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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950
추천수 :
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20.02.04 16:41
조회
373
추천
6
글자
11쪽

배틀메이지 루엔 -6-

DUMMY

38화. 배틀메이지 루엔 -6-



“드디어 대망의 결승전입니다!!! 이번 대회 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죠?”


“예. 그렇습니다. 일단 두 선수는 모두 첫 출전에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경기에 출전할 때 가면으로 얼굴을 가립니다.”


그래도 류연의 프로필은 아레나에 등록되어 있었다. 반면 오늘 상대는 모든 것이 불명이었다.


류연과 불명의 선수는 동시에 경기장에 올랐다. 류연은 경기장의 중앙까지 나아갔다. 그러나 불명의 선수는 움직이지 않고 심판을 호출했다.


“아. 불명의 선수가 심판을 호출합니다. 주최 측에 전달할 말이 있다는데요. 잠시 기다려 보겠습니다.”


불명의 선수와 조율을 마친 심판은 해설자들에게 그의 말을 전달했다. 해설자들의 목소리가 고조되었다.


“중계 재개하겠습니다. 불명의 선수가 가면을 벗겠다고 합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그의 정체는···. 3···. 2···. 1···.”


에뜨랑은 가면을 벗었다. 나이는 노만과 같았지만 7서클에 오르며 새 신체를 얻은 에뜨랑은 30대 초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동부지구의 에뜨랑 마법사님이십니다!!!”


대형 화면에 에뜨랑이 단독으로 잡혔다. 관중석 곳곳에서 야유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들은 류연에게 배팅한 사람들이었다.


에뜨랑은 거만을 떨며 류연에게 다가왔다. 곧이어 류연의 머릿속에 텔레파시가 전송되었다.


‘지난달에 불법 입국한 놈이지? 엘프들을 찾으러 왔나?’


류연도 내공에 음성을 담아 에뜨랑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그렇다. 엘프들은 상품이나 실험체가 아니다. 나는 우승해 그녀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군. 그러나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 우승 상품도 상품이지만 네가 데리고 다니는 꼬마 엘프 때문에 동부지구에 문제가 생겼거든.’


‘무슨 문제?’


에뜨랑은 텐시의 만행을 류연에게 말했다.


‘텐시 이 녀석이.’


류연은 화가 났지만 억지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리고 에뜨랑을 자극했다.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 내 부관이라 할 만하지. 그래서 패가망신을 앞둔 소감이 어때?’


류연의 도발에 에뜨랑은 답하지 않았다. 대신 텔레파시를 일방적으로 끊고 발판 쪽으로 갔다.



“두 선수 텔레파시로 대화를 나눈 듯합니다. 무슨 대화가 오갔을지 궁금해지네요. 경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승전 시작됩니다!!!”


**


결승전 경기장은 고풍스런 대저택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류연은 동관 1층의 작은 방으로 이동되었다.


저택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음산했다. 게다가 밖에는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류연은 발소리를 들으며 동관 전체를 돌았다.


‘구현해내는데 깨나 고생했겠어.’


저택은 실제와 다름없게 구현되어 있었다. 아마 그 밑바닥에는 수많은 마법사들의 노력이 녹아 있으리라 짐작되었다.


일단 동관에는 에뜨랑이 없었다.


‘좋지 않은데.’


차라리 같은 건물에 있는 편이 나았다. 떨어져 있으면 정통 마법사인 에뜨랑은 자리를 잡고 버티는 형식으로 나올 것이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에뜨랑을 찾아다닐 수도 없었다. 류연은 잠시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탐색전이다.’


창문을 통해 정원의 동향을 살핀 류연은 현관문을 조용히 열었다. 밖에는 대리석 바닥을 때리는 빗소리만이 들려왔다. 류연은 저택에 장식된 갑옷을 밖으로 힘껏 던졌다.


“콰광!!”


서관 3층에서 쏘아진 불덩이에 갑옷이 저 멀리 튕겨나갔다. 류연은 갑옷을 하나 더 꺼내왔다.


