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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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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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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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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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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군웅할거 -1-

DUMMY

50화. 군웅할거 -1-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북부의 매서운 칼바람이 누그러지며 얼어붙었던 강이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기 시작했다. 산과 들판에는 푸르른 새싹이 돋아났다.


그러나 평온해진 날씨와 정반대로 류연의 심기는 좋지 못했다. 며칠 전 로렌시아 왕국을 방문한 불청객 때문이었다.



티베론 요새의 남쪽 성문은 정확히 저녁 여섯 시에 닫힌다. 그 이후에는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성문 앞에서 기다려야 한다.


“문을 열어라!!!”


일단의 무리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티베론 요새로 접근하고 있었다. 펜하르트 백작은 그들의 의도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성벽 위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시오?”


“우리는 연합왕국에서 보낸 사절단이다. 당장 성문을 열어라.”


사절단에 속한 기사는 다짜고짜 검을 뽑아 펜하르트 백작을 겨누었다.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시오. 일단 수도에 연락은 넣어두겠소.”


하지만 펜하르트 백작은 성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류연의 명령이 있기도 했고, 소드 마스터를 보유한 강대국 귀족의 자신감이기도 했다.


기사는 욕설을 내뱉었다. 그러나 펜하르트 백작이 대꾸하지 않자 곧 조용해졌다. 성문을 내려간 펜하르트 백작은 로렌에 마법 통신을 넣었다.


“잘 하셨습니다. 곧바로 가겠습니다.”


류연은 그날 밤 티베론 요새로 갔다. 그렇지만 사절단을 티베론 요새에 들여보내지는 않았다.



“들어오시오.”


새벽은 아직 추웠다. 사절단은 동이 틀 때까지 떨며 기다려야 했다. 아침 여덟 시가 되자 성문이 열렸다. 사절단은 소지품 검사까지 받고 나서야 티베론 요새로 들어갈 수 있었다.


“왕궁에 가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지요.”


추위에 고생한 사절은 불만을 표하려 했다. 류연은 그의 말을 딱 잘라버리고 말에 올랐다. 사절단은 별 수 없이 류연을 따라 로렌까지 가야 했다.


**


“연합왕국이 로렌시아 왕국에 사절단을 보낸 이유가 무엇이오?”


류연은 짐짓 거만하게 물었다. 사절은 그런 류연이 가소롭다는 듯이 의결안을 읽어 나갔다.


‘?’


연합왕국 국가들은 로렌시아 왕국을 완전히 물로 보고 있었다. 사절은 진지했지만 류연은 터져 나오는 실소를 참으며 사절의 말을 들었다.


“그래서 볼모를 보내고, 연합왕국에 기금을 내란 말씀이시오? 하이킨 왕국이 미납한 것까지?”


하이킨 왕국은 연합왕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국력을 가진 국가였다. 하지만 소드 마스터가 없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었다.


그러나 로렌시아 왕국은 소드 마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하이킨 왕국보다 더 넓은 영토와, 더 우수한 전력 또한 가졌다. 그럼에도 연합왕국에서는 이런 터무니없는 조건을 요구해 왔다.


“그렇습니다. 꼭 협조 부탁드립니다.”


뒤의 ‘협조 부탁드립니다.’는 반 협박조였다. 류연은 빙글빙글 웃었다.


“일단 로렌시아 왕국은 미납된 기금을 낼 의무가 없소. 하이킨 왕국을 계승한 왕국이 아닐뿐더러, 하이킨 왕국의 귀족을 50프로 이상 채용하지도 않았으니 말이오.”


“아니 그게···.”


류연의 말에 사절은 똥 씹은 표정이 되었다. 류연은 말을 이어나갔다.


“허허. 내지 않아도 될 돈을 내야 할 필요는 없지 않겠소? 연합왕국에 잘 말해 주시구려.”

“뭐. 기금은 그렇다 치고 볼모는 누구로 할 생각이오?”


연합왕국에서 누굴 볼모로 요구할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티그리샤 공과 그린텔 공을 모실까 합니다.”


류연은 박장대소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류연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호위기사들이 사절을 둘러쌌다. 로렌시아 왕국 기사들은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비켜.”


