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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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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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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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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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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성녀 오로라 -1-

DUMMY

62화. 성녀 오로라 -1-

오로라.png

미남 콘테스트의 개최일은 사흘 뒤였다. 그동안 린이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했는지 시드미안 백작의 상태는 다행히 양호했다. 일행은 오전에 있을 개회식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하암. 무슨 아침부터 콘테스트를 열고 그래. 오후에나 열지.”


“하여튼 이상한 나라라니까.”


새벽 다섯 시는 아침잠이 없는 텐시에게도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텐시는 소파에 기대 앉아 졸고 있었다. 린은 텐시를 깨웠다.


“텐시. 졸지 말고 어서 이리 와서 도와.”


텐시는 눈을 반쯤 감은 채 린의 옆에 가 섰다. 짐에서 미용 용품이 든 가방을 꺼내온 린은 샤워를 마치고 나온 시드미안 백작을 꾸미기 시작했다.


“텐시. 가위.”

“텐시. 3번 염색약.”


린은 텐시를 철저히 부려먹었다. 그래도 텐시는 손이 아주 빠른 편이라 실수 없이 린의 지시에 따라왔다.


“좋아. 이만하면 됐어.”


시드미안 백작은 원채 잘 생긴 얼굴이라 별로 꾸밀 것도 없었다. 스타일링은 한 시간 만에 끝이 났다.


“역시 내 낭군님이셔. 정말 잘 생겼다니까. 다들 그렇지 않아요?”


“그렇긴 한데. 루엔이 좀 더 나아.”


“저도 루엔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스와 미네르바는 린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린은 약간 삐진 얼굴을 했다.


“미네르바. 우리도 루엔 꾸며보지 않을래?”


“그래. 그러자.”


호위기사 역할인 류연도 참가자 대기실까지는 같이 들어가야 했기에 어느 정도 분장이 필요했다. 엘리스와 미네르바는 남은 미용 용품을 가져와 류연을 꾸몄다.


“다 됐다.”


둘은 린만큼 화장을 잘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제법 괜찮은 편이었기에 류연은 둘에게 감사를 표했다. 린은 아직도 꽁해 있었다.


“시드미안 백작님도 괜찮네요. 우리 비긴 걸로 하죠.”


미네르바는 눈치껏 린의 기분을 풀어 주었다. 린은 그제야 얼굴을 폈다.


“뭐 전하도 잘생기긴 했죠.”


미네르바와 린은 서로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류연과 시드미안 백작은 한 시름 놓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회 기간 동안은 중심가에서도 마차의 통행이 가능했다. 간단히 아침을 먹은 일행은 마치를 타고 가이아 신전으로 향했다.


**


오로라가 성인이 되던 해, 신관들이 집에 찾아왔다. 몇 가지 검사를 한 신관들은 오로라를 차기 성녀로 지목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고위 신관들이 오로라를 데리러 왔다. 그때부터 오로라의 성녀로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지루해.’


가이아 교단에서는 성녀를 아주 귀중하게 대했다. 그렇지만 오로라는 곧 성녀의 삶에 질려버렸다.


성녀의 삶은 무미건조, 유명무실 그 자체였다. 매일같이 열리는 행사나 의식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고, 교황 바로 다음 서열이었으나 그것들을 거부할 힘 또한 없었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소녀의 철없는 응석 따윈 단연코 아니었다. 오로라는 자유롭고 싶어졌다. 화려한 조화보다는 살아있는 수수한 생화로 살고 싶어진 것이었다.


‘가족들은 잘 있을까?’


가이아 교단에서는 가족과의 면회를 금지시켰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어머니와 어린 동생이 생각이 났다.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어 봤으면.’


가이아 교단에서는 성녀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식사량을 제한했다. 그리고 그마저도 맛이 정말 없었다.


‘나도 저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해 봤으면.’


거리의 커플들에게선 행복함이 느껴져 왔다.


‘세상을 여행해 보고 싶어. 신전에만 있으려니 너무 갑갑해.’


