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930
추천수 :
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20.05.22 13:28
조회
325
추천
5
글자
11쪽

센츄어리 신성왕국 –1-

DUMMY

60화. 센츄어리 신성왕국 –1-



매년 수확철이 끝나면 거액의 헌금이 센츄어리 신성왕국으로 모인다. 센츄어리 신성왕국은 가이아 교단의 교리 ‘풍요’를 내세우며 들어온 헌금을 펑펑 써 댔다.


5년마다 11월에 열리는 미남 콘테스트도 이 사치스러운 소비의 일환이었다. 미남 콘테스트에는 미혼 남성만 참가할 수 있으며 본선 진출만 해도 적지 않은 상금을 받는다.


우승자에게는 초고액의 상금뿐만 아니라 아름답기로 소문난 센츄어리 신성왕국의 성녀와 교제할 기회까지 주어진다.


‘개최 의도가 너무 노골적인데?’


미남 콘테스트에 대해 조금 알아본 류연은 센츄어리 신성왕국의 유치한 의도에 킥하고 웃었다. 누가 봐도 미남 콘테스트의 진짜 목적은 우수한 남성을 선발해 성녀의 핏줄을 후대에 잇는 것이었다.


그래도 센츄어리 신성왕국을 정복할 기회는 입국조건이 완화되는 지금뿐이었다.


‘주신은 무슨 저런 놈들한테 보구를 줬어. 그리고 엉뚱하게 쓰면 다시 뺐던지.’


그 이유는 센츄어리 신성왕국의 명맥을 유지케 하는 또 다른 힘에 있었다. 센츄어리 신성왕국은 풍요의 성배에서 나오는 외교적 힘만으로 살아남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또 다른 보구가 있었다.


그 보구의 이름은 신성의 홀. 신성의 홀은 외적의 침입 시 반경 2킬로미터에 주신의 힘이 깃든 장막을 생성한다. 그래서 센츄어리 신성왕국을 정복하려면 내부에서 공략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추수감사제가 끝나자마자 류연은 센츄어리 신성왕국으로 향할 일행을 꾸렸다. 일행의 명단은 엘리스, 텐시, 미네르바, 린 그리고 시드미안 백작이었다. 일행이 꾸려지자마자 류연은 센츄어리 신성왕국으로 출발했다.


“근데 루엔이랑 난 마족인데 신성왕국에 들어갈 수 있어?”


“배에 기름만 찬 신관들이 무슨 수로 날 감지하겠어. 난 이래봬도 마왕이라고. 그리고 우리 엘리스는 내 권능으로 어떻게 해 볼게.”


류연은 엘리스에게 호언장담했다. 이제 앞의 낮은 언덕만 넘으면 센츄어리 신성왕국이었다. 일행은 근처 마을에 들어 점심을 먹고 국경을 넘기로 했다.


**


“여기 잠시 주목해 주십시오.”


식사가 끝나고 디저트가 나오자 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린은 로렌시아 왕국 정보부 수장답게 필요한 것을 모두 준비해 놓았다.


“그럼 이제부터 센츄어리 신성왕국에서 각자 맡을 역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미남 콘테스트에 출전할 선수는 곱상하게 생긴 시드미안 백작이었다. 류연도 미남의 기준에 부합되긴 했지만 일반적인 프렐리아 대륙인들과 생김새가 많이 달랐다. 그래서 류연은 호위기사 역을 맡기로 했다.


“미네르바 씨는 마부가 되어 주세요. 마차 몰 줄 아시죠?”


“예. 조금은.”


마차를 몰기 위해선 어느 정도 체격이 필요했다. 린은 미네르바에게 마부 역할을 맡겼다.


“린 언니. 내 역할은 뭐야?”


“엘리스가 맡을 역할은 기사의 종자야. 전하를 옆에서 보필하는 역할이지.”


엘리스는 반색했다. 그리고 엉덩이를 들썩여 류연의 옆에 딱 붙어 앉았다.


“그럼 내 역할은? 새 무역 루트를 개척하려는 상단주? 아님 유람 나온 귀족 아가씨?”


텐시는 뭔가 화려한 역할을 맡고 싶은 모양이었다. 텐시는 잔뜩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린은 씩 웃었다.


“아니. 텐시는 잡일꾼이야. 선수 전속 코디네이터이자 이번 무대의 감독인 날 도와서 잡일을 하는 거지. 잘 부탁해.”


일행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텐시의 얼굴이 팍 구겨졌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다. 린이 만들어준 텐시의 신분증에는 ‘잡일꾼’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밖에는 대절한 마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여섯은 맡은 역할 대로 자리를 잡았다. 류연과 린, 시드미안 백작은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미네르바는 마부석에 가서 앉았다. 엘리스와 텐시는 짐칸에 올라탔다.


“엘리스, 텐시. 탔지?”


“응.”


