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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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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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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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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작성
20.03.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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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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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동부지구의 종말 -1-

DUMMY

39화. 동부지구의 종말 -1-



“루엔 선수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시상식은 당일 곧바로 진행되었다. 이번에도 류연은 순금 트로피를 받았다. 아레나의 트로피는 하이킨 검술대회에서 받은 것보다 크기는 작았지만 모양새는 훨씬 뛰어났다.


트로피를 보자 류연은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따지고 보면 이 트로피는 텐시 돈으로 받는 것이었다.


‘그래도 혼은 나야 돼.’


그렇지만 류연은 텐시를 따끔하게 혼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의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특별 상품입니다!!! 열 명의 아름다운 엘프 아가씨가 경기장으로 올라옵니다.”


용병들이 납치된 엘프들을 데리고 경기장으로 올라왔다. 엘프들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류연은 엘프 전사들의 상태를 대략적으로 살폈다. 다행이 엘프들은 험한 일을 당하지는 않은 듯 했다.


“수갑의 열쇠입니다.”


“예.”


진행자는 류연에게 수갑 열쇠를 건넸다. 열쇠를 챙긴 류연은 퇴장했다. 그 뒤를 엘프들이 말없이 따랐다.



류연은 아레나 정문에서 일행과 만났다. 폐회식 공연이 한창이었기에 늘 북적이던 정문 앞은 한산했다. 엘프들의 수갑을 풀어 준 류연은 엘프들을 미네르바에게 인계했다.


“루엔. 고마워.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안 갚아도 돼. 우리 사이에 그런 게 어디 있어.”


대신 류연은 볼을 슬쩍 내밀었다. 볼에 미네르바의 입술이 진하게 닿았다. 엘리스와 텐시는 미네르바를 놀렸고, 엘프들은 낯 뜨거운 광경에 시선을 돌렸다.


“흠흠···. 다 끝나셨습니까.”


클람이 헛기침을 하며 다가왔다. 미네르바는 아직까지 남들 앞에서 애정표현을 할 만큼 얼굴이 두껍지 않았다. 미네르바의 얼굴이 빨개졌다.


“진짜 우승할 줄은 몰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마법을 가르쳐주신 덕분입니다.”


클람에게 인사를 한 류연은 텐시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지은 죄가 있는 텐시는 움찔했다.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그러나 류연은 텐시를 바로 혼내지 않았다. 다른 쪽 손으로는 엘리스의 어깨를 잡은 류연은 둘을 대열의 가장 안쪽으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주변을 경계하며 서부지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


“루엔. 길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 연 가게도 없고.”


“그러게. 다들 폐회식 보러 갔나보다.”


텐시는 애써 명랑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어색한 명랑함 속에는 배팅의 성공에서 오는 기쁨을 표출하고 싶은 마음과, 들켜 혼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모두 녹아 있었다. 류연은 일단 모른 척 해주기로 했다.


텐시의 말대로 길에는 사람도, 연 가게도 없었다. 밤 열 시가 지난 늦은 시간이긴 해도 이렇게까지 인적이 없는 건 이상했다.


중앙 광장에 들어서자 그 이상함은 확신이 되었다. 원래 중앙 광장은 아레나 정문보다도 더 북적이는 장소였다. 그러나 중앙 광장은 텅 비어 있었다.


‘당했군.’


평소였다면 중앙 광장에 진입하기 전 알아차렸을 것이었다. 그러나 류연은 경기 출전의 여파로 지금 매우 지쳐있었다. 광장의 중심까지 가서야 류연은 매복을 알아차렸다.


일행의 발걸음이 빨라지자 중앙 광장 주변의 건물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용병과 마법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딜 가려고?”


사이먼을 필두로 동부지구 인원이 포위망을 좁혀왔다. 류연은 클람과 미네르바에게 급히 지시했다.


“클람님. 서부지구로 돌아가 결전에 대비해 주십시오.”

“미네르바는 일행의 호위를 부탁해. 저들의 목표는 텐시야.”


“근데 루엔은.”


“나는 여기서 적들을 막을게. 시간이 없어. 내 걱정 말고 얼른 가. 집결지에서 보자.”


류연은 검을 뽑았다. 역시 검을 대체할만한 것은 없었다. 검을 잡자 류연은 자신감이 샘솟았다.


아직 막히지 않은 골목으로 일행이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한 류연은 스스로 포위망 속으로 들어갔다.