각종 생각이 오로라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것을 오로라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오로라는 결국 체념했다. 겉으로는 화사한 성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오로라의 속은 나날이 타들어갔다.



지독한 염세주의에 빠진 오로라는 미남 콘테스트가 개최된다는 소식에도 커다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니, 그것 또한 그동안의 좌절 때문이었다.


이미 오로라가 열네 살 때와 열아홉 살 때 미남 콘테스트가 개최되었었다. 오로라는 처음에는 미남 콘테스트가 탈출구가 되어줄까 기대했었다. 그러나 미남 콘테스트는 오로라에게 실망만 안겨주었다.


‘저럴 거면 뭐 하러 돈 써가며 콘테스트를 개최해.’


오로라가 관심 있는 출전자는 따로 있었다. 그러나 우승자는 가이아 교단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결정되었다. 오로라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사람은 나쁘지 않았지만 열네 살의 오로라는 매몰차게 그를 거절했다. 구애를 받아들이면 늙어 죽을 때까지 이대로일 것만 같아서였다. 그는 결국 센츄어리 신성왕국을 떠났다.


‘이번에도 같겠지.’


열아홉 살 때에는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오로라는 이번에도 같을 것이라 단정 지었다. 신관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조용히 한숨을 쉰 오로라는 심사위원석으로 가 앉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혼기가 꽉 찬 나이여서 그랬는지, 아니면 탈출구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서였는지, 눈에 확 들어오는 출전자가 있었다.


‘저 남자. 가지고 싶다.’


오로라는 급히 평가표를 넘겨 그의 신상을 확인했다. 그는 발렌시아 자치시 출신의 에드워드 펄롱 남작이었다.


그라면 이 지겨운 삶에서 자신을 빼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펄롱 남작과 대면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오로라는 혼자 희망의 불꽃을 태우기 시작했다.



예선전이 진행되면 될수록 오로라는 펄롱 남작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제 최종 예선만이 남아 있었다.


최종 예선 종목은 레슬링이었다. 호리호리한 펄롱 남작의 상대는 레헬른 공화국의 플라톤 자작이었다.


‘이겨야 해요.’


펄롱 남작은 전의 예선전에서 그렇게 좋은 점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그래서 최종 예선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 그대로 탈락이었다. 오로라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어머?’


펄롱 남작은 아주 쉽게 플라톤 자작을 꺾었다. 플라톤 자작의 허리를 붙잡는가 싶더니 그대로 들어 올려 넘어뜨린 것이었다.


조각 같은 펄롱 남작의 근육을 넋 놓고 바라보던 오로라는 입을 살짝 가렸다. 심판을 맡은 신관은 펄롱 남작의 승리를 선언했다.


“펄롱 남작의 승리입니다.”


펄롱 남작은 최종 예선에서 최고점을 받고 겨우 턱걸이로 본선에 진출했다. 오로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저 어땠습니까?”


“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전에 문답에서 적당히 대답했으면 더 좋았을 듯 합니다.”


“신을 믿는가.”라는 신관의 질문에 시드미안 백작은 “저는 오직 저의 주군에만 충성합니다.”라 대답했다. 그 탓에 시드미안 백작은 감점을 크게 받았다.


“제 신념 때문입니다.”


시드미안 백작의 신념은 류연을 향한 영원한 충정이었다. 그래서 류연도 시드미안 백작을 굳게 신임하고 있었다. 류연이 엄지를 치켜세워 주자 시드미안 백작은 뿌듯해했다.


“노바의 신념은 뭐야?”


텐시는 미네르바에게 물었다.


“신념이라. 음···.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아마 조화일 것 같아.”


“오. 뭔가 노바랑 어울려.”


엘리스도 류연에게 물었다. 류연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의 신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류연은 마차가 여관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의 신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 신념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야.”


“크리스 것도 멋있다. 야. 시아. 우리도 신념 한 번 생각해보자. 다들 하나씩 있는데 우리만 없어서 되겠어?”


“그래.”


엘리스와 텐시는 여관 로비의 휴게 공간으로 갔다. 그곳은 객실 거실보다 넓기도 했고 놀 것도 많았다.


