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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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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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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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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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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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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텐시령 아케인 -1-

DUMMY

42화. 텐시령 아케인 -1-



건국 이후 아케인에 이렇다할만한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오늘 하룻밤 새, 아케인에는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일단 동부지구 대 서부지구의 구도가 무너졌다. 전력이 괴멸당한 동부지구는 중앙은행이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파산해 그대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렇다고 서부지구가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동부지구 점령에 대부분의 전력을 투입한 서부지구의 본진은 텅 비어있었다. 그 틈을 타 서부지구에 암살자가 침입했다.


“푹.”


암살자는 하킴의 다른 제자인 잭이었다. 잭은 서부지구의 수장을 암살했다.


암습 소식을 들고 클람이 급히 달려왔지만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클람은 난처해졌다.



중앙은행은 아케인의 제 3 세력이라 할 수 있었다. 중앙은행은 설립 이후 꾸준히 쌓아온 자본으로 아케인 전체에 영향력을 행세해 왔었다.


근 십 년간, 중앙은행의 투자는 자연스레 동부지구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그 동부지구가 하루아침에 파산해 버렸다. 중앙은행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대체 리텐시아 그린텔이 누구야?”


현재 서부지구가 동부지구를 점령했지만 동부지구 자산에 대한 우선 소유권은 리텐시아 그린텔, 즉 텐시에게 있었다. 투자금을 몽땅 날려먹게 생긴 은행장은 은행원들을 닦달했다.


은행원들은 텐시를 찾아 허둥지둥 서부지구로 몰려갔다. 그러나 이들은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돌아들 가시오.”


클람은 축객령을 내렸다. 그래도 은행원들이 떠나지 않자 용병들을 시켜 강제 해산시켰다. 혹시라도 류연에게 위해가 가해지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


하루 반나절의 깊은 잠에서 깨어난 엘리스는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조금 있자 텐시가 일어났다. 데미안에게 감사를 표한 둘은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나보다 먼저 소드 엑스퍼트가 된 게 아니꼽긴 하지만 어쨌든 축하해.”


“고마워. 텐시도 빠른 시일 내에 소드 엑스퍼트가 될 수 있을 거야.”


“루엔한테 빌 소원 생각해놨어?”


“응.”


“뭔데?”


“소원은 남한테 말하면 안 이루어진데.”


“그건 그렇지.”


폭풍 전의 고요였지만 점심 식사 자리는 더없이 화기애애했다. 점심을 먹은 둘은 수련을 하려 연무장으로 내려갔다.


날이 저물 때까지 텐시는 소드 엑스퍼트에 오르기 위한 수련을, 엘리스는 늘어난 내공에 익숙해지는 수련을 했다.



수련을 마친 둘은 클람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을 먹으며 클람은 텐시에게 서부지구의 현재 상황에 대해 말했다. 엘리스는 그제야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래?”


“루엔이 일어나면 상의해서 결정할게요. 지금은 그냥 상황을 동결시켜 주세요.”


“그래 알았다.”


고개를 끄덕인 클람은 자리를 떠났다. 엘리스는 방으로 들어가려는 텐시를 붙잡았다.


“뭔 일을 저지른 거야.”


“클람님한테 들은 대로야. 루엔한텐 나중에 내가 직접 설명할게. 먼저 말하지 말아 줘.”


“어···. 그래.”


텐시는 자수 의사를 밝혔다. 엘리스는 텐시를 믿기로 했다.


**


“미네르바 좋은 아침. 블레이드 나이트가 된 거 축하해.”


“고마워. 엘리스도 더 열심히 해.”


“그럴게.”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미네르바가 일어났다. 류연은 아직 잠을 자고 있었다. 엘리스는 미네르바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미네르바는 아침을 다 먹고도 그대로 식탁에 앉아 있었다.


“미네르바는 수련하러 안 가?”


“아직 좀 피곤해서. 루엔 간호도 할 겸 오늘은 쉴래. 둘이 갔다 와.”


“알았어.”


미네르바는 엘리스와 텐시에게 도시락을 쥐어 내려 보냈다. 둘이 연무장으로 내려간 것을 확인한 미네르바는 숙소 문을 잠갔다.


세수를 하고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한 미네르바는 방으로 갔다. 상반신 전체에 붕대를 감아놓은 류연은 아직 자고 있었다.


‘루엔···.’


류연의 침대를 정리한 미네르바는 의자를 가지고 와 옆에 앉았다.


“후암···.”


