 길버트와 루나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자신의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인기척에 고개를 휙 돌렸다. 다음 순간 하임 주교는 괴성을 내뱉으며 그대로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히익-!"


토비는 그런 반응이 익숙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주교를 내려다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이봐 사람을 보고 그렇게 놀라는 것은 실례잖냐."


"아, 죄송합니다. 저는 절대 종족차별주의자가 아닙니다! 그저 얼굴이 너무 가까이 있는 바람에... 어, 그러니까 당신이 아돌프라는 점은 제가 놀란 것과 아무 연관이 없다는 말입니다! 예! 아마 인간이었다고 해도 저는 놀랐을 겁니다. 아무튼 코가 맞닿을 거리였으니까요. 충분히 놀랄만한 상황이지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이 수도원에 앉아서 말하는 풍습이 있는 게 아니라면 우선 일어나는 게 좋아 보이는데."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처럼 굴고 있는 주교를 향해 토비는 팔을 뻗었다.

그리고 멍하니 토비의 손을 바라보던 주교는 어느 순간 완전히 상황을 이해한 듯했다. 주교는 토비의 손을 잡고서 서둘러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던 주교는 그러나 곧바로 추기경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선 회의실이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멀락 추기경님! 테오도르 추기경님!"


"그래 하임 주교, 자네 말은 아주 정확하네. 내가 멀락이고 이 녀석이 테오도르지. 또 자네 말처럼 둘 다 추기경이고 말일세. 그보다 아직 내 이름을 까먹을 나이는 아니니 그렇게 소리지를 필요는 없네."


"그게 무슨... 농담이 아닙니다! 도대체 사흘 동안 어디에 계셨던 겁니까!"


주교의 말에 멀락은 한쪽 눈을 위로 치켜떴다. 멀락은 미심쩍은 눈빛으로 주교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치매가 의심되는 것은 자네 쪽이로구만. 사흘이라니? 그야 우리들이 지하에 오래 머물러 있기야 했지. 하지만 고작해야 한나절 정도였을 텐데."


"예? 모른 체 하지마십쇼! 두 분께선 이 중요한 시기에 사흘 간 완전히 모습을 감추셨잖습니까! 그간 시노드가 계속 열리는 바람에 저희들은 두 분을 찾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단 말입니다. 반드시 해명하셔야 할 겁니다. 대체 이 중요한 때에 어디에 숨어 계셨던 겁니까?"


멀락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사람들을 쭉 둘러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표정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는 잔뜩 표정이 굳어졌다. 멀락은 침중한 얼굴로 토비를 향해 말했다.


"음. 이것 참 미안하게 됐네 아돌프 양반. 아무래도 거창한 저녁 식사는 조금 미뤄야 할 것 같구만."


토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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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2) 24.04.22 8 0 17쪽
134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1) 24.03.10 12 0 17쪽
133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0) 24.03.10 8 0 12쪽
132 익숙한 것과 낯선 것 (9) 24.03.10 9 0 11쪽
131 익숙한 것과 낯선 것 (8) 24.03.10 7 0 17쪽
130 익숙한 것과 낯선 것 (7) 24.03.03 9 0 12쪽
129 익숙한 것과 낯선 것 (6) 24.03.03 11 0 18쪽
128 익숙한 것과 낯선 것 (5) 24.03.03 12 0 9쪽
127 익숙한 것과 낯선 것 (4) 24.03.03 7 0 12쪽
126 익숙한 것과 낯선 것 (3) 24.02.23 11 0 19쪽
125 익숙한 것과 낯선 것 (2) 24.02.23 11 0 12쪽
124 익숙한 것과 낯선 것 24.02.15 11 0 14쪽
123 얻은 것과 잃은 것 (14) 24.02.15 10 0 18쪽
122 얻은 것과 잃은 것 (13) 24.02.10 9 0 17쪽
121 얻은 것과 잃은 것 (12) 24.02.10 7 0 13쪽
120 얻은 것과 잃은 것 (11) 24.02.10 7 0 11쪽
119 얻은 것과 잃은 것 (10) 24.02.10 8 0 11쪽
118 얻은 것과 잃은 것 (9) 24.02.01 9 0 15쪽
117 얻은 것과 잃은 것 (8) 24.01.29 10 0 13쪽
116 얻은 것과 잃은 것 (7) 24.01.29 8 0 13쪽
115 얻은 것과 잃은 것 (6) 24.01.26 9 0 19쪽
114 얻은 것과 잃은 것 (5) 24.01.21 8 0 15쪽
113 얻은 것과 잃은 것 (4) 24.01.20 9 0 13쪽
112 얻은 것과 잃은 것 (3) 24.01.20 9 0 14쪽
111 얻은 것과 잃은 것 (2) 24.01.16 10 0 13쪽
110 얻은 것과 잃은 것 24.01.14 10 0 13쪽
109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6) 24.01.09 10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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