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농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새글

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최근연재일 :
2024.06.30 23:56
연재수 :
164 회
조회수 :
10,847
추천수 :
573
글자수 :
1,068,691

작성
24.02.10 10:52
조회
5
추천
0
글자
13쪽

얻은 것과 잃은 것 (12)

DUMMY

"예? 그들이 함께 여행하고 있습니까?"


마르코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전해 들었을 뿐이지만 그 네 사람은 도저히 결이 맞을 것 같지 않은 조합이었다.

별 볼일 없는 시골 상인과, 정체 모를 소녀와, 해결사 출신의 아돌프와, 폐위당한 황태자는 어떻게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일반인들은 의구심을 품는 정도에 그쳤겠지만, 직업의 특성상 마르코는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마르코는 그 정보에서 더욱 의미 있는 정보를 뽑아내고 조합하려 애썼다.

자드가 쫓고 있는 세 명과, 자드에 의해 폐위된 황태자가, 공교롭게도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무벤에 있다는 점은 마르코에게 어떤 운명적인 사건처럼 느껴졌다.

마르코는 거의 본능적으로 중대한 일이 벌어질 거라는 낌새를 느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원인이 될 것인지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고민에 빠져있던 마르코는 불쑥 고개를 들었다.

말콤은 가만히 미소 지으며 마르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 순간 마르코는 눈 앞의 남자가 대륙에서 정보를 조합하고, 서순대로 나열하고, 재가공하는 일에 가장 탁월한 인물임을 깨달았다.

마르코는 순수하게 질문했다.


"대체 대륙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바로 그 점을 파악하기 위해 이 책을 읽고 있었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아직 전부 파악하진 못했어.

이 책은 너무 어렵고,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엔 균열이나 빈틈이 너무 많아. 내 장기는 퍼즐을 맞추는 것이지 망가진 퍼즐을 수선하는 일이 아니거든.

하지만 이 책을 통독하고나니 확실히 짚이는 점이 한 가지는 있더군."


"어떤 한 가지입니까."


"황태자에 대한 세간의 평이 정확했다는 점이지. 책에서 황태자는 전쟁 이후에 벌어질 여러 일들을 예측했어. 그리고 놀랍게도 거의 다 들어맞더군.

예를 들면 북부의 주민들에게 반발을 사지 않기 위해 다양성을 한계까지 지지하는 일.

유사 이래로 쭉 남부에만 쏠려있던 부를 의도적으로 재분배하는 일.

승전국이라고 하기엔 지나칠 만큼 탄력적이고 소극적인 조약. 혹은 타 종교에 대한 관대함.

그 외에도 전후 시행된 수 많은 정책들의 방향과, 또 시기까지 정확하게 예견했어.

심지어 황태자는 전쟁이 끝난 뒤 병사들의 월급이 얼마나 인하될지, 농작물의 가격이 얼마나 떨어질지도 일일이 적어 놨더군."


"그래서 책이 더럽게 재미가 없었군요."


부하의 농담에 말콤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확실히 그런 요소들이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긴 하지. 하지만 뭐가 됐건 황태자가 천재라는 사실은 확실해.

책을 전부 읽고 나니 어째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 알겠더군. 이건 도무지 다른 제목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적절한 제목이야.

그 남자는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관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여러 관점을 가지고 있어.

사안을 여러 각도에서 본다는 말이지. 예컨대 같은 산을 보더라도 지질학자는 땅을 보고, 식물학자들은 나무나 풀을 보고, 동물학자들은 동물들을 보겠지."


"룰러라면 요괴들을 볼 테구요."


"그렇겠지. 보통 여러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불가능해. 무의식과 확증편향은 이성으로 다스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이 남자는 가능한 것 같더군. 황태자는 관점의 극단을 제 멋대로 넘나들며 세상을 관조하고 있어. 심지어는 다른 종족의 생각까지 대변하더군.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 나는 믿기로 했다."


"믿다니요? 뭘 말입니까?"