가만히 앉아만 있으려니 무료했다. 미네르바는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미네르바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XX한 엘프 아가씨의 OO한 신혼 생활]이란 제목의 성인 소설이었다. 며칠 전 미네르바는 텐시가 읽던 잡지에 소개된 이 책을 몰래 서점에서 구매해 왔다.


미네르바는 소설 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나 여주인공이 같은 엘프다 보니 감정이입이 더 잘 되었다.


‘루엔···. 루엔···. 나 미쳐버릴 것 같아.’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더 노골적인 그림과 내용이 나왔다. 미네르바의 얼굴에는 이미 홍조가 가득했고, 입에서는 가쁜 숨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몸을 부르르 떤 미네르바는 책을 내려놓고 책 속의 엘프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일단 뜨겁게 키스를 한다.]


미네르바는 침대로 올라가 류연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진하게 맞추었다. 미네르바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간다.]


‘이래도 되는 걸까?’


그렇지만 미네르바의 이성은 본능을 이기지 못했다. 침대 위로 올라간 미네르바는 류연의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미네르바는 그대로 류연의 바지를 내리려 했다.


“미네르바는 엉큼한 엘프였구나.”


류연은 침대 위로 올라온 미네르바를 꽉 끌어안았다. 미네르바는 깜짝 놀라 발버둥 쳤지만 류연은 팔에 힘을 풀지 않았다.


“루엔···. 놓아줘, 제발. 부끄러워!!!”


결국 미네르바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제야 류연은 팔에 힘을 풀었다.


“흑···. 흑···.”


자신의 침대로 간 미네르바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꼈다.



“미네르바.”


“미안. 루엔. 나 혼자 있고 싶어···.”


“뚝. 다 이해해. 전투 장로가 그리 울면 어떡해. 이리 와. 안아줄게.”


미네르바는 류연의 품에 안겨 훌쩍였다. 미네르바의 귀가 축 처졌다. 류연은 미네르바를 달랬다.


“안 깰 줄 알았어. 미안···.”


“그렇게 적극적이면 누구나 다 깨지.”


한참 달래고 나서야 들썩이던 미네르바의 어깨가 가라앉았다. 류연은 부드럽게 말했다.


“그럼 우리 엉큼한 미네르바 양. 그럼 이제부터 정식으로 대해도 될까요?”


“예···.”


미네르바는 류연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잘 부탁드립니다. 루엔이라고 합니다.”


“미네르바 에란겔입니다···.”


류연과 미네르바의 입술이 포개졌다. 미네르바의 심장이 뛰는 소리는 이제 둘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류연은 미네르바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미네르바와 류연은 종일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밖에는 날이 저물고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방 정리를 마친 둘은 저녁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내려갔다.


“엘리스랑 텐시한테는 어떻게 말하지? 화낼 텐데.”


“솔직하게 말하면 되지. 그리고 그 책을 텐시한테 추천받았다고?”


“추천 받은 건 아니고···. 텐시가 읽던 잡지에 있었어.”


“무슨 내용인지 알고나 그런 잡지를 읽는 건지 원.”


류연은 나중에 텐시에게 한 소리 하기로 했다. 미네르바와 류연은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에는 엘리스, 텐시, 클람, 데미안 그리고 엘프 전사들까지 모두가 모여 있었다.


**


사흘 만에 먹는 밥이었다.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자리인 게 천만다행이었다. 배가 많이 고팠던 류연은 간단한 저녁 인사만 하고 자리에 앉았다.


류연의 위장은 오랜 시간 쉬었음에도 포크와 숟가락이 집어오는 대로 음식을 잘 받아들였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식사가 끝나고 듣도록 하겠습니다.”


류연은 도저히 뭔가 논의할 정신이 아니었다. 클람에게 양해를 구한 류연은 다시 음식으로 손을 가져갔다.



성대한 저녁 식사는 밤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모두가 떠나고 식당에는 류연과 클람 둘만 남았다.


클람은 시녀에게 명해 술과 안주거리를 가져오게 했다. 방금 저녁을 먹었지만 류연은 그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류연의 잔을 채워준 클람은 텐시에게 한 이야기를 류연에게도 했다.


“그래서 그렇게 됐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정말 안타깝군요.”


늘 병상에 있어 직접 만나본 적은 없었지만 서부지구의 수장은 류연에게 종종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었다. 비보를 들은 류연은 그에게 진심으로 조의를 표했다.


“앞으로 어쩔 계획이십니까?”


“텐시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할 생각입니다.”


물론 벌은 받아야 했다. 그렇지만 텐시도 하나의 인격체인 만큼 존중받을 권리가 있었다. 그리고 군주라도 개인이 합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에 간섭할 수는 없었다.


