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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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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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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것과 잃은 것

DUMMY

『남들보다 이해력이 뛰어난 것, 남들보다 사고가 깊은 것.

남들보다 상상력이 풍부한 것, 남들보다 훨씬 똑똑한 것.

이런 특질을 가진 인간은 흔히 우수하다거나, 더 나아가서는 마치 신에게 축복받은 인간처럼 여겨지곤한다.

하지만 이런 특질은 사실 축복이라기보다는 저주에 더 가깝다.

어떤 인간이든 무의식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가령 머리가 굵어질 대로 굵어지고, 아는 것이 많아진 어른들은, 언제나 가슴 한켠에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이 더 좋았다'는 생각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순 없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무지의 상태가 가장 행복하며 지식을 얻을수록 더욱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말년이 되어서 돌이켜보면, 나를 포함해 내 주변의 불행한 인간들은 언제나 똑똑한 인간들이었다.

어떻게 봐도 원인은 자명했다.

똑똑하면 할수록 세상 모든 일에 더 예민해지게 된다.

그리고 이 예민함이야말로 진정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친 예민함이란 느끼지 않아도 될 불행까지 억지로 느끼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나는 가끔 남의 불행에 기꺼이 눈물 흘리는 사람이나, 반대로 남의 작은 행복에 시시콜콜 웃어대는 사람.

몇 푼을 아끼기 위해 몇 분을 흥정하는 사람이나, 아무런 생각도 고민도 없이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들은 세상의 부조리에 지독하게 둔감하기에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부러움을 느끼는 그들은, 정작 자신들이 지닌 둔감함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얼마나 큰 축복인지 결코 실감하지 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 역시 그들이 둔감하기 때문이다.』


수잠의 저서 '말할 수 없는 것' 중



*



오래 전부터 수도원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회의들은 엄격하고, 또 진중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지곤 했다.

따지고 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회의 내용은 보통 신의 뜻을 헤아리는 일이거나, 혹은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일이다.

모로 봐도 복잡하고 중대한 일이다.

밝은 분위기로 진행하는 것은 왠지 어색하게 느껴진다.


무벤의 중앙 수도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수도원에서 열린 모든 중대한 회의는 아주 삼엄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거의 몇 백년 동안 딱딱한 분위기를 유지하던 공론장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두 주교였다.

당시부터 촉망받고 있던 두 주교는 남들과 약간 다른, 조금 특이한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두 주교는 사안이 무겁고 중대하다고 해서, 꼭 그것을 얘기하는 사람도 진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주교들의 논리는 간단했다.

예컨대 사람들은 언제나 유머러스하고 재기 넘치는 타인을 자신의 곁에 두고 싶어하는 법이다.

진지하고, 무겁고, 지루하고, 고루한 인물을 곁에 두고 싶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두 주교는 신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는 않을 거라 결론 내렸고, 내려진 결론을 열렬히 설파했다.

신께서도 농담과 재치 있는 자를 더 좋아하실 거라는, 조금은 발칙한 주장이었다.


얼핏 터무니없어 보이는 주교들의 주장에도 나름의 근거는 있었다.

우선 가장 신성한 경전부터가 그랬다.

경전은 당연히 삶의 진리를 담고 있는 경구들이 대부분이지만, 경구 외에도 꽤 많은 우스갯소리가 실려 있었다.

다음으로는 누구에게나 칭송받는 역사적인 인물들을 보면 된다.

그 위인들은 언제나 농담을 입에 달고 살았다.

사실 근거야 어쨌든 두 주교는 엄숙한 분위기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두 주교들은 언제나 유쾌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사람들은 대개 변화를 싫어하는 법이다.

하지만 한 주교가 추기경이 되고, 그 추기경이 다시 차기 대주교가 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 순간부터는 얘기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차기 대주교의 비위를 맞추고 싶어했고, 그들의 사상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두 주교는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성공했다.

'토론은 가볍게, 토의는 즐겁게'라는 말은 어느 시점부터 중앙 수도원의 원칙 같은 것이 되어 있었다.


과거를 회상하던 멀락은 그쯤에서 회의장 내부를 한번 죽 둘러보았다.

그리 고개를 많이 돌릴 필요는 없었다.

회의장은 단촐했고, 모인 사람이라고 해봐야 멀락을 포함해 단 네 명 뿐이었다.