텐시는 잡일꾼 역할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는지 꿍얼거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럼 출발한다.”


미네르바는 마차를 출발시켰다. 나이든 말 두 마리가 끄는 작은 마차가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


마차의 창으로 들어오는 가을햇살을 쬐던 류연은 창틀에 기대 잠이 들었다. 류연이 잠이 들자 린은 시드미안 백작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이러다 전하께서 깨시면 어쩌려고.”


“안 깨실 거야.”


린은 일축했다. 그러나 그것은 린만의 생각이었다. 저렇게 뜨겁게 애정행각을 하면 누구라도 깰 것이었다. 실눈을 떴다 감은 류연은 그냥 모른 척 해주었다. 마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국경 초소에 도착했다.


초소에는 흰색 갑옷을 입은 성기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성기사들의 수준은 소드 엑스퍼트 급인 대장을 제외하고는 별 볼일 없었다. 일행은 모두 마차에서 내렸다.


“수고하십니다.”


“신분증.”


시드미안 백작의 말을 끊은 성기사는 고압적인 태도로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신분증에 적힌 이름은 전부 가명이었다. 시드미안 백작의 가명은 에드워드 펄롱, 류연의 가명은 크리스였다.


류연은 전에 사용하던 가명 ‘베타’를 사용할까도 했었지만 그 이름은 ‘류연’처럼 대륙 공용어로 발음하기가 힘들었기에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여자들의 가명은 차례로 엘리스는 리즈, 텐시는 시아, 미네르바는 노바, 린은 마린이었다. 그리고 출신은 칸트 왕국과 아카디아 제국 사이에 위치한 발렌시아 자치시로 기입해 두었다.


“통과. 체류 허가 기간은 미남 콘테스트가 끝나는 날 자정까지요.”


“예.”


일행은 다시 마차에 탑승했다. 마차는 서행해 센츄어리 신성왕국의 수도 디바인으로 향했다.



디바인은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답게 굉장히 세련된 외관을 하고 있었다. 중앙에 있는 가이아 신전을 중심으로 해 방사형으로 늘어선 흰 대리석 건물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류연은 일단 가이아 신전에 가서 참가 등록부터 하기로 했다. 마차는 디바인 중심가로 들어갈 수 없었다. 미네르바는 디바인 시 외곽에 마차를 세웠다.


“텐시, 미네르바, 린은 여기서 마차를 지키고 있어. 나는 엘리스랑 시드미안 백작님을 데리고 참가 등록을 하고 올게.”


**


셋은 중심가로 갔다. 중심가에는 오가는 사람이 많았지만 굉장히 조용했다. 흰 옷을 입은 센츄어리 신성왕국 국민들은 거의 침묵을 유지했고, 소수의 외지인들만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디바인 시내는 굉장히 조용하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기도 뭐했기에 셋은 조용히 대화를 나누며 가이아 신전으로 갔다. 신전에서도 검문이 있었다. 성기사들은 셋을 철저히 검문하고 나서야 길을 열어 주었다.



“에드워드 펄롱입니다.”


다행이 기다리는 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시드미안 백작은 금세 등록 절차를 마쳤다. 등록 절차를 마친 셋은 나머지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시 외곽으로 돌아왔다.


“디바인 시내에는 여관이 없다고 합니다. 대신 제가 알아봐둔 곳이 있으니 그쪽으로 가시지요.”


“그렇게 하지.”


린이 봐둔 여관은 제법 괜찮은 곳이었다. 류연은 여관에서 가장 큰 객실을 빌렸다. 2층의 객실까지 일행을 안내한 지배인은 열쇠를 주고 떠났다.


객실의 방은 세 개였다. 류연은 방을 배정했다.


“나는 시드미안 백작님과 중간 방을 쓸게. 엘리스, 텐시, 미네르바가 큰 방을 쓰고, 린은 혼자 작은 방을 써. 괜찮지?”


류연이 생각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방 배치였다. 그러나 둘이 손을 들었다. 그 둘은 텐시와 린이었다.


“간청이 있사옵니다. 전하.”


“루엔. 나 방 바꾸면 안 돼?”


“린부터 말해 봐.”


린은 시드미안 백작과 같이 방을 쓰고 싶어 했다. 류연은 모르는 척 그것을 허락해 주었다.


“텐시는?”


“나 혼자 방 쓸래.”


“그래라.”


이쪽은 밤늦게까지 성인 소설을 읽으려는 모양이었다. 낮에는 소꿉놀이 밤에는 성인 소설인 게 웃기긴 했지만 류연은 그것 또한 허락했다.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 일행은 짐을 풀기 시작했다.


**


아침식사 분위기는 푹 잔 쪽과 푹 못잔 쪽 둘로 나뉘었다. 푹 잔 쪽은 큰 방에서 잔 셋과 린이었고 푹 못잔 쪽은 텐시와 시드미안 백작이었다. 둘은 퀭한 얼굴로 여관 1층 식당에 나타났다.