이번에는 갑옷을 던지는 것과 동시에 파이어 볼을 날렸다. 갑옷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대신 불안정하게 날아가던 파이어 볼이 외력에 의해 소멸되었다.


‘저기겠군.’


에뜨랑의 위치를 가늠한 류연은 현관을 박차고 나왔다. 마법 공격에 현관이 초토화되었다. 그 틈을 타 류연은 담벼락 뒤에 몸을 숨겼다.


다행이 정원에는 엄폐할 구조물이 많았다. 류연은 조각상에서 화단으로, 화단에서 분수대로, 분수대에서 또 다른 조각상으로 이동하며 서관에 접근했다.


‘곧바로 2층으로 돌입한다.’


도움닫기를 한 류연은 담벼락을 밟고 도약했다.


“쨍그랑.”


유리 조각이 안쪽으로 우수수 쏟아졌다. 류연은 얼굴을 가린 팔을 내리고 의상에 걸린 파편들을 털어냈다.


벽 너머에서 둔탁한 발소리가 들렸다. 마법 생명체가 복도에 잔뜩 배치되어 있는 게 틀림없었다.



골렘이나 마법 생명체는 마법에 대한 내성이 강했다. 류연은 준비해온 아티팩트를 꺼냈다.


류연의 주문대로 클람이 제작해준 이 아티팩트는 마법 실을 뽑아낼 수 있는 장갑이었다. 마법 실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싸지만 강도가 아주 뛰어났다.


“덜컥.”


문을 열자 마법 생명체 하나가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류연은 손잡이에 마법 생명체를 묶었다. 마법 생명체는 강하게 저항했지만 마법 실은 끊어지지 않았다.


‘끝이 없네. 끝이.’


마법 생명체는 끊임없이 몰려왔다. 류연은 방과 방을 넘나들며 마법 생명체를 상대해 나갔다.


일보 전진을 거듭해 류연은 마침내 에뜨랑이 자리 잡은 방까지 갔다. 류연은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


방 안에는 에뜨랑이 없었다. 공간을 차지한 것은 마네킹과 수명이 다한 마석이었다.


“크르르르르.”


그것은 류연의 이성을 날려버리기 충분했다. 게다가 류연은 최근 마력만 사용해 기운의 균형이 어긋난 상태였다. 류연은 자신도 모르게 류시드의 마력을 끌어내 변이했다.


“라이트닝 스피어.” “플레임 스트라이크.” “윈드 블래스트.”


몸이 커지고 있는 류연을 향해 공격 마법 다발이 날아왔다. 류연은 그것들에 그대로 두드려 맞았다.


류연은 변이 상태에서는 제르미온의 기가 라이데인도 견뎌냈었다. 그것에 비하면 에뜨랑의 공격은 간지러운 수준이었다.


이성을 잠식한 본능은 봉인된 류시드의 마력을 한껏 끌어냈다. 류연의 전신에 붉은 귀화가 감돌았다.


‘안 돼. 이랬다간 실격이야.’


류연은 마지막 이성을 짜내 본능을 달랬다. 다행이 먹혔는지 귀화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렇지만 신체 통제권을 되찾지는 못했다.


“크르르르.”


나지막이 울부짖은 변이체는 에뜨랑을 찾아 나섰다.



이성이 없는 변이체는 정말 쉬운 먹잇감이었다. 서관 현관에서 중앙 건물까지 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변이체는 마법 공격에 계속 두드려 맞았다.


“쾅.”


중앙 건물의 측면에 난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에뜨랑은 류연이 마네킹과 마석에 속아 놀아나는 사이 중앙 건물에 수많은 함정을 파 놓았다.


이성에 의해 통제되는 류연이었다면 그것들에 걸려 주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변이체는 함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몽땅 건드렸다.


뻔한 함정에 걸리고, 흥분해 마구잡이로 날뛰다 또 다른 함정에 걸리고, 이것의 반복이었다. 에뜨랑이 있는 중앙 홀까지 갔을 땐, 변이체는 상처 입은 야수처럼 피를 흘리고 있었다.


**


“한심한 몰골이군.”