"그야 당연히 이 남자의 생각을 믿기로 했단 말이지. 마르코, 아는 것과 믿는 것 사이에는 아주 미미한 차이만 있을 뿐이야.

우리는 정보를 살 때 그 정보가 사실일 것이라고, 혹은 정보를 말하는 사람이 사실을 말할 거라고 믿기 때문에 사는 거야.

흔히 알기 때문에 믿는 거라고 쉽게 착각하곤 하지만, 사실 순서는 정반대야. 알기 때문에 믿는 게 아니라, 믿기 때문에 알게 되는 거지. 앞으로 정보를 다루려면 이 정도는 알아 둬라."


마르코는 아무렴 어떠냐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거렸다.

말콤은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어준 뒤 말을 이었다.


"책에서 황태자는 종교전쟁의 진정한 승리자는 북부라고 하더군."


"그건 동의할 수 없겠는데요. 종교전쟁은 누가 봐도 남부가 일방적으로 북부를 짓밟아 놓은 전쟁이었잖습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가장 단순하게 결과만 놓고 생각해 보자구.

전쟁 당시 북부는 야만인들의 수 많은 촌락이 모인 땅에 불과했어. 물론 무벤이야 당시에도 웅건했지만 실질적 행정권은 남부에 있었으니 제쳐두자고.

아무튼 그렇게 초라했던 북부가 지금은 어떻게 됐지? 남부와 비견될 만한 도시들이 여럿 생겨났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부는 계속해서 남부에서 북부로만 흘러 들어가고 있어. 마치 물이 더 많은 곳에서 더 적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말이야."


"음. 전쟁을 통해 북부가 더 부유해진 건 사실이겠죠. 하지만 전쟁의 승패는 경제력으로만 따지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어차피 대륙은 통합되었고, 우리가 관념상 북부라고 부르는 북부의 땅은... 그러니까, 어차피 우리가 관념상 남부라고 부르는 황제의 것인데요.

한 가정 내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더 부유한 것에 무슨 괄목할만한 의미가 있겠습니까."


말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찻잔을 들었다. 하지만 차는 진작 다 마셨던 터라 잔은 비어있었다.

마르코는 이번에도 주전자를 가져와서 다시 물을 따라주었다.

물은 아직 따뜻했지만 계피는 더 이상 없었다.

바닥에 조금 남아 있던 있던 계피는 이미 우러날 만큼 우러나서 더 이상 차라고 부르긴 어려웠다.

하지만 말콤은 향이 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기분 좋게 들이마셨다.

미지근한 물로 목을 축이고 나서 말콤이 말을 이었다.


"우선 이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겠군.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란의 기저에는 경제가 있어. 정치, 전쟁, 이념, 종교, 교육, 문화, 법을 포함한 모든 것들의 기저에는 경제가, 그러니까 돈이 연관되어 있단 말이지. 황태자도 이 책에서 종교전쟁이 썩어가는 남부의 부를 순환시키기 위해 벌어졌다고 주장하더군.

뭐 이런 일은 전부 차치하자구. 더 깊게 설명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니 그냥 받아들여.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거든. 자드에게도 우리에게도 말이야.

자 이쯤에서 처음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고. 역사를 보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가난한 자들이 아니라 언제나 부유한 쪽이야.

간단한 이유지. 전쟁에 소모되는 수 많은 물자와 비용을 가난뱅이들은 결코 치르지 못하니까.

그런데 바로 지금, 대륙의 부는 역전되려 하고 있어.

대륙에서 가장 많은 부가 유통되는 무벤이 북부에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지.

북부에서 카니쿨라 썰매를 타는 상인들은,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남부의 상인들과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신속해.

유통이 빠르다는 것은 다시 소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시 소비가 빠르다는 것은 성장이 빠르다는 걸 의미하지.

정확한 자료야 없지만, 나는 현재 대륙의 통화량이 북부에 훨씬 더 많을 거라 확신해.

그 증거로 무벤의 물가는 콜텐을 넘어선 지 오래고, 심지어 나데자의 빵 값이 이곳 콜텐보다 높을 지경이지."