“우린 먼저 올라가 있는다. 저녁 먹을 때 보자.”


“응.”



미네르바와 류연, 린과 시드미안 백작은 객실로 올라왔다. 넷은 거실에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침묵을 깬 것은 린이었다.


“호호. 전하. 저희는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저녁때 봬요. 루모스는 이리 와요.”


린은 지금 완전 욕구불만이었다. 요염하게 웃은 린은 루모스를 잡아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거실에는 미네르바와 류연만 남았다. 미네르바의 얼굴은 발그스름해져 있었다.


“꺅.”


류연은 공주님 안기로 미네르바를 안았다. 미네르바는 부끄러워하며 류연의 품에 안겼다.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미네르바도 욕구불만이었던 것이었다.


류연과 미네르바도 방으로 들어갔다. 둘은 오랜만에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


걸린 상금이 고액이다 보니 본선은 치열했다. 시드미안 백작은 겨우 우승을 차지했다.


그 배경에는 오로라가 매번 최고점을 준 게 크게 작용했다. 24살이면 프렐리아 대륙에서는 혼기가 꽉 찬 나이었다. 그래서 가이아 교단에서는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오로라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주었다.


“우승자는 에드워드 펄롱 남작입니다.”


신관은 시드미안 백작의 우승을 선언했다. 시드미안 백작의 머리 위에 월계수 관이 씌워졌다.


‘이건 꿈일 거야.’


꿈에도 그리던 상대가 단상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오로라의 눈이 순간 몽롱해졌다. 시드미안 백작은 오로라의 앞으로 가 무릎을 꿇었다.


“펄롱 남작이 성녀님을 뵙습니다.”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펄롱 남작님.”


순백의 신관복 위로 기다란 은발을 늘어뜨린 오로라는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소문대로 오로라는 엄청난 미인이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시드미안 백작은 오로라를 따라 신전 안쪽으로 갔다. 그 모습을 보며 린은 안절부절못하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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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성녀 오로라 -2- 20.06.02 302 4 12쪽
» 성녀 오로라 -1- 20.05.29 318 5 10쪽
120 센츄어리 신성왕국 -2- 20.05.26 305 5 11쪽
119 센츄어리 신성왕국 –1- 20.05.22 326 5 11쪽
118 텐시의 성인식 -1- 20.05.19 325 5 9쪽
117 정복전쟁 시작 -5- 20.05.15 326 6 9쪽
116 정복전쟁 시작 -4- 20.05.12 324 5 9쪽
115 정복전쟁 시작 -3- 20.05.08 330 6 11쪽
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5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112 소드 마스터를 베다 -2- 20.04.28 323 6 13쪽
111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20.04.24 335 6 10쪽
110 군웅할거 -2- 20.04.21 335 5 10쪽
109 군웅할거 -1- 20.04.17 366 4 11쪽
108 연말 연휴 -2- 20.04.14 340 5 9쪽
107 연말 연휴 -1- 20.04.10 355 5 9쪽
106 성동격서의 계 -3- 20.04.07 334 5 9쪽
105 성동격서의 계 -2- 20.04.03 349 5 13쪽
104 성동격서의 계 -1- 20.03.31 365 6 10쪽
103 텐시령 아케인 -3- 20.03.24 344 5 10쪽
102 텐시령 아케인 -2- 20.03.20 336 5 11쪽
101 텐시령 아케인 -1- 20.03.17 360 4 11쪽
100 동부지구의 종말 -3- 20.03.13 357 5 11쪽
99 동부지구의 종말 -2- 20.03.10 368 5 11쪽
98 동부지구의 종말 -1- 20.03.06 386 5 11쪽
97 배틀메이지 루엔 -6- 20.02.04 373 6 11쪽
96 배틀메이지 루엔 -5- 20.01.31 356 6 11쪽
95 배틀메이지 루엔 -4- 20.01.28 460 6 10쪽
94 배틀메이지 루엔 -3- 20.01.24 435 6 9쪽
93 배틀메이지 루엔 –2- 20.01.21 38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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