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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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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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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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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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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정복전쟁 시작 -5-

DUMMY

58화. 정복전쟁 시작 -5-



로렌시아 왕국군은 포로로 잡은 쟈렌 왕국군을 급조한 감옥과 성 안의 건물에 임시로 투옥시켰다. 벨로체 성과 그 주변의 방비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한 류연은 아몰레드 후작을 만나러 갔다.


“오셨습니까. 전하.”


“수고가 많습니다. 아몰레드 후작은 어쩌고 있습니까.”


“명상을 하는 자세로 사흘째 가만히 앉아만 있습니다.”


병사들은 류연을 아몰레드 후작이 투옥된 지하 감옥으로 안내했다. 류연은 병사들을 따라 나선형의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가들 계십시오. 제가 대화를 나눠 보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병사들의 말대로 아몰레드 후작은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않고 앉아 있었다. 류연은 의자를 가지고 와 철장 앞에 앉았다.


“몸 상한다. 신경 써 준비해 준 건데 그냥 먹어. 질 수도 있는 거지.”


“패장은 할 말이 없다. 그냥 목을 처라.”


“살벌하긴. 나랑 대화나 좀 나누지 그래?”


로렌시아 왕국은 여전히 기사 전력이 부족했다. 류연은 아몰레드 후작을 회유해볼 생각이었다.


게다가 아몰레드 후작을 영입하는데 성공하면 그의 가신들까지 로렌시아 왕국 소속이 된다. 도랑치고 가재까지 잡는 격이었다.


그러나 아몰레드 후작은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았다. 말을 몇 마디 더 걸어 보았지만 그는 계속 묵묵부답이었다. 류연은 결국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제안 잘 생각해 봐. 진가를 제대로 알아봐주는 곳에서 새 인생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


말을 마친 류연은 계단을 올라갔다. 뒤에서 숟가락을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것만으로도 된 것이었다. 류연은 일단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


로렌시아 왕국군은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다시 진군했다. 포로 유지비용 때문이었다.


로렌시아 왕국군은 이번 전투에서 쟈렌 왕국군 3만을 포로를 잡았다. 이들을 먹이고 재우는데 드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했다.


“펜하르트 백작님. 백작님은 관도를 따라 쟈벨로 진군해 주십시오. 저는 본대를 이끌고 소국들을 점령하며 가겠습니다.”


“예.”


쟈렌 왕국 동쪽에는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소국들이 몇 있었다. 류연은 그들을 복속시키며 쟈벨로 향할 계획이었다.


소국들은 로렌시아 왕국의 진격에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동쪽과 북쪽 두 방향에서 쟈렌 왕국의 국경을 넘은 로렌시아 왕국군은 쟈렌 왕국의 수도 쟈벨 근처에서 집결했다.


집결한 로렌시아 왕국군은 쟈렌 왕국의 최종 방어선을 무너뜨리고 쟈벨을 물샐틈없이 포위했다. 바루스 공작은 쟈벨의 성문을 굳게 잠그고 결사항쟁에 들어갔다.



“어이. 거기 누구 없나?”


“정지. 허튼 짓 하면 벌집을 만들어 버리겠다. 정체를 밝혀라.”


“나는 로렌시아 국왕 전하께서 보낸 사자 알카인 자작이다. 바루스 공작에게 서신을 전하러 왔다.”


“잠깐 거기서 기다려라. 수비대장님을 불러오겠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알카인 자작은 화살에 서신을 묶어 성벽 안쪽으로 쏘아 보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화살은 성벽 위에 떨어졌다. 성벽 수비병들은 서신을 바루스 공작에게 가져갔다.


**


“뭐라고 적혀 있습니까?”


“읽어들 보라.”


여기 모인 귀족들은 전부 바루스 공작파였다. 귀족들은 서신을 돌려 읽었다. 서신은 거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이러했다.


[항복해 로렌시아 왕국의 처분을 기다리거나, 짐을 싸 쟈렌 왕국의 영토를 떠나라. 떠날 때 가져갈 수 있는 재산은 마차 한 대 분이다. 이틀 후까지 답신을 받지 못한다면 전쟁을 택한 것으로 간주하겠다.]


성질대로라면 길길이 날뛰며 서신을 찢어버렸을 바루스 공작이었지만 오늘은 조용히 종이를 구기고만 있었다. 귀족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공작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자택으로 돌아가 좀 더 고민해볼 생각이다. 일단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다. 내일 아침 다시 모이도록 한다.”


약삭빠른 바루스 공작은 다른 귀족들의 속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바루스 공작파를 자처하고 있지만 위기에 순간에는 이해득실에 따라 행동할 것이었다.


그래서 바루스 공작은 선수를 치기로 했다. 바루스 공작은 심복들만 몰래 자택으로 불렀다.


“우리는 오늘 쟈렌 왕국을 떠 레헬른 공화국으로 간다. 화려한 복장은 피하고 부피가 작은 보석과 귀금속만 가지고 오도록. 집결 위치와 시간은 오늘 밤 서문 앞이다.”


“예.”