“그럼 올라가 텐시와 상의해 보겠습니다. 쉬십시오.”


마지막 한 잔을 마저 들이킨 류연은 숙소로 올라갔다.


**


류연은 소국이긴 하지만, 영토와 주권을 가진 로렌시아 왕국의 왕이다. 게다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엘프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로렌시아 왕국과 엘프의 숲을 지키려면 후방의 안전은 필수였다. 혼란스러운 아케인을 내버려 두었다간 후방에 잠재적인 적대 세력이 다시 생길 수 있었다.


‘텐시에게 작위를 주고 영지로 아케인을 줘야겠다.’


어차피 텐시는 배당금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었다. 류연은 아케인 경제의 90프로를 쥐게 된 텐시를 내세워 아케인을 장악하기로 했다.



“텐시.”


텐시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있었다. 류연은 이불을 치웠다.


“안 자는 거 다 알아.”


류연은 텐시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텐시는 일어나 류연의 옆에 앉았다.


“클람님한테 다 들었어. 배당금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지?”


류연은 프렐리아 대륙에서 현금만 사용해왔다. 토큰에 현대의 체크카드와 비슷한 기능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당연하지. 딴 돈을 안 가져가는 도박사가 어디 있어?”


“역시.”


류연은 도망치려는 텐시를 붙잡아 허벅지 위에 올렸다.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자 기분이 좋아진 텐시는 배시시 웃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 어느 거 먼저 들을래?”


“좋은 소식.”


텐시는 백작의 작위와 함께 아케인을 영지를 준다는 말에 기뻐 폴짝폴짝 뛰었다. 류연은 텐시를 진정시켰다.


“예비 백작이 이렇게 촐싹대서야···. 무시나 안당하련지.”


“내가 무시당할 것 같아? 나 텐시라고 텐시.”


“그래 알았다. 이제 나쁜 소식을 말해줄게.”


“그건 안 말해도 되는데···.”


텐시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애교를 부렸다. 벌이 정말 받기 싫은 모양이었다.


“벌은 받아야지. 나랑 한 약속을 어겼잖아. 내일부터 한 달간 매일 하나씩 벌을 줄 거야.”


“치.”


텐시의 귀가 축 처졌다.


“치는 무슨. 성숙한 어른이 되려면 책임을 질 줄도 알아야 해.”


텐시에게 이불을 덮어준 류연은 전등을 껐다. 텐시는 기분이 좋은 지 혼자 피식거리며 웃더니 곧 새근거리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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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성녀 오로라 -1- 20.05.29 318 5 10쪽
120 센츄어리 신성왕국 -2- 20.05.26 305 5 11쪽
119 센츄어리 신성왕국 –1- 20.05.22 326 5 11쪽
118 텐시의 성인식 -1- 20.05.19 325 5 9쪽
117 정복전쟁 시작 -5- 20.05.15 327 6 9쪽
116 정복전쟁 시작 -4- 20.05.12 324 5 9쪽
115 정복전쟁 시작 -3- 20.05.08 330 6 11쪽
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5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112 소드 마스터를 베다 -2- 20.04.28 324 6 13쪽
111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20.04.24 336 6 10쪽
110 군웅할거 -2- 20.04.21 336 5 10쪽
109 군웅할거 -1- 20.04.17 367 4 11쪽
108 연말 연휴 -2- 20.04.14 341 5 9쪽
107 연말 연휴 -1- 20.04.10 356 5 9쪽
106 성동격서의 계 -3- 20.04.07 334 5 9쪽
105 성동격서의 계 -2- 20.04.03 349 5 13쪽
104 성동격서의 계 -1- 20.03.31 365 6 10쪽
103 텐시령 아케인 -3- 20.03.24 344 5 10쪽
102 텐시령 아케인 -2- 20.03.20 336 5 11쪽
» 텐시령 아케인 -1- 20.03.17 361 4 11쪽
100 동부지구의 종말 -3- 20.03.13 357 5 11쪽
99 동부지구의 종말 -2- 20.03.10 368 5 11쪽
98 동부지구의 종말 -1- 20.03.06 386 5 11쪽
97 배틀메이지 루엔 -6- 20.02.04 373 6 11쪽
96 배틀메이지 루엔 -5- 20.01.31 356 6 11쪽
95 배틀메이지 루엔 -4- 20.01.28 460 6 10쪽
94 배틀메이지 루엔 -3- 20.01.24 435 6 9쪽
93 배틀메이지 루엔 –2- 20.01.21 38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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