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비운의 기사
1화. 프롤로그 : 비운의 기사
Prologue : The Unfortunate Templar
평범한 남자로, 평범한 사랑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내 작지만 아득한 소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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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류연은 소독약과 파스 냄새를 맡으며 일어났다. 류연은 감기도 걸리지 않는 건강 체질인데 오늘은 이상하게 머리가 무거웠다.
“일어났니? 앞으론 꼭 아침 챙겨먹고 다녀라.”
“연아, 괜찮아? 수업 중에 갑자기 쓰러져서 놀랐어.”
류연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먼저 빛바랜 커튼이 젖혀지며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한 명은 양호선생님이었고 다른 한 명은 소영이었다. 소영이를 보자 류연의 머릿속에 10년 전 일이 떠올랐다.
류연의 가족과 소영이의 가족은 같이 여행을 갔었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크게 나 류연의 어머니와 소영이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소영이의 아버지와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류연의 아버지는 소영이에게 집 2층을 내어 주었다. 그때부터 소영이는 류연과 한 집에서 살고 있었다.
“진짜 괜찮은 거지? 점심도 안 먹어서 배고프겠다. 나중에 끝나고 분식 사가지고 가자.”
“그래. 걱정해줘서 고마워.”
“빌려 준 교과서 받으러 옆 반에 잠시 갔다 올게. 먼저 교실에 가 있어.”
“응.”
류연은 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짝.”
“어이, 류연. 내 말이 우습지?”
류연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앞에는 당당한 덩치의 학생이 서 있었다. 정건우. 방금 류연의 뺨을 냅다 후려친 학생의 이름이었다. 건우는 험악하게 생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류연을 위협했다.
“학교 다니기 싫나 보네? 넌 지금 교내 봉사 기간 중일 텐데.”
“아니지. 오늘 날짜 잘 봐. 이제 교내 봉사 기간은 끝났어. 학교 끝나고 공터로 나와라. 죽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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