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952
추천수 :
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20.05.26 12:51
조회
305
추천
5
글자
11쪽

센츄어리 신성왕국 -2-

DUMMY

61화. 센츄어리 신성왕국 -2-



류연이 옥상으로 올라가고 나서도 텐시와 린의 설전은 계속되었다.


엘리스, 미네르바, 시드미안 백작은 둘을 식당에 남겨 두고 객실로 갔다. 객실은 6인실이었지만 화장실은 두 개였기에 늦장부리면 열 시까지 못 갈 듯해서였다.


“엘리스. 먼저 씻어. 옷 꺼내 놓을게.”


“고마워 미네르바.”


엘리스는 간단히 세면을 하고 나왔다. 미네르바는 엘리스에게 옷을 건네주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미네르바도 세면을 마쳤다. 이미 시드미안 백작은 옥상으로 올라가 있었다. 엘리스와 미네르바도 옥상으로 갔다.



그때까지도 텐시와 린은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둘은 늦어버렸다. 허둥지둥 식당을 나온 텐시와 린은 객실로 올라갔다. 그리고 화장실 앞에서 맞닥뜨렸다.


“저쪽 화장실로 가.”


“싫어. 린 언니가 가. 여긴 내가 쓸 거야.”


“어. 전하.”


린은 시선을 문 쪽으로 향했다. 텐시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쪽으로 따라갔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그 틈을 타 린은 텐시에게 꿀밤을 한 대 먹이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아. 나오라고!!!”


“메롱~.”


텐시는 식식거리며 다른 화장실로 갔다.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고 나서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 텐시는 린에게 똑같이 갚아 주기로 했다.


세면을 마치고 나왔을 때, 린은 야시시한 속옷만 입고 화장을 하고 있었다. 발뒤꿈치를 들고 조심스레 다가간 텐시는 린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찰싹 소리 나게 때리고 도망갔다.


“$%@#$#!!”


뒤에서 린이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기분이 좋아진 텐시는 한껏 웃었다.



“15분 지각이야. 린은?”


“곧 올 거야. 그리고 내가 이겼어.”


“그래 잘 했다. 일단 지각이니까 체력 훈련 1세트 해.”


“치.”


텐시는 여전히 체력 훈련을 싫어했다. 그래도 조금은 의젓해졌는지 떼를 쓰지 않고 구석으로 가 체력 훈련을 했다. 조금 있자 린이 왔다.


“전하. 왔습니다.”


“제일 늦었어. 삼십 분 지각이야.”


“죄송합니다.”


배꼽인사를 한 린은 태연히 류연의 옆으로 가 섰다. 벌을 받지 않고 슬쩍 넘어갈 심산에서였다.


“제일 늦었으니 오늘 점심은 린이 사는 거로.”


“예···.”


그래도 땀을 뻘뻘 흘리며 체력 훈련을 하고 있는 텐시에 비하면 점심을 사는 것은 나쁘지 않은 벌칙이었다.


“그런데 전하. 부탁이 있사옵니다.”


“또 뭔데?”


“객실을 하나 더 잡으면 안 되겠습니까? 물론 제 사비로 말입니다.”


린은 아침에 그렇게 망신을 당하고도 뜨거운 밤을 원하고 있었다. 류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돼. 콘테스트 참가자랑 코디네이터가 단 둘이 방을 쓰면 모양새가 좀 이상하잖아.”


“아. 그렇군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린은 명상을 제대로 배워볼 생각 없어?”


린은 명상을 할 줄은 알았지만 소드 엑스퍼트의 경지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류연은 린에게 권유했다. 그러나 린은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전 명상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 이 이상 익힐 필요도 딱히 느끼지 못하겠고···.”


‘게을러서 그런 거잖아.’


그렇지만 류연은 잘 돌려 말했다.


“나도 소질은 없었어. 그래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야. 그리고 소드 엑스퍼트의 경지에 오르면 정보부 일을 하기도 좋아지고 또 무엇보다 젊게 보일 수 있어.”


젊게 보일 수 있다는 말에 린은 구미가 당기는 듯 했다.


“그리고 시드미안 백작님은 블레이드 나이트라 노화가 천천히 올 텐데 린은 빨리 늙어버리면 좀 그렇잖아. 그러니 내일부터 훈련에 참가 해.”


“예···.”


류연의 설득에 린은 내일부터 훈련에 참가하기로 했다. 린의 확답을 받은 류연은 넷을 지도하러 갔다.


**


점심은 외식을 하기로 했다. 여관에서 파는 음식이 별로였던 것도 있었지만 처음 방문한 도시에서 정보를 얻기에는 식당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일행은 디바인 시내로 나갔다.


시내는 어제와 같이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일행도 조용히 대화하며 식당이 모여 있는 곳까지 갔다.