항상 모이던 장소였고, 항상 봐왔던 면면들이었다.

익숙함이야 편하고 좋다지만 멀락은 지금 회의실 내부의 침중한 분위기 만은 영 내키지 않았다.

우울한 분위기의 원인은 물론 죽을상을 짓고 있는 두 사제였다.


멀락은 두 사제들에게 가벼운 농담 몇 마디를 건네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멀락은 며칠 전, 그러니까 북부의 머리에서 배송된 상자를 받았을 때를 상기했다.

그때 자신은 누구보다 엄한 태도로 사제들에게 일갈했었다.

이제와서 사제들에게 가볍고 즐거운 태도를 요구하는 것은, 담배를 입에 달고 사는 인간이 타인의 건강을 지적하는 일과 다름없을 것이다.

멀락은 정신적 한숨을 내쉬며 테오도르에게 안건을 얘기했다.


"그래, 자네가 이번에 꾼 꿈의 내용은 그것이 전부인가?"


"예, 가지가 바싹 말라버린 나무 한 그루가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대답한 후에 테오도르는 겸연쩍다는 듯 머리를 긁었다.

멀락이 위로하듯 말했다.


"자네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네. 이번 꿈의 내용이 다소 불확실하긴 하지만, 어차피 계시는 자네의 의지가 반영되는 것도 아니잖나."


"예, 뭐... 그렇기야 합니다만, 계시를 받은 당사자로서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합니다. 추기경님과 사제님들은 해석을 위해 계속 매달리실 테니까요."


"괜찮아. 신경 쓰지 말게. 그런데 정말로 그것 뿐이었나? 잘 생각해보게. 그래, 가령 저번 꿈에선 모래시계가 흘러내리고 부서졌었잖나. 혹시 자네가 꿈에서 봤다던 그 나무에도 비슷한 변화가 있지는 않았나?"


"아니요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본 것은 황량한 대지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 뿐이었습니다. 저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그 나무 주변과 나무를 유심히 관찰해봤습니다만, 딱히 특별한 변화나 조짐은 없었습니다."


테오도르의 말이 끝나자 맞은편에 있던 두 사제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표정만 봐도 두 사제가 얼마나 심란한지 알 수 있었다.

멀락 역시 사제들과 비슷한 기분이었으므로 이번 만은 원칙을 무시하기로 했다.

도저히 가볍고 즐거울 수 없는 회의 내용이었다.

멀락은 약간 투정부리듯 말했다.


"이번 계시는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로구만. 피오 신께 불평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분께서 무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군. 저번 꿈처럼 확실한 징후를 보여주셨다면 좋았을 것을."


멀락은 두 사제를 쳐다보았다.


"자네들은 어떤가? 이 꿈의 내용에 짚이는 것이 있나?"


두 사제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숙임으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별로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던 멀락은 사제들의 반응에 실망하지 않았다.

애초에 테오도르의 꿈은 해석하기가 난해한 편이었다.

저번 꿈은 우연히 뚜렷한 징후가 보였을 뿐이며, 보통 이런 식으로 모호한 인상만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때 양피지 위에 뭔가 끄적이던 한 사제가 다른 주제의 얘기를 꺼냈다.


"저 멀락 추기경님, 해석은 차차 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꿈의 해석은 일상적인 생활 도중 문득 떠오를 때가 많잖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야. 자리에 앉아 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는 오히려 좋은 생각이 나오기 어려운 법이긴 하지. 예전 듀라트 백작의 실종에 관한 꿈도, 결국 수도원의 카니쿨라 한 마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해석되었으니까."


"그렇습니다.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저희들에게는 당면한 과제들이 꽤 많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대체 그분들이 언제쯤 이곳으로 오실지에 관한 것입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사제가 말한 그분들이 누군지 되묻는 사람은 당연히 없었다.

멀락과 테오도르가 신음을 흘렸고, 회의장에선 잠시 어떤 말도 오가지 않았다.

한참을 뭔가 생각하던 테오도르가 멀락의 의견을 구했다.


"그 문제에 관한 것 말입니다. 혹시 저희 쪽에서 그분들에게 사람을 보내는 것은 어떻습니까? 저희 수도원에는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뭐든 하고 싶어 하는 열성적인 사제들이 많잖습니까. 그 사제들에게 그분들을 찾게 하는 겁니다. 만약 사제들이 그분들을 발견하면, 그 순간부터 위험도 적어질 겁니다. 교단 사람이 끼어 있다면 자드의 카니쿨라들도 쉽게 수작을 부리진 못할 테니까요."