“그럴 순 없소. 우리의 임무는 사절을 보호하는 것이오.”


“그래? 그럼 이건 내 의지다.”


호위기사들을 밀치고 들어간 류연은 사절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멱살이 잡히자 이죽거리던 사절은 말을 더듬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오?”


“지껄일 때는 당당하더니. 왜? 우리가 아직도 하이킨 같은 2류 국가로 보이나?”


“아, 아닙니다.”


“짝!”


류연은 사절의 뺨을 한 대 올려붙였다. 류연의 무지막지한 폭력에 문관인 사절은 단번에 기세가 꺾여버렸다.


“감히!!!”


호위기사들은 류연에게 달려들었다. 류연은 맨손으로 그들을 쓰러뜨렸다. 열댓 명의 기사를 순식간에 쓰러뜨린 류연은 사절의 눈을 보고 똑똑히 말했다.


“돌아가서 전해. 로렌시아 왕국은 그 어떤 것도 겁내지 않는다고.”


사절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류연은 사절단을 추방했다. 사절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허둥지둥 달아났다.


**


‘어차피 한 번은 부딪혀야 했다.’


굴러온 돌의 숙명이었다. 여기서 숙이고 들어가면 로렌시아 왕국에 미래는 없었다. 그리고 로렌시아 왕국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이제 막 자리 잡기 시작한 엘프의 숲은 말할 것도 없었고, 류연도 달에 갇힌 세계로 영영 돌아가지 못할 것이었다. 류연은 연합왕국에 맞서기로 했다.



류연은 각료들을 모아 자신의 결정을 말했다. 각료들은 류연의 결정을 지지하면서도 약간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걱정 할 거 전혀 없습니다.”


지금쯤 사절은 연합왕국에 류연의 뜻을 전달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류연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방금 한 말도 각료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연합왕국은 강대하지만 망가진 괘종시계와 다름없습니다. 따로 놀던 부품이 제 기능을 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운명 공동체이긴 했지만 연합왕국 국가들은 결국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었다. 그런 이들이 연합군을 구성해 티베론 요새 앞에 당도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반면 로렌시아 왕국은 정교한 태엽 시계입니다. 전쟁에서 이 차이는 매우 크게 작용할 것입니다.”

“오늘부로 전시 태세에 돌입하도록 하겠습니다. 각자 맡은 바를 충실히 다해 주십시오.”


“예.”



전시 태세에 들어간 로렌시아 왕국은 빠르게 국력을 키워 나갔다. 류연은 식량과 물자를 확보하고 기사들을 훈련시켰다.


‘분명 소드 마스터가 올 거야.’


그리고 이번에는 연합왕국의 소드 마스터 넷 중 한 명이 올 가능성이 컸다. 류연은 개인 수련의 강도 역시 높였다.


슬슬 날이 더워질 때쯤, 로렌시아 왕국은 모든 준비를 마쳤다. 린이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연합왕국도 쟈렌 왕국 근처에 슬슬 집결하고 있다 했다.


쟈렌 왕국은 로렌시아 왕국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연합왕군 지휘관들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 했다.


‘여기까지 오려면 최소 한 달은 더 걸리겠군.’


잘 벼려진 칼도 내버려 두면 다시 무뎌진다. 류연은 이틀 후에 예정된 열병식을 마치고 선수를 치기로 했다.


**


이틀은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갔다. 열병식은 전에 검술대회가 열렸던 하이란 스타디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류연은 지금 선수 대기실에 앉아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후. 맨날 연설이야. 힘들다, 힘들어.”


연설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건 늘 조금 부담스러웠다.


“싫으면 내가 할게. 대신 왕 자리 나 줘.”


“텐시. 또 까분다.”


“루엔보다는 못하겠지만 쟤보다는 잘 할 수 있는데.”


“날 왜 걸고넘어져? 그리고 책도 안 읽는 애가 퍽이나 잘 하겠다.”


“그만 싸워. 둘 다 잘할 거야.”


“그럼 루엔은? 잘 하고 있어?”


“나는 아직 초보지. 너희들이랑 각료들의 도움이 있어서 구색은 맞추는 정도랄까? 늦었어, 얼른 나가자. 나가서는 얌전히 있어.”