“저기 어때?”


류연은 시내에서 가장 큰 레스토랑을 가리켰다. 고급스러운 외관을 한 레스토랑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풍겨져오고 있었다.


“저긴 저녁때 가고 점심땐 저 식당으로 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저런 곳에서 의외의 정보가 나오는 법입니다.”


재빨리 디바인 시내를 훑은 린은 좁은 골목 끝에 위치한 작은 식당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작은 식당은 외진 곳에 있는 만큼 점심때였음에도 드나드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구두쇠.”


모두가 외쳤다. 그러나 그 정도에 눈 깜짝할 린이 아니었다. 린은 계속해서 주장했다.


“정말입니다. 정보부 수장으로서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럼 점심은 저기서 먹는 거로 하자. 대신 쓸 만한 정보가 나오지 않으면 저녁은 아까 가려 했던 데서 린이 사는 거로.”


류연은 그것으로 모두의 불만을 가라앉혔다. 일행은 투덜거리며 골목 안쪽으로 들어갔다. 린은 위기를 넘겨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


“어서 오십시오.”


식당은 다른 직원 없이 중년의 여인과 십대 후반의 청년 둘이서 운영하고 있었다. 오랜만의 손님에 여인은 아주 기뻐하며 허리에 앞치마를 둘렀다.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실 메뉴를 말씀해주십시오.”


청년도 재빨리 메뉴판을 가지고 왔다. 메뉴판을 하나씩 받은 일행은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기 시작했다.


‘무슨 김X천국이냐.’


메뉴판을 본 류연은 속으로 실소했다. 주문 가능한 요리의 개수가 제철 요리를 제외하고도 백 개가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메뉴판의 한 귀퉁이에는 궁중요리까지 있었다.


‘이걸 진짜 다 만들 수 있기는 한 거야?’


고민하던 류연은 가장 무난한 요리를 골랐다. 처음 방문하는 식당에서 확신이 서지 않을 때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엘리스와 미네르바는 류연을 따라 무난한 요리를, 텐시와 린은 모험적인 요리를 주문서에 적어 넣었다. 이제 시드미안 백작만이 남아 있었다.


“펄롱 남작님. 아직 못 정하셨습니까?”


“조금만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시드미안 백작은 주어진 일은 잘 처리했지만 약간 우유부단한 면이 있었다. 결국 시드미안 백작은 린의 성화에 쫓기다시피 선택을 마쳤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주방에 주문을 넣은 청년은 식재료를 사러 밖으로 나갔다. 마법 냉동고는 제법 비싼 축에 드는 물건이었기에 프렐리아 대륙의 식당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삼십분 후 청년은 팔에 한가득 식재료를 안고 돌아왔다. 청년이 주방에 식재료를 전달하자 주방이 분주해졌다.


“식사 나왔습니다.”


중간에 놓고 먹을 것까지 합하면 요리는 무려 아홉 가지나 되었다. 여인은 혼자 이 많은 요리를 한 시간 만에 만들어낸 것이었다. 청년은 땀을 뻘뻘 흘리며 접시를 옮겼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오.”


“예.”


요리의 맛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오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었기에 일행은 느긋하게 식사를 즐겼다.



‘린. 지금부터 내 말에 대답만 해.’


식사가 끝날 때쯤 류연은 내공에 음성을 담아 텔레파시의 형태로 린을 불렀다. 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식당 여주인 있잖아. 래쉬포트 공작이랑 좀 닮지 않았어?’


린은 래쉬포트 공작의 얼굴을 초상화로만 봤었다. 식당 여주인은 래쉬포트 공작과 비슷한 인상이긴 했으나 확단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전 잘 모르겠습니다. 초상화로만 래쉬포트 공작의 얼굴을 본지라.”


‘나는 전에 가까이서 봤잖아. 근데 제법 비슷한 것 같아. 디저트 주문하면서 린이 알아 봐 줄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류연이 지시한 일은 린의 주특기였다. 일행이 식사를 마치자 린은 디저트 주문을 받았다.


“디저트는 내가 쏜다. 막내 리즈부터 먹고 싶은 거 말해 봐.”


“마린 언니. 저는 초콜릿 케이크가 먹고 싶어요.”


객실 밖에서는 가짜 신분대로 행동해야 했다. 린은 일행이 가짜 신분에 잘 적응했는지 확인할 겸 모두의 이름을 불렀다.


“잡일꾼 시아는?”


“망고 빙수로 할게요.”


잡일꾼이란 말에 텐시는 ‘망고 빙수’를 또박또박 끊어 말했다. 피식 웃은 린은 망고 빙수를 주문서에 적었다.


“노바 씨는요?”


“저는 커피로 하겠습니다.”


“에번스 경은요.”