마르코는 흠- 하는 신음 소리를 한참이나 내뱉다가 대답했다.


"북부가 남부의 부를 추월한다는 것이 선뜻 믿기지야 않지만, 얘기를 듣다 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북부제 가구나 술은 터무니 없는 가격에 팔리고, 게다가 북부에는 광활한 광맥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말하다 보니 조금 이상하군요. 전쟁이 끝난 후 북부의 수도에서 벌어진 협정에서, 남부는 어째서 그 광물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을까요."


"그 당시 북부에 남았던 네 사람만이 알겠지. 아니, 세 사람이겠군. 한 명은 썰매꾼이었으니.

사실 마르코 네 말은 대부분 맞아. 북부의 주 수입원은 광물이나 지하 자원, 혹은 공예품 같은 것들이지.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빠뜨렸어."


"뭡니까?"


"바로 현재 우리가 벌이고 있는 사업이지."


"어, 그렇군요. 깜빡했습니다. 저희들이 팔고 있는 연초도 북부의 부에 한몫하겠군요."


마르코는 말콤의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말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콤은 '그 이상 짚이는 게 정말로 없냐?'는 눈빛으로 가만히 마르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상 짚이는 게 없었던 마르코는 적잖이 당황하며 물었다.


"혹시 저희 길드에서 제가 모르는 다른 큰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까?"


말콤은 '네가 그럼 그렇지'에 해당하는 깊은 한숨을 쉼으로써, 부하를 격분하게 만든 후에 말했다.


"마르코, 언젠가 콜텐의 술집에서 나는 우리가 엄청난 일에 휘말려버렸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었지. 기억하고 있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여튼 기억력 하나는 끝내주는군. 시간이 없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우리는 더러운 일에 말려 들어버렸어. 어쩌면 조만간 정보 길드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건 전부 내 탓이라고 할 수 있겠지. 나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이 빌어먹을 사업을 받아 들여버렸거든."


얘기 도중 말콤이 갑자기 더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마르코는 덩달아 긴장하며 물었다.


"저희들의 사업이 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남부 시민들의 건강 때문입니까?"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군. 마르코, 방금 전에 나는 모든 사회적 현상의 기저에는 돈이 있다고 말했지. 그런데 우리 사업을 봐, 연초는 북부에서 제조하고 있어.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북부에 너무 많은 돈을 퍼주고 있는 셈이야. 당연히 그 돈은 남부의 재정이지.

황궁에 있는 대부분의 대신들은 바보 멍청이지만 적어도 행정부는 아니야. 그 놈들은 남부의 부가 물 새듯이 죽죽 빠져나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겠지."


"하지만 그게 저희와 무슨 상관입니까. 저희 뒷배에는 자드가 있으니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잖습니까."


그 시점에서 말콤은 이제 거의 정색하는 것에 가까운 얼굴이 되어 있었다.

마르코가 의아함을 느낄 무렵 말콤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는 자드라는 남자를 아직 모르고 있군. 그는 사내다운 남자야. 남부식으로든 북부식으로든 말이지. 그리고 자드 역시 바보가 아니지.

현재 대륙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북부는 언제나 남부를 증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전쟁이란 원래 그런 거야. 억울한 놈이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지. 이 경우 북부는 일방적으로 파괴당했으니 꽤나 억울하겠지.

이런 상황에서 부의 역전은 전쟁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너무 농후해. 그런데 지금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북부의 배를 일방적으로 불려주고 있단 말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조사에 따르면 애초에 사업을 벌인 건 자드와 대주교잖습니까. 파스토르의 입장은 이해하겠지만, 그렇다면 자드의 목적은 더더욱 알 수 없어지는 게 아닙니까."


그쯤에서 잠시 침묵한 말콤이 다음 순간 약간 엉뚱한 주제를 꺼냈다.


"마르코. 혹시 바둑을 둘 줄 아나?"


"예? 아뇨, 어릴 때 조금 배우긴 했지만 지금 기력은 처참한 수준일 겁니다.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 보십니까."


"바둑에는 사석(捨石)이라는 말이 있지."