**


“혼자 우리 전부를 막겠다고?”


“막아야지. 뭐 별 수 있겠냐.”


“그러지 말고 협상을 하자. 꼬마 엘프를 넘겨라. 원하는 것을 주겠다.”


“기각. 배당금도 못 지불하는 거지들이 무슨 협상.”


중앙 광장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플레어 버스트.”


사이먼의 마법 공격이 전투의 시작을 알렸다. 류연은 몸을 날려 가까스로 플레어 버스트를 피했다.


‘역시 동부지구 놈들은.’


플레어 버스트는 뒤쪽의 5층 건물에 떨어졌다. 불길에 용병과 마법사 몇이 휘말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동부지구의 태도에 류연은 정말 적응이 되지 않았다.


동부지구의 정예는 피에르 공작의 군대에 비해 수는 적었지만 개개인의 실력이 훨씬 뛰어났다. 화기를 피해 앞으로 달려 나간 류연은 검을 휘둘렀다.


“가까이 다가가지 마라!!!”


일반적인 진형으론 류연을 막을 수 없었다. 방금도 류연에게 다가가던 용병 하나가 불귀의 객이 되었다. 용병들은 뒤로 물러났다.


마법사들의 보조 마법이 시전되었다. 땅이 미끄러워지고 사방에서 넝쿨이 자라났다.


동시다발적으로 시전되는 보조 마법에 류연은 이리저리 쫓겨 다녀야 했다. 게다가 중앙 광장에는 화력을 분산시킬 구조물도 없었다.


‘맨날 이래.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거나, 아님 수가 징그럽게 많거나.’


그래도 류연은 아레나의 대회에 출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류연은 발에 내공을 모았다.


구조물이 없으면 적당히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류연이 발을 디딜 때마다 중앙 광장의 바닥이 깊게 파였다.


“신체 강화 마법을 준비해라!!!”


고르던 중앙 광장의 바닥이 엉망이 되며 보조 마법의 효과가 떨어졌다. 보조 마법의 효과가 떨어지자 마법사들은 용병들을 직접 보조하는 것으로 전투 방식을 바꾸었다.


마법으로 강화된 용병들은 제 실력을 훌쩍 상회하는 힘을 내기 시작했다. 류연의 호흡이 점점 가빠졌다.



‘으윽. 그 때 그 S급 용병인가.’


설상가상으로 류연은 S급 용병에게 암습을 허용했다.


심장을 노린 단검이 어깨를 파고들었다. S급 용병을 의식하고 전투에 임하고 있었기에 그나마 류연은 암습에 대응할 수 있었다.


류연은 뒤를 향해 검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나 검 끝에 걸리는 것은 없었다. S급 용병은 아티팩트를 활용해 몸을 뺀 듯 했다.


아까 에뜨랑을 상대하느라 마력을 다 써버려 회복이 더뎠다. 단검에는 맹독이 발려 있었는지 왼팔에 힘이 빠졌다.


눈앞이 흐릿해졌다. 앞으로 고꾸라질 뻔한 류연은 겨우 중심을 잡았다. 아직 적은 많이 남아 있었다.


**


류연은 내공을 순환시켜 몸에 퍼진 독을 밀어냈다.


“퉤.”


시커먼 덩어리가 입에서 뱉어졌다. 입안에서 씁쓸한 맛이 감돌았다. 그래도 이제 움직이는데 제약은 없었다.


동부지구도 이제 정예 중에서도 정예만 남았다. 생명을 대가로 초월적인 신체 능력을 부여받은 용병들은 하나하나가 까다로운 상대였다.


“챙-.”


검에도 뭔가 마법을 걸어놨는지, 검기에는 단번에 잘려나가지도 않았다. 결국 수세에 몰린 류연은 비기까지 사용해야 했다.


“쉬쉬싱-.”


류연 주변에 생성된 검영이 방사되며 용병들을 덮쳤다. 내공의 폭풍에 휘말린 용병들이 우수수 나가떨어졌다.



“헉···. 헉···.”


류연은 블레이드 나이트 급 용병들까지 전부 쓰러뜨렸다. 용병들을 지원하던 마법사들은 과도한 정신력의 소모로 정신을 잃었다.


이제 남은 것은 사이먼과 S급 용병이었다. 류연에게 계속해서 암습을 가하던 S급 용병은 사이먼의 옆에 가 섰다.