크리스 에번스. 류연의 가짜 신분증에 적힌 풀네임이었다. 류연은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펄롱 남작님은 저랑 같이 와플 먹어요. 괜찮죠?”


시드미안 백작이 또다시 고민하고 있자 린은 일축해버렸다. 주문을 다 받은 린은 직접 주문서를 주방으로 가져갔다.


린은 아주 붙임성이 좋았다. 린은 일행이 디저트를 먹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식당 여주인 마틸다와 제법 친해졌다.


“마틸다 아주머니. 그럼 내일 또 올게요.”


“그래요. 젊은 처녀가 참 싹싹하네. 이거 가져가.”


마틸다는 린에게 센츄어리 신성왕국의 율법서까지 한 권 주었다. 린은 그것을 가방에 챙겼다. 일행은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다.


**


“알아냈어?”


“아직은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책은 뭐야?”


“센츄어리 신성왕국의 율법서입니다. 센츄어리 신성왕국은 이 책에 적힌 율법에 의해 통치됩니다.”


린은 각자의 방으로 간 넷을 거실에 모이게 했다. 모두가 거실의 소파에 착석하자 린은 설명에 들어갔다.


센츄어리 신성왕국은 모든 것이 가이아 교단의 율법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였다. 율법은 교황과 고위 신관들이 정하며 어길시 정도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같이 읽도록 하죠.”


율법에는 황당한 것들이 많았다. 시내가 조용했던 이유도 율법 때문이었다.


수확철에 풍요를 선사한 가이아 여신을 생각하며 침묵한다는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을 시행하는 신관들이었다.


하나같이 비만 체형을 한 신관들은 생긴 대로 매우 탐욕스러웠다. 그들은 겉으로는 “신의 뜻으로.” “신을 위하여.” 등의 말을 하고 다녔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영달과 교단 배불리기에만 집중했다.


그런 무리들이 일반 국민들한테 이 깐깐한 율법을 적용시키며 거드름을 피운다 생각하자 여섯은 모두 웃음이 터졌다.


“공공장소에서 미혼 남녀가 손을 잡으면 안 된다고? 그러면 여기 있는 모두가 범죄자네.”


“율법대로라면 텐시는 두 가지 항목을 더 어겼어.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나오는 책을 소지하면 벌금형에 처해진다. 굽이 있는 신발을 신어서는 안 된다.”


“엘리스 너도 마찬가지야. 머리카락의 길이는 남자는 목을, 여자는 허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 이리 와. 내가 깔끔하게 잘라줄게.”


여섯은 저녁때까지 율법서를 읽으며 서로를 놀렸다. 외국인이라 율법에 깐깐하게 적용받지 않기는 했지만 우스꽝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 개의 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2 성녀 오로라 -2- 20.06.02 302 4 12쪽
121 성녀 오로라 -1- 20.05.29 318 5 10쪽
» 센츄어리 신성왕국 -2- 20.05.26 306 5 11쪽
119 센츄어리 신성왕국 –1- 20.05.22 326 5 11쪽
118 텐시의 성인식 -1- 20.05.19 325 5 9쪽
117 정복전쟁 시작 -5- 20.05.15 327 6 9쪽
116 정복전쟁 시작 -4- 20.05.12 324 5 9쪽
115 정복전쟁 시작 -3- 20.05.08 330 6 11쪽
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6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112 소드 마스터를 베다 -2- 20.04.28 324 6 13쪽
111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20.04.24 337 6 10쪽
110 군웅할거 -2- 20.04.21 336 5 10쪽
109 군웅할거 -1- 20.04.17 367 4 11쪽
108 연말 연휴 -2- 20.04.14 341 5 9쪽
107 연말 연휴 -1- 20.04.10 356 5 9쪽
106 성동격서의 계 -3- 20.04.07 334 5 9쪽
105 성동격서의 계 -2- 20.04.03 350 5 13쪽
104 성동격서의 계 -1- 20.03.31 365 6 10쪽
103 텐시령 아케인 -3- 20.03.24 344 5 10쪽
102 텐시령 아케인 -2- 20.03.20 337 5 11쪽
101 텐시령 아케인 -1- 20.03.17 361 4 11쪽
100 동부지구의 종말 -3- 20.03.13 358 5 11쪽
99 동부지구의 종말 -2- 20.03.10 368 5 11쪽
98 동부지구의 종말 -1- 20.03.06 386 5 11쪽
97 배틀메이지 루엔 -6- 20.02.04 374 6 11쪽
96 배틀메이지 루엔 -5- 20.01.31 356 6 11쪽
95 배틀메이지 루엔 -4- 20.01.28 460 6 10쪽
94 배틀메이지 루엔 -3- 20.01.24 435 6 9쪽
93 배틀메이지 루엔 –2- 20.01.21 381 6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