띄워주자 기분이 좋아진 둘은 언제 싸웠냐는 듯 얌전해졌다. 류연은 단상이 마련된 경기장으로 나갔다.



최근 증축 공사를 마친 하이란 스타디움은 만석이었다. 로렌이 북부 최대의 도시인 게 다시 한 번 체감되었다. 류연이 단상에 오르자 어수선하던 장내가 곧바로 정리되었다.


“식사들 하셨습니까?”


도입부는 언제나 고정이었다. 류연은 밑에 깔린 종이를 곁눈질하며 연설을 해나갔다.


“누구나 창공으로 날아가는 꿈을 꿉니다. 그러나 그 꿈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새장에 막혀 좌절되곤 합니다.”

“우리 로렌시아 왕국의 새장은 티베론 요새였습니다. 이제 그 새장을 벗어났으니 갈 수 있는 곳까지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로렌시아 왕국 만세!!!”


“와아아아아!!!”


거친 북부인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연설에 로렌 시민들은 하이란 스타디움이 떠나가도록 환호했다. 류연이 손을 들자 경기장에 모인 기사와 병사들이 양 옆으로 이동했다.


“출발.”


류연은 말을 타고 하이란 스타디움을 빠져 나갔다. 그 뒤를 중앙군 기사와 병사들이 따랐다. 이들은 이제 티베론 요새에 미리 가 있는 본대와 합류해 3국과 전쟁을 치를 것이었다.


하이란 스타디움 밖에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그들은 중앙군이 로렌을 벗어날 때까지 깃발을 흔들며 배웅했다.



로렌을 벗어나자 말발굽 소리와 군화 소리만이 들려왔다. 그 소리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류연은 속으로 쓴 웃음을 지었다.


‘전쟁은 결국 슬픔을 불러온다. 나중에 날 원망하지 않았으면.’


아무리 잘 포장해도 전쟁은 전쟁이었다.


승패에 관계없이 소중한 사람을 잃은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게 된다. 류연은 업화 속에서 살아왔기에 이것을 잘 알고 있었다. 류연은 상념에 빠진 채 말을 탔다. 후덥지근해진 공기가 더없이 답답했다.


**


티베론 요새 북단에 주둔중인 본대가 저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류연은 고개를 흔들어 애써 상념에서 벗어났다.


“오셨습니까?”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보시다시피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병사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류연은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공격 개시 시간은 내일 새벽이었다.



“개문.”


티베론 요새의 남문이 열렸다. 출전 규모는 중앙군 5개 사단 중 4개 사단, 총 4만 명이었다.


이제 블레이드 나이트의 경지에 오른 시드미안 백작과 펜하르트 백작은 한 개 사단씩을 이끌고 먼저 티베론 요새를 나왔다. 그들의 목표는 시트란 성 양 옆에 세워진 산성이었다.


“우리도 간다.”


류연의 목표는 티베론 요새 정남쪽에 위치한 시트란 성이었다. 류연은 두 개 사단을 이끌고 시트란 성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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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센츄어리 신성왕국 –1- 20.05.22 326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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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정복전쟁 시작 -4- 20.05.12 325 5 9쪽
115 정복전쟁 시작 -3- 20.05.08 331 6 11쪽
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6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112 소드 마스터를 베다 -2- 20.04.28 324 6 13쪽
111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20.04.24 337 6 10쪽
110 군웅할거 -2- 20.04.21 336 5 10쪽
» 군웅할거 -1- 20.04.17 36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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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연말 연휴 -1- 20.04.10 356 5 9쪽
106 성동격서의 계 -3- 20.04.07 335 5 9쪽
105 성동격서의 계 -2- 20.04.03 350 5 13쪽
104 성동격서의 계 -1- 20.03.31 365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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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텐시령 아케인 -2- 20.03.20 337 5 11쪽
101 텐시령 아케인 -1- 20.03.17 36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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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동부지구의 종말 -2- 20.03.10 36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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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배틀메이지 루엔 -4- 20.01.28 460 6 10쪽
94 배틀메이지 루엔 -3- 20.01.24 43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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