"좋은 생각이구만! 테오도르 자네 왜 진작 그 얘길 꺼내지 않았나?"


멀락이 격하게 맞장구쳤고, 그 후엔 테오도르가 다시 맞장구쳤다.

곧 두 추기경은 나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활발함으로 이것저것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때 두 사람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사제가 말했다.


"아무래도 그 방법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추기경님."


멀락과 테오도르가 동시에 사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두 추기경은 누가 봐도 '어째서 안되냐'에 해당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제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우선 테오도르 추기경님이 제안하신 것은 진작부터 생각해봤던 방법입니다. 저희는 이미 필립 주교님을 보냈으니, 당연히 다른 주교님들이나 사제들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럼 보내면 될 게 아닌가?"


"안타깝게도 그 방법은 득보다 실이 훨씬 많습니다."


"어째서 그렇지?"


"현재 무벤에서 활발히 연초 사업을 벌이고 있는 도둑놈들 때문입니다. 저희들이 조사한 바로는 그 도둑놈들과 자드 공작은 아주 긴밀한 사이입니다. 애초에 이 사업을 제안한 것은 공작 쪽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예전부터 무벤은 도둑놈들이 활동하기 가장 좋은 도시였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유일한 중립 도시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들끓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도시 곳곳에 도둑놈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거기까지 말하고서 사제는 탁자 위에 쌓여 있는 종이를 이리저리 들여다 보았다.

종이는 헤르바 줄기의 수(髓) 부분을 얇게 잘라낸 뒤 다시 압착해서 만든 헤르바지(紙)였다.

사제는 종이 몇 장을 추려내서 두 추기경에게 건네며 말했다.


"그 많은 도둑놈들이 제 사업에만 몰두하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들은 명백히 우리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저희 명석한 사제들이 대륙 곳곳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 그게 문제입니다. 도둑놈들이 저희들을 감시하고 있다면, 저희의 움직임은 자드의 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멀락과 테오도르는 사제가 건넨 종이를 읽었다.

방금 전 사제의 말과 완전히 똑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제서야 두 추기경은 그것이 며칠 전에 자신들이 보고 받았던 내용임을 깨달았다.

멀락이 김이 샜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렇다면 안되겠구만. 사람 찾는 일에는 아무래도 그들이 더 익숙할 테고. 무엇보다 우리가 그분들을 필요로 한다는 걸 자드가 알게 되면 곤란하겠지."


사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뭔가 말하려던 순간 회의장 문이 벌컥 열렸다.

대화에 한창 집중하고 있던 네 사람은 동시에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낯선 인물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 비밀스러운 회의장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인물은 수도원 내에 다섯 명 밖에 없다.

멀락이 문 쪽을 바라보며 꾸중하듯 말했다.


"왜 이리 늦었나 하임 주교. 회의는 이미 한참 전에 시작됐으니 어서 앉게."


추기경의 명령 비슷한 권유에도 하임 주교는 문 앞에 선 채로 꿈쩍하지 않았다.

당연히 자리에 앉을 거라 생각했던 네 사람은 잠시 후에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멀락은 의문을 느끼며 멀뚱히 서 있는 하임 주교를 관찰했다.

어느 때나 침착함을 가장 중요한 미덕으로 삼던 하임은 왠지 모르게 초조하고 조급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임은 불안한 눈동자로 회의실 내부를 두리번거리다가 멀락과 테오도르 사이로 움직였다. 두 추기경 사이에 선 하임은 마침내 뭔가 결심한 얼굴로 말했다.


"왔습니다..!"


"그래, 늦었지만 잘 왔네 하임. 오늘은 아무말없이 넘어가겠지만 다음부턴 회의 시간을 꼭 지켜주게. 아, 상황이 열악한 탓에 자네를 위한 환영식은 따로 준비하지 못했네. 그 정도는 이해해주겠지?"


멀락의 말에 하임이 벙찐 표정을 지었다. 눈을 몇 번 끔뻑거리고나서야 하임은 자신이 주어와 목적어를 생략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임은 다시 힘주어 말했다.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제 말은, 그분들이 마침내 무벤에 도착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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