“시드미안 백작님. 안색이 별로 안 좋아보이시는데. 괜찮으십니까?”


“괜찮습니다. 잠을 좀 못자서 그런 듯합니다.”


“텐시는? 또 새벽에 잤구나.”


“아냐. 불 일찍 껐어.”


“그럼?”


“린 언니. 할 말 없어?”


“없는데.”


린은 정보부 수장답게 아주 두꺼운 얼굴 두께를 가지고 있었다. 시드미안 백작이 텐시의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푹 수그린 것에 비해 린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을 흘려냈다.


“진짜 없어? 사과하면 여기서 봐 줄게.”


“텐시야. 그게 무슨 소리니? 이상한 책을 보더니 이상한 꿈 꿨구나.”


“후···. 린 언니. 정말 안 되겠네.”


“루모스. 센츄어리 신성왕국의 성녀는 대륙제일의 미녀라는데, 성녀에게 혹해서 날 버리면 안돼요.”

“린은 지금 한 마리 XX에요. 더, 더 거칠게 해 줘요. 나 몸이 뜨거워져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애.”

“오늘은 위험한 날이에요. 아아. 이럼 안 되는데···.”


큰 방과 중간 방 사이에는 거실이 있어 큰 방까지는 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방은 중간 방과 바로 마주하고 있어 그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텐시는 모두의 앞에서 어젯밤 린이 했던 외설스러운 대사들을 읊었다.


“어때? 이래도 모른 척 할래?”


“텐시. 그만해.”


어제 마차에서 둘의 낯 뜨거운 애정행각을 생각해보면 이런 사단이 날 줄 알았다. 류연은 웃음을 참으며 텐시를 말렸다. 시드미안 백작은 코로 아침을 먹기 시작했고 린은 목덜미까지 빨개졌다.


“그러니 사과하라 했잖아. ‘어젯밤 좀 시끄러웠지? 미안해 텐시.’ 이 정도만 했어도 여기까지 안 왔어.”


“텐시. 그만하래도. 린도 적당히 해. 젊어서 그런 건 이해하는데 콘테스트 나가기도 전에 시드미안 백작님이 말라 죽겠어.”


“전하!”


린은 꽥 하고 소리쳤다. 그러고는 황급히 입을 가렸다.


“죄송합니다.”


“그래. 알았어. 진정해. 나는 다 먹었으니 천천히들 먹고 열시까지 옥상으로 올라와.”


가짜 신분을 들키면 안 되었기에 정식 훈련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여관 옥상에서 감을 잃지 않을 정도로만 훈련을 하기로 했다. 사과를 하나 챙긴 류연은 먼저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 개의 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2 성녀 오로라 -2- 20.06.02 302 4 12쪽
121 성녀 오로라 -1- 20.05.29 317 5 10쪽
120 센츄어리 신성왕국 -2- 20.05.26 305 5 11쪽
» 센츄어리 신성왕국 –1- 20.05.22 326 5 11쪽
118 텐시의 성인식 -1- 20.05.19 325 5 9쪽
117 정복전쟁 시작 -5- 20.05.15 326 6 9쪽
116 정복전쟁 시작 -4- 20.05.12 324 5 9쪽
115 정복전쟁 시작 -3- 20.05.08 330 6 11쪽
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5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112 소드 마스터를 베다 -2- 20.04.28 323 6 13쪽
111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20.04.24 335 6 10쪽
110 군웅할거 -2- 20.04.21 335 5 10쪽
109 군웅할거 -1- 20.04.17 366 4 11쪽
108 연말 연휴 -2- 20.04.14 340 5 9쪽
107 연말 연휴 -1- 20.04.10 355 5 9쪽
106 성동격서의 계 -3- 20.04.07 334 5 9쪽
105 성동격서의 계 -2- 20.04.03 349 5 13쪽
104 성동격서의 계 -1- 20.03.31 364 6 10쪽
103 텐시령 아케인 -3- 20.03.24 344 5 10쪽
102 텐시령 아케인 -2- 20.03.20 336 5 11쪽
101 텐시령 아케인 -1- 20.03.17 360 4 11쪽
100 동부지구의 종말 -3- 20.03.13 357 5 11쪽
99 동부지구의 종말 -2- 20.03.10 368 5 11쪽
98 동부지구의 종말 -1- 20.03.06 385 5 11쪽
97 배틀메이지 루엔 -6- 20.02.04 373 6 11쪽
96 배틀메이지 루엔 -5- 20.01.31 356 6 11쪽
95 배틀메이지 루엔 -4- 20.01.28 459 6 10쪽
94 배틀메이지 루엔 -3- 20.01.24 435 6 9쪽
93 배틀메이지 루엔 –2- 20.01.21 380 6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