"죽은 돌 말입니까?"


"의미는 비슷하지만 그건 폐석(廢石)이야. 폐석은 그저 죽게 된 돌이지. 그리고 폐석이 죽은 돌이라면, 사석은 죽인 돌이야."


마르코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말콤은 말을 이었다.


"그 둘의 차이는 명확해. 돌을 놓은 사람의 의도지. 자신의 돌을 버림으로써 더 큰 이득을 취할 때, 바둑에서는 그것을 사석(捨石)작전이라고 해.

그래 마르코, 황태자처럼 고상한 비유를 하자면 우린 자드의 사석이 된 거야. 더 많은 집을 짓기 위해 일부러 상대방에게 잡히라고 두는 돌이 돼버린 거지."


"잘 모르겠는데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마르코, 무벤에 연초를 팔아서 벌어 들이는 액수가 얼마나 되지?"


"...정확히 추산하려면 무벤에 있는 지렁이에게 물어봐야겠지만, 아마 어마어마하겠죠. 연초는 무벤에서도 그 근처 지역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사치품인 덕에 가격도 꽤나 비싸게 책정되었으니까요. 뭐, 지금까지 팔린 양을 어림잡자면 아마 서민들 몇천 명이 몇 달은 거뜬히 먹고 살 액수가 아닐까요?"


"맞아 그 정도겠지."


마르코는 더 이상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윽박지르듯 말했다.


"대체 뭐가 문젭니까?"


말콤은 머리가 아픈 사람처럼 관자놀이를 강하게 누르면서 우울하게 말했다.


"제기랄 마르코. 우린 그 비싼 연초를 유통할 때, 단 한 번도 세관을 거치지 않았단 말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간농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6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3) 24.04.22 4 0 12쪽
135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2) 24.04.22 5 0 17쪽
134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1) 24.03.10 11 0 17쪽
133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0) 24.03.10 7 0 12쪽
132 익숙한 것과 낯선 것 (9) 24.03.10 8 0 11쪽
131 익숙한 것과 낯선 것 (8) 24.03.10 5 0 17쪽
130 익숙한 것과 낯선 것 (7) 24.03.03 8 0 12쪽
129 익숙한 것과 낯선 것 (6) 24.03.03 9 0 18쪽
128 익숙한 것과 낯선 것 (5) 24.03.03 10 0 9쪽
127 익숙한 것과 낯선 것 (4) 24.03.03 5 0 12쪽
126 익숙한 것과 낯선 것 (3) 24.02.23 10 0 19쪽
125 익숙한 것과 낯선 것 (2) 24.02.23 10 0 12쪽
124 익숙한 것과 낯선 것 24.02.15 10 0 14쪽
123 얻은 것과 잃은 것 (14) 24.02.15 9 0 18쪽
122 얻은 것과 잃은 것 (13) 24.02.10 8 0 17쪽
» 얻은 것과 잃은 것 (12) 24.02.10 6 0 13쪽
120 얻은 것과 잃은 것 (11) 24.02.10 6 0 11쪽
119 얻은 것과 잃은 것 (10) 24.02.10 7 0 11쪽
118 얻은 것과 잃은 것 (9) 24.02.01 8 0 15쪽
117 얻은 것과 잃은 것 (8) 24.01.29 9 0 13쪽
116 얻은 것과 잃은 것 (7) 24.01.29 7 0 13쪽
115 얻은 것과 잃은 것 (6) 24.01.26 8 0 19쪽
114 얻은 것과 잃은 것 (5) 24.01.21 7 0 15쪽
113 얻은 것과 잃은 것 (4) 24.01.20 8 0 13쪽
112 얻은 것과 잃은 것 (3) 24.01.20 8 0 14쪽
111 얻은 것과 잃은 것 (2) 24.01.16 8 0 13쪽
110 얻은 것과 잃은 것 24.01.14 8 0 13쪽
109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6) 24.01.09 9 0 19쪽
108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5) 24.01.09 11 0 16쪽
107 만드는 것과 부수는 것 (14) 24.01.06 7 0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