적이 짜둔 판에 들어온 이상 선택은 두 가지였다. 의표를 찌르거나, 판을 통째로 깨거나. 변이체는 후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실패했다.


실패의 말로는 비참했다. 에뜨랑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변이체를 조롱했다.


“크와아아-.”


에뜨랑의 도발에 변이체는 포효했다. 하지만 아까처럼 기세등등하지는 않았다. 변이체는 에뜨랑을 향해 돌격했다.


에뜨랑은 돌격하는 변이체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함정에 크게 데인 변이체는 본능적으로 움찔했다.


“촤라락-.”


사방에서 이공간이 열리더니 검붉은 사슬이 생성되었다. 생성된 사슬은 변이체를 꿰뚫었다.


“키에에에엑!!!”


“소용없어. 악마를 묶는 사슬은 나를 죽이기 전까진 풀리지 않는다.”


변이체는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악했다. 하지만 사슬은 요지부동이었다. 화가 난 변이체는 한계까지 마력을 끌어냈다.


‘어찌 이런 일이.’


사슬이 팽팽하게 당겨지자 에뜨랑은 속으로 적잖이 당황했다. 에뜨랑은 급히 마법을 시전했다.


“홀리 에로우.”


에뜨랑의 손에 순백의 활이 쥐어졌다. 에뜨랑은 변이체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한 줄기 빛이 변이체를 관통했다.


상극의 기운에 관통당한 변이체는 축 늘어졌다. 마법을 연속으로 사용해 지친 에뜨랑도 기진맥진해 잠시 숨을 골랐다.



“고마워.”


‘?’


류연은 신체 통제권을 되찾았다. 악마를 묶는 사슬과 홀리 에로우가 제어되지 않는 마력을 흡수해준 덕이었다.


류연은 여기서 승부를 보기로 했다. 류연이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는 것을 본 에뜨랑도 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천 마리의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류연의 손에 스파크가 튀었다. 청색으로 빛나던 섬광이 백색이 될 때쯤, 류연은 다른 손으로 팔목을 잡았다.


지금 시전한 기술은 유리가 보던 만화영화 재방송에서 나온 기술을 비슷하게 따라한 것이었다. 시험 결과 그 위력은 만화에서처럼 확실했다.


“하압-!!!”


에뜨랑은 류연이 10미터 거리까지 다가올 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소환. 키메라.”


류연과 에뜨랑 사이에 괴수가 소환되었다. 류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팔을 내질렀다.


“쾅-.”


폭발이 일어나며 중앙 홀 전체가 밝은 빛에 휩싸였다.


**


아레나의 경기장은 경기가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혹시 마지막 장면 보셨습니까?”


“저도 보지 못했습니다. 일단 경기 종료되었습니다. 심판의 판정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자욱한 먼지구름에 가려 보이진 않았지만 승부는 결정지어졌다. 경기장 위로 올라간 심판이 손을 들었다.


“심판이 손을 들었습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는···.”

“배틀메이지 루엔입니다!!! 루엔. 에뜨랑 대마법사님을 꺾고 대회에서 우승합니다!!!”


배틀메이지는 관중들이 붙여준 류연의 애칭이었다.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은 새로운 우승자에 열광했다.



‘쉬고 싶다.’


힘의 과도한 소모로 피로가 몰려왔다. 변이가 풀린 직후라 정신 또한 혼란스러웠다.


손에는 에뜨랑의 심장이 들려 있었다. 거기에서 피를 흡수한 류연은 바짝 말라버린 심장을 뻥 뚫린 에뜨랑의 가슴팍에 올렸다.


‘적이긴 하지만 잘 가시오.’


공간을 가르며 내질러진 섬광은 키메라를 일격에 소멸시켰다. 두꺼운 실드까지 관통한 섬광은 에뜨랑의 가슴에 구멍을 냈다.


에뜨랑이 생명을 잃자 그의 신체는 원래의 나이든 모습으로 돌아갔다. 류연은 영면에 들어간 에뜨랑에게 가볍게 묵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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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6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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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배틀메이지 루엔 -5- 20.01.31 356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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