“이렇게까지 동부지구와 척을 지는 이유가 뭐지?”


“동부지구에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어.”


“그럼 왜!!!”


힘들게 키운 용병과 마법사들을 전부 잃은 사이먼은 매우 화가 나 있었다. 중앙 광장에 사이먼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로렌시아 왕국은 후방의 적대 세력을 원치 않는다.”

“멋대로 엘프의 숲에 침입해 엘프 전사들을 납치하고, 로렌시아 왕국의 귀족 텐시를 살해하려 한 동부지구는 사라져야 마땅하다.”


류연은 후방에 잠재적인 적대 세력을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사이먼이 주도하는 아케인이 있는 한 언제든지 수도 로렌과 엘프의 숲이 위협당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이익. 하킴. 저놈을 처치해라. 보조하겠다.


“예.”


S급 용병 하킴의 신형이 또다시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류연은 방어 자세를 취했다. 사이먼은 보조 마법을 시전했다.


“엔드리스 다크니스.”


사이먼은 중앙 광장 전체에 검은 안개를 풀었다. 류연은 옷소매를 찢어 코와 입을 가렸다.



‘마족의 눈으로도 안 보여.’


검은 안개에 독성은 없었다. 그러나 모든 시야가 차단되었다. 심지어 어둠에 영향을 받지 않는 마족의 눈으로도 아무것도 식별할 수 없었다.


저들은 여기에 대책을 세워 놨을 것이었다. 류연은 마치 번화가에서 혼자 장님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류연은 시각을 포기하고 다른 감각을 최대한으로 확장했다.


‘공격 마법. 세 방향. 하나는 강하고 두 개는 약하다.’


사이먼의 공격 방식은 메모라이즈 해둔 공격 마법을 불특정한 세 방향에서 동시에 쏘는 것뿐이었다. 마법의 위력을 빼면 사이먼은 결승전에서 만난 에뜨랑보다 못했다.


류연은 강한 마법은 검을 휘둘러 마나 배열을 파훼했고, 약한 마법은 몸에 내공을 둘러 막아냈다.


‘문제는 늘 저놈인데.’


그러나 문제는 하킴이었다. 마법 공격 중간중간에 들어오는 하킴의 단검은 대처법이 없었다. 아직까지 정타는 없었지만 이미 류연은 세 번이나 단검에 상처를 입었다.


‘담배도 안 피는데.’


바로바로 밀어내지 않으면 단검의 맹독은 몸을 끊임없이 갉아먹었다.


독을 계속 뱉어내자 류연은 입이 재떨이가 된 것 같았다. 다시 입에 고인 독을 뱉어낸 류연은 하킴에만 집중했다.


‘저놈도 지쳤어.’


대부분의 아티팩트에는 사용 제한이 있다. 그리고 그 제한은 아티팩트의 위력에 비례해 커진다.


은신과 단거리 순간이동 기능이 있는 하킴의 아티팩트도 그랬다. 기능을 여러 번 사용하자 하킴의 체력은 빠르게 바닥났다. 류연은 하킴의 거친 숨소리를 들었다.


류연은 자신이 암살자라면 어디를 노릴지 생각해보았다.


“잡았다.”


공격을 피한 류연은 하킴의 등을 무릎으로 찍어 눌렀다. 하킴은 몸부림쳤지만 류연은 요지부동이었다.


“푹-.”


류연은 검을 들러올려 하킴을 등을 찔렀다. 버둥거리던 하킴의 몸에 힘이 빠졌다. 주인을 잃자 아티팩트가 해제되었다. 류연은 하킴의 아티팩트를 이공간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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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정복전쟁 시작 -3- 20.05.08 330 6 11쪽
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5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112 소드 마스터를 베다 -2- 20.04.28 323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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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연말 연휴 -1- 20.04.10 35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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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성동격서의 계 -2- 20.04.03 349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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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텐시령 아케인 -2- 20.03.20 336 5 11쪽
101 텐시령 아케인 -1- 20.03.17 360 4 11쪽
100 동부지구의 종말 -3- 20.03.13 357 5 11쪽
99 동부지구의 종말 -2- 20.03.10 368 5 11쪽
» 동부지구의 종말 -1- 20.03.06 386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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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배틀메이지 루엔 -5- 20.01.31 356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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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배틀메이지 루엔 -3- 20.01.24 43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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