늦은 저녁이 되었다. 쟈벨 시내의 불은 전쟁 중이라 평소보다 빨리 꺼졌다. 검은 옷을 입은 바루스 공작은 기사들과 함께 왕궁으로 갔다.


왕궁 후문에 대기하고 있던 근위기사들은 바루스 공작에게 길을 열어 주었다.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했다.


“읍. 읍.”


국왕의 처소까지 간 기사들은 잠든 쟈렌 국왕의 머리에 포대를 덮어씌웠다. 어린 쟈렌 국왕은 저항도 하지 못하고 제압당했다. 기절한 쟈렌 국왕을 들쳐 업은 바루스 공작과 기사들은 집결지로 향했다.


라크리스 산맥과 맞닿아 있는 쟈벨의 서문은 인적이 드문 편이었다. 바루스 공작의 심복들은 가족과 함께 서문 근처의 빈 저택에 모여 있었다.


“출발한다.”


바루스 공작이 손짓을 하자 미리 매수해둔 성벽 수비병들이 성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바루스 공작 일행은 쏜살같이 쟈벨을 빠져나갔다.



‘그래. 가라 가.’


“루엔. 쟤네 안 잡아?”


“그냥 가게 내버려둬. 제 발로 떠나주면 우리야 고맙지.”


엘리스는 달아나는 바루스 공작 일행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렇지만 류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텐시는 그들을 내버려두기 싫은 모양이었다. 텐시는 슬그머니 단궁을 꺼내 시위를 당겼다.


“야. 텐시. 너 뭐해.”


류연은 텐시를 제지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 마차를 모는 기사의 머리에 꽂혔다.


“퍽.”


역시 엘프들의 활은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화살은 단번에 기사를 절명시켰다. 마부를 잃은 마차가 뒤집어졌다.


류연은 급히 검을 뽑았다. 혹시 모를 반격에 대비해서였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바루스 공작 일행은 마차의 속도를 더 올려 달아났다. 검을 회수한 류연은 텐시를 혼냈다.


“너무 그러지 마. 야반도주하는 겁쟁이들이 설마 반격했겠어?”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내 명령을 무시하지 말라는 거지.”


“알았어. 다음부턴 꼭 들을게. 일단 저거 주우러 가자.”


돈 냄새는 귀신같이 맡는 텐시였다. 마차에는 쟈렌 왕국 귀족들이 긁어모은 재화가 잔뜩 실려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안에 쟈렌 왕국의 옥새는 없었다.


“내가 잡은 거니까 다 내꺼야. 이공간에 좀 보관해 줘.”


“그러지 뭐.”


노획한 보석과 귀금속을 이공간에 수납하며 류연은 로렌시아 왕국 최고 부자는 텐시일 것이라 생각했다.


**


바루스 공작의 야반도주로 쟈렌 왕국의 귀족들은 패닉에 빠졌다. 지휘 체계가 마비된 틈을 타 쟈렌 왕국군은 성문을 열고 항복했다. 로렌시아 왕국군은 쟈벨에 무혈입성 했다.


류연은 쟈렌 왕국의 기성 귀족 세력을 정리했다. 구심점 바루스 공작을 잃은 귀족들은 변변한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처분에 따라야 했다.


포로로 잡은 쟈렌 왕국군은 순차적으로 석방했다. 계속 붙잡아두고 있어봐야 민심만 안 좋아지고, 지출만 늘어날 뿐이었다.


이제 남은 건 아몰레드 후작과 그의 가신들이었다. 그들은 쟈렌 국왕의 실종 소식에 잠시 동요를 보였지만 여전히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계속 고집 부릴 셈인가?”


“···.”


“나와. 잠시 같이 걷지.”


감옥 문을 연 류연은 손짓했다. 아몰레드 후작은 밖으로 나왔다. 몇 달 만에 쬐는 햇볕에 아몰레드 후작은 인상을 썼다. 류연과 아몰레드 후작은 쟈벨 시내를 함께 걸었다.


이제 로렌시아 왕국 국민이 된 쟈벨 시민들은 평온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거리와 상점은 인파로 북적였고 치안은 잘 유지되고 있었다. 바루스 공작이 폭정을 일삼던 쟈렌 왕국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다.


변화한 쟈벨의 모습은 아몰레드 후작의 심경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침묵을 유지하던 아몰레드 후작은 무릎을 꿇었다.


“로렌시아 왕국에 투신하겠습니다. 신 텔리스 아몰레드. 국왕 전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류연은 아몰레드 후작에게 자작의 작위를 임시로 주었다. 아몰레드 자작의 가신들도 류연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


이제 연합왕국에는 칸트 왕국과 이시리스 공국만이 남아 있었다. 류연은 두 왕국을 복속시키기에 앞서 센츄어리 신성왕국을 먼저 손봐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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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센츄어리 신성왕국 –1- 20.05.22 326 5 11쪽
118 텐시의 성인식 -1- 20.05.19 325 5 9쪽
» 정복전쟁 시작 -5- 20.05.15 327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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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정복전쟁 시작 -3- 20.05.08 330 6 11쪽
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5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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